<Burnt / 더 셰프>

Directed by 존 웰스 (John Wells)

2015 / min /
director of photography by 아드리아노 골드먼 (Adriano Goldman)
music by 롭 시몬슨 (Rob Simonsen)
브래들리 쿠퍼 (Bradley Cooper), 시에나 밀러 (Sienna Miller), 대니얼 브륄 (Daniel Bruhl), 매튜 리스 (Matthew Rhys)


브래들리 쿠퍼와 시에나 밀러가 호흡을 맞춘 영화 <Burnt / 더 셰프>는 먹방, 쿡방이 지상파와 케이블을 지배한 2015년 한국에서 제법 흥미를 끌 만한 요소들을 잔뜩 끌어안고 있다.
굳이 먹방과 쿡방을 언급하지 않아도 이미 오래전부터 SNS를 하다보면 내가 원치 않아도 하루에 몇번은 남이 올린 음식 사진을 볼 수 있으니 가히 대중의 삶의 질을 누가 무얼 먹고 마셨는지로 가늠하는 과열 현상이 아직까지는 지속되고 있다.
이런 말을 하는 나 자신도 종종 어디 가서 뭘 먹었는지 올리는 판이니 먹고 마시는 것에 열광하는 다른 이들이야 오죽 할까.
물론 난 가끔... 이게 과연 미식에 대한 욕구인지 아니면 단순한 과시욕인지, 그것도 아니면 즐길 문화가 먹고 영화보는 것 밖에 없어서인지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대중의 '먹고 마시는 것에 대한 욕구'는 SNS와 맞물려 상당히 증폭된 일반적인 현상이 된 것은 분명하다.
TV에 셰프들이 나와 온갖 기가막힌 요리를 선보이고, 그 음식을 먹지 못하지만 그들이 요리 만드는 것을 보고, 다른 사람이 먹고 감탄하는 모습에 환호하는 컨텐츠가 호응을 얻는 것을 보면 가히 음식에 대한 관음증이 주는 매력이란 거부하기 힘든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영화 <Burnt / 더 셰프>는 미식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궁금해할 법한,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의 주방 속으로 카메라를 들이 밀었다. 주인공 역시 짐짓 철학있는 셰프라면 미슐랭의 별따위...라며 초연해하는 이상적인 캐릭터라기 보다는 대놓고 미슐랭 3스타를 목적으로 하는 주인공을 대놓고 다루는 영화다.
스토리 자체야 잘 나가다가 퇴물이 된 천재 요리사 -> 다시 재기를 노림 -> 역경과 고난 혹은 배신 -> 자성과 화해 -> 훈훈한 엔딩....의 전형적인 내러티브를 드러내는 터라 뭐라 딱히 이야기할 만한 것이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제법 몰입도가 높은 이유는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주방의 모습과 내어지는 음식의 모습이 제법 생생한 느낌을 주고 있어 미식을 갈구하는 이들의 관음적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그러한 주방에 들어가 본 적도 없고 취재를 해본 적도 없으니 정말 이 모습들이 주방의 모습인지는 내가 읽었던 셰프들의 주방 모습을 다룬 책이나 이야기등을 통해 미루어 짐작할 수 밖에 없지만 무척 흡사한 모습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더라.
영화 속 주방과 음식에 대한 자문은 런던에서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인 '마커스 (Marcus)'를 운영 중인 스타 셰프 마커스 웨어링 (Marcus Wareing)이 담당했다고 하는데 이뿐이 아니라 영화 속에서 브래들리 쿠퍼가 오픈한 랭험(Langham)은 실제 랭험 호텔의 레스토랑에서 촬영되기도 했단다.(마이클 루가 셰프로 있는)
15세때부터 식당에서 알바를 하다가 대학 시절엔 Prep Cook (예비 요리사?)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브래들리 쿠퍼는 고든 램지에게 요리 지도를 받기도 했다는데 요리가 익숙했던 사람이어서 그런지 영화 속에서 그의 모습은 그닥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더라.
그와 함께 앙상블을 이루는 시에나 밀러 역시 화장끼 거의 없이 머리 질끈 묶은 모습으로 제면을 하거나 팬워크를 하는 모습이 상당히 자연스러웠는데 후일담을 들어보니 세트장의 스토브에 수도없이 화상을 당한 모양이더라.
비단 주방의 모습 뿐 아니라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으로서 홀 스탭과 매니저의 테이블 세팅이나 서비스 모습이 꼼꼼하게 등장하는 점도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모습을 보는 재미를 배가시켰다는 생각이 든다.
이외에도 지배인이자 소믈리에 역인 토니를 연기한 다니엘 브륄 (Daniel Bruhl), 홀매니저인 사라 그린 (Sarah Greene)등 매우 잘 계산된 좋은 캐스팅이 영화의 현실감을 무척 잘 살려줬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특히 모짜르트와 살리에르...처럼 아담 존스(브래들리 쿠퍼)에게 일종의 컴플렉스를 느끼고 있는 셰프인 리스역을 맡은 매튜 리스(Matthew Rhys)는 정말 현업에 종사하는 셰프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영화에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아드리아노 골드먼 (Adriano Goldman)의 카메라 웍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시선보다 조금 낮은 시선을 유지하면서 정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한 영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절대 부감과 접사, 니(Knee)레벨을 사용하여 음식이 가장 아름답게 보여질 수 있는 앵글, 주방의 모습이 가장 현실감을 획득할 수 있는 앵글,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의 매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서사적인 와이드 앵글등을 구사하여 영화 속에 활력을 불어 넣어준다.
영화를 보고 난 뒤 바로 내뱉은 말이 '촬영감독이 누구지?'라는 것이었으니...

또한 영상과 기가막히게 리드미컬하게 어우러지는 롭 시몬슨 (Rob Simonsen)의 음악 역시 효과적이었다.
주방의 앙상블을 마치 클래식 합주가 이뤄지는 앙상블인 것처럼 연상케하는 그의 음악은 상당히 인상적이더라.
그냥 개인적인 생각인데 앞으로 여러 영화에서 롭 시몬슨의 크레딧을 보게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
이 영화 자체가 미슐랭 3스타를 목표로 하는 셰프의 이야기인터라 미슐랭 얘기를 간단하게 하게 되는데...
일부 언론에서 마커스 웨어링의 레스토랑이 미슐랭 3스타라고 오보를 내던데 2015년 런던에서 미슐랭 3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은 '알랭 뒤카스(Alain Ducasse at the Dorchester)'와 '고든 램지 (Gordn Ramsay)' 둘 뿐이다. (미슐랭 2스타는 11개)
미식의 성지라는 파리도 미슐랭 3스타 업장은 9개에 불과하며, 과거 브레송이 음식을 먹던 전설의 레스토랑 라투르 다르장 (La Tour d'Argent) - 일본 미식의 선구자이자 괴인인 기타오지 로산진이 소스가 맘에 안든다고 고추냉이 꺼내 양념장을 만들어 먹는 망나니짓을 했던 곳도 라투르 다르장이다- 은 별을 하나씩 깎여 지금은 1스타 레스토랑이 되어버렸다.
난 라투르 다르장에 가본 적이 없고, 아마 평생에 가볼 일이 있을까...싶지만 로버트 카파의 사진에서도 그 모습이 보였던, 내겐 뭔가 단순한 음식점이 아닌 곳으로 인식되고 있는 곳이어서 이젠 1스타가 되어버린 라투르 다르장에 쓸데없는 안타까움도 좀 든다.-_-;;;

참고로... 우리나라는 미슐랭 평가를 정식으로 받은 적이 없으며, 임정식 셰프의 정식당 뉴욕이 미슐랭 2스타를 유지하고 있다.
뉴욕의 미슐랭 3스타 업장은 6개이며 2스타 역시 10개에 불과하니 정식당의 위상도 상당하다는 의미.
또한 World Best Restaurant 100에서 정식당은 93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http://www.theworlds50best.com/list/1-50-winners#t51-100)


**
재밌는 것은 이 영화 <Burnt/더 셰프>의 공식 사이트(http://burntmovie.com/)에 가보면 영화 속에 등장한 음식들의 레시피가 상당히 자세하게 나와있다는거다.
물론... 레시피를 보더라도 이렇게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가능하긴 할까...하는 생각이 들지만.ㅎ


***
시에나 밀러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 영화 속에서 그녀는 정말 빛나더라.ㅎ


****
이 얘기는 너무 길어질 것 같아 망설여지긴 하는데...
우린 아직도 미식이 사치 행위의 한 부분으로만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물론 파인 다이닝에서 걸핏하면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 가능한 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한끼에 8만원 이상의 식사를 한달에 절반 가까이 먹는다는게 나같은 사람에게 어디 가능한 일일까.
하지만 굳이 이런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 외에도 일상에서 소소한 미식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있다고 본다.
많은 이들이 찾는 프랜차이즈의 음식값은 다들 알다시피 결코 저렴하지 않다. 어지간한 샐러드바만 이용해도 2만원은 훌쩍 넘으며, 닭 한마리는 최소 16,000~18,000원이고 피자 라지 한판은 무조건 2만원이 넘는다.
이런 프랜차이즈를 벗어나, 가능하다면 한달에 한두번 합리적인 가격에 멋진 음식을 내는 곳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그 방법이다.
우리 주변엔 합리적인 가격에 기분좋은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
내가 잘 먹고 배부른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먹고', '어떻게 먹을까'를 고민한다면 대형 프렌차이즈가 아닌 작지만 내실있는 업장을 찾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아닐까 싶다.


 

 

 

 

 

 

 

원펀맨 (One Punch Man / ワンパンマン)


총 12부작
편성 : 애니맥스 (목) 오후 11:30 / 일본 TV 도쿄 (월) 오전 01:05  - 2015.11.18 현재 방영중 (7화까지)
감독 : 나츠메 신고 (夏目真悟 / (なつめしんご)

원펀맨은 작가 ONE이 그린 일본의 웹코믹이 원작이다. 원작 역시 아직 완결되지 않았는데 무라타 유스케의 고퀄리티 작화로 다시 리메이크되고 있다.
원작과 리메이크를 비교해보니 내용은 물론 대사, 컷씬등이 거의 모두 동일하던데 보로스와 대결한 뒤의 킹 에피스드 이후부터는

약간 다른 에피소드가 추가되는 것 같다. (가로우와 금속배트의 대결등은 원작에 등장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TV 애니메이션은 무라타 유스케가 리메이크한 고퀄리티의 작화를 그대로 가져와 엄청난 퀄리티로 구현했다.
국내에서도 점점 입소문이 퍼져 열광하는 이들이 많아진 듯.

 

 

 

 

 

원펀맨 리메이크는 대원에서 현재 6권까지(2015.11.18 현재) 발매했다.
보로스와 막 대결하기 직전까지.
리메이크 만화는 http://tonarinoyj.jp/manga/onepanman/ <<--- 이곳에서도 고퀄리티 작화를 그대로 느끼며 볼 수 있다.
일본어...라는 점이 문제지만.

내용은 구직 활동을 하다가 좌절했던 평범하기 짝이 없는 젊은이 사이타마가 엄청난 각고의 노력(?) 끝에 펀치 한방으로

모든 적을 궤멸시킬 수 있는 최강의 힘을 얻고 취미로 히어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내용. 그 댓가로 대머리가 되고...-_-;;;
만화의 배경이 되는 지구는 '괴인'이라고 불리우는 생명체가 끊임없이 나타나 인류를 위협하게 되는데 <신세기 에반게리온>과 다른 점은 이 괴인들 대부분은 사회의

온갖 부조리가 극대화되어 만들어진 존재라는거. (예를들면 너무 못생겨서 놀림받아 생긴 원한과 증오가 집대성되어... 또는 강해지고 싶다는 욕구가 발현되는 등...)
물론 심해왕이나 지저인들, 심지어 외계인도 등장하지만 <신세기 에반게리온>처럼 도통 밑도 끝도없이 모를 적들에게 공격받는 것은 아니다.

 

 

 



리메이크 만화의 작화는... 놀라울 정도로 세밀하고 공이 들어갔다.
아래 작화를 한번 보시길.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다.

 

 

 

 

 

 

 

 

 

 

 

 

 

 

 

 

 

 

 

 

 

 

 

 

리메이크의 작화가 워낙 뛰어나서 원작을 보면 처음엔 무척... 당혹스러울 수 있다.
마치 아이들이 대충 그린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보다보면 원작 역시 묘한 매력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만약 원펀맨 리메이크 만화나 TV 애니메이션을 통해 원펀맨을 접했다면 원작도 한번 챙겨보시길.


 

 

 

 


아래는 TV 애니메이션판의 스크린 샷.

 

 

 

 

 

 

 

 

망토를 두르고... 파 한단 봉지에 넣어 걸어가는 오프닝 씬의 이 장면.

 

 

 

 

 

 

한 방이면 거의 모든 적이 끝이다.
물론 나중에 보로스, 가로우등의 적은 좀 더 버티지.


 

 

 

 

 

지나치게 강대한 힘이란 건 허무하다...는 말을 뇌까린다.


 

 

 

 

 

 

 

 

 

 

초반에 등장하는 적.
어디서 보지 않았나? 누가봐도 드래곤볼의 피콜로...다.ㅎ

 

 

 

 

 

 

자발적으로 사이타마의 멘티가 되어버리는 인조인간 제노스.

 

 

 

 

사이타마는 전혀... 부끄러움을 몰라.ㅎ

 

 

 

 

 

 

 

 

 

 

그리고... 적어도 초중반까진 제법 등장하는 '소닉'.

 

 

 

 

 

 

 

 

 

 

 

 

이 대결의 끝은 참으로... 우습도다.

 

 

 

 

소닉과 사이타마의 첫 대결 마지막 부분에 이 장면이 등장한다.
아... 보신 분들은 알거야. 이 장면이 얼마나 웃긴지.

 

 

 

 

 

 

사이타마를 넘어서 제대로 가르침을 받고 싶은 제노스.

 

 

 

 

 

 

그러나...

 

 

 

 

 

 

사이타마는 보로스의 말대로 '너무 강한거다'.


 

 

 

TV 애니메이션 5화에 등장하는 사이타마와 제노스의 격투씬은... 엄청난 고퀄이다.

 

 

 

 

 

 

 

 

 

 

 

 

 

 

 

 

이 다음 장면에서 더욱더 작화 센스를 옅볼 수 있는데,
순간적으로 진심을 내보여 공격해본 사이타마가 얼어붙은 제노스 바로 앞에서 주먹을 멈춘 뒤 살짝 몸을 들어올리면서

표정을 유쾌하게 바꾸고 얼굴을 툭...한번 치면서 '배고프다 밥먹으러 가자'라고 말한다.
그 움직임의 동선이나 강약이 보통 센스가 아니다.
이런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표현해낸다는게 놀라울 뿐.



*
S급 랭크 12위가... '파수견맨'이다.

 

 

그런데.. 어디서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나?

 

 

 

 

 

 

 

우리나라에서도 개인전을 열었었고 매년 KIAF에 가면 늘 볼 수 있었던 야마모토 마유카의 작품...
난 왠지 비슷한 느낌이 들더라구.

 

 

 

 

 

TV 애니메이션 5화 중. 사이타마 vs 제노스

 

 

 

 

 

 


 

 

 

 

<It Follows / 팔로우>

Directed by David Robert Mitchell (데이빗 로버트 밋첼)

2014 / 100min / US
Maika Monroe (마이카 몬로), Keir Gilchrist (키어 질크리스트), Olivia Luccardi (올리비아 루카르디)




스포일러 가득한 글이므로 영화를 보실 분은 가급적 패스해주시길.


10대 청소년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80년대의 호러 무비들은 그들의 왕성한 성적 호기심과 기성의 성도덕을 충돌시켜

문란한 성에는 댓가가 따른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한 모습으로 보여져왔다.
물론 후에는 일부러 섹스=죽음의 공식을 클리셰처럼 받아들여 따라간 영화들도 있지만 순간의 쾌락을 죽음으로 연결시키고 관객들에게

이를 목격하게 하여 미묘한 쾌락을 이끌어내는 사도 매조히즘의 공식을 충실히 따라간 것이 80년대의 스플래터 무비들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호러 영화들을 양산한 사다리 위에는 존 카펜터(John Carpenter) 감독의 걸작 호러 <Halloween/할로윈>(1978)이 있음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할로윈>이 어떤 영화였던가.
노골적으로 히치콕에게 바치는 오마쥬를 깔아놓았던 관음증을 가장 잘 포착한 호러 영화 아니었던가.
그때까지 미국인들에게 안전하고 고즈넉한 교외 지역을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악몽의 살육장을 바꿔 놓은 것도 <할로윈>이었다. 
평화로운 근교를 배경으로 한 <할로윈>을 보면서 관객들이 숨죽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어느 곳에서든 살인마 마이클의 시선이 느껴지도록 연출했기 때문이다.
등장인물 뿐 아니라 관객 역시 끊임없이 노출되고 자신이 위협받고 있다는 상황을 인지하게 되니 그 공포감이 배가될 수 밖에 없었다.
이 빼어난 연출 덕분에 <할로윈>은 이후 우후죽순 등장한 비슷한 영화들과의 변별력을 확실히 확보했고 지금까지 걸작의 반열에 올라있다고 볼 수 있다.

데이빗 로버트 밋첼의 두번째 장편 영화인 <It Follows/팔로우>는 누가 봐도 존 카펜터에게 바치는 오마쥬같은 영화다.
<팔로우>의 저주받은 주인공은 타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낯선, 혹은 잘 알고 있는 사람의 형상으로 구현된 존재로부터 끊임없이 쫓기고

소름끼칠 정도의 위협을 받는다. 존 카펜터의 <할로윈>에서 보여줬던 관음의 시선이 저주받은 주인공의 시선으로 전도되지만 프레임의 저 멀리서

흐릿흐릿한 아웃포커싱으로 서서히 다가오다가 분명한 존재감으로 굉장한 공포감을 선사하는 악령(? - 느릿느릿하게 다가오는 것이 마치 좀비와 비슷하다)의 존재는

<할로윈>의 관음적 긴장감과도 비교될만하다.
밋첼 감독은 <할로윈>에서 대단히 성공적으로 연출된 관음의 시선을 전도시키는 것뿐 아니라 등장인물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대상의 의미와 

이들이 나누는 섹스의 의미를 보다 더 중의적인 의미로 영리하게 포장하는데 성공했다.
여지껏 이런 류의 호러 영화 대부분이 섹스를 나눈 청소년부터 살해당하는 것으로 보여줬던 것과 달리 <팔로우>에서의 섹스는

단순한 눈요기나 처단의 시발점으로 다뤄지지 않는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 영화에서의 저주는 섹스를 통해 넘겨받게 되는데

저주가 섹스를 나눈 대상에게 옮겨간다는 점은 일본의 수작 공포영화 <>과 비슷하다고도 볼 수 있다.

<링>에서 저주를 풀려면 영상이 담긴 비디오를 복사하여 다른 사람에게 보여줘야하는 것처럼 <팔로우>의 저주 역시 타인과 섹스를 나눔으로써

상대방에게 저주를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섹스를 나눠 상대방에게 저주가 넘어가도 그 상대가 죽어버리면 저주는 다시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사실.
그러니까 <팔로우>에서의 섹스는 단순히 저주를 받게 되는 행위가 아니라 그와 동시에 자신을 지키는 무기도 되며

그렇다고 위협으로부터 완전한 해방이 되지도 않는 미묘한 한시적인 위안을 주는 행위이기도 하다.
나의 일시적 안위를 위해 타인과 섹스를 해야한다거나, 타인과 섹스를 한다는 복잡한 심리적 갈등까지 버무려 넣고 있다.

이쯤되면 이 영화가 청소년들인 등장인물들의 섹스를 통해 무엇을 얘기하려는지 조금 감이 잡히는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난 이 영화 <팔로우>에서 보여지는 섹스가 의미하는 바는 사춘기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의 불안한 청소년 심리를 의미한다고 봤다.
섹스를 통해 이들은 저주로 부터 풀려나는 해방감 또는 자유를 얻지만 그 자유는 저주를 이어받은 사람이 죽으면

언제든 자신에게 돌아오는 매우 '일시적인 해방감'일 뿐이다.(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려보시라)
그러니까 이들이(청소년들이) 거부하고 싶어도 거부할 수 없는 성년이 되어가는 것에 대한 막연한 불안 심리가 반영된 의미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인데 

이 영화 자체가 청소년들의 불안함을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은 거의 완벽하게 부재된 부모와 어른들의 존재를 통해서도 유추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서 그나마 제대로 나온 어른은 극초반 악령에게 쫓겨 달아나는 애니의 아버지 정도이며 주인공 제이의 경우 아빠는 아예 등장하지도 않고

몇번 등장하는 엄마 역시 전화하는 뒷모습 또는 프레임에 잘려진 아웃포커싱 정도로만 나온다.
그들은 위협을 받고 있는 아이들에게 어떠한 도움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존재 자체가 완벽하게 제거되어있고 오히려 주인공을 위협하는 대상으로 구현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제이와 그 친구들이 악령을 없애기로 마음먹고 근교의 오래된 수영장으로 악령을 유인했을 때 나타난 악령의 모습은 제이의 아빠 모습이었다.

(아빠라는 사실은 제이의 집에 걸려있는 사진을 통해서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호러 영화의 외피를 쓴 성장영화, 그것도 아주 잘 만들어낸 성장영화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정도로 재기넘치는 호러 영화는 그렇게 쉽게 만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기발한 호러 영화들이 요 근래 제법 있었지만(<the Babadook/바바둑>, <the Cabin in the Woods/캐빈 인 더 우즈>, <the Final Girls/파이널 걸스>등등...)

이렇게 80년대의 호러 클리셰를 끌어다 창의적으로 빚어낸 호러는 결코 많지 않다.
게다가 잔인한 장면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잔혹한 장면이 힘들어 호러 영화를 피하는 분들께도 별 무리없이 보시라고 권할 수 있는 영화다.


 

*
영화 속에서 제이를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폴은 제이의 저주를 풀기 위해 그녀와 섹스를 나눈 뒤 길거리 창녀를 찾는다.

이 장면은 짧지만 상당히 복잡한 윤리적 문제를 던져주는데, 폴은 자신의 저주를 넘겨줄 대상으로 길거리 창녀를 찾은 것인데 만약 관객이 이 장면을

별 다른 생각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면 무언 중에 관객 역시 길거리 창녀들을 도덕적으로 처단해도 당연한 존재로 생각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
이 영화에 흘러나오는 오리지널 스코어에도 주목해야할 필요가 있다.
게임 다큐에서도 소개되었던 비디오 게임 'Fez'의 음악을 만들었던 뉴욕 토박이 Rich Vreeland (리치 브릴랜드, Disasterpeace로 알려진)가 영화음악을 맡았는데

80년대의 신스 사운드를 기가막히게 재현해내었고 영화 장면과 장면의 감정선을 증폭시키는 효과적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놀라운 건 이 영화 음악 작업을 3주만에 끝냈다고.-_-;;; (제...제이와이피...인가...? ㅎㅎㅎㅎㅎㅎ)

 

 

 

 

 

It Follows Soundtrack - 01 "Heels"

 

 

 

 

It Follows Soundtrack - 02 "Title"

 


***
휴와 제이가 영화 초반에 들어간 영화관은 무척 독특한 분위기인데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올드 레드포드 극장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1981년 전설적인 <the Evil Dead>가 초연되었었다.


****
주인공 Jay는 Jamie의 줄임말인데 밋첼 감독이 오마쥬를 바친 영화 <할로윈>의 여주인공이 바로 Jamie Lee Curtis (제이미 리 커티스)였다.

제이미 리 커티스의 실제 동생이름이 켈리 커티스 (Kelly Curtis)인데 <팔로우> 영화 속에서 주인공 Jay의 여동생 이름도 Kelly다.
존 카펜터가 <할로윈>에서 히치콕 영화 <이창>의 주인공들 이름을 따온 것처럼 밋첼 감독은 <할로윈>의 여주인공 실제 이름을 따왔다.
<할로윈>에 대한 애정은 이뿐만이 아니다.
영화 초반 악령에 쫓기는 역으로 잠깐 등장하는 등장인물의 이름이 Annie(애니)인데 <할로윈> 주인공의 친구 중 한명의 이름이 Annie Brackett이었다.

 

 

 

 

 

 

 

 

 

 


<Güeros / 궤로스>

Directed by 알론조 루이즈팔라치오스 (Alonso Ruizpalacios)
2014 / 106min / Mexico
테녹 후에르타 (Tenoch Huerta), 세바스찬 아귀레 (Sebastian Aguirre), 일세 살라사 (Ilse Salas)

 

스포일러 가득한 글이므로 영화를 보실 분은 가급적 패스해주시길.
멕시코를 소재로 한 영화라면 '빈곤', '절망', '카르텔', '국경', '밀입국'등의 부정적 단어가 떠오른다.
사실 이러한 부정적 언어로 밖에 설명이 될 수 없는 나라가 NAFTA 이후 급속히 몰락한 멕시코이기도 하니
이렇게 암담한 현실을 다루는 영화들이 양산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이 영화 <궤로스>역시 무표정한 얼굴로 헤드폰을 끼고 있는 소년의 모습을 담은 포스터를 보고 그와 비슷한 영화일 것이라 생각했다.
아... 또 가슴 아픈 영화 한편이겠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그런데 이 영화는 아름답다.
아름답고 가슴이 뛰며 나른한 일상에 타성적으로 젖어있던 내 가슴과 뇌세포를 마구 흔들어 깨운다.
그렇다고 지난한 멕시코의 현실을 외면하지도 않는다.
사회적 불의에 맞서는 지성인의 단결과 군중의 힘을 믿는 감독의 시선이 그대로 담겨있을 뿐이다.
불온한 사회를 치유할 수 있는 것은 치열한 논쟁을 통한 군중의 힘이라고 그는 믿는 듯 하다. 아니, 그렇게 이야기하고 싶은 듯 하다.
그렇지... 우리도 그런 시절이 있지 않았나.

