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도 포기했겠다...
지난 주에 가려다가 못간 신촌 델리지오제에 예약을 해놨습니다.
오늘은 어머님도 함께 하셨습니다.

신촌,홍대엔 제대로 된 양식당이 없다는 것이 제 오래된 생각입니다.
물론 근래에 글도 올린 '방혜영 공작실'등이 있긴 하나, 워낙 기존의 맛집과는 다른 컨셉을 가진 곳이고.
홍대에 위치한 만만찮은 가격의 양식당들의 전체적인 수준은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사실 그래서 홍대가면 '하카타분코'를 주로 가고... 그랬던 것인데,
얼마전부터 계속 뽐뿌받았던 음식점이 바로 서강대학교 바로 건너편 건물 2층의 '델리지오제'였습니다.
그래서...
가게 된 거구요.

 

 

 

 

신촌로타리에서 서강대로 올라가서 서강대 바로 건너편 건물 2층입니다.
정말 바로 건너편 건물입니다.ㅎㅎ 별도의 파킹 랏은 없습니다.

 

 

 

 

 

 

 

 

내부는... 솔직히 말하면 난감합니다.
이곳 인테리어는 정말 치명적인 문제를 갖고 있어요.
대리석 식탁은... 암울합니다. 쇼핑몰 어느 곳이나 들어가도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모델입니다.
인조가죽을 스티치한... 이 식탁과 의자는 정말 에러입니다.
(대리석은 그나마 국내에서 판치는 저질과 차별화되긴 하지만 그냥 모던한 솔리드 미니멀로 가면 훨씬 좋았을거에요)
그리고 저희가... 12시 40분에 도착했는데. 영업시작이 12시부터여서겠지만 정말 후덜덜... 입니다. 넘 추웠어요.
히터를 돌렸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aipharos님, 어머님 모두 '춥다'를 연발하셨습니다. 예약석에서 히터 앞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역시 마찬가지... -_-;;;;;;;;;;;;;;;;;;;;;;;;;

 

 

 

 

 

 

 

 

바로 이 식탁과 의자들...
그냥 단아한 솔리드 젠 스타일로 가볍게 세팅하시지 왜...

 

 

 

 

 

 

 

 

 

하지만 이곳은 인테리어가 아닌 음식 맛으로 소문 난 곳입니다. 그저 아쉽지만...
aipharos님은 아주 기대가 컸어요. 저도 마찬가지구요.

 

 

 

 

 

 

 

저희 넷은 모두 스페셜 B코스(45,000원/1인)를 주문했습니다.
민성이는 C코스를 하려고 했으나 1개 코스는 2인 이상 가능하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넷 다 B코스로 했습니다. 이건 좀 이상해요. 그렇죠?
에피타이저가 나왔습니다.
가리비살을 베이컨으로 말아 구운 요리...
올리브유를 잘 이용해서 처음 맛보는 느낌을 선사하더군요.


 

 

 

 

 

 

나왔다... 이곳의 18번. 도미 카르파치오.
아시다시피 카르파치오는 육회, 회라는 의미죠. 도미를 올리브유와 소금간, 발사믹만으로 간을 냈는데 느끼하지도 않고
혀에 감기는 맛도 그렇고... 좋더군요.

 

 

 

 

 

 

 

 

 

이건 안심탈리아타.
상당히 멋진 맛이었습니다. 불맛도 살짝 베어 상큼한 야채와 함께 곁들여 먹으니 정말 멋진 에피타이저란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 보시면 에피타이저가 벌써 세번 나왔습니다. ㅎㅎ

 

 

 

 

 

 

 

모닝빵과 발사믹...
이곳은 오너가 바로 쉐프라고 하지요.
실제 주방을 보니 혼자 음식을 다 하시고 심지어 설겆이까지! 하시더군요.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건, 이곳의 빵은 사실 에러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그걸 충분히 커버하고도 넘는 멋진 요리구성 덕에 아무 문제가 없어요.
에러라고 하는 이유는 이건 기성모닝빵이기 때문이에요. 그냥 렌지에 돌려서 나오는거에요.
수제 바케트, 포카치아나 그라시아처럼 발사믹과 기가막힌 매칭이 될 리가 없어요.
그래도... 맛있습니다. 저흰 다 먹고 디저트먹을 때 또 한번 주문했는걸요.

