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atos Salvajes / Wild Tales / 나에게 일어날 여섯가지 복수 : 와일드 테일즈>

 (데미안 스지프론)

2014 / 122min / Argentina, Sp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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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신경쇠약 직전의 세상이다.
현실의 부조리는 정상적인 사고의 범주를 이미 벗어난지 오래고 자신들의 정책에 반대하면 '종북'이라는 딱지를 붙여대는 어처구니없는,

도저히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일들이 버젓이 벌어진다.
이런 부조리는 단순히 나와 관계없는 일의 범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부조리를 접하고 분노하는 개인의 일상을 무언 중에 억누른다.
이러한 비상식적인 부조리에 개인이 항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한채 

자신의 상식으로 용인할 수 없는 이 모든 부조리를 감내해야한다는건 사실 엄청난 스트레스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각하지도 못한채 느끼는 이 엄청난 상실감과 절망감을 해소하지 못한채 쌓여가면

결국 어떤 작은 계기만으로도 비극적인 결과를 불러올 정도의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일례를 우린 뉴스를 통해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내게 위협운전을 했다는 이유로 똑같은 방식으로 복수하거나(또는 그 와중에 대형사고로 이어진다거나),

층간 소음 문제로 살인까지 이르게 되는 경우를 보면 과연 그 가해자들이 처음부터 그런 행동을 하려고 했던걸까 싶은 생각이 든다.
내재된 스트레스가 어떠한 일상의 작은 마찰로 기폭재가 되어 터져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

2014년 아르헨티나에서 만들어진 이 영화 <Relatos Salvajes / Wild Tales / 나에게... : 와일드 테일즈>는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겪게되는

부조리, 갈등이 어떻게 비극을 잉태하게 되는지를 6개의 에피소드에 담아 만든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다.

첫번째 에피소드의 경우 최근 독일 항공사에서 발생한 비극적 사고를 연상하게 하여 마음이 무척 불편했는데, 이후에 벌어지는

다른 에피소드들 역시 우리가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수많은 부조리와 몰이해, 욕심이 불러온 비극을 다루고 있다.
여섯개의 에피소드 속에서 갈등이 폭발하는 이야기들은 현실적으로 심각한 수준이어서 이를 단순히 영화적 과장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고개를 저어 외면하기에는 우리의 팍팍한 현실이 영화 속 연출된 공간과 그닥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상기하게 된다.
물론,
이 영화는 일상의 잠재된 갈등이 폭발하여 만들어내는 심각한 상황을 주로 이야기하지만

이러한 상황의 주체로서의 인물들이 어떤 특별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밀어 판단할 대상들이 아니라는 것도 이야기한다.
식당에 찾아온 옛 가문의 원수는 자신의 자식에겐 따뜻한 아버지일 수도 있고, 자본에 의해 인간적인 관계를 깡그리 말아먹는 에피소드의 등장인물들도

누가 더 좋고 나쁘다라고 도식적으로 말할 수 있는 대상이 없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고 이야기하는 이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으며 그 누구도 절대적으로 악하거나 선하다고 규정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거지.
그리고, 이 비극으로 점철된 영화의 끝에서 감독은 영화 속 주인공들과 하등 다를 바가 없을 평범한 관객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었나보다.
상대를 인정하고 먼저 화해의 손을 건네는 일.
그것만이 이 답답하고 부조리한 세상에서 개인과 개인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그렇지.
분노를 잊지말되 저들의 프레임 농간에 놀아나 우리끼리 싸우고 성토하는 어리석은 짓따위 하지 말아야지.


*
영화는 전혀 지루할 틈이 없다.
편집의 호흡이 얄미울 정도로 정교하여 몰입도가 배가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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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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