1999년, 멕시코의 베라크루즈.
한 소년(토마스)이 약간의 말썽을 피운뒤 그를 감당할 수 없어하는 어머니에 의해 멕시코 시티에 살고 있는 형(페데리코 aka 솜브라)에게 보내진다.
낡디 낡은 아파트. 전기도 끊기고 먹을 것도 변변찮은 이 정도의 배경이라면 사실 그간 접해온 멕시코 영화를 생각해볼 때 으레 갱단이 등장하고
납치와 범죄 위협에 끊임없는 노출되는 범죄물이 되어버려야할텐데 토마스가 찾아간 피부색이 다른 형 솜브라는 멕시코 국립대학(우남, UNAM 대학)의 대학생이다. 카르텔 갱이 아니라는거지.ㅎ
형 솜브라는 평소대로라면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야할테지만 정부가 국립대학에도 등록금을 올린다는 정책을 발표하자
이에 대항하여 대학이 파업을 선언한 상태라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솜브라와 친구 산토스는 전기도 끊긴 집에서 룸펜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심지어 아랫층 어른들이 집을 비우면 그들의 정신지체장애 딸에게 전기 코드를 올려달라고 하여 전기를 끌어쓰며 말이지.
변변찮은 식사를 하고, 전기를 끌어오면 라디오를 듣거나 의미없는 컴퓨터를 하는 등 솜브라와 산토스는 무기력한 지식인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심지어 어린 동생 토마스로부터 Scab(파업에 동참하지 않는자)이라는 말까지 듣지만 그는 'We're on strike from the strike (우린 파업으로부터 파업한거야)'라는 말로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군중 속으로 나아가길 거부한다.
이렇게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중 토마스는 자신이 우상처럼 여기는 전설적인 가수  Epigmeneo Cruz가 위중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를 찾아가야겠다고 얘기한다.
전혀 마음에 없던 솜브라와 산토스였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 터져 부랴부랴 집을 나와 토마스를 데리고 그와 함께 전설의 가수를 찾아 가지만 뜻하지 않는 일들을 겪으면서 영화는 로드 무비의 외양을 걸친다.
그리고 약간의 소란스럽고 사랑스러운 에피소드 끝에 그들은 결국 자신들이 거부했던 파업 중인 학교에 도착하게 된다.

이때부터... 이 영화가 하나하나 차곡차곡 쌓아오던 주제의식이 강렬하게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학교가 삶이 되어버린 학생들, 시위 학생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사람들, 군데군데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이야기를 하거나,
쪽잠을 자는 학생들, 시위의 방향성에 대한 격렬한 논쟁이 오고가는 세미나룸...
삶의 공간으로서의 대학의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이 장면들을 보면서 가슴이 심하게 쿵쾅거리며 무언가 잊고 있던, 가슴 속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끓어오르는 듯한 느낌마저 들더라.
이렇듯 감독은 우남(UNAM) 대학교의 시위 모습을 실감나게 그리면서 그들의 논쟁을 통해 멕시코라는 국가에 대한 젊은이들의 불신,
그리고 다양한 의견과 논쟁이 동지적 관점에서 벌어질 때 건강한 사회를 구성할 수 있다는 신념을 보여주고 싶은 듯 하다.
실제로 해적 방송을 진행하고 우남 대학교의 파업을 주도하는, 솜브라의 연인이기도 한 여성 '애나'는
자신과 다른 노선을 격렬한 언어로 주장하는 이들과의 논쟁에 대해서도 결코 적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이러한 논쟁이 시위의 방향성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감독은 단순히 군중 속으로 향하는 지성인에 대한 이야기만을 하지 않는다.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마주치게 되는 군중의 모습들은 우리가 여느 멕시코 소재의 영화에서 봐왔던 위협과 동정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평범하고 따뜻한 대상으로 다가온다. 
이렇듯 멕시코 민중에 대한 감독의 따뜻한 시선은 애나가 'i just remebered'라는 말을 뗀 후 솜브라와 나누는 깊고 깊은 키스를 통해 완성된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하는 듯 하다. 혁명의 시작은 타인에 대한 사랑, 그리고 그에 대한 확신이라고. (아... 그 키스 장면은 정말...)

마지막 장면에서,
차에서 내려 시위대 속으로 함께 하는 애나와 그녀 뒤를 따라 가다가 멈추어선 솜브라를 토마스가 크게 부른다.
알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지은 표정으로 솜브라가 토마스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그 모습을 토마스는 카메라로 찍는다.
이 장면의 여운은 가슴 벅찰 정도로 강렬하다.

이 영화가 이토록 아름답고 강렬하게 다가오는 힘 중 하나는 이 영화가 장 뤽 고다르의 <A Bout De Souffle/네 멋대로 해라>같은
프랑스 누벨 바그 영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는 사실인데 흑백 필름을 통해 빛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감각적이고 종종 호흡이 긴 롱테이크를 통해 등장 인물의 움직임과 심리를 정확히 따라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정말 인상적이고 아름다운 영화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은 영화.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영화 초반 토마스가 물풍선을 아래로 떨어뜨린 것처럼, 솜브라 일행이 타고 가던 차에 난데없이 벽돌이 떨어져 큰일을 당할 뻔하는데
이는 누구의 삶도 타인의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미인 동시에, 격렬한 불안함이 이를 관조하던 이들, 또는 군중 속으로 함께 할 것을 주저하는 이들(유리창 안에 안주하고 있는 이들)의 삶 역시 위협할 수 있다는 중의적인 의미가 있다고 느껴졌다.


**
영화 제목 <Güeros>는 일반적인 라틴 어메리카 사람과 달리 백인에 가까운 피부색을 가진 이들을 경멸적으로 지칭하는 말이라고 한다.
토마스는 형 솜브라와 달리 백인이라고 봐야하는 피부색을 갖고 있는데 어떤 이유로 이들이 형제인지에 대해서는 영화 내내 전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설정은 토마스를 소개하는 매 순간마다 코믹하게 보여진다.


***
많은 분들이 알고 있다시피 2014년 9월 26일,
멕시코 게레로(Guerrero)주 아요트시나파(Ayotzinapa)의 라울 이시드로 부르고스 농촌사범학교 소속 학생들이 교사 임용 차별에 대항하여 시위를 벌이던 중 경찰이 사주한 카르텔 폭력배의 발포로 인해 6명이 숨지고 43명이 실종되는 참극이 벌어졌다.

 

이 포스터는 실종된 젊은이들을 찾는다는 게레로주의 공고인데, 내용인 즉 실종된 젊은이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이에게

현상금 백만페소 (약... 8천만원 이상)를 지급하며 24시간 정보를 받으며 통화내용은 익명과 비밀이 보장된다는 말이다.
(멕시코 주정부 또는 경찰의 익명과 비밀이 보장된다는 말을 믿는 멕시코인들은 거의 없다)

이후 정체 불명이 구덩이 6개가 발견되고 시신 28구가 발견되었는데 이 시신이 실종된 젊은이들일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졌었다.
국내에도 그렇게 외신이 타전됐었고.
하지만 유전자 감식 결과 이 시신들은 실종된 젊은이와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는거.(도대체 이 나라는...)
이후 발견된 시신에서 실종 학생의 dna가 검출되었고 2015년 멕시코 주정부는 실종학생들이 전원 사살된 후 불에 태워졌다고 공식 인정했다.



****
<Güeros / 궤로스> 예고편.

 

 

 

 

 

 

 

 

 

 

곧...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the Lobster / 더 랍스터>가 개봉되는 것을 계기로 올려봄.
비헐리웃 영화 위주.

 

 

 

 

 

 

 <Borgman /보그만>의 바로 그 감독!

 

 

 

 

 

 

 

 <Kynodontas/송곳니>와 <Alpeis/알프스>의 바로 그 감독.

 

 

 

 

 

 

 

<Far From Heaven/파 프롬 헤븐>과 <Velvet Goldmine/벨벳 골드마인>의 감독.

 

 

 

 

 

 

 

Directed by  (라즐로 메네스)

 

 

 

 

 

 

 

Directed by   (페르난도 레옹 드 아라노아)

 

 

 

 

 

Directed by   (그리무르 하코나르슨)

 

 

 

 

 

 

 

<Fusi / Virgin Mountain / 버진 마운틴>(2015)

Directed by  Dagur Kari (다구르 카리)

 

 

 

 

 

 

 

Directed by  Baldvin Zophoniasson (발트빈 조포니아슨)

 

 

 

 

 

 

 

Directed by  Jeremy Saulnier (제레미 사울니에)

 

 

 

 

 

 

 

<Youth / 유스>(2015)
Directed by  Paolo Sorrentino (파올로 소렌티노)
<La Grande Bellezza/the Great Beauty>의 그 감독. 파올로 소렌티노의 신작.

 

 

 

 

 

 

플레인 아카이브 /
Plain Archive

 


 

예전에 DVD를 구입하던 이들이 자주 들르는 사이트 중 빼놓을 수 없는 곳이 DVDPRIME이었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사이트가 운영 중이지만...
나도 DVD를 제법 많이 구매하던 사람이라(한달에 평균 17~25만원씩 몇년을...) DVDPRIME에 들락날락거리면서 오픈케이스도 올리고... 그랬었고.
크라이테리온 시리즈나 국내의 제법 진귀한 박스세트들도 많이 구입했다.
DVDPRIME에서는 출시될 dvd나 출시된 dvd를 리뷰하는 코너를 제공했는데 그 중 유독 한분의 글에 많은 dvd매니어들이 열광했었다.
그 글을 쓴 스탭은 백준오라는 분이었는데

그분의 리뷰는 dvd의 테크니컬 인포나 구성등을 매우 상세하게 잡아내어 풀어주는 글이어서 dvd 구매에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아마도 그당시 dvd 구입하던 분들치고 백준오라는 이름 석자 모르는 이가 그닥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이후 내가 더이상 dvd라는 매체에 미련을 두지 않고 구입을 그만 둔 이후로 얼마되지 않아

그나마 근근히 명맥을 유지하던 dvd 시장은 사실상 붕괴되었고 난 더이상 dvdprime에도 들르지 않게 되었다.

물론... 그때 구입했던 dvd중 상당수가 지금은 먼지만 뒤집어 쓴 채 창고방에 방치되어있다.-_-;;;

dvd 시장이 붕괴된 후 직격탄을 맞은 건 컬렉터들이었다.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한 업체들은 블루레이로 미디어가 대체된 상황에서 누구도 블루레이를 제대로 국내에 출시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해외에서 발매되는 블루레이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거지.

이러한 상황은 사실 당연한 결과다.
거의 대부분의 영화를 공짜로 다운로드받는 것에 조금도 가책을 느끼지 않는 상황에서

한편에 몇만원을 내고 기다려서 받는 '소장의 즐거움'을 선택할 이는 그리 많지 않은게 사실이니.

음반이 그렇듯 영화도 그런 세상이 온 거라고 봐야지.
나 역시 dvd 구매를 그만 둔 이후로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돈을 쏟거나(4년 내내 VVIP...), 독립영화관을 찾거나했고,

그외의 대부분의 무지막지하게 많은 영화는 다운로드받아  봤다.

영화관에서 볼 수 없는 영화들이 국내에 블루레이로 나올 확률이 그닥 높지 않다보니 이걸 핑계로 보고 싶은 영화를 다운받아 보는 일상은 점점 더 자연스러워졌다.
아마도... 이 일상은 앞으로도 크게 바뀌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좋은 영화를 물리적인 형태로 손에 쥐어 라이브러리에 넣고 싶은 마음은 언제나 있었다.
오래전 음반 컬렉팅(날 아는 사람은 알거야...)도 그랬고, 영화, 애니메이션 LD, VHS를 미친 듯이 구입했었으니 그 소장의 희열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봐야겠지.

페이스북을 하다가 다시금 '백준오'라는 이름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분께서 플레인 아카이브 (Plain Archive)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멋진 영화들을 하나둘 엄청난 퀄리티로 출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서야...

정말 뒤늦게서야 알게 됐다.

반가운 마음에 페이스북 친구를 신청했고,
처음으로 플레인 아카이브의 블루레이를 구입했다.
아... 참 별 얘기도 아닌 것을 길게도 썼다.-_-;;;

 

 

 

 

<Ida/이다>


역시... 내 pc에 이미 7gb짜리 파일로 들어있었던 영화.
하지만 이 영화는 꼭 플레인 아카이브의 블루레이로 봐야지하고 보지 않았었지.

 

 

 

2가지 박스가 제공된다. 난 B 타입을 신청.

 

 

 

 

 

 

 

 

이 스티커가 너무 고급스러워서 비닐을 뜯고 이 스티커는 나중에... 케이스 안쪽에 붙여놓는다.ㅎ

 

 

 

 

 

 

 

아웃 박스의 앞면.
인쇄 상태가... 훌륭하다.
디자인이야 말할 것도 없지.

 

 

 

 

 

 

 

아... 기가막히다.
아웃 박스의 뒷면.

 

 

 

 

 

 

 

감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1,500장 한정으로 알고 있다. (500장은 해외 판매)

 

 

 

 

 

 

 

박스를 열면... 북렛(booklet), 블루레이가 들어있는 킵케이스가 나온다.
저 북렛...
어지간하면 내가 펼쳐서 사진을 찍었겠지만 구김이 갈까봐 그냥 저 상태로만 찍었다.ㅎㅎㅎ
내용도 역시나... 엄청나게 충실하다.
감독, 배우와의 인터뷰, 그리고 리뷰...
한글은 물론 영문으로도 제공되고 있다.
정말 재밌었던 건...
와이프가 침대에 앉아서 북렛을 보고 있던데 저 북렛을 쫙 펴서 안보고 살짝 펴서만 보고 있더라.ㅎㅎㅎㅎㅎㅎ
주름갈까봐 그렇게 보기 싫다고.

 

 

 

 

 

 

 

 

아...
진짜...
누군가 플레인 아카이브의 블루레이는 변태같다더니(엄청 좋은 의미)...
비즈왁스 실드...

 

 

 

 

 

 

 

 

 

아까 비닐표지에서 떼어낸 스티커는 여기 붙여놨다.

 

 

 

 

 

 

 

 

 

비즈왁스 도장을 아주 살살살 떼어내고...

 

 

 

 

 

 

 

 

포스터와 북클립을 꺼내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웃케이스 안쪽으로...

 

 

 

 

 

 

 

 

아... 정말 대단하다.
진짜 누군가 플레인 아카이브의 블루레이의 사장님은 변태가 분명하다(너무 세세하게 디테일까지 신경써서)고 한 말을 제대로 이해했다.

 

 

 

 



앞으로 나 역시 플레인 아카이브의 블루레이를 자주 구입할 것 같다.

당장 10월 24일,
내가 정말 인상깊게 본 영화 <Frank / 프랭크>의 프리오더가 시작된다.

 

 

 

 

 

 

 

 


 

 

<the Final Girls / 파이널 걸스>


Directed by Todd Strauss-Schulson (토드 스트라우스-슐슨)

2015 / 88min / US
Taissa Farmiga (태사 파미가), Malin Akerman (말린 애커먼), Adam DeVine (애덤 드바인), Alexander Ludwig (알렉산더 루드비히), Nina Dobrev (니나 도브레브)


2014년의 재기발랄한 호러 영화 중 한편이 <Cabin in the Woods/캐빈 인 더 우즈>였다면 2015년에는 <the Final Girls/파이널 걸스>를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80년대 유행했던 슬레셔 무비의 고전적인 내러티브를 노골적으로 인용하고 있는데 여러 영화 중 <Friday the 13th/13일의 금요일>(1980)과

<the Burning/버닝>(1981)이 단번에 떠오를 정도로 슬레셔 무비의 원형을 적극적으로, 그리고 의도적으로 인용하고 있다.
이 고전적인 슬레셔 무비 두편 모두 성에 막 눈을 뜬 10대들, 그리고 일탈이 보다 용이한 캠프라는 설정이 등장하고

그 캠프장에는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흉흉한 소문이 있다는 점 등이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이 영화를 포함한 대부분의 80년대 슬레셔 무비는 <파이널 걸스> 영화 속에서도 회자되듯 영화 속에서 섹스를 나눈 커플들은 대체적으로 예외없이

가공할만한 살인마에 의해 살해되곤 했는데 이러한 설정을 두고 이를 성적인 문란에 대한 사회적 응징의 메시지라는 해석을 하는 이들도 무척 많았다.ㅎ
게다가 이 영화들은 대체적으로는 섹스를 나누기 직전까지 썸만 탄 착한 여주인공이 살인마를 없애거나 도망치는데

성공하는 결말을 보여줬기 때문에 더더욱... 위와 같은 해석을 부추기곤 했다고 본다.
그런 메시지가 아주 없었다곤 말 못하겠지만 섹스씬과 살인이라는 관음과 가학적 욕망이 결합되어

보다 더 자극적인 극적효과를 노린 면도 없잖아 있었을거라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파이널 걸스>는 전설적인 컬트 호러 영화로 추앙받는 공포 영화에 출연했던, 현재는 여러 영화 오디션을 보러 다니지만

과거 슬레셔 영화에 나왔던 전력때문에 답답해하는 낸시(마린 애커먼)와 그녀의 딸 맥스(태사 파미가-베라 파미가의 막내동생)의 뜻밖의 이별과 재회를 중심으로

다룬 영화인데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과 설정이 매우 독특하고 이야기 속에 상당한 깊이의 진심이 담겨있어 매우... 따뜻한 느낌을 받게 된다.
스포일러라는 생각에 구체적인 이야기를 할 수 없지만,
이러한 틴에이지 호러 영화에서 이 정도로 캐릭터와 캐릭터의 유대감과 애정에 감정 이입이 될 수 있었던 경우가 얼마나 있었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영화의 따뜻한 드라마적 한방은 상당히 힘이 있다.
게다가 이러한 드라마적 한방을 풀어내는 방식 역시 매우 세련되고 재미있어서 유머가 넘치는 가운데에서도 전혀 어색하거나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정 반대의 의미로 진중하고 절망적인 가운데 애잔한 드라마적 한방을 주었던 <the Babadook/바바둑>(2014)과 비교해보는 것도 재밌다)
대강 영화의 내용은 재미를 위해 생략하고 어떠한 느낌의 영화인지만을 적었듯

이 영화는 마체테를 든 제이슨이 살아나온 듯한 살인마가 휘두르는 잔혹한 핏빛 향연을 기대하시는 분들께는 전혀 성에 차지 않을 얌전한 영화다.
하지만 이 영화의 포인트는 그러한 살육과 관음에 맞춰져있지 않다.
자신의 딸이라는 사실도 모르는(당연하다) 영화 속 엄마를 재회한 딸이 미쳐 하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며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찾고 맞부딛히는 성장 영화의 관점이 더욱 강하다.
성장영화의 컨셉을 좋아하는 나로선 더욱더 이 영화가 인상깊게 남을 수 밖에 없었다는 거.


*
니나 도브레브는 아름답다.
<뱀파이어 다이어리>로 스타덤에 오른 뒤(지금은 하차했다지만) 슈퍼 셀러브리티 반열에 가담했다지만,

이 영화에서 그녀는 지독하게 평범한 다른 등장인물들과도 전혀 어색함없이 어우러진다.


**
태사 파미가(타이사 파미가)는 이름과 얼굴에서 단번에 알 수 있듯 베라 파미가의 여동생이다.
베라 파미가는 모두 7남매라는데 그중 태사 파미가(타이사 파미가)가 막내라고.


 

 

 

 

 

 

 

 

<Mr. Holmes / 미스터 홈즈>

Directed by Bill Condon (빌 콘돈)

2015 / 104min / uk
Ian McKellen (이언 맥켈런), Milo Parker (마일로 파커), Laura Linney (로라 리니), 真田広之 (사나다 히로유키)

홈즈의 전성시대다.
드라마는 물론 전혀 다른 느낌의 영화까지 홈즈는 등장한지 100년도 지난 지금까지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한때 항상 같이 회자되던 아르센 루팡이 역사 속으로 사실상 사라지다시피 한 것과는 참 대조적이지.

셜록 홈즈가 코난 도일의 소설 속에서 시니컬한 매력을 풀풀 풍기며 등장한 이후로 100년이 훨씬 지났지만

이제 그는 마치 실존했던 인물인양 세대를 거치며 다양한 모습으로 활발하게 다뤄진다.

무술의 달인이자 까칠하기 짝이 없는 성격으로 요즘 대중들이 환호할 만한 시크함을 지닌 홈즈의 말년의 모습을 다룬 빌 콘돈 감독의 <Mr. Holmes>는

우리가 봐왔던 붕붕 날아다니던 홈즈의 젊은 시절이 아니라 거동조차 힘들고 알츠하이머가 진행되어 기억도 희미해지는 말년의 홈즈를 다루고 있다.
그러니까 그가 은퇴한 후 서섹스 해변의 오랜 집으로 되돌아가 양봉에 몰두하는 바로 그 시기를 다룬 것.

희미해지는 집중력과 기억 탓에 마무리짓지 못한 아픈 사건을 다시 반추하며 진행되는 이 영화는 번뜩이는 추리물과는 거리가 멀다.

영국드라마 셜록 홈즈를 엄청 재밌게 보고 책도 많이 읽은 아들이 이런 느릿느릿한 호흡에 실망하지나 않을까 신경이 쓰였으나

영화를 보고 난 아들은 이런 짠...한 모습의 홈즈가 너무나 인상적이었나보다.


꼬장꼬장하고 사적인 관계를 맺는 것에 어설픈 홈즈의 모습은 이 영화에서도 여전하지만, 결국 그는 자신의 모습을 반추하면서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소통하게 된다. 이러한 까칠한 노인네의 변화가 전혀 갑작스럽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는 빌콘돈의 느릿느릿하고

진중한 호흡의 연출 덕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당장 쓰러져도 이상할 것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홈즈 역할을 연기한 이언 맥켈런 덕분이리라.
그가 불현듯 허공을 응시하며 멍해지는 모습을 보노라면 그건 도저히 연기라고 생각되지 않더라.
1939년생 노장 배우의 아름다운 내공이 그대로 느껴지는 영화.
로라 리니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역시 반가웠고, 왓슨도 곁에 없는 외로운 홈즈의 마음에 따뜻한 벗이 되는

꼬마 로저 역의 마일로 파커(Milo Parker)의 범상찮은 모습도 즐거웠다.

 

 

 

 

 

 

 

 

 

 

 

난 늘 전도연씨가 내가 봐온 우리나라 배우 중 가장 섹시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자신의 매력을 정말 제대로 증명해보이다시피한 영화가 <무뢰한>이지 않을까 싶네.

 


영화 속에서 그녀는 타자에 의해 '퇴물', '똥깔치' 정도로 표현된다. 그러니까 화류계에선 나이가 들만큼 들어 퇴물이라는 소리지.
극 중 외상값 받으러 간 사무실에서 '나 김해경이야!'라고 소리치는 장면은 나이든 여배우들이 점점 설 곳이 없어지는 영화 바닥에서

'나 전도연이야!'라고 내지르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너무 나갔다. 이 생각)...

 

터져나오는 거대한 분노를 단순히 넘쳐 흘려보내지 않고, 

감정의 임계점에 이른 그  미세한 감정까지 잡아내는 전도연씨의 연기를 보면

이런 영화야말로 전도연이란 배우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구나...란 생각도 들더라.

그토록 격찬받은 <밀양>에선 오히려 내겐 송강호씨의 무서운 연기가 더 인상적이었는데

 

이 영화 <무뢰한>에서의 전도연씨는 진심 인상적이다. 
물론... 한없이 섹시하고.



