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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손갤러리'

방주교회를 나와서 바로 옆의 비오토피아로 들어갔다.
비오토피아 입구는 차량 제한을 한다.
고급 주택 거주구역이라 확실히 통제를 하는데 이곳도 역시 핀크스에서 지은 단지여서 일단 통과는 했다.
다만... 성수기에는 분명히 출입통제를 강화할 것 같다.

 

 

비오토피아 내의 생태 공원쪽으로 가면 두손 갤러리와 돌미술관이 있다.
이 두 곳이 붙어 있고 바람 미술관과 물 미술관은 또 떨어져 있다.
걸어서 이동해도 되겠지만 워낙 바람이 심해서 차로 계속 이동했다.
앞에 보이는 저 독특한 지붕을 한 건물이 바로 두손 갤러리다. 이 역시 모두 이타미 준이 설계한 건축물들이다.
두손갤러리는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라고, 산방산을 향해 두손 모아 기원한다는 의미에서 '두손 갤러리'라고 지어진 거라고 한다.

 

 

 

 

 

역시나... 주변 경관과의 이질적인 모습을 배제한 최소한의 모습으로 공간을 효율적으로 창조하는 그의 건축 철학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타미 준이야말로 빛의 건축가란 생각이 든다.
그의 건물에는 빛의 그림자, 명암이 너무나 효과적으로 이용된다.

 

 

 

 

 

빛의 찬란함을 그대로 담아내면서 절제된 안정을 방문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준다.

 

 

 

 

 

 

덕분에 건물 자체가 노출 콘크리트로 되어 있어도 시선이 닿는 곳마다 따스함이 느껴진다.

 

 

 

 

 

 

 

두손 갤러리에선 지금 전몽각 작가의 '윤미네집'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워낙 유명해서... 다들 잘 아실 듯.
자신의 딸인 윤미의 출생부터 결혼까지의 모습을 펼친 故 전몽각 교수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는데... 꼭 보시길 권한다.
어머님도 aipharos님도 사진 하나하나의 소소한 애정어린 모습들에 무척 따스함을 느끼셨으니까.

 

 

 

 

 

 

 

 

딸의 성장을 한 장 한 장 기록한 사진들.

 

 

 

 

 

하지만 그 한 장 한 장에 겉멋이 아니라 애정의 마음이 가득 담긴 아름다운 사진들.

 

 

 

 

 

 

사진의 본분은 감정을 전달하고 담아내는 것임을 여실히 드러내는 사진들.

 

 

 

 

 

사진 한 장이 꼭 드라마틱해야지 깊은 인상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걸 역시 깨닫게 해준다.


 



'돌 박물관'

두손 갤러리를 나와 돌 미술관으로 이동한다.
이타미 준의 3개의 미술관은 제주도의 돌, 바람, 물을 추모하는 의미로 지은 듯 하다.
이곳엔 어떤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다.


 

 

 

돌 미술관.

 

 

 

 

 

 

인위적으로 산화시킨 코르텐 철판에 독특한 지붕창을 만들고 전면엔 커다란 돌을 놓았다.

 

 

 

 

 

 

입구로 들어선다.

 

 

 

 

 

 

내가 알기론 이곳에 원래 돌탑, 돌부처의 사진들이 몇 점 걸려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니던가?

 

 

 

 

 

 

창문 밖에는 제주도의 강한 바람에도 꿋꿋히 버티고 있는 듯한 돌부처가 있다.
원래 현대 건축은 다들 아시다시피 주변 정광을 그대로 살려내는 걸 원칙으로 한다.
그런 면에서 이타미 준의 건축물들은 정점에 올라 있다.
주변의 생태학적인 상황을 완벽하게 표현하고
이를 동양적인 철학의 기반 위에 현대적인 양식으로 풀어놓는 학구적인 모습과 아이디어에서도 그는 완벽하다.


 



'바람 미술관'

 

이번엔 바람 미술관으로 이동한다.

 

 

 

 

 

나무를 이용하여 만든 바람 박물관은 겉에서 보면 나무로 꽉 막힌 공간같이 보인다.

 

 

 

 

 

그가 얼마나 빛의 명암을 잘 이용하는지는 지붕 아래로 드리워지는 그림자를 봐도 알 수 있다.
마치 바람의 너울에 건물도 휘어지고, 빛도 휘어지는 느낌을 담아낸 건가.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한참을 밖에서 바라본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이 건물은 밖에서 얼핏 보여지듯 외벽이 가려진 것이 아니다.

 

 

 

 

 

 

이처럼 나무 간격을 매우 치밀하게 고려하고 건물 자체를 선으로 만들어 내부로 빛과 바람이 모두 들어오도록 만들었다.

 

 

 

 

 

 

밖에서 보면 밀폐된 실내일 줄 알았던 곳이 빛의 확장 효과로 마치 창살로 만든 것 같은 느낌을 받게 한다.

 

 

 

 

 

놀라울 뿐이다.
내부에서 제주도를 휘몰아가는 바람의 느낌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는 것.

 

 

 

 

 

이제 마지막 그의 미술관인 물 미술관으로 향한다.


 


 

'물 미술관'

 

 

지붕이 둥그렇게 뚫린 물미술관의 모습.

 

 

 

 

 

 

예사롭지 않은 건물의 느낌은 그대로 적중한다.

 

 

 

 

 

아...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이타미 준은 애당초 이 물 미술관을 만들면서 물을 가둬둘 마음이 없었다.

 

 

 

 

 

가운데 고인 물은 햇빛에 반사되어 건물 사방으로 빛을 내고 있었고

 

 

 

 

 

 

하늘을 그대로 받아들인 건물은 지붕과 벽면의 곡선을 통해 세상의 빛을 교감하고 있다.

 

 

 

 

 

정말 놀랍도록 아름다운 건물이구나.

 

 

 

 

 

 

이렇게 이타미 준의 방주교회, 두손갤러리, 돌미술관, 바람미술관, 물미술관을 모두 천천히 둘러보고 비오토피아를 나왔다.



*
렌트카를 탔지만 네비게이션은 내가 사용하던 걸 떼어가지고 갔다.
내 네비게이션은 아이나비 제품인데 비오토피아를 치면... 음성으로 '핀크스비 오토피아'라고 안내한다.ㅎㅎㅎ
핀크스 비오토피아가 아니라 핀크스비 오토피아.
은근 재밌었음.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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