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열심히 일했습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광고도 있지요. -_-;;;(썰렁해)
저녁은 맛있게 먹고 싶어졌습니다.
6시 조금 넘어서 칼같이 퇴근하면서 팀원들에겐 야근을 종용하는 아주 나쁜... 팀장의 모습을 보이곤,
태평로로 향했습니다.
오늘 저녁은 '알리고떼 키친(Aligote Kitchen)'에서 먹기로 했습니다.
웹사이트는 www.aligotekitchen.co.kr 입니다.
원래 강남에 와인바로 자리잡은 곳인데, 우째... 강북에 다이닝 & 와인 개념의 이탈리언 레스토랑을 오픈했습니다.
작년에 생긴 곳이고, 뭣보다 이곳은 한달에 한 번 금요일에 열리는 갈라디너가 유명합니다.
몇 달 전인가...엔 분자요리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분자요리를 하는 곳은 우리나라에선 그저 '슈밍화'정도?
물론 알리고떼 키친이 분자요리를 하는 곳은 아닙니다.
어쨌든... 일찌감치 도착해서 예약을 확인하는데, 이런...
저와 통화했던 여직원이 전혀 처리를 해놓지 않아 예약 정보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_-;;;
열이 벌써 슬슬 받고, 이곳 창가로 예약을 한 건데 이미 창가는 만석.
스탭의 사과를 받고 안쪽으로 자리했습니다. 자리는 나쁘지 않았어요. 바로 뒤로 오픈 키친이 보여서 전 좋았구요.
내부는 무척 편안학 세련된 공간이었습니다.
일관성은 좀 부족해 보였지만 편안한 공간인 건 확실했어요.
사실 이건 나중에 찍은 사진입니다. 이쪽도 자리가 차 있었어요.
이런 공간이죠.
와인 셀러. 와인 리스트도 충실한 편이나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라는게 중평입니다.
가운데엔 이런 디자이너블한 공간이 둘 있습니다.
역시... 다 먹고 나가다 찍은 거에요. 먹을 땐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답니다.
뒤로 주방이 보입니다.
역시... 식사 후 찍은 거에요. 이미 저녁 시간이 지나 썰렁하지만, 저희가 도착했을 땐
정말 분주했습니다.
천정도 제법 신경썼구요.
예약이 어긋나 좀 기분은 상했지만...
저희 성격상 뭐 더 담아두지 않고 그냥 즐겁게 음식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저희 둘은 조금 고민하다가 그냥...
바르바레스코(Barbaresco) 코스로 주문했습니다.
이곳엔 디너 코스가 2종류인데, 바롤로(Barolo)와 바르바레스코(Barbaresco)입니다.
바롤로는 전채 2, 파스타 제외 메인...이구요. 45,000원(VAT제외)
바르바레스코는 전체 셋, 파스타, 빠나코따, 후식... 이렇게 구성되고 가격은 60,000원(VAT제외) 입니다.
처음이니 코스를 먹고 다음엔 단품을 먹기로 했어요.
Secondo는 전 양갈비, aipharos님은 안심을 선택했습니다.
식전 빵입니다.
빵의 맛이 장난이 아닙니다.
빵은 여지껏 먹어본 것 중 최고가 아닌가 싶어요.
랍스터 젤리입니다.(Molecular Cusine Lobster Jelly)
바질 페스토에 묻혀 먹는 이 랍스터 젤리의 맛은... 쫀득하면서도 상큼한 맛.
정말 처음 먹어보는 맛이더군요.
생굴 전체입니다.(Fresh Oyster Starter)
일단 프레젠테이션이 너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예쁩니다.
수북히 쌓인 얼음, 그리고 그 가운데 조명이 있어 정말 예뻐요.
하지만...
굴이 딸랑 두개라뇨... 전 생굴을 좋아한다구요. 더 달라고 할 걸. ㅎㅎ
이건... 토마토 소스와 블랙 모짤렐라(Fried Black Mozzarella, Tomato)
이곳의 장점은 서버가 음식에 대한 설명을 확실히 해준다는 겁니다.
이 음식은 정말 너무 맘에 들었는데요.
모짜렐라에 튀김옷을 입히고 재빨리 튀겨내고, 이를 토마토 소스와 어레인지한 것인데
그 쫀득함과 상쾌함이 잘 어울렸어요.
이건 엔초비 파스타에요.