 

 

 


Directed by Diego Quemada-Diez (디에고 꿰마다 디에즈)
2013 / 108min / Mexico

Brandon Lopez (브랜든 로페즈), Rodolfo Dominguez (호돌포 도밍게즈) , Karen Martinez (카렌 마르티네즈)


<Sin Nombre/신 놈브레>(2009), <Miss Bala/미스 발라>(2011), <Maria Full of Grace/기품있는 마리아>(2004), <City of God/씨티 오브 갓>(2002),

<Tropa di Elite/엘리트 스쿼드>(2007, 2010년의 2편도 필견의 가치가 있다)는 물론 <Julia/줄리아>(2008)등의 영화에서 보여지는 남미 빈민의 모습은,

역사를 거꾸로 억지로 돌리려는 시도를 아무렇지도 않게 휘두르는 2015년의 비정상적인 한국의 시각에서 봐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처절한 모습 그 자체다.
남미 빈민촌의 아이들은 자라나면서 총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며 갱단에 들어가지 않은 아이들도 언제든 갱단의 표적이 되어

마약이나 무기를 밀수출/밀수입하는 조직원으로 강제되곤 한다. 이러한 절망적인 삶을 벗어나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미국 국경을 건너려고 하지만

상당수가 실패하거나 그 와중에 사망하게 되는, 도대체 문명 사회의 모습이라고 볼 수 없는 잔혹한 일상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것을 영화를 통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영화들을 통해 우린 간접적으로나마 사회적 안전망이 완전히 해체되어버린 나라의 대중들이 어떤 고통을 겪게 되는지 볼 수 있는데

이들 남미의 대중들을 쉴새없이 사지로 내모는 그 모든 추악함의 이면에는 극심한 부의 집중과 그로인한 빈곤의 만연을 결코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린 기억하고 있다. 1980년대의 멕시코는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이 가득한 곳이었으며, 멕시코의 대학들 역시 상당한 인문학적 수준을 자랑했다는 것을.
또한 칠레의 아옌데 정권이 미국에 의해 무너지고 수많은 친미 정권이 남미에 들어선 이후로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부패와 폭정이 만연했는지

이미 많은 이들이 잘 알고 있다.(다시한번 얘기하지만 로베르토 볼라뇨의 <칠레의 밤>을 보시라)
세계의 경찰이라는 미국이 저질러온 역사는 살육과 정복의 역사 그 자체라고 봐도 사실 무방하며 이러한 사실은 이제 대부분의 경로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다.

지금의 저 광대한 영토를 자랑하는 미국은 1700년대 말까지만해도 현재의 1/3 수준에 불과한 동부지역만을 갖고 있었다.
미국의 지도를 세로로 3등분한다면 영국과 가까웠던 동부지역만 미국의 영토였고 중부(루이지애너)는 프랑스령이었으며

서부는 우리가 잘 알듯 아메리컨 인디안들의 땅과 멕시코의 땅이었다.

(텍사스등등은 모두 멕시코령이었다. 그리고 멕시코인들은 피부색등이 유사한 아메리칸 인디언들에게 결코 적대적이지 않았다)
1800년대 초에 프랑스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복잡한 국내외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배하고 있던 미국 중부를 1,500만불에 미국에 팔아치워버리는 탓에

미국은 중부지역을 돈으로 수중에 넣게 되고, 이후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서부개척이(서부학살) 시작된다.
뿐만 아니라 멕시코 땅이었던 텍사스등등을 호시탐탐노리던 미국은 고의로 국경에서 분쟁을 유도한 뒤 이를 빌미로 멕시코와 전쟁을 벌이는데

이게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멕시코-미국 전쟁이다.
지금의 세계지도를 보면 결과를 알 수 있듯 이 전쟁은 일방적이었다.
멕시코는 끝까지 저항했지만 미국의 무기와 조직화된 군대를 이길 수 없었고 멕시코시티까지 함락되었으며 항쟁을 하면 할수록 영토를 빼앗기게되자

결국 평화협정을 제안, 국토의 40%를 미국에게 갖다 바치는 결과가 되어버렸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금의 미국은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동부와 서부의 양대양을 끼고 급속도로 팽창하여 세계 열강이 되어버린다.

남미의 지금 참상은 이렇듯 세계 열강이 되어버린 미국이 공산주의의 남미 확산을 막는다는 핑계로 사주하여 옹립된 군정의 부패와 폭정으로 인하여

야기되었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다. 여기에 NAFTA로 인한 민중 자본의 몰락은 생각보다 매우 빠르게 빈곤의 토대를 공고하게 하는 역할을 했다.

(NAFTA가 멕시코 페소화 폭락으로 인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신자유주의자들의 논리는 여기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실제로 미주 대표들이 남미의 빈민들을 어떻게 재건할지를 논의하는 포럼이 열리면 같은 시기, 같은 도시에서 반미 단체들의 포럼 역시 함께 열린다.

그만큼 미국은 남미 대중의 빈민화에 분명한 책임이 있다.

이렇게 남미의 자원과 인력을 지들 입맛대로 부릴 수 있게 된 미국은 자신들이 뿌린 빈민양산의 댓가를 지금 톡톡히 치루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수많은 남미 빈민의 미국 불법입국이다.
미국 밀입국은 단순히 어메리칸 드림을 안고 고향을 떠나온 남미 빈민들의 문제라고만 보기엔 대단히 복잡한 여러 문제들이 뒤섞여 있다.

<Maria Full of Grace/기품있는 마리아>에서 볼 수 있듯 마약을 밀반입하는데 빈민들을 이용하는 갱단의 탐욕으로 인한 문제는 물론이고

밀입국자들에 대한 인권의 문제등이 뒤섞여 지금도 미국에겐 아주 골치아픈 문제가 되어버렸다.

현재 미국 인구 3억 2천 중 5천만명 이상을 히스패닉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일부에선 히스패닉이 1억 인구를 달성하는 것은 시간 문제이며

이럴 경우 히스패닉의 미국 내 정치적 영향력은 백인 사회를 위협할 것으로 보고 있다.(이미 흑인 인구수를 추월했다)
아무튼 미국은 자국으로 유입되는 밀입국자들을 차단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고 이민자들을 혐오하는 미국 남부의 자경단체들까지 무장을 하고

국경 수색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원천적인 차단은 여러가지 이유로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게 사실이다.
밀입국이라는 것 자체가 생명을 담보로 하는 것이라 밀입국을 원하는 이들에겐 엄청난 돈을 브로커에게 넘겨야하고 단순히 돈만 넘기는 것뿐 아니라

갱단과 연계된 브로커들이 강제적으로 떠넘기는 마약이나 무기도 밀반입해야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보고 되고 있기 때문에

밀입국의 방식이 점차 지능화되고 대담해져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아무리 밀입국이 지능화되고 대담해졌다고해도 수많은 밀입국자들이 도중에 갱단에 의해 살해 또는 납치에 의한 강제 노동을 당하거나

국경 부근에서 배고픔, 일사등으로 인하여 사망하고 있고 여기에 아무런 저항 능력이 없는 밀입국자를 국경 수비대 또는

자경단이 경고없이 조준사격하는 일들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어 사회문제화되기도 한다. 

2014년에는 15세 멕시코 소년을 멀리서 조준사격하는 동영상이 유출되어 미국과 멕시코 국민들(정부빼고)의 갈등이 매우 고조된 적도 있다.

영화 이야기 하나 하면서 이렇게 주절주절 엄청 긴 잡소리를 늘어놓은 것은,
이 영화가 과테말라에서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가려는 10대 아이들에 대한 잔혹한 로드 무비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가슴 미어지는 모습들은 <Sin Nombre/신 놈브레>의 처절함을 넘어서는 느낌인데 그래서인지

영화를 보고 나서도 와이프와 나는 상당한 무력감을 느껴야만 했다.

개인적인 이유를 보여주지 않은 채 이 영화의 주인공이며 연인 사이인 후안과 사라는 친구 사무엘과 함께 미국의 로스앤젤리스로 가기 위해 집을 나선다.
영화는 굳이 이들이 집을 떠나는 개인적인 이유를 보여주지 않지만 이들이 살고 있는 동네의 열악한 모습, 친구 사무엘을 만나러 간 쓰레기 매립장등의 모습을 보면

이들이 미국으로 향하는 이유를 대략 유추해볼 수 있다. 그러니까 미국으로 향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말할 필요없이 하나같다는 의미인 것 같다.
이들은 열차를 올라타고 또 올라타서 멕시코로 향하던 중에 스페인어를 사용할 줄 모르는 인디언인 차욱을 만나게 되고

사라의 따뜻한 배려 속에 이들 넷은 함께 이동하게 된다.
돈도 거의 없고 세상의 폭력과 부조리 앞에 무기력할 수 밖에 없는 이들이 과연 무사히 그들이 그리던 땅인 미국에 도착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서로의 우정을 확인하고 서로 단단히 의지해가는 이들의 모습을 관조적으로 보여주면서도 그 어떤 자비와 희망의 여지도 배풀지 않는다.
누군가는 중도에 포기하고, 누군가는 더이상 함께 할 수 없어진다.
그 과정들이 이 아이들에게 너무나 잔혹할 뿐이어서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한편에선 도대체 어떻게 문명화되었다고 으시대는 현대 사회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을까...
도대체 왜 이런 말도 안되는 부조리를 바로잡지 못하는 것일까,
아프리카, 아랍, 동남아시아, 남미... 도대체 왜 이 나라들에서는 이토록 빈민의 삶이 처참함을 넘어 절망 그 자체일 수 밖에 없을까.
이런 뻔한 분노만이 느껴지다가 문득... 이처럼 가열차게 부의 집중이 가속화되고 사회적 안전망이 해체되어가며

(최저임금의 답보 상태, 기계적 복지비용의 투입 외엔 사회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빈민의 대상이 축소화되는 현상, 심지어 고용보험대상마저

수령 금액의 비중을 50->60%로 올리겠다면서 수령 대상은 축소하는 눈속임의 복지등) 사회적 다원성이 몰염치한 자본 가치로 수렴되는 우리 나라 역시

이러한 파렴치한 정권이 계속 이어지고 민중의 저항이 무기력하다면 위에 언급한 나라들의 모습과 다를 수 있을까...?하는 섬뜩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된다.

자본이 넘쳐나는 시대.
하지만 그 자본이 초상위 계층에 갈수록 집중되어 부의 분배가 이뤄지지 않는 시대.
2차 대전으로 수많은 이들이 죽거나 회복불가한 상처를 입은지 고작 70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인간은 역사를 통해 전혀... 배우지 못했다.
우린 아직까지 수많은 소비 생활에 익숙해져 우리의 삶이 마치 소비를 통해 편의와 문명을 획득하는 양 착각하고 살지만,
실상 우리들 서민을 비롯한 세상의 대다수는 완벽하게 기울어진 경기장에서 결코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럼 과연 그들의 처절한 빈곤의 삶은 우리와 무관한 이야기일까?
이토록 수많은 세상의 빈민들의 절망이 결코 우리와 먼 이야기일까?
빈곤으로 인한 분노와 절망이 시스템을 위협하게 되고, 분노와 절망을 그릇된 가치의 종교로 포장하여 대립하게 되면

결국 세상에서 편안한 곳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굳이 먼 나라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이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나오는 반역사적 정책과 대중을 호도하는 우리나라의 미디어를 보면

우리도 그러한 빈곤과 절망을 익숙하게 받아들여야하는 날이 올 것이라는 걱정을 난 지울 수가 없다.

차욱이 손가락으로 보여준 '따이브 (눈/snow)'
후안이 마주한 따이브는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
너무 영화 외적인 이야기를 길게 쓴 탓에 이 영화가 얼마나 건조하면서도 섬세한 시각으로 보여지는 지를 얘기하지 못했다.
그냥 보시라.
영화적으로도 매우 훌륭한 만듦새를 지닌 영화라는 사실을 누구라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950만명이 봤다는 이 영화를 우린 어제서야... 봤다.
용인에 업무차 갈 일이 있어 와이프와 함께 갔다가 일 다 보고 그냥 돌아오긴 아쉬워서

와이프에게 어디 가고 싶은 곳 없냐고 물었더니 와이프가 <베테랑>을 보고 싶단다.
나도 보고 싶었던 영화이니 주저없이 인근에 위치한 동백 CGV로.

사실 이렇게 좋은 반응을 얻어 마땅한 영화는 초기 관객 스코어가 중요하니 1주차에 보는 것이 맞지만

이 영화는 워낙... 처음부터 흥행에 불이 붙었던지라 관객들이 좀 떨어져나갈 즈음에 느긋하게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예민한 성격 탓인지 소곤거리는 소리, 휴대폰 불빛, 팝콘을 미친 듯 쩝쩝거리며 먹는 소리... 다 싫어서 개봉 초기에 영화관가는걸 무척 싫어한다.
다행히 어제는 관객 10명도 안되는 호젓한 분위기에서 관람.

그래도...
곧 개봉할 <오피스>(고아성, 박성웅 주연)는 개봉 초기에 바로 봐야지.


난 늘 류승완 감독의 영화를 보고 나면 아쉬움이 남았다.
이젠 전설적인 데뷔작으로 기록된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도 세간의 절찬과 달리 뭔가 아쉬웠다.
다양한 장르가 자연스럽게 녹아든, 비디오 키드의 재기발랄함에는 이견이 없었으나 아쉬운 마음이 남았다.
그의 이후 영화들도 거의 대부분 그랬다.
뭔가 보고나면 아쉬운 느낌.
아마도 그건 그의 영화가 가진 투박함 때문일거란 생각을 했다.
사용된 음악도 의도적이겠지만 내겐 무척 거슬렸고 뭔가 강렬한 스토리를 영상으로 세련되게 뽑아내지는 못하는구나...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렇게 조금씩 류승완 감독의 영화에 대한 기대를 접어갈 때 즈음 <부당거래>(201)를 보게 됐다.
큰 기대없이 본 이 영화는 여전히 투박한 모양새를 숨기지 않았지만 옹골찬 힘이 느껴졌다.
게다가 액션도 아닌 스릴러 형식의 드라마를 이렇게 뽑아냈다는 건 그가 자신의 영화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았으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작법을 끝까지 우직하게 밀고간 것에 대한 보답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되었고 2년 뒤 <베를린>이 나왔다.
이 영화가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은근 호불호가 갈렸던 것이 사실인데 나는 그의 영화 중 가장 인상적인 영화로 봤고,
나아가 앞으로 그의 영화가 <베를린>을 기점으로 분명히 달라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만큼 <베를린>은 달랐다.
여전히 투박하게 밀어부치지만 자신만의 그 투박함을 끝까지 몰아부쳐 온전한 장점으로 만들어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이후로 류승완 감독의 영화를 기다리게 됐다.
<베테랑>의 기자시사회 반응이 오히려 <암살>보다 좋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가 다 흐뭇하더라.ㅎ
페이스북을 통해서, 김제동, 주진우의 '애국소년단'에 잠시 나와 이야기를 풀었던 것을 듣고

 

 

 

 

 

 

 

 

Directed by
2015 / 92min / 다큐멘터리
, Safia Minney

 
우리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부분 중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소비행위를 통한 쾌락일 것이다.
자본주의 체계에서 우린 일을 하고, 그에 대한 보상으로 적절하든, 적절하지 않든 어느 정도의 급여를 받는다.
내 수중에 쥐어쥔 개인마다 크기가 다른 돈을 통해 어떤 방법에서든 소비 행위를 한다.
소비를 통해 재화를 획득하고, 재화를 통해 행복을 느끼는 행위.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모두가 생각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고.

세상의 대중들은 넘쳐나는 하이테크 기술과 네트워크 인프라, 자극적인 쇼 비즈니스에 의해 뭔가 상당히 역동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느끼기 쉽다.
우린 새로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 열광하며, 서로가 경쟁하고 상대를 짖밟고 올라가야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익숙해지고,

 

SNS를 비롯한 수많은 관계망 서비스에 의해 동시대적인 감정적 유대를 공유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삶의 변화가 마치 삶의 진보를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하곤 하며, 심지어 세상의 트렌드를 통달하고 있다는 착각마저 갖는 경우도 있다.

난 가구 업계에 몸을 담고 있다.
내가 몸을 담고 있는 회사는 자체 공장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여 상품화한다.
하지만 이렇듯 직접 자체 공장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직접 판매까지 하는 가구 업체는 생각 외로 흔하지 않다.
이름이 알려진 가구 브랜드조차 자체공장은 아예 없이 하청을 통해 제품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으며,
생산 능력이 있는 공장은 상품을 기획하는 능력과 네트워크 인프라에 대한 경험 및 지식이 취약하여 직접 판매를 하지 못하고 하청업체로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그 공장들마저 지금은 하루가 멀다하고 무너져 간다.
많은 가구 브랜드가 해외에서 완제품 상태의 제품을 직접 수입하거나, 해외 공장에 하청을 줘 OEM 형태로 제조해 가져오기 때문이다.
처음엔 중국의 임금이 저렴하다고 몰려갔던 국내 가구업체들은 중국의 임금 수준이 급격히 오르자, 베트남으로 제조선을 옮기더니

이젠 그보다 더 들어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까지 들어간지 오래다.

이런 현상이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이유는 다들 예상할 수 있듯이 '보다 싼 생산가격 확보를 통해 저렴하게 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다.
그 결과 가구 업계는 근 5년 사이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른바 MDF, 집성목, 가죽의 가격은 5년 사이에 자재별로 15~25% 이상 올랐는데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가구의 가격은 오히려 20% 가까이 저렴해지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단순히 드러난 상황만 놓고 어떤 분들은

'가구 업체가 폭리를 취하더니 이케아 들어온다는 뉴스에 위기감을 느껴 가격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라고 비아냥거리거나 힐난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뭇 정당해보이는 힐난은 두가지 관점에서 틀렸다고 볼 수 있다.
하나는 국내 제조 업체의 경우, 극히 일부 가구대기업을 제외하면 넘쳐나는 저가 수입 물량 때문에 이미 5년 여전부터 영업이익율이 턱없이 떨어져있는 상태라는 점과,
다른 하나는 사회 전반을 살펴볼때 노동자들의 실질 급여가 시중 재화의 급격한 확대에 따른 소비욕구의 증대와 생필품 물가상승률을 도무지 따라잡지 못하고,

간접세 상승등의 실질적인 증세 구조에서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이야기라는거다.

그러니까, 가구 임금 수준 자체가 제과 유통업과 비교될만큼 열악한 수준에서 '폭리'라는건 오로지 가구 재화를 최종적으로 판매하는 유통 매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이지

결코 제조업체의 몫이 아니라는거다. 게다가 지금은 가구를 판매하는 오프라인 매장마저 폭리는 꿈도 꾸지 못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결국 이건 폭리를 취하고 안취하고의 문제 이전에, 정말 대중들의 삶의 형편이 진보되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다.

가구 업계의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사실 다른 재화의 경우도 그닥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자본주의 체계 하에서는 기업들이 기본적으로 이윤을 추구하고, 이윤을 획득하기 위해 다른 업체와 치열하게 경쟁하며

그 경쟁 속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생산단가를 낮추려고 한다.

생산단가를 낮춘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공정의 혁신이 쉽지 않은 전통적인 제조 산업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을까.
간단하다. 직접 제조하지 않고, 제조 인프라를 갖추고 낮은 인건비의 인력이 풍부한 나라에 하청을 주면 된다.
직접 제조할 필요가 없으니 설비 투자가 이루어질 필요도 없고, 인건비는 자국의 1/30~1/50... 1/100에 불과하니 생산단가 역시 턱없이 낮다.

(방글라데시의 방직공 시마는 하루에 2불을 받는다. 한달을 꼬박 일해도 60불이다. 600불이 아니라 60불!)

놀라운거지. 자본흐름의 유연성은 급격히 증대되었는데 노동력의 유연성은 언어의 장벽, 선진국의 제한 조치등으로 지지부진하니

형편이 좋지 못한 개도국은 닭장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선진국 대자본의 하청을 받게 되는거다.

이렇게 제조 인프라를 하청업체에 떠넘기고 막강한 바잉 파워를 빌미로 글로벌 대기업들은 하청업체들간의 무한 경쟁을 유도하여

그나마 턱없는 인건비 수준 감내할 수 없는 수준까지 떨어뜨린다.

자신들이 요구하는 단가를 맞추지 못한다면 다른 공장으로 가겠다고 얘기하는거지.
당장 일이 급한 공장은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이를 받아들이고 노동자들은 하루에 2불(방글라데시)에 불과한 급여를 받으며 일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자신의 배를 채우기 급급한 하청공장의 사장이 노동자들의 근무 환경 개선, 복지등에 신경을 쓸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청을 맡긴 글로벌 대기업은 자신들은 일이 필요한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순기능을 한 것이며

제조 인프라는 그들이 알아서 해결해야할 부분이니 책임이 없다며 모두 발을 뺀다. (실제로 H&M, 조프레시 등의 임원들은 이 영화 속에서 그렇게 이야기한다)


결국 이러한 부조리는 엄청난 참사를 불러오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2013년 방글라데시 디카 외곽의 방직공장인 라나플라자에서 발생한 붕괴 참사다.

이 참사로 인해 무려 1,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그들은 모두 글로벌 대기업에 의류를 납품하는 업체에서 일하던 방직공들이었고,
그들은 자신들의 사장에게 건물에 금이 가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건물을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 일하라는 사장의 강요에 의해 건물로 다시 들어가 일을 하다 변을 당했다.



나 역시 당연히 옷을 구입한다.
어찌어찌하다보니 와이프의 옷(마시모두띠- 인디텍스 그룹 계열)을 제외하면 패스트패션을 지향하는 기업들의 옷을 구입하진 않지만

그래도 나, 와이프, 아들의 옷을 따지면 매년 적잖은 옷을 구입한다.

그리고 그 옷들을 적게는 2년(너무 입어서 옷이 낡아지면...), 길게는 7년까지도 입는다.
와이프의 경우 대부분의 옷을 최소 3~4년 이상을 입는다.(블로그 사진만 봐도 알 수 있다)
나와 아들의 경우 저렴한 옷보다는 적정한 가격 이상의 옷을 시즌오프 기간에 구입하고 오래...입는 편이고.

나름 신경써서 소비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난 후 더더욱 많은 고민을 하게 되더라.

이 다큐멘터리는 단순히 글로벌 대기업이 자신들의 이윤만을 좇아 개발도상국의 노동자들을 실질적으로 착취하고

그들을 동등한 인간으로 존중하지 않는 추악한 현실을 드러내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의류로 대표되는 섬유산업이 정유산업에 이어 두번째로 세상의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입고 있는 면직 의류가 대부분 몬산토의 GMO 변형 유전자에 의해 개량된 면종자를 통해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

이러한 개량종자는 모두 몬산토가 독식하기 시작하고, 개량종자는 제초제 내성을 갖고 있어 예전처럼 국부적 제초 작업이 필요없이

그냥 제초제를 대량 살포하면 된다는 사실등을 모두 까발린다.

대량으로 제초제가 살포된 땅은 점점 황폐화되어가고 그 주변에서 일하는 이들은 암, 피부병 발생률이 타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는 사실 역시 보여준다.

즉, 글로벌 대기업은 인간이든, 토양등의 자연이든 이 모든 것을 상품으로 보고 있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까발리는 것이다.

결국 공정무역에 대해 이야기할 수 밖에 없다.
커피산업이 얼마나 많은 개도국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는 지에 대해선 사회적으로 많은 공감대가 형성된 편이며, 그 결과 공정무역 커피들도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공정무역 거래의 패션 업체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영화는 '피플트리 (People Tree) http://www.peopletree.co.uk/ '라는 공정무역 의류업체를 통해

생산과 판매의 고리를 어떻게 보다 동등한 관계에서 전개할 수 있을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공정무역은 단지 하나의 작고 사려깊은 부분일 뿐이다.
많은 이들은 나와 같이 생각할 것 같다.
공정무역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이건 단지 소수에 의한 무브먼트에 그치는 것이 아닐까?
현명하고 사려깊은 소비를 대중에게 이야기하기엔 이미 너무 많은 이들이 쏟아지는 재화 속에 함몰된 것이 아닐까?
그 지점에서 이 다큐멘터리는 우리가 모두 당연하다고, 유지되어야한다고 믿는 '자본주의'의 문제에 대해 언급한다.
물론 대안을 제시하거나 더욱 깊은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아니, 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게 맞겠지.

그리고 근본적으로는,
이 다큐멘터리를 본 내게 스스로 물어본다.

'이 수많은 저렴한 의류를 비롯한 엄청난 재화 속에서 우리는 점점 더 가난해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이 저렴한 의류를 진열해놓고 쉽게 구매하게 하고는 정작 주거비용을 비롯한 다른 모든 비용은 급등한 현실에서 우리 삶은 정말 나아지고 있는걸까?'라고.

 

 

 



'Bloodlines' - Mimicking Birds

이 다큐멘터리의 엔딩송.
예전에 이 블로그에서 소개한 바 있는, 내가 무척 좋아하는 곡이다.

 

 

 

 

 

 

 

 

 

 

 

 

 

 

 

*** 스포일러가 분명히 있습니다. 영화를 보실 분은 절대 읽지 마세요 ***


<암살>과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 Mission Impossible : Rogue Nation>을 봤다.
<암살>은 그닥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탓인지 생각보다 더 재밌게 볼 수 있었고,
은근 묵직한 메시지를 심어놓은 듯한 느낌마저 들더라.
총리 한명, 매국노 한명 없앤다고 광복이 되느냐는 하정우의 질문에 대한 전지현의 대답은 

단순히 오락영화 속에서 스쳐가듯 지나가듯 여겨질 대사의 무게감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왜 저항해야하는가에 대한 현시대적 대답이라고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애국자가 변절자가 되고, 매국노가 되고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스스로의 삶을 거짓으로 세탁하고 여전히 귄세를 누리게 된다는 점 역시

누가봐도 민족배반자를 청산하지 못하여 지금껏 이 모양 이 꼴의 나라 꼬락서니를 지켜봐야하는 우리 입장에서도 절대적인 공감이 된다.
특히...
마지막 매국노를 처단하기 전에 던지는 그 말 한마디의 묵직함은 내 상상 이상이었다.