 

 

 

 

 

 

 

크림스프. 게살 맛이 나던데요. 아주 맛있었어요.
여기서... 정말 맛있었지만, 이건 깊은 맛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aipharos님께 말했지만 이곳 쉐프께선 그야말로 음식간을 기가막히게 맞추는 것 같습니다.

 

 

 

 

 

 

 

이건 펜프라이한 해산물을 얹은 리조또입니다.
이거 정말 맛있었어요. 생선과 조개 등을 굽고 리조또 위에 살짝 올려 놨는데요.
리조또의 산뜻한 맛과 해산물의 맛이 기가막히게 잘 조화되었습니다.
이곳은 양념이 조금 센 편이에요. 그런데 그런 면이 되려 더 매력적인 것 같기도 합니다. 오히려 장점으로 느껴지는거죠.

 

 

 

 

 

 

 

싹 먹은 후엔 테이블 클리닝 후 셔벗이 나왔습니다. 망고 셔벗.
전 사실 이렇게 셔벗으로 입가심하는게 싫어요. 전 그냥 계속 이전의 느낌을 쌓아가도 상관없고, 그게 더 좋거든요.
어쩌다 와인으로 환기시키면 모를까 사실 셔벗은 이전 음식의 느낌을 한순간에 클리어링하는
느낌이어서 그렇게 좋아하는 구성은 아닙니다.
다만, 이 셔벗은... 참 맛있더군요. ㅎㅎㅎㅎ

 

 

 

 

 

 

 

 

 

 

나왔습니다.
포트와인 소스의 샤토브리앙 최고급 안심스테이크.
'the Restaurant'의 포트와인 소스의 안심은 대단하지요.
이곳도 만만치않더군요. 포트와인 소스의 부드러움은 물론 'the Restaurant'를 못따라가지만,
고기의 양(!!!)과 익힘의 정도(저흰 모두 미디움 레어)는 완벽 그 자체였습니다.
게다가 충분한 야채(불맛이 아주 잘 베어있는)와 멋진 매쉬 포테이토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아... 맛있었어요.

 

 

 

 

 

 

디저트입니다. 수제 아이스크림.
아삭아삭...한 느낌.

 

 

 

 

 

 

 

 

 

 

커피... 민성이는 쥬스.
달마이어 커피를 연상케하는 연하고 순한 커피. 전 좋았어요.

 

 

 

 

 

 

 

 

어머님도 맛있게, 정말 맛있게 드셨습니다.
어느덧 60이 후울쩍~ 넘으신... 이제 정말 할머니신 울 오마니.

 

 

 

 

 

 

어머님 최고의 보물은 손주...ㅎㅎ

 

 

 

 

 

 

 

 

자 이렇게 맛있게 식사를 하고 일어났습니다.
인테리어가 조금만 뒷받침된다면 이곳은 홍대/신촌을 완전 제압할 맛집입니다. 아니, 사실 지금 이 자체로도 게임셋이죠.
어느 정도 기분을 내며 먹는 이런 음식은 인테리어가 한몫 단단히 거듭니다.
공간에 대한 만족이 전체적인 음식먹는 경험에의 만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그런 면에서 이곳은 무척... 안타깝습니다.
1인당 45,000원의 식비가 조금도 아깝지 않은 맛을 보여주면서 이 난감한 인테리어와
누가봐도 경영의 문제를 느낄 만큼 1층 진입부터 보이는 'TV 맛대맛 소개된 집'...등의 홍보배너는
이곳 음식의 진가를 희석시키기도 하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정말 후회없는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음식 하나하나의 정성이 느껴지고, 양념이 조금 센 편인데 그게 오히려 더 매력적인 곳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안심스테이크의 완벽한 미디움 레어는 감동이었어요. 정말...

다음에 또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번창하세요.
델리지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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