원래 메뉴에는 멸치 파스타로 되어 있는데, 멸치가 싱싱하지 않아 엔초비 파스타를 낸다고 서버가 미리 사과를 했습니다.
aipharos님과 저야 엔초비 베이스를 넘 좋아하니 나쁠게 없었구요. 그리고 이 파스타는 완벽했습니다.
알단테의 느낌이 있었어요. 면이 씹히는 맛도 있었고, 뭣보다 살짝 올려진 소스도 기가막혔스니다.
단점이라면 양이 지나치게 적다는 거에요... 아... 정말 너무해.
이쯤 먹고 나니...
테이블 세팅을 바꿔줬습니다.
나이프가.. 이걸로 바뀌었습니다. 오피넬의 미트 나이프.
예쁘죠...
셔벗이 나왔습니다.
이곳은 확실히 시각적인 쾌감도 만족시키는 곳이에요.
셔벗이 이렇게 나오더군요.
게다가 저 셔벗은 루꼴라로 만든 셔벗입니다. 아주 상큼하면서도 개운한데, 대단히 신선한
맛이었습니다.
제 메인인 '양갈비구이'입니다.
네... 양이 적습니다. 뭐 그러려니 해야죠.
체리 소스와 치즈, 그리고 살짝 입을 환기시키는 젤리가 함께 나오고 재료의 맛을 충분히
살려주는 한도 내에서의 소스가 입혀진 양갈비 구이입니다.
미디움 레어의 쿡도 완벽하고 맛 역시 대단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이건 aipharos님의 선택인 안심입니다.
두께... 완벽합니다. 굽기요? 역시 완벽합니다.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을 퀄리티의 안심이었습니다.
어느 분이 18번 이상을 이곳에 들르던데, 그 이유를 알겠습니다.
가니쉬도 충분하고, 매쉬 포테이토의 맛도 최고 수준입니다.
제가 알기론 이곳 론칭 초창기엔 전체적인 맛은 좋으나 음식의 조화는 두고 봐야겠다는 평이
많았는데 전 뭐 흠잡을 데 없는 요리들이었습니다.
예약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서버가 원래 디저트를 서비스로 준다고 햇으나
우리가 코스를 시키는 바람에... 레드 와인이 서비스로 나왔습니다.
아... 코스에는 원래 스파클링 와인이 한 잔 포함됩니다.
그러니까 저흰 스파클링 와인+레드 와인을 맛본거죠.
문제는 aipharos님이 워낙 오랜만에 이 알콜을 스윽~ 다 마셔버려서...
나중에 아주 알딸딸해졌다는 거죠. ㅎㅎ
커피가 나왔습니다. 잔이... 무척 심플하면서도 세련됐죠.
드뎌... 디저트가 나왔습니다.
차가운 금속 그릇에 나왔는데, 저 세가지의 디저트 조화가 너무 좋더라는...
치즈, 요거트, 아이스크림인데 맛의 조화가 너무 좋았어요.
요거트를 잘 먹지 않는 제가... 아주 싹싹 긁어서 먹었답니다. -_-;;;;
아주 맛나고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고,
aipharos님은 회원카드를 만들고... 나왔습니다.
코오롱 빌딩 1층은 스타벅스고 2층에 위치해 있어요.
바로 앞쪽인 청계천은...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인지 아주 을씨년 스럽더군요.
황량함...
다음에 꼭 다시 오고 싶은 곳입니다.
이곳 처음 론칭했을 때 많은 미식가들이 강남의 맛을 강북에서 구현하는 이 음식점의 향후
향방을 무척 주의깊게 보고 있었다고 하지요. 다행히 성공적으로 자리잡고 이제 제법 매니어들도 많아진 것 같아요.
얼마전 베니니 글을 올릴 때도 적었던 바지만,
광화문 일대는 요즘 양식당들이 그간의 여백을 채우느라 분주한 듯 합니다.
벌써 알리고떼 키친 옆에도 'ROOM 201'이 있고 파이낸스 빌딩 지하 아케이드엔 제법 내로라하는
음식점들이 줄줄이 진을 치고 있죠.
게다가 정동쪽으로 조금만 이동하면 로쏘 비앙코, 베니니, 정동극장 2층의... 뭐더라 하여간.
예전엔 교보 2층의 '라브리' 외엔 딱히 갈 곳도 없고, 소격동으로 넘어갔어야 하는데, 이젠 광화문에서
해결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이곳은 정말 대만족이어서..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