'이제 그 명을 수행합니다'...

비록 오락영화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보는 이들 가슴에 묵직한 돌덩이를 던져놓을 법한 대사들을 들으면서 고마운 마음까지 들었다.
어처구니없지...ㅎ
그 정도로 지금 우린 온통 눈가리고 아웅하는 미디어만 접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몰라.

단순히 메시지뿐 아니라 영화 자체도 만족스러웠다.
저격수로 나오는 전지현씨는 전혀 어색함이 없을 정도로 총을 다뤘고,
배우들의 합도 자연스러웠고, 이정재씨의 연기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캐릭터의 면면이 최동훈 감독의 전작들에 비해 입체적이지 못하고, 미츠코와 뒤바뀐 전지현을 혼동한다는 것은 전혀... 공감가지 않지만

  (아무리 일란성 쌍둥이라도 자라온 환경이 그토록 다른데... 피부부터 숨길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나는 법이지)

이런저런 자잘한 단점은 덮고 볼 만한 재미가 분명히 있다.
생각보다 더 재밌게 봤다.

그리고... <미션 임파서블 / Mission Impossible : Rogue Nation>.
브래드 버드의 전작이 뭔가 대단히 왁자지껄하지만 강한 임팩트를 주진 못했지만

적어도 동료들과의 합은 시리즈 중 가장 좋다고 말할 정도로 좋았다. 각자의 역할이 분명했었지.
그런데 이번 크리스토퍼 맥과이어 감독의 신작은 그냥 톰 크루즈의 원맨쇼다. 사이먼 펙(Simon Pegg)이 이든 헌트를 돕지만

그 역시 대단히 제한적이고, 전작에서 뭔가 일을 터뜨려줄 법했던 브랜트(제레미 르너)는 이번엔 정말 방아쇠 한번 당기지 않는다.
대신... 묘한 매력이 넘치는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비중이 대단히 크고 실제로 매우 매력적이기까지 해서 만약 다음 편이 제작된다면

이든 헌트와의 매력적인 밀당이 기대되기도 한다.(에쉴리 주드를 닮기도 했다)
뭐... 사실 이든 헌트의 원맨쇼라고 하더라도 워낙 개인의 능력과 매력이 출중한터라 영화는 조금도 기우뚱거리질 않는다.
적어도 본전 이상의 재미는 선사해준다는 것이지.

다만...
<분노의 질주> 최신작에서도 느꼈지만 요즘 헐리웃 액션 스릴러는 '조금 더 강한' 액션씬들을 엑스포에서 전시하듯이 늘어놓는 것을 선호하는 것 같다.

마치 '이봐, 이래도 재미없어?', '이봐 어때 이 카체이싱씬, 물량, 퀄리티 다 죽이지?'... 이런 식으로 말이지.
어지간한 영화라면 클라이막스 부분에나 집어넣어 화룡점정을 찍을 듯한 액션씬이 이 영화에선 수도없이 간헐적으로 터져나온다.
특히 바이크 체이싱씬은 눈이 휘둥그래질 정도로 압도적인 느낌을 주지.
다행히...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은 <분노의 질주> 최신작과 달리 이 액션의 물량 공세 사이에 끼워넣은 스토리가 그닥 어색하거나 성기는 느낌은 없었다.

그 덕분에 영화가 지루하진 않았던 것 같고.
아무리 액션이 빵빵 터져도 도통 감정이입이 안되는 스토리가 이어지면 졸음을 참을 수 없지 않나. 예를들면 <G.I 조>같은.
그렇더라도...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은 아주 안전한 지점에서 관객과 눈높이 싸움을 멈춘다.
화끈하게 보여주고 적당한 서스펜스를 버무려 잘 빠진 오락 영화를 만들어냈지만, 본 시리즈등을 접했을 때 느꼈던 희열까지는 끄집어내질 못한다.
본시리즈와 비교한다는 의미가 절대! 아니다. 다만 뭔가 이제 미션 임파서블도 빵빵 터지는 재미 이상의 뭔가가 있어도 되지 않을까...?싶은거지.
그 정도만 기대하지 않는다면 훌륭한 오락 영화라는 사실엔 이의가 없다. 정말로.

그리고...
어차피 이 영화 자체가 그냥 농담아닌가.
미국의 독자적 작전수행 권한을 가진 집단이 세계의 평화를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사실 자체가 말이지.
차라리 트레드스톤같은 짓을 한다면 공감이 가지.

 

 


*
후속작은 또 나올 것 같다.
알렉 볼드윈이 IMF의 수장이 되었고, 역대 가장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까지 등장했으니.
그리고 션 해리스는 영화 중반까지 뿜어내던 압도적인 포스에 비해 너무 어처구니없이 무너진다.-_-;;;

 

 


**
<미션 임파서블 : 로그 네이션>은 일산의 메가박스 백석점 M관에서 봤는데 ATMOS 사운드야 만족스러웠지만 화질은 영... 불만스러웠다. -_-;;;




 

 

 

 

 

 

 

<Leviafan / 리바이어던>

Directed by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쓰비아긴쎄프, Andrei Zvyagintsev)
2014 / 140min / Russia

알렉세이 세레브리야코프(Aleksey Serebryakov), 엘레나 리야도바(Elena Lyandova), 로만 마댜노프(Roman Madyanov), 블라디미르 도비첸코프(Vladimir Vdovichenkov)


자본에 잠식되어 정화 기능을 상실한 시스템이 빚은 비극을 주로 다룬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의 2014년작.
나와 와이프에게는 10여년 전 구입한 DVD <the Return / Vozvrashcheniye>(2003)를 통해 한없는 먹먹함을 주었던 감독의 신작이기도 하다.
거두절미하고 이 영화는 법과 원칙이 가진 자들의 편에서만 편리하게 작동되는 망가진 지금 한국 사회를 거울처럼 들여다 볼 수 있는 영화다.

그만큼 불편하고 그만큼 분노하게 될 것이며 답답하고 먹먹한 마음으로 엔딩크레딧을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우울한 마음을 안고 며칠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부당한 권력과 권력을 옹호하기 위해 작동하는 검찰/사법기관에 맞서 가진 것이라고는 오래된 낡은 집 외엔 없는 주인공이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기는 과정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이 영화는 더이상 빼앗길 것이 없는 상황에서 오직 권력에 저항했다는 이유로 괘씸죄를 받아

그 이상의 비극을 감내해야만하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지독하게 마음이 불편해진다.
우리도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부당한 처사를 이 나라에서 근 몇년 동안 줄기차게 목도하고 있지 않은가?
부당한 정책에 맞서 곧은 마음으로 노란 촛불 한번 들었을 뿐인데 그로인해

법정에 서야하고 자유를 구속당하며 결국은 알지도 못하는 수많은 수꼴단체로부터 고소당해 온전한 삶 자체를 송두리째 뺏겨버리는 일들...
회사의 부당해고에 맞서 정당한 자신의 권리를 헌법이 보장한 테두리 안에서 변호사들의 자문까지 받아가며 합법적 파업을 했으나

파업 가담자는 해고당하고 주동자들은 처벌한다며 모조리 사법처리하고 이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파업노조에 천문학적인 손해배상청구까지 해대고 이를

사법부가 용인해주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나라에서 이 영화 <리바이어던>은 우리 사회의 비극적인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한없이 무거워진다.

감독은 토마스 홉스의 <리바이어던>을 인용하여 탐욕스러운 권력자를 해변가에 거대한 뼈를 드러내고 부패한 고래에 빗댄 듯 하다.
영화 속에서의 해변가의 죽은 권력(= 고래)는 어쩌면 시민주의에 대한 희망을 염원하는 은유일 수도 있으나

죽은 권력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부패한 권력의 모습으로 보여진다는 의미라고 읽혀지더라.

영화는 사랑스러운 아내와 거칠지만 살가운 아들과 함께 살아가는 주인공이 모든 것을 잃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거친 파도에도 끄떡없는 러시아의 어느 작은 도시의 해변가 바위를 보여준다.
대중이 온당한 요구와 바램이 거세게 몰아쳐도 이에 아랑곳없이 버티고 서있는 부패하고 탐욕스러운 권력의 모습을 빗대어주듯이 말이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실제 지금 이 나라의 내 친구, 내 이웃일 수도 있다는 생각, 그러한 생각이 전혀 이질감없이 대입된다는 점에서 참으로... 답답하고 미칠 노릇이다.


*
영화 속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의원은 적어도 자신의 약점을 쥐고 흔드는, 주인공 친구이자 모스크바의 변호사인 드미트리에게 잠깐 두려움을 갖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기득권에겐 그 정도의 두려움마저 없다.
소시민의 저항이 산산이 부서진 지금, 그들을 그나마 옭죌 수 있는 시민에 대한 '두려움'마저 그들에겐 없다.

 

 

 

 

 

 

 

 



 

 

 

 


<Citizenfour / 시티즌포>

Directed by 로라 포이트라스 (Laura Poitras)

2014 / 94min / us
에드워드 스노든(Edward Snowden), 글렌 그린월드 (Glenn Greenwald), 윌리엄 비니 (WIlliam Binney)

세상을 바꾼 여러 역사적 사건들이 있겠지만 집단의 철학과 가치관에 큰 영향을 준 사건들 중 상당수는 내부고발로부터 밝혀진 경우가 많다.
미국의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들었던 워터게이트 사건은 이른바 '딥스로트 (deep throat - 포르노 필름 제목이 아님...ㅎ-_-;;;)'라고 불리우는

내부고발자로부터 비롯되었고(30년이 지난 후에야 FBI 부국장이었던 마크 펠트로 밝혀졌다

- 관련영화 <All the President's Men>), 내부고발자에게 벌금의 10~30%를 수령할 수 있도록 하는 파격적인 도드프랭크법이 만들어지게 된

엔론 회계부정 사건 역시 엔론의 부회장 셰런 왓킨스의 폭로로 일반에 알려지게 되었다.(관련영화 <Enron : the Smartest Guys in the Room>(2005))
지금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수많은 기업과 정치인들이 조세피난처인 케이맨군도나 버진아일랜드등에 페이퍼 컴패니를 설립하여

부정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 역시 알려지지 않은 내부고발자의 엄청난 문건을 통해 밝혀지게 되었는데 문건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하드드라이브가 배송된 것이었고 그 안에는 책 50만원 분량의 거래내역이 담겨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이 자료의 일부를 뉴스타파쪽에서 받아 용기있는 보도를 해오기도 했다. (관련 영상 <뉴스타파 조세피난처의 한국인>)
담배회사가 중독성을 높히기 위해 니코틴 함량 및 과도한 화학물질을 넣고 있다는 사실 역시 한 담배회사의 임원의 용기있는 내부고발로 알려지게 된 사실이다.

(관련영화 <the Insider>(1999))
멀리 갈 것도 없이 국내에서도 삼성의 변호사였던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의 비자금, 관계로비등을 폭로하였으나 이미 삼성공화국이었던 한국에서 

되려 온갖 보복에 시달린 적이 있으며(덤으로 노회찬 의원까지...), 감사원의 내부 비리를 폭로한 이문옥 검사관,

보안사의 불법사찰을 양심적으로 폭로한 윤석양 이병등 많은 사례가 있다.

 물론...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호가 턱없이 부족한 한국에선 용기있게 비리를 밝힌 이들이 결과적으로 조직의 보복을 받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답답한 마음뿐이지...  다시 해외의 사례로 눈을 돌려 근래에 가장 큰 파장을 불러왔던 사례를 꼽는다면 누가 뭐래도

브래들리 매닝 (미육군 일병)의 미국외교/군사문서 유출 사건을 꼽을 수 있다.

매닝은 줄리언 어샌지의 위키리스크에 무려 72만건의 비밀문서를 넘겼으며 엄청난 반향을 불러왔으며 한국 역시 그 파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줄리언 어샌지 관련 영화로 <the Fifth Estate>가 있으나 이 영화는 평가가 상당히 엇갈리는 편인데다가 감독이 Bill Condon이어서 링크는 걸지 않는다) 
한가지를 더 꼽는다면 NSA 소속 시스템 관리자였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정부가

일반 대중에 대해 무지막지하고 무분별한 대규모 통신감청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한 사건인데 바로 이 영화 <시티즌포>가 이를 다룬 영화다.

영화는 암호화된 e-mail을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로라 포이트라스 (Laura Poitras)에게 보내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알아보니 당시 로라 포이트라스는 정부의 대중에 대한 감시를 소재로한 다큐멘터리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하더라.
로라 포이트라스는 변호사 출신이며 가디언지의 탐사 컬럼니스트인 글렌 그린월드와 함께

미국의 지배력이 적게 미치는 홍콩에서 스노든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다.
이 영화는 이들이 스노든과 홍콩에서 처음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 내용을 바탕으로 언론을 통해 대중에게 폭로하는 과정을 담는다.

이 영화가 그 어느 다큐멘터리보다 강력하고 오랜 여운과 함께 수많은 생각할 꺼리를 던져주는 이유는

단순히 스노든이라는 용기있는 내부고발자의 고발 내용을 추적했기 때문이 결코 아니다.
911 이후 패이트리엇법을 발동하여 합법적으로 대중의 자유를 구속할 수 있는 당위성을 확보한 미국 정부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통해

일반 대중들에 대한 무차별적 통신감청을 행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은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그닥 생경한 이야기가 아니지않나?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부의 무분별한 감청 대상에 개인간의 메신저 서비스까지 포함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많은 이들이 '텔레그램'으로

집단 이주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으니까 말이지.(물론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듯 다시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이렇게 우리에겐 그닥 충격적이지 않은,

(사실 개인의 자유를 권력으로 속박하고 감시하는 이런 부조리한 짓이야말로 가장 충격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여야함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한 대규모 통신 감청 내용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앞으로 자신에게 다가올 불이익을 예상하면서도

이를 용기있게 밝히게 된 스노든의 단단한 지성과 철학 때문이며 그가 던진 외면할 수 없는 묵직한 화두 때문이다.

지금 우린 인터넷을 아우른 정보기술의 발전을 통해 아이러니한 사회에서 살고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의 괄목할만한 발전은 각 서비스마다 약간의 능동적 폐쇄성을 포함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자기 과시적이며 적극적인 자기 표현을 기반으로 한다.
나와 연결된 사람들은 올려진 정보를 통해 내 삶의 외피를 스캔할 수 있으며, 나 역시 타인의 사고와 삶의 방식을 피상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다.
글을 올리는 이가 자신의 사고 또는 삶의 모습을 특정 대상들 또는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를 허용하는 동시에

자신은 타인의 감시와 속박으로부터 자유롭고 존중받아야한다는 아이러니가 동시에 존재하는거지.
이러한 아이러니로부터 정보화 시대의 개인적 자유에 대한 역설적인 갈망은 누군가 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지극히 보편타당한 두려움으로 이어진다.

점점 더 고전적인 물리적 공간보다 네트워크 공간에 나의 삶과 사고가 투영되기 시작하면서

우린 우리 의지대로 네트워크에서 사라질 권리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내가 물리적 공간에서 지내온 삶과 기억이 시간에 의해 희석되고 물리적 공간의 거리에 따라 지워지는 것과 달리

네트워크에 남아있는 또다른 나는 시간이 지나도 검색어 몇번에 의해 쉽게 드러나고 내 의지로부터 벗어난 데이터로 존재해버리기 때문이지.
앞으로 정보 서비스가 더욱 확장되고, 지금처럼 네트워크의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질 수록 우리의 네트워크 Ego는 더욱 내 삶의 많은 부분을 투영할 것이고,

특수한 또는 불법적 목적을 가진 이들에게 쉽게 노출될 가능성도 많아질 것 같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네트워크 사회에서 고전적 의미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작동하게 되는걸까?

스노든은 영화 속에서 교통카드와 체크카드를 통해 한 사람의 라이프 패턴을 읽어내고, 그 비슷한 공간과 시간을 통해

다른 사람과의 연결 역시 패턴으로 만들어 빅데이터로 만드는 과정을 아주 간단하게 얘기한다.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우린 누군가의 목적에 의해 삶을 송두리째 스캔당할 수 있다는 이야기지.
얼마전 중국의 노트북 업체들이 백도어를 설치해놨다는 기사도 우린 접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우리의 삶이 부당한 목적으로 타인에게 노출당할 기술적 요인은 충분히 이미 갖춰져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러한 부당한 시도에 대해 우린 어떻게 대응해야할까?
또다른 제2, 제3의 스노든을 마냥 손가락 빨면서 기다려야하는걸까?
많은 걸 생각하게하는 영화다.
작년 한해 해외에서 격찬받은 영화임에도 아직 국내에서 개봉되지 않았으며,

일반 대중에 대한 통신감청이나 사정이 무차별적으로 이뤄지는 이 나라 꼬락서니를 보면 이 영화는 국내 개봉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
그러니... 알아서 챙겨보는 수 밖에.


*
스노든이 내가 그토록 경멸하는 또다른 독재자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건 정말... 아이러니하다.


**

trailer

 

 

 

 

 

 

 

 

 

<Relatos Salvajes / Wild Tales / 나에게 일어날 여섯가지 복수 : 와일드 테일즈>

 (데미안 스지프론)

2014 / 122min / Argentina, Spain
, ,  

                                                  


가히 신경쇠약 직전의 세상이다.
현실의 부조리는 정상적인 사고의 범주를 이미 벗어난지 오래고 자신들의 정책에 반대하면 '종북'이라는 딱지를 붙여대는 어처구니없는,

도저히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일들이 버젓이 벌어진다.
이런 부조리는 단순히 나와 관계없는 일의 범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부조리를 접하고 분노하는 개인의 일상을 무언 중에 억누른다.
이러한 비상식적인 부조리에 개인이 항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한채 

자신의 상식으로 용인할 수 없는 이 모든 부조리를 감내해야한다는건 사실 엄청난 스트레스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각하지도 못한채 느끼는 이 엄청난 상실감과 절망감을 해소하지 못한채 쌓여가면

결국 어떤 작은 계기만으로도 비극적인 결과를 불러올 정도의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일례를 우린 뉴스를 통해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내게 위협운전을 했다는 이유로 똑같은 방식으로 복수하거나(또는 그 와중에 대형사고로 이어진다거나),

층간 소음 문제로 살인까지 이르게 되는 경우를 보면 과연 그 가해자들이 처음부터 그런 행동을 하려고 했던걸까 싶은 생각이 든다.
내재된 스트레스가 어떠한 일상의 작은 마찰로 기폭재가 되어 터져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

2014년 아르헨티나에서 만들어진 이 영화 <Relatos Salvajes / Wild Tales / 나에게... : 와일드 테일즈>는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겪게되는

부조리, 갈등이 어떻게 비극을 잉태하게 되는지를 6개의 에피소드에 담아 만든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다.

첫번째 에피소드의 경우 최근 독일 항공사에서 발생한 비극적 사고를 연상하게 하여 마음이 무척 불편했는데, 이후에 벌어지는

다른 에피소드들 역시 우리가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수많은 부조리와 몰이해, 욕심이 불러온 비극을 다루고 있다.
여섯개의 에피소드 속에서 갈등이 폭발하는 이야기들은 현실적으로 심각한 수준이어서 이를 단순히 영화적 과장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고개를 저어 외면하기에는 우리의 팍팍한 현실이 영화 속 연출된 공간과 그닥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상기하게 된다.
물론,
이 영화는 일상의 잠재된 갈등이 폭발하여 만들어내는 심각한 상황을 주로 이야기하지만

이러한 상황의 주체로서의 인물들이 어떤 특별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밀어 판단할 대상들이 아니라는 것도 이야기한다.
식당에 찾아온 옛 가문의 원수는 자신의 자식에겐 따뜻한 아버지일 수도 있고, 자본에 의해 인간적인 관계를 깡그리 말아먹는 에피소드의 등장인물들도

누가 더 좋고 나쁘다라고 도식적으로 말할 수 있는 대상이 없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고 이야기하는 이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으며 그 누구도 절대적으로 악하거나 선하다고 규정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거지.
그리고, 이 비극으로 점철된 영화의 끝에서 감독은 영화 속 주인공들과 하등 다를 바가 없을 평범한 관객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었나보다.
상대를 인정하고 먼저 화해의 손을 건네는 일.
그것만이 이 답답하고 부조리한 세상에서 개인과 개인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그렇지.
분노를 잊지말되 저들의 프레임 농간에 놀아나 우리끼리 싸우고 성토하는 어리석은 짓따위 하지 말아야지.


*
영화는 전혀 지루할 틈이 없다.
편집의 호흡이 얄미울 정도로 정교하여 몰입도가 배가되는 듯.


**
예고편

 

 

 

 

 

 

 

 

 

 

 

<'71: Tears of Belfast'>

Directed by Yann Demange (얀 디맨지)

2014 / 99min / UK
Jack O'Connell (잭 오코넬), Sam Reid (샘 리드), Sean Harris (션 해리스)


먼저,
네이버에 이 영화를 검색하면 어느 블로거분이 영화의 내용을 요약해놓은 글을 볼 수 있는데 정말 이 영화를 보고 쓴 글인가 싶다.
이 영화는 그 블로거가 적은 것처럼 IRA가 영국군에 대항하는 내용을 주요하게 다룬 것이 아니다.
벨파스트에 이제 막 파견된 영국 군인이 적대적 구역 내의 가택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동료 부대원들이 성난 군중에 의해 위협을 느껴 황급히 퇴각하는 바람에

혼자 낙오되어버리고, 이후 다시 자신의 부대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다.-_-;;;
그 와중에 낙오된 주인공을 죽이려는 IRA 대원들과 영국군과의 반목과 배신을 담아낸 것이고.
이 영화 정보라곤 그 블로거 글밖에 나오지 않아 영화를 보기도 전에 오해하는 분들이 계실 것 같네.-_-;;;
게다가 영화 속에서 엄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IRA에 발을 담근 청년을 '살인교육을 받은 이'라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적었던데...

도대체 무슨 영화를 보고 글을 써놓은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 영화에 살인교육따위는 나오지도 않는다.
오히려 살인의 순간 앞에 놓여진 인간적 고민이 나오면 나왔지.-_-;;;
그리고 일부 영화매체에서도 이 영화를 벨파스트에서 벌어진 유혈사태를 다룬 영화라고 간락하게 소개하던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국 데리(Derry)시에서 벌어진 'Bloody Sunday'는 이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다뤄지지 않는다.

우리가 알고있는 '피의 일요일'은 이 영화의 배경이 된 1971년으로부터 1년 뒤인 1972년 1월 30일에 벌어진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북아일랜드의 일방적인 식민통치 강화를 위한 무리한 정책으로 인해 뿌리깊은,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데리(Derry)시에서 벌어진 비극적 유혈사태가 벌어지기 전의 고조된 갈등과 반목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거다.
그리고 다시 이야기하지만 역사적인 사건 자체를 이야기하기 보다는 역사적 배경에 휘말린 개인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는 영화라고 보는게 맞다.
이를 방증하듯 영화는 굳이 북아일랜드와 영국의 반목의 역사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어차피 영국에서 제작된 영화이니 이 뿌리깊은 반목의 역사는 우리가 일제 강점기에 대해 서로 '이랬느니 저랬느니'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그들에게도 그러한 부연 설명은 별 의미가 없을 수 있다.
대신 영화는 실질적인 전쟁 상태에서 그 어느쪽도 옳지 않다는 입장을 드러낸다.
자비따위는 조금도 없는 영국군부, 이와 조금도 다를 바없는 IRA 조직, 그리고 내부의 분열과 배신등

힘겹게 균형을 유지하는 시선을 드러내기보다는 그저 전쟁 중에는 그 어느 쪽도 옳지 않다는 감독의 의식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다.
사실 IRA와 영국군, 특히 SAS와의 대립은 '복수'라는 말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인데 SAS가 IRA 대원이나 가족을 살해하는 일이 있으면

IRA 대원은 그 SAS 대원의 신상을 파악해 끝까지 추적하여 제거하려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러한 단편적 대결 구도의 '복수 코드'를 거세하는 대신 극명한 대립구도를 여럿 묘사해내어 긴장감을 유지한다.
기본적으로는 영국군대와 IRA 분대의 대립이 근간이 되지만, 영국군 내에서도 군복을 입은 군인과 사복 요원, IRA 내에서도 퀸과 보일,

벨파스트 시민 중에서도 강성과 온건파... 등등 영화는 내적으로 대단히 복잡하면서도 분명한 대립 관계를 드러내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통찰의 시선이라기보다는 외지인의 시선이 도드라진 영화의 성격은 프랑스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자란 얀 디멘지 감독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럽다고 말할 수도 있는데 이러한 외지인의 시선을 바탕으로 아픈 역사 속에 덩그러니 뚝 떨어진 한 영국군인의 숨가쁜 모습을

현실적으로 담아내면서 전쟁터에서 개인이 느낄 수 있는 극한의 공포감과 두려움을 극대화시켰다.
그리고 그 덕분에 영화는 상당한 긴장감을 시종일관 유지하면서 상업적인 재미까지 완벽하게 달성한 듯 하고.

이러한 긴장감을 극대화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촬영감독 Tat Radcliffe (탯 레드클리프)의 효과적인 카메라워크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영국군의 호위를 받는 아일랜드 경찰이 가택수색을 빌미로(숨겨놓은 무기를 내놓으라고) 주민에게 가하는 무차별적 폭력을 보고 군중들이

격렬하게 항의하자 이를 제지하던 영국군이 위협을 느끼고 황급히 철수하는 과정의 격렬한 호흡을 표현한 카메라워크는 대단히 인상적이다.
폴 그린그래스(Paul Greengrass)의 <Bloody Sunday/블러디 선데이>가 다큐적 시선으로 카메라를 들이댔다면

이 영화는 군종 속에서 매우 타이트하게 소요와 인물들을 클로즈업하여 원초적이고 감정적인 카메라 워크를 보여준다.

과연 우리나라에선 언제 개봉이 될까...싶지만,
개봉이 된다면 영화관에서 다시봐도 좋을 거란 생각이 드는 영화.


*
아일랜드와 영국의 반목을 다룬 영화로는 위에서 언급한

폴 그린그래스(Paul Greengrass) 감독의 <Bloody Sunday/블러디 선데이>를 비롯,

짐 쉐리던(Jim Sheridan)의 <In the Name of Father/아버지의 이름으로>(1993),

켄 로치(Ken Loach) 감독의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보리밭을 흔드는 바람>(2006),

닐 조단(Neil Jordan) 감독의 <Michael Collins/마이클 콜린스>(1996)과 <the Crying Game/크라잉게임>(1992), 

알란 J 파큘라(Alan J. Pakula) 감독의 <the Devil's Own/데블즈 오운>(1997),

테리 조지(Terry George) 감독의 <Some Mother's Son/어느 어머니의 아들>(1996),

스티브 맥퀸(Steve McQueen) 감독의 <Hunger/헝거>(2008),

마이클 앤더슨(Michael Anderson) 감독의 <Shake Hands with the Devil/지옥에서 악수하라>(1959) ...

그리고 조금 생뚱맞긴 하지만 내 좋아하는 안드레아 리즈보로우가 나오는 <Shadow Dancer/샤도우 댄서>(2012)... 등이 있다.


**
그리고 IRA에 관한 이야기는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 <마스터 키튼>에도 종종... 나온다.
키튼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SAS 교관 출신이었기 때문인지 은근 IRA 관련 에피소드가 상당히 심도깊게 다뤄지기도 한다.
위선의 유니언잭에 대한 간략한 내용도 나오고.

 

개인적으로 무척 재밌게 읽은 만화책이어서 집에 전권 모두... 갖고 있다.ㅎ



**
영화를 보면 내가 민감하게 반응하는게 아닌가...싶긴 한데,
군복을 입은 이들은 결코 부당한 행위를 하지 않는다.
사복을 입은 영국 오피서들은 잔혹하기 짝이 없으나 영국군인들은 지나칠 정도로 도덕적으로 그려지고 있는 것다는 느낌이 들더라.


****
주인공 잭 오코넬은 정말 훈훈하더라.-_-;;;
단순히 근육만 키운 벌크업 머슬맨이라는 느낌보다 단단하고 날렵해보인다.



*****
예고편

 

 

 

 

 

 

 

 

 

 

 

 

 

 

 


2015년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영화들.



그냥 별 의미없는 순서임.



<the Revenant / 레버넌트>(2015)
Directed by Alejandro Gonzalez Inarritu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Tom Hardy (톰 하디), Leonardo DiCaprio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Will Poulter (윌 풀터), Domhnall Gleeson (돔널 글리슨)

<Birdman/버드맨>으로 2014년을 빛내준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의 신작.
마이클 푼케의 2003년 소설 <더 레버넌트>를 각색.
톰 하디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호흡을 볼 수 있다.
미리 말하지만 기대작 캐스팅 면면을 보면... 2014년이 돔놀 글리슨(Domhnall Gleeson)의 해였다면 올해는 톰 하디의 해인듯.

* 공개된 예고편 없음.





<the Salt of the Earth / 제네시스 : 세상의 소금>(2014)
Directed by Juliano Ribeiro Salgado (훌리아노 리베이로 살가두), Wim Wenders (빔 벤더스)
Sebastiao Salgado (세비스치앙 살가두), Wim Wenders (빔 벤더스)

우리나라에서도 몇번 전시가 열렸던 사진작가 세바스치앙 살가두의 여정을 따라간다.
그가 250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낸 기적은 마치 프레드릭 백의 나무를 심은 사나이>라는 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한다.

 

 

 

 

 


<Fehér isten / White God / 화이트 갓>(2014)
Directed by Kornel Mundruczo (코르넬 문드럭초)
Zsofia Psotta (조피아 프소타), Sandor Zsoter (산도르 즈소테르)

예고편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4월 2일 드디어 개봉.

 

 

 

 

 

 

 

<Self/less / 셀프/리스>(2015)
Directed by Tarsem Singh (타셈 싱)
Matthew Goode (매튜 굿), Ryan Reynolds (라이언 레이놀즈), Natalie Martinez (나탈리 마르티네즈)

타셈 싱의 신작. 장르가 SF.
어차피 타셈 싱의 판타지와 SF는 더할 나위없는 궁합...이 아닐까 싶으니.

 


 

 

 

 

<Child 44 / 차일드 44>(2015)
Directed by Daniel Espinosa (다니엘 에스피노사)
Tom Hardy (톰 하디), Joel Kinnaman (조엘 키나먼), Noomi Rapace (누미 라파스)

 

 

 

 

 

 


<True Story / 트루 스토리>(2015)
Directed by Rupert Goold (루퍼트 굴드)
James Franco (제임프 프랭코), Jonah Hill (요나 힐), Felicity Jones (펠리서티 존스)

마이클 핀켈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만든 드라마. 제임스 프랭코가 미국 오레곤주에서 아내와 세아이를 살해한 혐의로 수배받았던 크리스챤 롱고역을 맡았다.

 

 

 

 

 

 


<Mad Max : Fury Road / 매드 맥스 : 퓨리 로드>(2015)
Directed by George Miller (조지 밀러)
Tom Hardy (톰 하디), Charlize Theron (샤를리즈 테론), Nicholas Hoult (니콜라스 훌트)

조지 밀러가 다시 '매드맥스' 카드를 꺼내들었다.
게다가 톰 하디와 샤를리즈 테론, 그리고 니콜라스 훌트라니.
사실 조지 밀러의 '매드맥스' 시리즈는 1974년에 발표된 피터 위어 감독의 <the Cars That Ate Paris>에서 모티브를 얻었지.
이번 시리즈... 이전의 컬트적 요소들도 가득 끌어안고 있길 바란다면 욕심이려나...

 

 

 

 

 


<Tommorrowland / 투모로우랜드>(2015)
Directed by  Brad Bird (브래드 버드)
■ 출연 : George Clooney (조지 클루니), Britt Robertson (브릿 로버트슨), Hugh Laurie (휴 로리)

브래드 버드.
울 아들에겐 <Iron Giant/아이언 자이언트>라는 걸작 애니메이션으로 더 친숙한,
그리고 내겐 <the Incredibles/인크레더블>이라는 픽사의 걸작 애니메이션으로 더 친숙한.
그가 미션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부터는 실사만 연출하는 듯 한데... 고스트 프로토콜이 분명 잘 만든 영화였으나

무언가 1% 아쉬운 한방이 없었다고 느꼈던 나로선 이번 영화에서 그런 아쉬움을 싹... 털어내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Pixels / 픽셀>
Directed by Chris Columbus (크리스 콜럼부스) 
Adam Sandler (애덤 샌들러), Kevin James (케빈 제임스), Michelle Monaghan (미쉘 모나한), Peter Dinklage (피터 딘클리지)

ㅎㅎㅎㅎㅎㅎ 기상천외함.

 

 

 

 

 


<Fantastic Four / 판타스틱 포>(2015)
Directed by Josh Trank (조쉬 트랭크)
Miles Teller (마일스 텔러), Kate Mara (케이트 마라), Jamie Bell (제이미 벨)

<판타스틱 포>의 리부트.
그 감독이 조쉬 트랭크다. 내 정말 인상깊게 봤던 <Chronicle/크로니클>의 바로 그.
항간에는 이 영화를 원작과 달리 지나치게 어둡게 만드는 것이 아니냐고 걱정하던데...

 

 

 

 

 

 


<the Man from U.N.C.L.E. / 맨 프롬 엉클>(2015)
Directed by Guy Ritchie (가이 리치)
Alicia Vikander (알리시아 비칸더), Henry Cavill (헨리 카빌), Hugh Grant (휴 그랜트)

가이 리치의 쌔끈한 첩보물...이 나올거라 기대하고 있다.ㅎ
알리시아 비칸더가 나온다. 엑스 마키나>에서 눈을 뗄 수 없게 했던 그녀.

 

 

 

 

 

 

 

<Regression / 리그레션>(2015)

Directed by Alejandro Amenabar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Emma Watson (엠마 왓슨), Ethan Hawke (에단 호크), David Thewlis (데이빗 튤리스)

 

 

 

 

 

 

 

<the Walk / 더 워크>(2015)
Directed by Robert Zemeckis (로버트 저메키스)
Joseph Gordon-Levitt (조셉 고든 레빗), Ben Kingsley (벤 킹슬리), Charlotte le Bon (샬롯 르봉)

로버트 저메키스는 과연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Crimson Peak / 크림슨 픽>(2015)
Directed by Guillermo del Torro (길예르모 델 토로)
Charlie Hunnam (찰리 훈남), Jessica Chastain (제시카 채스테인), Mia Wasikowska (미아 와시코브스카)

귀신의 집...이야기. 길에르모 델 토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이야기.

 

 

 

 

 

 

 


<the Martian /화성인>(2015)
Directed by Ridley Scott (리들리 스콧)
Matt Damon (맷 데이먼), Kate Mara (케이트 마라), Jessica Chastain (제시카 채스테인)

<엑소더스>로 엄청난 실망을 안겨준 리들리 스콧 감독이 자신의 주종목(?) SF로 돌아온다.
NASA의 우주조종사(식물학자이자 엔지니어)인 마크 왓트니가 화성에서의 미션 중 거대한 모래 폭풍으로 인해 부상을 입고 낙오되자

그의 생사를 확인한 NASA가 그를 구출하기 위해 벌이는 노력을 그린 영화.

 

 

 

 

 

 

 


<Star Wars : Episode VII - the Force Awakens /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2015)
Directed by J.J. Abrams (제이 제이 애브러험)
Harrison Ford (해리슨 포드), Mark Hamill (마크 해밀), Carrie Fisher (캐리 피셔)

제이제이 애브러험이 그간 보여준 SF 영화들을 보면 속도감을 발휘하는 장기 하나는 정말 신뢰가 간다.

 

 

 

 

 

 

 


 

<Joy / 조이>(2015)
Directed by David O. Russell (데이빗 오 러셀)
Jennifer Lawrence (제니퍼 로렌스), Bradley Cooper (브레들리 쿠퍼), Robert De Niro (로버트 드니로)

<어메리칸 허슬>이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그간의 공력을 보면 이 영화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제니퍼 로렌스를 그의 영화에서 다시 볼 수 있으니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는거.

 

 

 

 

 

 

 


<Mission: Impossible - Rogue Nation / 미션임파서블 로그 네이션>(2015)
Directed by Christopher McQuarrie (크리스토퍼 맥쿼리)
Tom Cruise (톰 크루즈), Jeremy Renner (제레미 르너), Simon Pegg (사이먼 펙), Alec Baldwin (알렉 볼드윈)

톰...형은 이번 영화에서도 미쳤다.
전편에서도 그 높은 빌딩 꼭대기에서 스턴트없이 액션을 소화하더니 이번엔... 비행기에 매달린채 1,500미터를 올라간다.

 

 

 

 

 

 

 

<Brooklyn /브루클린>(2015)
Directed by John Crowley (존 크로울리)
Saoirse Ronan (시얼샤 로넌), Domhnall Gleeson (돔널 글리슨)

시얼샤 로넌과 돔널 글리슨의 앙상블이라니. 기대안할 수가 없네.
게다가 감독은 의 존 크로울리.

공개된 예고편이 없음.





<Knock Knock / 노크 노크>(2015)
Directed by Eli Roth (일라이 로스)
Keanu Reaves (키에누 리브스), Lorenza Izzo (로렌자 이조), Ana de Armas (애나 드 아르마스)

일라이 로스의 또다른 호러.
다른건 몰라도 키에누 리브스가 나온다면 그 영화가 망작이든 뭐든 난 일단 본다.
와이프가 없는 집에서 집에 찾아온 두명의 미녀와 시간을 보낸 뒤 벌어지는 잔혹극.

 

 

 

 

 

 

 

<Knight of Cups / 나이트 오브 컵스>(2015)
Directed by Terrence Malick (테렌스 맬릭)
Christian Bale (크리스찬 베일), Joel Kinnaman (조엘 키나먼), Cate Blanchett (케이트 블란쳇)

거장 테렌스 맬릭의 신작.
게다가 촬영은 전작 <the Life of Tree>와 마찬가지로 엠마뉴엘 루베즈키.
그의 놀라운 촬영은 <Birdman/버드맨>으로 또다시 찬사받았지만 굳이 과시적인 카메라워크가 아니어도 그의 촬영은 언제나 깊은 내공을 느낄 수 있었지.
특히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Children of Men/칠드런 오브 멘>의 촬영은 시니컬하면서도 절박한 시대상의 분위기를 그대로 녹여낸 카메라워크가 두고두고 인상적이었다.

 

 

 

 

 


<Queen of Desert / 퀸 오브 데저트>(2015)
Directed by Werner Herzog (베르너 헤어조크)  
James Franco (제임스 프랭코), Robert Pattinson (로버트 패틴슨), Nicole Kidman (니콜 키드먼)

아직도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시는 베르너 헤어조크 감독의 신작.
가만...보면 로버트 패틴슨은 <트와일라잇> 이외에는 상당히 영화를 고른다는 느낌이 강하다.
데이빗 크로넨버그나 안톤 코빈, 그리고 베르너 헤어조크라니...

 

 

 

 

 

 


<Life / 라이프>(2015)
Directed by Anton Corbijn (안톤 코빈)
Joel Edgerton (조엘 에거튼), Robert Pattinson (로버트 패틴슨), Dane DeHaan (데인 드한)

<Contrl/컨트롤>, <the American/아메리칸>을 연출했던 안톤 코빈 감독의 신작.
게다가 데인 드한을 볼 수 있다.

공개된 예고편이 없음.





<
Queen of Earth / 퀸 오브 어스>(2015)
Directed by Alex Ross Perry (알렉스 로스 페리)
Elisabeth Moss (엘리자베스 모스), Katherine Waterston (캐서린 와터튼)

인디 영화계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얻고 있는 알렉스 로스 페리 감독의 신작.
함께 자란 두 여성이 휴식을 위해 해변가의 주택에 거주하면서 알게되는 비밀과 공포를 담았다고 함.

공개된 예고편이 없음.





<45 Years / 45 이어즈>(2015)
Directed by Andrew Haigh (앤드류 헤이그)
Charlotte Rampling (샬롯 램플링), Geraldine James (제럴딘 제임스)

일주일이면 결혼 45주년을 맞게 되는 부부가 파티를 준비해가다가 남편 첫사랑의 시체가 알프스 빙하에서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뒤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영화.
베를린 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은 영화.
개인적으로 역시... 무척 기대하는 영화.

공개된 예고편이 없음.





<El Club / 엘 클럽>(2015)
Directed by Pablo Larrain (파블로 라라인)
Roberto Farias (로베르토 파리아스), Antonia Zegers (안토니아 제거스), Alfredo Castro (알프레도 카스트로)

카톨릭 교단에 의해 칠레의 한 해변 마을로 파견된 상담사가 그곳에서 횡행하는 사제와 신부들의 유아 성추행과 미혼모 아이를 빼돌리는 사건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
개인적으로 무척... 기대하는 영화.

공개된 예고편이 없음.





<Journal d'une femme de chambre / Diary of a Chambermaid / 하녀의 일기>(2015)
Directed by Benoit Jacqot (베누아 자꼬)
Lea Seydoux (레아 세이두), Vincent Lindon (뱅상 린든), Clotilde Mollet (클로틸드 몰렛)

장 르누아르 감독의 46년작 리메이크인가...?

 

 

 

 

 

 

 

<While We're Young / 와일 위아 영>(2014)
Directed by Noah Baumbach (노아 바움바흐)
Ben Stiller (벤 스틸러), Naomi Watts (나오미 와츠), Amanda Seyfried (아만다 사이프리드)

믿고 보는 노아 바움바흐의 신작.

 

 


 

 


 

 

 

 

 

<Kingman : the Secret Service / 킹스맨 더 시크릿 서비스>

Directed by Matthew Vaughn (매튜 본)

2014 / min / UK
Colin Firth (콜린퍼스), Taron Egerton (타론 에거튼), Samuel L. Jackson (사뮤엘 잭슨)



기가막힌 21세기 스파이 활극이다. 그것도 B급을 가장한 아주 쌔끈하게 잘 빠진 블럭버스터이며

사람들이 금기시하는 소재들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놓고 두들기는 매튜 본 특유의 전복적 이미지가 극대화된 영화다.
늘 그랬었지... <Kick-Ass/ 킥 애스>에서도 기껏해야 아직 10대 중반 정도인 아이들이 엄청난 살육을 저지르고 다니는 장면을 마구 담아 놓고는 '어때?

아이들이 악인을 죽여대니 이걸 보는 기분이?'라고 묻는 듯한.
이른바 '길티 플레저 (Guilty Pleasure)'를 유발하는 매튜 본 특유의 가치 전복적 쾌감이 <킹스맨>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기본적으로 무척 단순한 이야기 얼개를 가지고 있는 영화지만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대립적인 가치들이 상충되며 발산되는 에너지가 생각보다

그럴싸해서 스토리 자체에도 상당한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오리지널 원작 만화가 있으며 이 영화에서 그 작가가 co-writer였음)
사실 절대적인 악당이 지구 평화를 위협한다는 내용만 따지고 본다면 제임스 본드 007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는 영화 그 자체 아닌가?

(현실적인 내부의 적과 싸우는 제이슨 본은 애당초 비교 대상이 아니다)
조금 다르긴 하지만 범죄를 예지하여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이들을 먼저 제거하는 프로젝트를 가동하려고 한,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소재를 가져와

아주 심각하게 진지잡수는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를 연상케하는 어처구니없는 인류말살 계획을 준비한 <킹스맨>의 악당 발렌틴(사무엘 잭슨).
그는 자신이 NERF의 수장이라도 된 듯 지구의 바이러스라고 생각되는 인간들을 쓸어버릴 계획을 하지만 그 계획은 문제에 대한 철학적 고민 따위 없는

계급주의적 혐오에서 비롯된 극단주의자의 뻘짓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요즘의 IS 같은.-_-;;;

<킹스맨>의 이야기 속에는 이처럼 피상적인 계급간 대립이 갈등 요인으로 존재한다.
다만 영화 속에서 표현된 귀족과 서민의 간극은

귀족과 서민의 중간 정도로 봐야하는 중산층(?)이 완전히 거세된 도식적 대립 구조라 보는 이에 따라서 삐딱하게 바라볼 여지가 충분히 있다.
가치를 보호하고 국가를 수호한다는 그럴 듯한 명분을 중시하는 귀족 계급의 킹스맨과 하릴없이 삥이나 뜯고 펍에서 맥주나 마시며 앉아서 노닥거리다가

주먹이나 휘두르는 패거리들로 대변되는 서민들은 사실상 현대판 천민이나 다를 바 없이 표현된다.
(킹스맨은 자신들의 예명을 모두 '아더왕' 신화에서 따오고 있다. 아서, 랜슬롯, 멀린, 갤러하드등... 중세의 기사단이 갑옷을 입었다면 킹스맨은 수트로 자신들을 표현한단다)
그러니까 이 영화 속에서 표현되는 영국적 '귀족'을 대변하는 킹스맨은 전형적인 기득권 부르조아와는 다른

전통적 명예와 노블리스 오블리쥬를 수호하는 '남다른' 기득권이며 철학없는 기득권과 잉여 천민은 둘 모두 다를 바 없는 파렴치한인 것으로 몰아부친다.
이러한 전통적 가치를 수호하는 귀족에 대한 선망의 시선은 주인공 에그시를 통해서도 드러나는데, 귀족들의 고고함을 기득권 부르조아와 동일하게 보고

비아냥거리던 에그시가 현대판 기사의 상징이라는 수트를 입고 스웨인 애드니 브리그(Swaine Adney Brigg)의 우산을 들고,

커틀러 앤 그로스(Cutler & Gross)의 안경을 끼고, 조지 클레벌리(George Cleverley)의 구두를 신으면서 자연스럽게 귀족문화로 편입되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단순히 신분 상승이 아니라 킹스맨의 가치까지 그대로 신념으로 물려받으면서 말이지.
에그시의 신분상승에는 당연하게도 멘토인 킹스맨 해리가 연관되어 있는데,

해리와 에그시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이냐의 문제는 영화 초반, 해리가 에그시에게 질문하는 몇몇 영화들을 통해서 확연히 드러난다.

<니키타>도 아니고 <프리티 우먼>도 아니며 에그시가 기억하는 영화, <My Fair Lady/마이 페어 레이디>라고 말이지.
그러니까 이건 일정의 신분 교정 프로그램이라고 해야하겠지.ㅎ
아무튼... 이러한 영화 속에서 표현된 감독의 계급론(?)은 받아들이는 이에 따라 얼굴을 찌푸릴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수많은 오락 영화들이 신분상승이라는 소재들을 구어 삶아 먹어왔다는 사실을 생각해볼 필요는 있겠다. -_-;;;

영화 속의 재기발랄한, 놀라울 정도로 신선한 표현들에 대해선 이견의 여지가 없다.
액션씬은 근래에 보았던 <John Wick / 존 윅>등이 무색할 정도로 인상적이었는데 액션의 표현을 더욱 강렬하게 내기 위해서인지

카메라가 상상 이상으로 캐릭터를 가깝게 잡아내는 것 같았고 이를 통해 액션의 움직임을 더욱 격렬하게 표현하는 효과를 내면서도

근접 촬영으로 인해 잃을 수도 있는 액션의 방향성까지도 완벽하게 잡아 내더라.
촬영도 촬영이지만 놀라우리만치 정교한 편집 덕분에 이 영화의 액션은 비현실적인 만화적 상상력에 기인하면서도 완벽에 가까운 몰입도를 선사하고 있는 듯 하다.

 배우들의 훌륭한 액션 연기 또한 빼놓을 수 없고.
특히... 우리에겐 드라마 연기파 배우로 알려진 콜린 퍼스가 이 정도로 시크하기 짝이 없는, 때론 퇴폐적인 폭력미까지 여지없이 보여주는

엄청난 액션 연기를 보여줄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이건 리암 니슨 정도가 아니야...
도대체 콜린 퍼스는 왜 여지껏 이런 액션 연기를 보여주지 않은거지?라는 의아함이 들 정도.
말끔한, 전형적인 영국 신사의 이미지를 가진 콜린 퍼스에게 액션을 덧입혀버릴 생각을 한 캐스팅 디렉터의 안목에 박수를 보내고 싶을 지경이다.

이토록 인상적인 액션씬은 기존 스파이물(특히 <제임스 본드 007>, 요즘 리부트 버전말고...)에 대한 적절한 패러디와 영국 팝 컬쳐에 대한 탁월한 시각으로 더욱 부각된다.

한마디로 요소요소 알만한 사람들은 알 법한 깨알같은 재미를 콕콕 박아 넣어 장면장면마다 허투루 넘어갈 수 없는 시너지를 불러일으키는거지.
발렌틴을 보좌하는 가젤의 다리는 007 시리즈의 기괴한 신체를 가진 악당들의 모습을 연상하게 하고, Dire Straits(다이어 스트레이츠),

K.C and the Sunshine Band (케이씨 앤 더 선샤인 밴드), Brian Ferry(브라이언 페리-록시 뮤직의 바로 그)의 곡들은 스미스(Smith)나

조이 디비전 (Joy Division) 이후의 영국 팝문화에 대한 재치있는 감각을 여실히 느끼게 한다.
악당 발렌틴이 미국 서브컬쳐문화를 연상케하는 패션을 하고 하이퍼 테크놀로지로 무장했으며 John Rafman, Kehinde Wiley, Rob Pruitt등의 작품들을

집안에 즐비하게 전시함으로써 현대 미술의 엄청난 젖줄임을 암시하는 컬렉션, 그리고 해리에게 대접하는 고급 식기에 담긴 맥도널드 햄버거등은

매튜 본이 바라보는 바라보는 인스턴트 트랜드에 대한 시각이 논란의 영역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 부분은 글 초반에 언급했던, 터부시하던 금기를 거침없이 건드리는 매튜 본의 영화다운, 논란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 특유의 표현 방식 중 하나인데

이 영화에선 이보다 훨씬 강렬한 장면들이 마구 등장한다.
광신도들이 모여있는 교회 안에서의 정말... 처절하리만치 끝까지 가는 광폭한 살육이라든지, 스웨덴 공주의 노골적인 유혹 발언,

그리고 마지막에 터져나가는 미니 머쉬룸 구름(이건 영화보신 분만이 이해할 것)의 향연등은 전형적인 길티 플레저(Guilty Pleasure)를 선사하고 있다.

아마도...
앞으로도 스파이물을 이야기할 때 자주 언급이 될 영화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
영화적 재미로는 근래에 본 영화 중 가장 압도적인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영화 <Birdman/버드맨>과 함께 근래에 본 영화 중 한번 더 보고 싶은 영화다.



*
영국 영화에 흔히 등장하는 펍...과 음주 문화, 속칭 '래디즘 (Laddism)'이 가장 잘 드러난 영화는 사실 98년에 발표된 가이 리치(Guy Ritchie) 감독의

그 유명한 <Lock, Stock and Two Smoking Barrels/락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이다.
이 영화에서 매튜 본 감독은 프로듀서를 맡았으며 이후 제작된 동명의 TV 시리즈 역시 프로듀스했다. 
매튜 본의 장편 데뷔작인 2004년작 <Layer Cake/레이어 케이크> 역시 <Lock, Stock...>과 <Snatch/스내치>와 비슷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지.
가이 리치 감독의 새로운 스파이물 영화 <the Man from U.N.C.L.E.> 역시 기대가 된다.

 

 

가이 리치의 신작 <the Man from U.N.C.L.E.>의 예고편
이 영화 여주인공이 얼마전 본 <Ex Machina/엑스 마키나>의 그 극강 미인 Alicia Vikander...다.



**
수트가 현대판 기사의 상징이라고 말하는 해리(콜린 퍼스)의 말처럼 이 영화에선 영국 신사 또는 귀족의 이미지가 물씬 풍기는

전통적인 패션 아이템이 매우 비중있게 다뤄진다.  킹스맨이라는 테일러 샵이 근거지이기도 하니 말이다.
영국이 자랑하는 수제 브랜드들이 마구 줄줄이 등장하는데 그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기품있는 디자인이지만

방탄 기능과 투사, 공격 기능이 탑재된 장우산과 킹스맨 라이브러리에 등장하던 가방들을 제조하는 Swaine Adeney Brigg (스웨인 애드니 브리그).
우산 제작으로 시작하여 지금은 최고 품질의 가죽 제품을 제조하는 업체로 영국 황실의 사치품을 전담했던 브랜드다.
물론 현재는 일반인들도 구입이 가능하다. 단... 가격이...
도큐먼트 케이스의 경우 옵션을 추가하면300만원은 훌쩍 넘어가는 경우가 우습게 발생한다.
어느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가죽 명품 브랜드들의 퀄리티를 능가한다고 하지.
http://www.swaineadeneybrigg.com/swaine-adeney/



***
아빠를 잃고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에그시도 영화 속 패션만 보면 그닥... 불우한 환경은 아니었지 않나 싶은 옷들이다.
몽클레어 퀼티드 재킷, 제레미 스캇 콜라보의 아디다스 저지, 프레드 페리의 폴로 셔츠 등등...
해리의 멋진 수트들은 미스터 포터의 콜라보 수트들.
안경은 Cutler and Gross 제품이다. (http://shop.cutlerandgross.com/shop/Opticals/)
구두는 조지 클레벌리 (George Cleverley) 제품이고. (http://www.gjcleverley.co.uk/)


****
발렌틴의 호위 무사(?)...로 나오는 아주아주 매력적인 가젤역의 소피아 부텔라 (Sofia Boutella)는 엄청나게 유명한 댄서 출신.
원래 리듬체조 선수였다는데 댄서로 전업 후 힙합 대회 우승 경력 이후 마돈나의 댄서로도 활약했단다.
그러다 나이키의 메인 모델로 엄청 오랫동안 활약했다고.
자세한 이력은 http://en.wikipedia.org/wiki/Sofia_Boutella 등에서 확인하시길.


*****
한가지 더, 이 아래는 결정적 스포일러가 있으므로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은 읽지 마시길.




영화 속에서 해리는 죽는 것으로 나오지만 정말 죽었을까?
발렌틴이 해리를 죽인 후 가젤에게 '죽은거야?'라고 물었을 때 가젤은 '일반적으로 그런 거리에서 머리를 쏘면 죽는다'라고 말하고

시체를 뒤로하고 돌아보지도 않은 채 자리를 뜨는데 이건 다분히... 후속편이 나온다면 해리가 등장할 수 있다는 떡밥아닐까?

아... 지금 찾아봤는데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킹스맨 후속편이 만들어진다면 해리가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겠다고 얘기했네.ㅎㅎㅎ



 

 

 

 

 

 

 

 

<Ex Machina / 엑스 마키나>(2015), 미국 / 영국

Directed by Alex Garland (알렉스 갤런드)

2015 / 108min / UK
Alicia Vikander (알리시아 비칸더), Domhnall Gleeson (도널 글리슨), Oscar Issac (오스카 아이작), Sonoya Mizuno (소노야 미즈노) 

Sci-Fi에 재능을 보인 극작가 알렉스 갤런드의 첫 장편 데뷔작.

SF 장르에서 인간의 모습을 한 AI 안드로이드를 등장시킨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저 오래전의 프랑켄쉬타인을 쉽게 떠올릴 수 있고, 외견상 인간과 구분이 불가능한 안드로이드를 전면에 등장시킨

리들리 스콧 감독의 <Blade Runner/블레이드 러너>(1982)에 이르면 신이 되고 싶은 인간과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기계에 관한 존재론적 질문까지 하게 된다.
안드로이드가 아닌 휴머노이드를 소재로 한 영화, 또는 인간의 모습을 하지는 않았지만 인간의 지능을 가진 AI 컴퓨터가 등장하는 영화까지 따져보면...

이루 해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영화들이 머리 속에 떠오른다.
그만큼 인간과 닮은 AI 로봇 또는 AI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언제나 지속되어왔고,

AI 기술이 비약적으로 진일보한 최근 4년 사이에는 인간과 유사한 AI 로봇이 등장하지 않을까하는 우려와 기대 속에 여러 관점에서의 담론이 활발해지고 있는 듯 하다.

컴퓨터로서 존재하는 고도의 지능을 갖춘 AI와 달리 인간의 모습을 한 안드로이드 또는 휴머노이드를 다룬 영화들은

AI 컴퓨터보다 훨씬 복잡한 윤리적 문제와 철학적 질문을 던지곤 한다.
그러니까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이나 <2001 : A Space Odyssey / 스페이스 오딧세이>(1968)의 Hal같은 AI 컴퓨터들이 시스템을 제어하면서

인간과 대립하게 되는 모습들을 주로 보여주는 것과 달리 인간의 모습을 재현한 AI 안드로이드 또는 인간의 형태를 형상화한 휴머노이드는

영화적으로 이에 대한 인간의 감정이 곁들여지면서 영화적으로 흥미를 불러 일으킬만한 요소들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예를들면
<Westworld/웨스트월드>(1973) 나 <A.I>(2000)에 등장하는 안드로이드 매춘부같이 관음과 성적 대상으로 보는 시선도 빠질 수가 없고,

여성 안드로이드에 대한 감정적 동요가 일어나는, 그러니까 이성애의 대체 대상으로서의 안드로이드라는, 흥미로운 시선 역시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
그리고 알렉스 갤런드의 <Ex Machina/엑스 마키나>는 인간과 구분이 힘든 AI를 지닌 휴머노이드(영화 후반에 가면 완전한 안드로이드로...)를

등장시킴으로써 이 로봇이 인간과 대면하면서 어떻게 감정적 교류를 하게 되는지 보여준다.

<Ex Machina/엑스 마키나>에서 주인공 칼렙(도널 글리스)은 전세계 검색엔진의 94%를 차지하는

블루북(Blue Book)의 회장 네이든(오스카 아이작)의 저택(겸 연구소)에서 일주일을 함께 보낼 수 있는 행운을 사내 응모를 통해 얻게 된다.
자신이 당첨된 이유가 네이든이 비밀리에 개발 중인 AI 안드로이드와의 튜링 테스트에 참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칼렙은 에이바(알리시아 비칸더)와의 튜링 테스트를 진행하게 되지만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기까지 한 에이바에게 매력을 느끼게 된다.
혼란스러운 심정 끝에 칼렙은 네이든에게 '왜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으로 만들었냐'는 질문을 하게되고

이 질문에 대한 네이든의 대답은 영리하고 설득력있지만 여성성이 부여된 안드로이드에 대한 칼렙의 관음적 시선과 감정적 동요는 점차 깊어진다.
칼렙이 에이바에게 감정적으로 동요되고 네이든과 갈등을 겪어가면서 이 영화는 인문학적 질문을 끊임없이 해대는 스릴러로서의 온전한 구조를 갖추게 된다.
출연 배우들의 정확하게 배역을 이해한 효과적인 연기, 그리고 대단히 인상적인 미장센, 노르웨이의 장대한 자연을 빗대어

신이 되려는 인간과 신이 빚은 자연을 대비하는 카메라, 긴장의 끈을 놓치기 힘든 대사들로 인해

이 영화는 '궁극적으로 진화된 AI'를 다룬 잘 빠진 스릴러로서의 모습을 온전히 갖추었다고 본다.

영화가 취한 소재의 특성상 이 영화는 인간이 기계와 무엇이 다른가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지기도 하는데,

칼렙이 후반부에 이르러 자신의 신체에 가하는 행위를 보면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무엇으로 단정할 수 있냐고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느낌마저 든다.
인간이 기계와 다른 존재라고 단정하는 것이 얼마나 얄팍한 확신인지를 보여주는 등장 인물로 네이든의 사실상 섹스 토이 역할을 하는

쿄코(미즈노 소노야)를 언급할 수 밖에 없는데, 쿄코는 칼렙이 안드로이드라고 조금도 의심하지 못했지만

쿄코 스스로 자신의 인조 피부가죽을 벗겨내며 자신이 안드로이드임을 칼렙에게 보여준다.
속은 인간과 엄연히 다른 기계와 생체기술이 결합한 휴머노이드지만 인간의 피부와 거의 흡사한 인조 피부를 덧입히는 것만으로

인간적인 성(gender) 정체성을 습득하게 되는 모습을 보면 이 영화가 일견... 조나단 글레이저(Jonathan Glazer) 감독의 수작

<Under the Skin/언더 더 스킨>의 메시지와 유사한 지점이 있다는 생각도 들더라.
더 많은 이야기를 하려면 영화 내용을 다 말하게 될 것 같아 이쯤에서 말을 아껴야할 것 같고...

AI(인공지능)을 다룬 수많은 영화들은 대부분 AI에 의해 종말을 맞이하는 인간을 다루거나, AI의 반란으로 인간과 갈등을 이루게 되는 이야기들을 다룬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워쇼스키의 <매트릭스>시리즈에서 보여지듯 인간이 기계의 에너지원이 되기도 하고.

(특히 <매트릭스>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옴니버스로 이뤄진 <the Animatrix / 애니매트릭스>(2003)를 볼 필요가 있다)
인류가 지구의 지배자가 된 이후로 인간들은 자신의 뜻에 따라 지구를 소모하고 자신들의 뜻에 따라 타종의 생명체를 학살하면서 지구에 군림해왔다.
이런 인간들은 인간과 대적할만한 생명체가 없다는 사실을 확신하고, 인간이 신에 이르는 영역으로 들어가 인간보다 더 똑똑하고 물리적 우위에 있다고

판단되는 AI들을 결국 만들어낼 것이라고 오래 전부터 상상해왔다. 그러한 AI의 발전이 철학적 담론없이 과학의 근본적 욕망에 맡겨진 채 지속된다면

그러한 비극을 맞이하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것이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통해 그대로 투영되어왔던 것이고 그 결과물들이 바로 우리가 접해 온 수많은 SF 영화들이다.

많은 과학자들이 근 4~5년간 진일보한 인공지능 개발 성과를 통해 30~50년 이내에 기본적으로

사물을 판단하고 데이터를 수집하여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해내는 인공지능이 선보일 것이라고 믿고 있다.
아마도 그 이후의 단계, 그러니까 우리가 SF 영화에서 인간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놀라운 인공지능을 가진 존재를 만들어내기 위해선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수없이 오밀조밀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개개인의 타이핑을 통해 취합되는 수많은 데이터들을 축적할 수 있는

검색 엔진, 페이스북등의 SNS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다양한 바이오테크놀로지와 연계되어 기존의 선형적 회로의 한계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

AI는 우리 예상보다 훨씬 급진적으로 빨리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올 수도 있을 지 모른다.

그런데 묻고 싶은 것이,
과연 우린 이러한 새로운 AI의 등장에 대해 얼마나 준비가 되어있냐는 것.
단순히 SF 소설에 등장하는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3원칙 정도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까.

알지도 못하는 분야에 대해 쓸데없는 이야기가 너무 많았지만...
그만큼 여러 생각을 하게하는 영화.


*
매력적인 안드로이드 에이바를 연기하는 알리시아 비칸더는 스웨덴 출신 배우로 2009년 <Till det som är vackert / Pure / 퓨어>로 주목 받았다.
자칫 어색할 수도 있는 안드로이드 연기를 너무나 설득력있게 했고, 영민해보이기까지 한 총명하고 아름다운 외모로 에이바 역을 완벽히 소화했다는 생각이 든다.


**
에이바 뿐 아니라 엄청나게 완벽한 몸매를 보여준 쿄코 역은 모델이기도 한 미즈노 소노야가 맡았는데 개인적으론 미즈노 소노야가 정말... 매력적으로 느껴지더라.-_-;;;

 

 

 

 

 

 

 

 

 

 

 

 

AFFiNiTY's Best 50 Movies of 2014 - 1위~10위


Best 50 Movies of 2014, 1위~10위
Best 50 Movies of 2014, 11위~20위
Best 50 Movies of 2014, 21위~30위
Best 50 Movies of 2014, 31위~40위
Best 50 Movies of 2014, 41위~50위



모든 이미지는 직접 캡처한 이미지.(<인터스텔라>는 공식 스틸컷 사용)
2014년 1월 4일부터 2015년 1월 24일까지 본 영화는 총 120편.
이중 무려 50편을 고른다는게 무리라는 생각도 들지만 보고 싶은 영화만 주로 찾아 보는 편이라 60~70편까지 추려도 그닥 실망한 영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2013년을 건너뛰었는데 2014년 영화는 이렇게 정리.

 

 

 

 

1. <La Grande Bellezza / the Great Beauty / 그레이트 뷰티>(2013), 이태리
어줍잖은 말이 필요없는, 내게 올해의 최고작.
<Io Sono l'Amore / 아이 앰 러브> 이후로 이어져오는 이태리 영화의 저력.
영화적 주제를 차치하고서라도 펼쳐지는 영상만으로도 곱씹을 가치가 있는 마술같은 영화.
내가 꿈꾸고 바라던 영화란 어떤 것이었는지를 다시 상기시켜주는 영화.

 

 

 

 

 

 

 

 

2. <the Grand Budapest Hotel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 영국 / 미국
웨스 앤더슨이 자신의 장기를 더욱 능숙하게 부리면서 이제는 일반 관객들의 혼까지 빼놓기 시작했다.
<Rushmore>, <the Royal Tenenbaums> 이후 가장 인상적인 작품.

 

 

 

 

 

 

3. <Kis Uykusu / Winter Sleep / 윈터 슬립>(2013), 터키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대화만으로 단 한순간도 지루함없이 걸어 나간다.
지식인의 위선, 끝까지 정직한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없는 지식인의 모습을 이토록 밀도있게 담아낸 영화도 많지 않을 듯.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흔적이 역력하게 느껴진 영화이기도.

 

 

 

 

 

 

 

4. <Boyhood / 보이후드>(2014), 미국
인생을 담아내는 링클레이터의 필름 그릇.
시간이 주는 정직하고 묵직한 무게감이 오롯히 담겨진 거칠고 영롱한 그릇.

 

 

 

 

 

 

 

5. <Force Majeure / Turist / 포스 마쥬어 / 투리스트>(2014), 스웨덴
이토록 드러내고 얘기하기 민감하면서도 꺼려지는 주제를 블랙 코미디의 형식을 빌어 균형있게 담아낼 수 있는 영화가 과연 얼마나 될까?
마지막까지 놀라운 한방을 선사하는 걸작.
챕터마다 웅장하는 울려퍼지는 비발디의 사계 음악도 인상적.

 

 

 

 

 

 

6. <Vi är bäst! / We are the Best! / 위 아 더 베스트!>(2013), 스웨덴
<Fucking Amal>의 루카스 무디슨 감독이 빚어낸 빛나는 청춘.
열정, 꿈등을 이야기하는 어른들이여, 아무것도 하지 않고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있는 것도 그들의 권리라는 걸 받아들이길.
그 어떤 영화의 소녀들보다 가장 사랑스러운 보보, 클라라, 헤드비히.

 

 

 

 

 

 

* 인터스텔라 이미지는 구글링통해 퍼왔음 *

7. <Interstellar / 인터스텔라>(2014), 미국
우리가 꿈꾸는 모든 것을 놀란 감독은 스크린에 담아내기 시작했다.

 

 

 

 

 

 

 

 

8. <the Act of Killing / 액트 오브 킬링>(2013), 덴마크 / 스웨덴
한순간의 참회와 눈물로 속죄될 수 없는 학살의 역사.
시대가 어쩔 수 없었다고, 그 상황에선 어쩔 수 없었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하여 죄악으로부터 벗어나 위안을 얻으려는 이 모습들.
그 괴로운 자기합리화조차 할 마음이 없는 한국의 역사적 학살이 떠올라 마음이 무겁다.

 

 

 

 

 

 

9. <そして父になる / Like Father, Like Son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는 늘 통속적 예상에서 크게 빗어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은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지 그의 영화에선 늘 익숙한 변주가 연주되곤 한다.
주목할 점은 그런 통속적인 이야기가 그 이상의, 납득하기 힘들 정도로 커다란 드라마적 한방을 가져 온다는 점.
스크린을 통해 전해주는 진심의 뚝심이 늘 통속적 이야기의 상투성보다 훨씬 큰... 그런 느낌.

 

 

 

 

 

 

 

10. <Borgman / 보그만>(2013), 네델란드
카밀을 통해 들여다보는 개인의 심성 저 밑에 도사리는 악마성, 기득권의 배타성.
그리고 이들을 파괴하는 카밀 역시 윤리 의식과는 아무런 상관없다는 사실.
보는 관점에 따라 매우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영화.

 

 

 

 

 

 

..........................................................................................................................

AFFiNiTY's Best 50 Movies of the Year 2014

1. <La Grande Bellezza / 그레이트 뷰티>
2. <the Grand Budapest Hotel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3. <Kis Uykusu / 윈터슬립>
4. <Boyhood / 보이후드>
5. <Force Majeure / 투리스트>
6. <
Vi är bäst! / 위 아 더 베스트>
7. <Interstellar / 인터스텔라>
8. <the Act of Killing / 액트 오브 킬링>
9. <
そして父になる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10. <Borgman / 보그만>
11. <Only Lovers Left Alive /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12. <舟を編む / 행복한 사전>
13. <Under the Skin / 언더 더 스킨>
14. <Maps to the Stars / 맵 투 더 스타>
15. <Frank / 프랭크>
16. <Cold in July / 콜드 인 줄라이>
17. <Whiplash / 위플래쉬>
18. <Enemy / 에너미>
19. <Chef / 아메리칸 셰프>
20. <the Fault in Our Stars / 안녕 헤이즐>
21. <Guardians of the Galaxy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2. <도희야>
23. <Captain America : the Winter Soldier / 캡틴 어메리카 윈터 솔져>
24. <Blue Ruin / 블루 루인>
25. <Edge of Tomorrow / 엣지 오브 투모로우>
26. <About Time / 어바웃 타임>
27. <Gone Girl / 나를 찾아줘>
28. <さよなら渓谷 / 안녕 계곡>
29. <한공주>
30. <Pride / 프라이드>
31. <
La vie d'Adèle /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색, 블루>
32. <Palo Alto / 팔로 알토>
33. <Tom à la ferme / 탐 앳 더 팜>
34. <Fury / 퓨리>
35. <Dawn of the Planet of the Apes /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
36. <the Babadook / 바바둑>
37. <거인>
38. <Her / 그녀>
39. <the Rover / 로버>
40. <A Most Wanted Man / 모스트 원티드 맨>
41. <Godzilla / 고질라>
42. <Locke / 로크>
43. <Foxcatcher / 폭스캐처>
44. <족구왕>
45. <I Origins / 아이 오리진>
46. <the Guest / 더 게스트>
47. <
かぐや姫の物語 / 가구야 공주 이야기>
48. <the Lego Movie / 레고무비>
49. <もらとりあむタマ子 / 모라토리움기의 다마코>
50. <Draft Day / 드래프트 데이>

 

 

 

 

 

 

 

 


AFFiNiTY's Best 50 Movies of 2014 - 11위~20위


Best 50 Movies of 2014, 1위~10위
Best 50 Movies of 2014, 11위~20위
Best 50 Movies of 2014, 21위~30위
Best 50 Movies of 2014, 31위~40위
Best 50 Movies of 2014, 41위~50위


모든 이미지는 직접 캡처한 이미지.(<인터스텔라>는 공식 스틸컷 사용)
2014년 1월 4일부터 2015년 1월 24일까지 본 영화는 총 120편.
이중 무려 50편을 고른다는게 무리라는 생각도 들지만 보고 싶은 영화만 주로 찾아 보는 편이라 60~70편까지 추려도 그닥 실망한 영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2013년을 건너뛰었는데 2014년 영화는 이렇게 정리.

 

 

 

 

11. <Only Lovers Left Alive /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2013), 영국 / 독일
고급 잉여로 전락해버린 뱀파이어들의 고상한 라이프 스타일.
문화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주체와 객체로서의 뱀파이어가 자신들 존재의 당위성을 입증하기 위해 선택하는 '살아남기'.

 

 

 

 

 

 

 

12. <舟を編む / the Great Passage / 행복한 사전>(2013), 일본
나즈막하고 진득하며 굳건하다.
이 시대에선, 특히 한국에선 쓸데없는 가치로 폄훼되고 버려지는 전통적 가치가 사람과 사람, 시간과 시대를 어떻게 연결하고

굳건하게 유지해주는 지를 보여주는 심지있는 영화.

 

 

 

 

 

 

 

13. <Under the Skin / 언더 더 스킨>(2014), 영국
개인 블로그에서 수도없이 그의 2000년작 <Sexy Beast / 섹시 비스트>를 언급했었는데 이 감독님... 너무 과작하신다.
아무튼 2014년에 스칼렛 요한슨을 불러들여 발표한 이 작품은 성욕과 식욕을 대치시키며

한낱 외계인의 식량 정도로 여겨지는 인간에게 미묘한 감정적 동조를 느끼는 스칼렛 요한슨을 통해 고독하기 짝이 없는 동시대 우리 인간들의 서글픈 모습을 담는다.
비극이다. 이 영화.

 

 

 

 

 

 

 

 

14. <Maps to the Stars / 맵 투 더 스타>(2014), 미국 / 캐나다
그래, 그래봤자 헐리우드야.
헐리우드를 근친의 관계로 바라본 크로넨버그의 블랙 코미디이자 비극적 서사.
성긴 편집과 불친절한 플롯은 데이빗 크로넨버그가 <폭력의 역사> 이후로 보여준 대가의 모습에서

과거 초기작에서 보여준 실험적인 작품들로 되돌아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는 헐리웃에서 3개월간 촬영하고 나머지는 모두 캐나다에서 후작업했다.

 

 

 

 

 

 

15. <Frank / 프랭크>(2014), 영국
천재를 온전하게 바라볼 수 없는 현실.
자신만의 세상에서 벗어난 천재가 맞닥뜨리게 되는 냉혹하고 처참한 현실의 모습.

 

 

 

 

 

 

 

16. <Cold in July / 콜드 인 줄라이>(2014),  미국 / 프랑스
폭력을 윤리로 정당화하고, 폭력적 행위에 윤리적 당위성을 서슴없이 부여할 수 있는 사회.
누군가는 자신의 손으로 정의를 구현한다고 믿고, 누군가는 폭력에 매몰되어 화약 냄새에 취해간다.
냉랭한 공기만이 가득한 시스템 불구의 세상에서 맞닥뜨리는 폭력이란 이런거다.

 

 

 

 

 

 

17. <Whiplash / 위플래쉬>(2014), 미국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해야하는거야?
영화의 감독은 이전에도 음악 영화를 만든 바 있으니, 아마도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통해 이렇게 얘기하는 듯 하다.
'이봐, 이 정도 하지 않고선 찰리 파커가 나올 수 있겠어?' 라고.
스스로를 다그치는 방식, 경쟁을 통해 상대를 압박하고 비인격적인 대우를 가하면서 이 모든 것이 '또다른 찰리 파커'를 나오게 하기 위함이라고 자위하는 스승.
그리고 끝까지 아름다운 사제관계따위 엿이나 먹으라고 날리는 영화.

 

 

 

 

 

 

 

18. <Enemy / 에너미>(2014), 캐나다 / 스페인
<the Double>, <Dead Ringers/ 데드 링거>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
욕구가 투영된 도플갱어, 욕망이 산화하는 순간에 다시끔 맞닥뜨리게 되는 변함없는 현실.
개인적으로는 드니 빌뇌브의 영화 중 가장 인상적이었다.

 

 

 

 

 

 

 

19. <Chef / 아메리칸 셰프>(2014), 미국
<아이언맨>의 존 파브르가 선보이는 아주 개인적인 영화.
그리고 올해 2014년에 본 영화 중 가장 기분좋은 웃음을 지을 수 있었던 영화.

 

 

 

 

 

 

 

 

20. <the Fault in Our Stars / 안녕 헤이즐>(2014), 미국

 

 

 

 

 

 

 

..........................................................................................................................

 

AFFiNiTY's Best 50 Movies of the Year 2014

1. <La Grande Bellezza / 그레이트 뷰티>
2. <the Grand Budapest Hotel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3. <Kis Uykusu / 윈터슬립>
4. <Boyhood / 보이후드>
5. <Force Majeure / 투리스트>
6. <
Vi är bäst! / 위 아 더 베스트>
7. <Interstellar / 인터스텔라>
8. <the Act of Killing / 액트 오브 킬링>
9. <
そして父になる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10. <Borgman / 보그만>
11. <Only Lovers Left Alive /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12. <舟を編む / 행복한 사전>
13. <Under the Skin / 언더 더 스킨>
14. <Maps to the Stars / 맵 투 더 스타>
15. <Frank / 프랭크>
16. <Cold in July / 콜드 인 줄라이>
17. <Whiplash / 위플래쉬>
18. <Enemy / 에너미>
19. <Chef / 아메리칸 셰프>
20. <the Fault in Our Stars / 안녕 헤이즐>
21. <Guardians of the Galaxy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2. <도희야>
23. <Captain America : the Winter Soldier / 캡틴 어메리카 윈터 솔져>
24. <Blue Ruin / 블루 루인>
25. <Edge of Tomorrow / 엣지 오브 투모로우>
26. <About Time / 어바웃 타임>
27. <Gone Girl / 나를 찾아줘>
28. <さよなら渓谷 / 안녕 계곡>
29. <한공주>
30. <Pride / 프라이드>
31. <
La vie d'Adèle /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색, 블루>
32. <Palo Alto / 팔로 알토>
33. <Tom à la ferme / 탐 앳 더 팜>
34. <Fury / 퓨리>
35. <Dawn of the Planet of the Apes /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
36. <the Babadook / 바바둑>
37. <거인>
38. <Her / 그녀>
39. <the Rover / 로버>
40. <A Most Wanted Man / 모스트 원티드 맨>
41. <Godzilla / 고질라>
42. <Locke / 로크>
43. <Foxcatcher / 폭스캐처>
44. <족구왕>
45. <I Origins / 아이 오리진>
46. <the Guest / 더 게스트>
47. <
かぐや姫の物語 / 가구야 공주 이야기>
48. <the Lego Movie / 레고무비>
49. <もらとりあむタマ子 / 모라토리움기의 다마코>
50. <Draft Day / 드래프트 데이>


 

 

AFFiNiTY's Best 50 Movies of 2014 - 21위~30위


Best 50 Movies of 2014, 1위~10위
Best 50 Movies of 2014, 11위~20위
Best 50 Movies of 2014, 21위~30위
Best 50 Movies of 2014, 31위~40위
Best 50 Movies of 2014, 41위~50위


모든 이미지는 직접 캡처한 이미지.(<인터스텔라>는 공식 스틸컷 사용)
2014년 1월 4일부터 2015년 1월 24일까지 본 영화는 총 120편.
이중 무려 50편을 고른다는게 무리라는 생각도 들지만 보고 싶은 영화만 주로 찾아 보는 편이라 60~70편까지 추려도 그닥 실망한 영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2013년을 건너뛰었는데 2014년 영화는 이렇게 정리.

 

 

 

 

 

21. <Guardians of the Galaxy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 미국 / 영국
근래 본 영화 중 가장 인상적인 오프닝.
즐겁고 유쾌한 버디 무비로서는 완벽에 가까운 재미를 주는 영화.

 

 

 

 

 

 

 

 

22. <도희야>(2013), 한국
지금 한국 사회의 들여다보기 싫은 진실을 마주하는 느낌.
자행되는 폭력, 이익에 따라 방관하는 사람들, 불의를 해결하려는 이에게 가해지는 빗나간 압박과 사생활 폭로.
딱... 지금 우리 나라의 꼬락서니가 한적가 시골 바닷가 마을의 고즈넉한 모습을 통해 여과없이 보여진다.
손을 건네는 영남에게 박수를.

 

 

 

 

 

 

 

 

23. <Captain America : the Winter Solider /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 미국
우스꽝스러운 유니폼에 방패를 들고 다니는 이 현실성없는 히어로 캐릭터의 인간적 고뇌와 물리적 고통이 이토록 절절하게 느껴지는 걸 보면... 마블의 진화는 놀라울 뿐.
그리고 캡틴 아메리카가 왜 '어벤져스'의 리더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영화.

 

 

 

 

 

 

 

24. <Blue Ruin / 블루 루인>(2013), 미국 / 프랑스
넘쳐나는 총기, 불륜과 복수로 점철된, 시스템에서 철저히 소외된 이들의 비극적 파멸.

 

 

 

 

 

 

 

25. <Edge of Tomorrow / 엣지 오브 투모로우>(2014), 미국 / 캐나다
영리하고 현명한 SF.
그리고 작품보는 안목만큼은 결코 늙지 않는 톰 크루즈.

 

 

 

 

 

 

 

26. <About Time / 어바웃 타임>(2013), 영국
타임머신을 빌어 다양한 종류의 사랑을 이야기하다.

 

 

 

 

 

 

 

27. <Gone Girl / 나를 찾아줘>(2014), 미국
찌질한 그대여, 골탕을 먹을지어다.
데이빗 핀처의 소품. 트랜트 레즈너의 음악에도 주목.

 

 

 

 

 

 

 

 

28. <さよなら渓谷 / the Ravine of Goodbye / 안녕 계곡>(2013), 일본
마지막, 관객에게 대답을 고민하게끔 하는 그 물음만 뺏으면 이 영화는 아주 길게길게 기억에 남을텐데.
그 한순간 때문에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된 문제들의 진정성이 무너져 버리더라.
마키 요코와 오오니시 시마의 연기는 정말 인상적.

 

 

 

 

 

 

 

 

29. <한공주>(2013), 한국
...
...
...
정말 아프다. 이 나라.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자리에서 일어나기 힘들었던 그 절망감.

 

 

 

 

 

 

 

30. <Pride / 프라이드>(2014), 영국
자신들이 멸시당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자신들처럼 다른 이들에게 지지받지 못해 받는 설움을 겪는다는 이유로

기꺼이 손을 내민 LGSM(광산노조를 지지하는 레즈비언, 게이 모임).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그들의 권리를 정식적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막강한 지지로 화답한 광산노조.
이 영화만큼 연대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영화도 많지 않을 듯.

 

 

 

 

 

..........................................................................................................................

AFFiNiTY's Best 50 Movies of the Year 2014

1. <La Grande Bellezza / 그레이트 뷰티>
2. <the Grand Budapest Hotel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3. <Kis Uykusu / 윈터슬립>
4. <Boyhood / 보이후드>
5. <Force Majeure / 투리스트>
6. <
Vi är bäst! / 위 아 더 베스트>
7. <Interstellar / 인터스텔라>
8. <the Act of Killing / 액트 오브 킬링>
9. <
そして父になる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10. <Borgman / 보그만>
11. <Only Lovers Left Alive /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12. <舟を編む / 행복한 사전>
13. <Under the Skin / 언더 더 스킨>
14. <Maps to the Stars / 맵 투 더 스타>
15. <Frank / 프랭크>
16. <Cold in July / 콜드 인 줄라이>
17. <Whiplash / 위플래쉬>
18. <Enemy / 에너미>
19. <Chef / 아메리칸 셰프>
20. <the Fault in Our Stars / 안녕 헤이즐>
21. <Guardians of the Galaxy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2. <도희야>
23. <Captain America : the Winter Soldier / 캡틴 어메리카 윈터 솔져>
24. <Blue Ruin / 블루 루인>
25. <Edge of Tomorrow / 엣지 오브 투모로우>
26. <About Time / 어바웃 타임>
27. <Gone Girl / 나를 찾아줘>
28. <さよなら渓谷 / 안녕 계곡>
29. <한공주>
30. <Pride / 프라이드>
31. <
La vie d'Adèle /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색, 블루>
32. <Palo Alto / 팔로 알토>
33. <Tom à la ferme / 탐 앳 더 팜>
34. <Fury / 퓨리>
35. <Dawn of the Planet of the Apes /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
36. <the Babadook / 바바둑>
37. <거인>
38. <Her / 그녀>
39. <the Rover / 로버>
40. <A Most Wanted Man / 모스트 원티드 맨>
41. <Godzilla / 고질라>
42. <Locke / 로크>
43. <Foxcatcher / 폭스캐처>
44. <족구왕>
45. <I Origins / 아이 오리진>
46. <the Guest / 더 게스트>
47. <
かぐや姫の物語 / 가구야 공주 이야기>
48. <the Lego Movie / 레고무비>
49. <もらとりあむタマ子 / 모라토리움기의 다마코>
50. <Draft Day / 드래프트 데이>


 

 

AFFiNiTY's Best 50 Movies of 2014 - 31위~40위


Best 50 Movies of 2014, 1위~10위
Best 50 Movies of 2014, 11위~20위
Best 50 Movies of 2014, 21위~30위
Best 50 Movies of 2014, 31위~40위
Best 50 Movies of 2014, 41위~50위


모든 이미지는 직접 캡처한 이미지.(<인터스텔라>는 공식 스틸컷 사용)
2014년 1월 4일부터 2015년 1월 24일까지 본 영화는 총 120편.
이중 무려 50편을 고른다는게 무리라는 생각도 들지만 보고 싶은 영화만 주로 찾아 보는 편이라 60~70편까지 추려도 그닥 실망한 영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2013년을 건너뛰었는데 2014년 영화는 이렇게 정리.

 

 

 

 

 

31. <La vie d'Adèle / Blue is the Warmest Color / 가장 따뜻한 색, 블루>(2013), 프랑스 / 벨기에
사랑은 다 그런거야.
퀴어 영화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사랑하는 연인 사이의 감정을 이토록 세밀하게 그려낸 영화도 흔치는 않을 듯.
갤러리를 나와 걸어가는 엠마의 뒷모습은 생각보다 여운이 강하게 남는다.

 

 

 

 

 

 

 

 

32. <Palo Alto / 팔로 알토>(2013), USA
소피아 코폴라의 조카인 지아 코폴라 감독(1987년생).
그야말로 블링블링 감성으로 지아 코폴라 자신이 통과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시절의 로맨스를 감각적으로 잘 그려냈다.
잘 만든 웰메이드 성장 로맨스 정도로 부를 수도 있겠지만 자신에 대해 고민하고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의 무게가 생각보다 녹록치않아 보기보단 훨씬 무겁게 느껴지기까지 하더라.

 

 

 

 

 

 

33. <Tom à la ferme / Tom at the Farm / 탐 앳 더 팜>(2013), 캐나다 / 프랑스
자비에 돌란의 걸작이라고 이구동성 극찬받는 <Mommy/마미>를 보지 못했다.
그 전에 발표한 이 작품은 영화 전반을 지배하는 긴장감, 그리고 등장 인물들간의 심리 묘사에 탁월한 재능을 보여준다.
톰이 프란시스에게 동화되는 과정이 다소 뜬금없고 영화의 호흡이 지나치게 개인적인 듯한 느낌은 있으나 자비에 돌란의 재능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영화이기도.
캐나다 마크가 찍힌 톰의 외투, 그를 찾아 헤매는 성조기 외투를 입은 프란시스의 모습은 노골적이기까지.


 

 

 

 

 

34. <Furty / 퓨리>(2014), 미국
이 장면만으로도 이 영화는 기억될 가치가 있다.
혹시 아직도 이 영화를 미국만세, 전우애 만세의 전형적 전쟁 영화라고 오해하여 마다하신 분이 계신다면 지금 바로 찾아 보시길.

 

 

 

 

 

 

 

35. <Dawn of the Planet of the Apes /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2014), 미국
시저의 실패.
자신들이 얼마나 인간을 닮았는지를 알게된 시저의 이후 행보.
결말을 알기에 이 오락영화를 마냥 오락영화로 받아들인다는게 버겁게 느껴진다.

 

 

 

 

 

 

 

36. <the Babadook / 바바둑>(2014), 호주 / 캐나다
근래 본 호러 영화 중 장르적 특성에 가장 충실하면서도 매우 명민하다.
지친 삶의 무게에서 벗어나고픈 본성이 괴물화되어버린 바바둑과 대립하는 Essie Davis의 연기는 진짜다!

 

 

 

 

 

 

37. <거인>(2014), 한국
재난영화.
멀쩡히 가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경제적인 이유로(혹은 그 핑계로) 종교단체의 후원을 받는 보호 가정으로 보내지고

그곳에서 악착같이 자신의 살 길을 위해 처절하리만치 아둥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
도대체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지 엄두조차 나지않는 한국 사회에 대한 절망, 아니 거대한 절망을 느끼게 된다.

 

 

 

 

 

 

 

38. <Her / 그녀>(2013), 미국
내 너무 큰 기대를 했었다.
인상깊었지만 아쉬움도 그만큼 컸던 영화.

 

 

 

 

 

 

 

39. <the Rover / 로버>(2013), 호주 / 미국
피도 눈물도 없는 <Animal Kingdom/애니멀 킹덤>의 바로 그 데이빗 미소드 감독.
<매드맥스>를 연상케하는 세기말의 분위기에 위트를 한방울도 남기지 않고 짜아내버린 듯한 느낌.

 

 

 

 

 

 

 

40. <A Most Wanted Man / 모스트 원티드 맨>(2014), 영국 / 미국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의 유작.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자 직업적 사명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인해 유린당하는 막판에 이르면 보는 이들의 아드레날린 지수도 감당하기힘들 정도로 치솟을 듯.


 

 

 

.........................................................................................................................


AFFiNiTY's Best 50 Movies of the Year 2014

1. <La Grande Bellezza / 그레이트 뷰티>
2. <the Grand Budapest Hotel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3. <Kis Uykusu / 윈터슬립>
4. <Boyhood / 보이후드>
5. <Force Majeure / 투리스트>
6. <
Vi är bäst! / 위 아 더 베스트>
7. <Interstellar / 인터스텔라>
8. <the Act of Killing / 액트 오브 킬링>
9. <
そして父になる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10. <Borgman / 보그만>
11. <Only Lovers Left Alive /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12. <舟を編む / 행복한 사전>
13. <Under the Skin / 언더 더 스킨>
14. <Maps to the Stars / 맵 투 더 스타>
15. <Frank / 프랭크>
16. <Cold in July / 콜드 인 줄라이>
17. <Whiplash / 위플래쉬>
18. <Enemy / 에너미>
19. <Chef / 아메리칸 셰프>
20. <the Fault in Our Stars / 안녕 헤이즐>
21. <Guardians of the Galaxy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2. <도희야>
23. <Captain America : the Winter Soldier / 캡틴 어메리카 윈터 솔져>
24. <Blue Ruin / 블루 루인>
25. <Edge of Tomorrow / 엣지 오브 투모로우>
26. <About Time / 어바웃 타임>
27. <Gone Girl / 나를 찾아줘>
28. <さよなら渓谷 / 안녕 계곡>
29. <한공주>
30. <Pride / 프라이드>
31. <
La vie d'Adèle /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색, 블루>
32. <Palo Alto / 팔로 알토>
33. <Tom à la ferme / 탐 앳 더 팜>
34. <Fury / 퓨리>
35. <Dawn of the Planet of the Apes /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
36. <the Babadook / 바바둑>
37. <거인>
38. <Her / 그녀>
39. <the Rover / 로버>
40. <A Most Wanted Man / 모스트 원티드 맨>

41. <Godzilla / 고질라>
42. <Locke / 로크>
43. <Foxcatcher / 폭스캐처>
44. <족구왕>
45. <I Origins / 아이 오리진>
46. <the Guest / 더 게스트>
47. <
かぐや姫の物語 / 가구야 공주 이야기>
48. <the Lego Movie / 레고무비>
49. <もらとりあむタマ子 / 모라토리움기의 다마코>
50. <Draft Day / 드래프트 데이>

 

 

 

 

 

 

 

 

 

 

 


AFFiNiTY's Best 50 Movies of 2014 - 41위~50위


Best 50 Movies of 2014, 1위~10위
Best 50 Movies of 2014, 11위~20위
Best 50 Movies of 2014, 21위~30위
Best 50 Movies of 2014, 31위~40위
Best 50 Movies of 2014, 41위~50위


모든 이미지는 직접 캡처한 이미지.(<인터스텔라>는 공식 스틸컷 사용)
2014년 1월 4일부터 2015년 1월 24일까지 본 영화는 총 120편.
이중 무려 50편을 고른다는게 무리라는 생각도 들지만 보고 싶은 영화만 주로 찾아 보는 편이라 60~70편까지 추려도 그닥 실망한 영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2013년을 건너뛰었는데 2014년 영화는 이렇게 정리.

 

 

 

 

 

41. <Godzilla / 고질라>(2014), 미국
올해 최악의 영화로 뽑는 곳도 있던데, 난 정말... 인상깊게 봤다.
앙상한 스토리는 잊어도 될 법한 장중한 이미지의 향연.
감독의 전작 <Monster/몬스터> 역시 인상적이었기에 믿긴 했지만 그 기대를 뛰어넘는 스크린의 위압감은 대단했다.

 

 

 

 

 

 

 

42. <Locke / 로크>(2013), 영국 / 미국
톰 하디의, 톰 하디에 의한, 톰 하디를 위한 영화.
온전히 단 한명의 출연자로, 차 안에서 러닝타임을 다 채워주는 영화.

 

 

 

 

 

 

 

43. <Foxcatcher / 폭스캐처>(2014), 미국
이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실화라는 것도 황당하리만치 놀랍고 흥미롭긴 하지만...
도입부 마크 러팔로우와 채닝 테이텀의 레슬링 합을 보면 이들이 얼마나 이 영화에 집중하여 준비했는지를 여실히 느낄 수 있을 듯.
인정받지 못하고 컴플렉스를 느끼는 존 듀퐁 역의 스티브 카렐은 이상하게... 골든글러브나 아카데미용 연기를 한다는 느낌이 들더라.


 

 

 

 

 

44. <족구왕>(2013), 한국
스토리보다는 영화가 주는 팍팍한 대학생들의 시원한 족구 한판이 짜릿한 카타리시스를 전해주는 영화.
커다란 스크린에 걸려도 전혀 이질감이 없었던 인상적인 작품.

 

 

 

 

 

 

45. <I Origins / 아이 오리진>(2014), 미국
마이크 카힐은 또다시 과학을 빌어 판타지를 이야기한다.
그 주제의식에는 공감하기 힘들지 모르지만 그가 보여주는 이미지의 향연은 줄리앙 슈나벨의 작품을 보는 느낌마저 들더라.

 

 

 

 

 

 

 

 

46. <the Guest / 더 게스트>(2014), 미국
<the Equalizer/이퀄라이저> 또는 <John Wick/존윅>을 넣을까... 고민하긴 했는데 보다 괴이하고 B급 감성이 풀풀 풍기는 이 영화를 선택했다.
이야기의 개연성도 떨어지고 등장인물에 대한 감정이입도 힘들지만 이상하게 전복적인 쾌감이 느껴지는 영화.

 

 

 

 

 

 

 

47. <かぐや姫の物語 / 가구야 공주 이야기>(2013), 일본
스토리도 내겐 지루한 설화에 불과할 뿐.
다만... 놀라운 작화에 감동할 뿐.

 

 

 

 

 

 

 

48. <the Lego Movie / 레고 무비>(2014), 호주 / 미국
세대를 아우른 꿈과 희망, 도전정신이라는 뻔하디뻔한 이야기를 실어나르는 롤러코스터.

 

 

 

 

 

 

 

49. <もらとりあむタマ子 / 모라토리움기의 다마코>(2013), 일본
소소한 일상을 담았다지만 이 영화는 엄밀히 말하자면 비극적 호러에 가깝다.
자연소멸...이라니.
다마코의 유일한 말벗인 저 중학생이 내뱉은 말은 우리 청춘들이 세상에서 소비되고 소멸되어가는 과정을 명징하게 표현한다.

 

 

 

 

 

 

 

50. <Draft Day / 드래프트 데이>(2014), 미국
아무 생각없이 시간을 떼우기엔 완벽하리만치 적절한 스포츠 소재의 영화.

 

 

 

 

 


...........................................................................................

AFFiNiTY's Best 50 Movies of the Year 2014

1. <La Grande Bellezza / 그레이트 뷰티>
2. <the Grand Budapest Hotel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3. <Kis Uykusu / 윈터슬립>
4. <Boyhood / 보이후드>
5. <Force Majeure / 투리스트>
6. <
Vi är bäst! / 위 아 더 베스트>
7. <Interstellar / 인터스텔라>
8. <the Act of Killing / 액트 오브 킬링>
9. <
そして父になる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10. <Borgman / 보그만>
11. <Only Lovers Left Alive /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12. <舟を編む / 행복한 사전>
13. <Under the Skin / 언더 더 스킨>
14. <Maps to the Stars / 맵 투 더 스타>
15. <Frank / 프랭크>
16. <Cold in July / 콜드 인 줄라이>
17. <Whiplash / 위플래쉬>
18. <Enemy / 에너미>
19. <Chef / 아메리칸 셰프>
20. <the Fault in Our Stars / 안녕 헤이즐>
21. <Guardians of the Galaxy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2. <도희야>
23. <Captain America : the Winter Soldier / 캡틴 어메리카 윈터 솔져>
24. <Blue Ruin / 블루 루인>
25. <Edge of Tomorrow / 엣지 오브 투모로우>
26. <About Time / 어바웃 타임>
27. <Gone Girl / 나를 찾아줘>
28. <さよなら渓谷 / 안녕 계곡>
29. <한공주>
30. <Pride / 프라이드>
31. <
La vie d'Adèle /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색, 블루>
32. <Palo Alto / 팔로 알토>
33. <Tom à la ferme / 탐 앳 더 팜>
34. <Fury / 퓨리>
35. <Dawn of the Planet of the Apes /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
36. <the Babadook / 바바둑>
37. <거인>
38. <Her / 그녀>
39. <the Rover / 로버>
40. <A Most Wanted Man / 모스트 원티드 맨>
41. <Godzilla / 고질라>
42. <Locke / 로크>
43. <Foxcatcher / 폭스캐처>
44. <족구왕>
45. <I Origins / 아이 오리진>
46. <the Guest / 더 게스트>
47. <
かぐや姫の物語 / 가구야 공주 이야기>
48. <the Lego Movie / 레고무비>
49. <もらとりあむタマ子 / 모라토리움기의 다마코>
50. <Draft Day / 드래프트 데이>

 

 

 

 

 

 

 

 

 

 

 

 

 

 

<Vi är bäst! / We Are the Best! / 위 아 더 베스트!>

Directed by Lukas Moodysson (루카스 무디슨)

2013 / 102min / sweden
Mira Barkhammar (미라 바카마르), Mira Grosin (미라 그로신), Liv LeMoyne (리브 르무엔)

루카스 무디슨 감독의 1999년작 <Raus Aus Åmål / Fucking Åmål / 쇼우 미 러브>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성장영화 중 한편으로 이곳에도 몇번 글을 올린 바 있다.
2014년에 발표한 <Vi ar bast! / 위 아 더 베스트>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성장 영화 중 한편으로 남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 만큼 이 영화는 인상적이며 사랑스럽다.
아마도 이 영화에 등장하는 세명의 아나키스트 13~14세 소녀들은 내가 본 영화의 소녀들 중 가장 대책없으며 동시에 사랑스러운 주인공들일 것이라는 확신도 든다.ㅎㅎㅎ

1982년의 스웨덴이 배경.
아름답게 꾸미면 예쁠거라는 주변의 말에도 아랑곳없이 숏컷을 고집하는 보보, 모히칸 헤어를 고집하는 클라라는

당시 격변하는 대중문화의 흐름을 빠르게 흡수하는 또래 친구들과 달리 오로지 펑크록을 고집하는 소녀들이다.
그녀들에겐 펑크가 문화의 노른자위이고 동시에 자신들의 라이프 스타일 그 자체다.
여성성을 부정하는 이들의 외모와 문화적 취향 탓에 이들은 또래들로부터 사실상 왕따당하는데 이러한 자신들에 대한 비아냥이 빌미가 되어

얼떨결에 라이브 스튜디오에 들어가게되고 스튜디오에 있던 베이스와 드럼을 연주하게 되면서 즉흥적으로 그들만의 펑크밴드를 결성하기로 마음 먹는다.
펑크밴드를 결성하기로 했지만 악기 연주를 해본 적이 없는 이들은 그냥저냥 말도 안되는 연주와 노래로 시간을 떼우다

자신들과 처지가 비슷한 헤드비히라는 소녀에게 접근한다.
헤드비히는 클래식 기타를 연주하는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그녀 역시 늘 혼자 식사를 하는 왕따 신세.
헤드비히로부터 간단한 악기 연주를 습득하고 이들은 아주 조금씩 밴드로서의 모습을 갖춰간다.

줄거리를 대충 요약하면 마치 이 영화가 멋진 연주를 위한 소녀들의 음악 여정을 다룬 영화인 것으로 느껴질텐데 사실 보보와 클라라에겐 그런건 그닥 중요한게 아니다.
뭔가 하나의 목표를 정해놓고 방황 끝에 정진하여 뭔가 그럴싸한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 것도 멋진 일이지만 꼭 그런 결말만이 가치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누구나 그렇게 해야한다는 것은 기성의 입맛에 맞는 결과일 수도 있다.
이 소녀들은 자신들 나름의 멋진 결말을 맞이하지만 말이다.

이들에게 펑크는 인생의 목표가 아니다. 그저 자신들이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수많은 문화, 기호 중 선택 가능한 하나일 뿐이다.
그들은 체육시간에 농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체육관을 뛰게되는 벌을 받으면서 생긴 불만을 '아프리카에선 아이들이 굶어 죽고 세상은 독으로 오염되는데

저들은 오직 스키 리프트에나 관심이 있지, 저들은 축구팀에나 관심이 있지, 난 스포츠가 싫어 난 스포츠가 싫어'라는 가사로 만들어 외쳐댄다.
물론 보보와 클라라는 아프리카에서 매일 굶어죽는 아이들에게 관심따위 없는 듯 보인다. 펑크라면 뭔가 사회 반항적인 메시지를 담아야한다는

일종의 치기어린 모습이라고 해야할까?

심지어 그녀들은 클래식 기타를 여전히 연주하는 헤드비히에게 밴드에는 일렉트릭 기타가 필요하다면서 이를 구입하겠다고 

길거리에서 별의별 거짓말로-때론 진실로- 동냥을 하기까지한다. 그리고 그렇게 손에 쥔 돈, 아직 일렉트릭 기타를 사기엔 한참 모자르는 그 돈을

배가 고플 뿐이라며 먹는데 다 쏟아붓기까지 한다. 그러니까 그녀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해 어떤 명확한 목표 의식이 있거나

그 목표를 달성하고자하는 열정 자체가 그닥 분명해보이지는 않는다는거지.
기성세대의 눈에서 혀를 끌끌 찰 수도 있을 법한 이 소녀들의 모습을 보면서 무언가의 목표를 정하고 매진하고

열정적으로 이뤄내는 일종의 '성공 신화'를 우린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된다.
전에도 말했지만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는 자신의 방식대로 존재하기 위한 것이지 일방적으로 규정된 강요된 삶의 목표와 삶의 방식을 따라가기 위함이 아니다.
누군가는 조금 더 덜 노력할 수 있고, 누군가는 인생에 그닥 큰 목표가 없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공부를 더 잘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누군가는 아둥바둥대면서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이 없을 수도 있는 것이라는거지.
그런 그들을 '낙오자', '실패자'라고 몰아대는 사회야말로 실패한 사회다.
근본적으로 파시스트 돼지가 된 세상이라고.
자신의 삶의 방식이 열정과 노력, 재능에 의해 재단되고 단죄되는 현실을 난 결코 이성적인 현상이라고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런 면에서 이 나라에서 똑같은 가치와 삶의 방식을 강요받는 우리 아이들이야말로 가장 큰 희생자가 아닐까...

영화 속에서 보보, 클라라, 헤드비히는 자신들이 믿고 생각하는 대로 하루를 보낸다.
당장 내일의 나를 걱정하지 않고, 무언가 특별히 엄청나게 잘 하고 싶은 것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남들이 옆에서 보면 '사람 구실이나 하겠어?'라고 할 만큼

한심해보일 수 있는 보보와 클라라, 헤드비히일 수 있지만 난 이들의 이러한 '대책없어 보이는 듯한' 청소년 시절이야말로

가장 자연스러운 인생의 과정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면서 타인과 부딪히며 공감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지금 당장 치기어린 그들의 가사는 어쩌면 훗날 수많은 이들에게 진심을 전달하는 그릇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전혀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고.

인생의 출발선 상에서 고작 몇걸음 밖에 떼지 못한 이들에게 '학생답게'를 강조하면서 기성세대의 가치를 일방적으로 훈육시키고

이걸 해보다가 안되면 저것도 해볼 수 있는 가치의 유연성따위는 말살하다시피한 채 모두에게 동일한 인생의 목표와 가치를 설파해대는 이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

이 스웨덴의 성장 영화가 보여주는, 말하고 있는 주제의식은 사치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
영화의 시대적 배경인 1982년은 미국, 영국의 펑크락 절정기가 한풀 꺾여 Joy Division등을 위시로한 뉴웨이브 바람이 불기 시작하던 시기.
미국에선 이를 2nd Invasions of British Rock이라고 불렀다.


**
영화 속에서 헤드비히가 스웨덴의 전설적인 포크록 밴드 KSMB의 명곡 'Sex Noll Två  (Six Zero Two)를 포크 버전으로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마치...  Trees의 포크록을 듣는 느낌이다.

 

  

 

 

 

 

 

원곡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

 

 

'Sex Noll Två' - KSMB



***
루카스 무디슨의 다른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에서도 삽입된 곡들 하나하나를 허투루 지나칠 수가 없다.
사실 영국 뉴웨이브 밴드들과 (Joy Division이나 심지어 Human League까지) 펑크록은 사실 뗄래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인데

클라라는 자신의 큰오빠인 리누스가 Joy Divison을 듣는다는 이유로 '배신자'라고 부른다.ㅎ
이쯤에서 Human League.
중학생 시절에 정말 좋아했던 밴드.

 

 

'Don't You Want Me' - the Human League

중학생때 가족 여행을 갔다가 피곤한 상태로 집에 도착, 방에 들어오자마자 전축(그 당시에는 전축!)을 켰는데 김기덕의 2시의 데이트에서 이 곡이 나왔다.

그때 내가 원하던 딱... 그런 곡이었지.ㅎ

 

 

 

 

 


'(Keep Feeling) Fascination' - the Human League

이 곡도 이들의 대표곡.

 

 

 

 

 

 

 

 

 

 

 

<Force Majeure / Turist / 투리스트>

이토록 내밀하고도 질문하기 곤란한 문제를,
이토록 창의적으로 풍부한 위트를 빌어 이야기할 수 있는 영화는 분명 많지 않을 것.
단언컨대 2014년 가장 인상적인 영화 중 한 편.

 

 

 

 

 

 

 

 

 

 

 

 

 

 

 

2014년 1월부터 2015년 1월 현재까지 본 영화 목록.

올해 본 영화는 총 105편.
1월 중으로는 정리를 하겠지만... 일단 2014년에 감상한 영화 목록 (2014.01.01~2015.01.07 까지) 정리.

2004년부터 그해 본 영화, 개인적인 평점등은 모두 access에 정리해왔음.
예전처럼... 영화를 많이 볼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아무튼 영화 목록은 1월 말까지 추가될 것이며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영화를 정리할 예정. 작년에는 영화/음악 다 정리하지 않았는데 올해는 둘 다 정리하네.


2014년엔 영화관도 무척... 자주 갔는데 그동안 자주 가던 CGV에서 VVIP 혜택 다 치우고 메가박스로 갈아탔음.
KUCINE를 발견한 것도 큰 소득.


- 정렬은 알파벳 순서
- 총 105편 / 굵은 글씨체는 인상적이었던 영화들

 

 



22 Jump Street / 22 점프 스트릿
About Time / 어바웃 타임
the Act of Killing / 액트 오브 킬링

Amazing Spider-Man 2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American Hustle / 어메리칸 허슬
Appleseed Alpha / 애플시드 알파
the Babadook / 바바둑
Blue Is the Warmest Color / 가장 따뜻한 색 블루
Blue Ruin / 블루 루인
Borgman / 보그만
Boyhood / 보이후드
Captain America Winter Soldier /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
Chef / 아메리칸 셰프

Closed Circuit / 프라이버시
Cold in July / 콜드 인 줄라이
Dawn of the Planet of Apes /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

Divergent / 다이버전트
Draft Day / 드래프트
the Drop / 더 드롭
Edge of Tomorrow / 엣지 오브 투모로우
Ender's Game / 엔더스 게임
Enemy / 에너미
the Equalizer / 이퀄라이저

Escape Plan / 이스케이프 플랜
the Family / 패밀리
the Fault in Our Stars / 안녕, 헤이즐
Force Majeure / Turist / 투리스트
Frank / 프랭크
Frozen / 프로즌
Fury / 퓨리
the Giver / 기버
Godzilla /  고질라
Gone Girl / 나를 찾아줘
the Grand Budapest Hotel /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
舟を編む / 행복한 사전
Guardians of the Galaxy / 가디언 오브 갤럭시
the Guest / 게스트
Her / 그녀

Homefront / 홈프론트
Huger Game Catching Fire / 헝거게임 캐칭파이어
I Origins / 아이 오리진
the Iceman / 아이스맨
If I Stay / 이프 아이 스테이
In the Blood / 인 더 블러드
Interstellar / 인터스텔라
the Interview / 인터뷰
Knight & Day / 나잇 앤 데이
La Grande Bellezza / the Great Beauty / 그레이트 뷰티
the Lego Movie / 레고 무비
L'Incconu du Lac / Strangers by the Lake / 호수의 이방인
Locke / 로크

Lone Survivor / 론 서바이버
Lucy / 루시
Maps to the Stars / 맵 투 더 스타
Narco Cultura / 나코 쿨투라
Need for Speed / 니드 포 스피드
Ninja Turtles / 닌자 거북이
Non-Stop / 논스톱
Nordvest / 노스웨스트
the November Man / 노벰버 맨
Only Lovers Left Alive / 오직 사랑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Palo Alto / 팔로 알토
Predestination / 타임 패러독스
Pride / 프라이드
the Purge : Anarchy / 퍼지 아나키
the Raid 2 / 레이드 2
Rampage / 램페이지
Rampage 2 / 램페이지 2
the Rover / 로버
Rush / 러쉬
the Signal / 시그널
Space Pirates Harlock / 캡틴 하록
かぐや姫の物語 / the Tale of the Princess of Kaguya / 가구야공주 이야기
Tom à la ferme / Tom at the Farm / 톰 앳 더 팜
Transcendence / 트랜센던스
Transformer : Age of Extinction /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
the Treatment / 트리트먼트
Under the Skin / 언더 더 스킨
Veronica Mars the Movie / 베로니카 마스 더 무비
Vi är bäst! / We Are the Best / 위 아 베스트!           
Kis uykusu / Winter Sleep / 윈터슬립
X-Men Days of Future Past / 엑스멘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
You're Next/ 유어 넥스트
そして父になる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거인
군도
끝까지 간다
도희야
마담 뺑덕
변호인
빅게임
슬로우비디오
신의 한수
역린
열한시
용의자
우는 남자
제보자
조난자들
족구왕
찌라시 위험한 소문
카트
타짜 2 신의 손
표적
한공주
해무

 

 

 

 

 

 

 

 

 

 


2014 올해의 영화 - 해외매체 기준


2014 best european movie
http://europeanfilmawards.eu/en_US/nominations/films


Sight and Sound (사이트 앤 사운드)
http://www.bfi.org.uk/best-films-2014-all-the-votes/#/?poll=combined&film=5397844715ab4


Cahier du Cinema (까이에 뒤 씨네마)
http://yearendlists.com/2014/12/cahiers-du-cinema-top-ten-films-of-2014/


RollingStone (롤링스톤)
http://www.rollingstone.com/movies/lists/10-best-movies-of-2014-20141204


MTV
http://www.mtv.com/news/2015503/best-movies-2014/


TIME
http://time.com/3616154/top-10-best-movies-2014/


Washington Post (워싱턴 포스트)
http://www.washingtonpost.com/lifestyle/style/the-best-movies-of-2014-boyhood-force-majeure-selma-and-more/2014/11/25/c09403ae-70ed-11e4-8808-afaa1e3a33ef_story.html


Telegraph (텔레그래프)
http://www.telegraph.co.uk/culture/film/filmreviews/11253211/The-best-films-of-2014.html


Edgar Wright (에드가 라이트 감독)
http://geektyrant.com/news/edgar-wright-reveals-his-top-10-favorite-films-of-2014


Rottentomatoes
http://www.rottentomatoes.com/top/bestofrt/?year=2014


Moviefone (Drew Taylor)
http://news.moviefone.com/2014/08/22/best-movies-2014/


Indiewire
http://blogs.indiewire.com/theplaylist/the-20-best-films-of-2014-20141209


Goodmovies
http://goodmovieslist.com/best-movies/best-movies-of-2014.html


Pastemagazine
http://www.pastemagazine.com/blogs/lists/2014/07/the-25-best-movies-of-2014-so-far.html


Top 10 Lists (from Indiwire blog)
http://blogs.indiewire.com/thompsononhollywood/critics-top-10-films-2014


Gamesradar
http://www.gamesradar.com/best-movies-2014/


AVclub
http://www.avclub.com/article/20-best-movies-2014-213002


the New Yorker
http://www.newyorker.com/culture/cultural-comment/best-movies-2014


Polygon
http://www.polygon.com/2014/12/15/7399243/best-movies-2014-movie-year


Observer
http://observer.com/2014/12/rex-reed-the-best-films-of-2014/


FilmSchoolRejects
http://filmschoolrejects.com/features/14-best-movies-2014.php?all=1


Illusion Magazine
http://illusion.scene360.com/movies/71195/30-best-movies-of-2014/


Vanity Fair
http://www.vanityfair.com/vf-hollywood/2014/12/best-movies-of-2014


Variety
http://variety.com/2014/film/news/best-movies-of-2014-1201384878/


Huffingtonpost
http://www.huffingtonpost.com/2014/12/15/best-movies-2014_n_6318552.html


Todd McCarthy from Hollywood Reporter
http://www.hollywoodreporter.com/news/todd-mccarthys-10-best-films-758261


Chicago Tribune
http://www.chicagotribune.com/entertainment/movies/ct-best-movies-of-2014-michael-phillips-20141218-column.html#page=1


LA Weekly
http://www.laweekly.com/publicspectacle/2014/12/15/10-best-movies-of-2014


 

 

 

 

 

 

<Borgman / 보그만>

Directed by Alex Van Warmerdam (알렉스 판 바르메르담)
2013 / 113min / Dutch

Jan Bijvoet (얀 베이부트), Hadewych Minis (하드비히 미니스), Alex Van Warmerdam (알렉스 판 바르메르담), Jeroen Perceval (예론 페르시발),

Sara Hjort Ditlevsen (사라 요르트 디트레브슨), Tom Erisman (톰 에리스만), music by Vincent Van Warmerdam (빈센트 판 바르메르담)




*** 스포일러 경고 + ***
난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아무런 정보를 접하지 않은채 봤다.
예고편도 보질 않았다.
영화를 보고 나서야 링크할 목적으로 예고편을 찾아 봤는데...
예고편에서 너무 많은 걸 보여주더라. 이 영화를 보실 분이라면 예고편은 보지 마시길.


낯선 이가 한 가정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들은 으례 그렇듯 파국으로 치닫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경우 발을 들여놓은 낯선자가 행하는 일방적인 행위로 인하여 파멸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가정'이라는 대상이 지닌

공고한 계급적 지위가 외부의 다른 가치,다른 철학과 충돌했을 때 드러나는 유약함에 근거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관객들은 당연히 안전히 보호되어야할 가정의 일방적 파멸을 대단히 불쾌하게 바라 볼 수 밖에 없으면서도

이를 통해 전복적 가치를 찾아내게 되는 아이러니 또한 겪게 된다.
이러한 소재를 다룬 영화를 쉽게 찾을 수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삐에르 빠올로 파솔리니 (Pier Paolo Pasolini) 감독의 <Teorema/테오레마>(1968), 

미카엘 하네케 (Michael Haneke) 감독의 <Funny Games/퍼니 게임>(1997)등을 떠올릴 수 있으며 낯선자의 방문과는 상관없지만 이 영화 <Borgman/보그만>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요르고 란티모스 (Yorgos Lanthimos) 감독의 <Kynodontas / Doogtooth /송곳니>(2009)와 유사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이 영화 자체도 다소 불쾌한 느낌이 강하다는 이야기.


영화는 주인공 카밀(Camiel)이 정체모를 3명의 추적자에게 쫓기어 은둔해있던 숲의 땅속에서 탈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영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주인공 카밀의 정체, 그리고 그를 쫓던 세명의 정체가 어느정도 드러날 줄 알았는데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일언반구 언급이 없다.
진행되는 사건을 온전하게 해석할 수 있는 부차적인 설명이 전혀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카밀 일행이 벌이는 기이한 행동과 초현실적인 상황들이

대단히 당혹스럽게 느껴지기 십상인데 딱 한가지 고리를 붙잡아 끌어대니 의외로 영화의 퍼즐이 조금 풀리긴 하더라.
물론 퍼즐이 좀 풀린다 하더라도 내 작은 뇌용량으로는 온전하게 이 영화의 텍스트를 읽는다는게 불가능하지만...

이 영화는 얼핏 보면 우리에게 일상 속에 파고든 악마의 유혹에 빠져 파괴되는 중산층의 모습을 그리는 듯 보인지만 궁극적으로는 

성서적 메타포를 통해 계급간의 반목을 그려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분히 유추 가능한 성서적 메타포들로 인하여 이 영화는 에덴동산으로 비유된 리차드와 마리나 부부의 이상적인 가정에 카밀이 끼어들어

마치 성경 속의 뱀처럼 마리나(그러니까 이브)를 유혹하여 금단의 사과를 배어 물게하는 성서적인 접근이 가능하다.
혹시나하는 마음에 리차드와 마리나 부부를 파멸로 몰아가는 주인공 '카밀(Camiel)'이라는 이름을 찾아보니 아직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Camael (카마엘 또는 카미엘)이라는 천사장(?)의 이름에서 차용된 듯 하며 카마엘이라는 천사에 대한 일부 의견을 보니 카마엘도 타락천사라는 견해가 있더라.

오프닝 시퀀스에서 카밀은 여느 일반적인 은신처가 아닌 도심 근방의 숲 어딘가에 구멍을 파고 위장을 한 뒤 숨어있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카밀을 쫓는 이들은 조금의 착오도 없이 정확하게 카밀의 은신처를 찾아내고

길고 긴 창(마치 십자가에서 예수를 찔렀던 롱기누스의 창같은)으로 숲길바닥을 마구 뚫어버린다. 사제복을 입은 신부는 AK 소총을 들고 있고.
굳이 숲 땅속에 은둔하고 있는 모습도 의아하지만 카밀이 추적자들을 피해 탈출할 때의 몰골은 우리에게 익숙하게 알려진 예수의 모습과도 일견 유사해보인다. 

땅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이 과정이 마치 십자가에 못박힌 지 사흘만에 무덤에서 부활한 예수...를 연상케 한다는 것.
탈출한 카밀은 네델란드 어느 곳인가의 근교에 위치한 리차드와 마리나의 집으로 들어가 일련의 행위를 통해 마리나를 유혹하고,

나중에 합류한 카밀의 수하들 역시 리차드/마리나의 어린 아이들과 그 보모까지도 아무런 저항없이 자신들의 의지로 통제한다.
이미 이 지점에서 카밀을 온전한 인간으로 보기 힘들어지는데 몇몇 장면들을 통하여 그가 인간의 범주를 벗어난 초월적 능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테면 마리나의 꿈을 통제한다든지, 동물(개)에게 간단한 말로서 명령을 한다든지, 누구나 쉽게 자신을 저항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다든지하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는(그것도 묘하게 납득이 가지 않는) 능력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이러한 초월적 능력을 통해 카밀이 단순한 사이비 교주 정도가 아니라 '악마적 존재'에 가깝게 묘사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혹은 현대판 예수의 모습으로 정반대의 해석도 가능할 것 같다)
카밀은 리차드와 마리나의 정원사를 없애버리고, 비어버린 정원사 자리에 자기 스스로 지원하여 대놓고 리차드와 마리나의 집에 기거하게 된다.

그리고 정원을 정비한다는 목적 하에 납득하기 힘들 정도로 대대적으로 정원을 훼손한다. 이는 에덴동산(=중산층 계급)으로 비유되는 듯한

리차드와 마리나 집에 대한 의도적 훼손으로 받아들여진다.
에덴동산을 황폐화하고 이브를 유혹하여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가 추방되도록 하는 성서 속 이야기가 영화 속에서는 카밀에게 통상의 기득권을 대변하는

'계급적 인물'인 리차드를 죽여달라고 부탁하고 자신마저 죽음에 이르는 마리나의 모습을 통해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결말은 나와 타인에게 맹목적 희생을 요구하는 기득권 윤리의 위선과 해악을 상징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아무튼...
기득권을 상징하는 리차드와 내면의 악마성을 드러낸 마리나가 모두 사라졌을 때 땅속에 살던 주인공들과

정처없이 떠돌던 카밀의 수하들은 자연스럽게 사회적 상위 계급을 무력화시키고 약자로 대변되는 아이와 보모를 데리고 에덴동산을 떠난다.
이들이 반목하던 사회적 계급은 일시적으로 균형을 이룬 듯 보이지만 과연 이것이 올바른 계급적 균형일까?
자신의 목적만을 위해서 기득권이 아닌 정원사와 그 와이프조차 무참히 살해한 카밀 일당이 대변하고 있는 듯한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혁명 논리 역시

이 영화 속에서는 기괴할 정도로 비틀어져 그려지고 있다.

사실 글을 쓰면서 오히려 내 스스로가 혼란스러워짐을 느끼게 되는데,
그만큼 이 영화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것 같다.
사회적 계급간의 반목으로 볼 수도 있으며, 인간의 내밀한 악마적 본성을 그린 영화로 볼 수도 있으며,

카밀을 현대판 예수로 치환하여 희생을 요구하는 기독교 윤리의 위선과 해악을 상징한 영화로 볼 수도 있다.
그 어떤 해석이든, 받아들이는 이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것 같다.

언뜻 복잡하고 머리아픈 영화로 받아 들여질 수 있지만 충분한 설명없이 비상식적 상황을 열거하면서도

이토록 놀라운 흡인력을 보여줄 수 있는 탄탄한 만듦새에 감탄하게 된다.



*
이 영화에는 간과할 수 없는 수많은 설정이 등장하지만 그 중 네가지만 간략히 이야기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번째, 영화 속 리차드와 마리나의 이상적인 가정(부유함, 안정적인 가정)을 보았을 때 느낄 수 있었던 막연한 불안감이다.
그 불안감이란 당연히 이 공간이 결코 더이상 평화로울 수 없으며 카밀과 연관되어 무언가 파국을 겪을 것이라는 장르적 클리셰를 통해 짐작 가능한 예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상대적인 기득권 세력인 중산층이라면 으례 겪을 수도 있는 위협을 내가 이미 머리 속에 담고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두번째, 리차드는 명백한 인종차별주의자다. 카밀이 영화 초반에 거의 노숙자의 모습으로 방문했을 때 그는 단호히 카밀의 방문을 거절했고,

카밀이 리차드의 부인인 마리나를 자신을 간호했던 간호사라며 거짓말로 아는 척하자 그는 주저함없이 폭력을 행사한다.
이후 정원사를 새로 고용할 때 찾아온 지원자 중 한명은 흑인이라는 이유로 거절하며 마리나에게는 '정신나갔냐'는 말을 할 정도로

노골적으로 인종차별주의적 시선을 드러낸다.
이후에 처음과 달리 말끔하게 단장한 카밀이 지원했을 때는 그를 전혀 알아보지 못하고 존중하며 정원사로 받아 들인다.

세번째, 보모 스틴은 부모가 부재한(실재로 부재하는 지는 알 수 없다) 불안정한 존재이며

내부적으로는 마리나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대상이기도 하고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기도 한다.

네번째, 리차드가 카밀을 정원사로 받아들이고 저녁 초대를 했을 때 유독 와인을 언급하며 와인을 꺼내지 말라고 말한다.

아시다시피 와인은 성서적으로는 일반적으로 예수의 보혈을 의미하곤 한다.(맞나? 내가 비종교인이라...)


**
카밀의 수하 중 한명인 루드비히...역으로 나오는 이가 감독 알렉스 판 바르메르담이다.
이 감독이 86년작이 <Abel/아벨>이던데 아무래도 성서적 메타포를 자주 인용하는 듯 하다.


***
난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아무런 정보를 접하지 않은채 봤다.
예고편도 보질 않았다.
영화를 보고 나서야 링크할 목적으로 예고편을 찾아 봤는데...
예고편에서 너무 많은 걸 보여주더라. 이 영화를 보실 분이라면 예고편은 보지 마시길.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