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디스크 증세로 지난 주부터 오른쪽 손이 저릿저릿하더니, 결국 새끼 손가락을 거의 움직이기 힘들 정도가
되고 마우스를 잡기도 힘든 상황이 되었다.
덜컥 겁이 나 정형외과에서 진찰을 받으니 4~5번 목 디스크가 많이 눌린 상태라고 했다.
주사를 맞고 열팩, 신경치료, 견인치료를 받고 나니 조금 나아진 듯 하고 다시 물리치료를 받았더니
그 전보단 많이 나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타이핑은 힘들다.
앞으론 당분간 포스팅을 자주는 못할 것 같다.

 



**
오늘 일찍 퇴근해서 병원에서 물리 치료를 받은 후 집에서 저녁먹고,
aipharos님, 민성이와 함께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공원의 운동기구들을 이용해 운동을 하고 들어왔다.
어휴... 하도 오랜만에 하니 녹초가... -_-;;;;;;;;
그래도 운동으로 땀을 흘리니 기분이 개운하다!!
매일 나갈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자주 나가서 운동해야하겠단 생각이 든다.


 

***
매일매일 쏟아내는 우리 2MB의 어록은 점입가경이다.
원조를 약속받았다는 11억달러가 한날당과 찌라시 언론의 쿵짝 댄스가 작렬한 대국민사기극임이
밝혀진 지금(이미 작년에 지자체에서 다... -_-;;;) 실용 경제라고 떠들어대는 이 꼬락서니에
나에게도 기회가!!라며 풍악을 울리는 어리석은 이들의 모습들을 보면 답답하고 또 답답할 뿐이다.
힘의 균형을 무시하고, 무제한급으로 핸디없이 한 번 멍석깔아줄테니 붙어보라는 심산이 근본의
논리인 2MB의 실용 주의는 야바위꾼의 협잡과 사실 다를 바가 없다.
답답하다. 그리고 앞으론 이런 얘기도 하지 않으련다.

 



****
민성이의 초충격 수학 시험성적(60점)을 보고 aipharos님과 나는 잠시나마 그간 우리가 일관되게
지켜온 'NO 학원'의 결심을 깰 생각을 했었다.
뒤늦게 aipharos님과 함께 우리의 어리석음에 대해 얘기했지만...
민성이가 성적이 엉망이 된 것은 전적으로 민성이의 문제도 아니고, 학교의 문제도 아니며, 나와 aipharos님의 문제다.
성적이 나쁘다고 서서히 '공부가 전부가 아니지만 이건 곤란하지' -> '학원을 보내야하나?'
-> '학원을 보내자' 로 되면 사실 우리도 다른 많은 부모들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는거다.
문제의 근본 원인을 무조건 '공부를 시켜주는' 것으로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에 내가 늘 말하는
광풍의 사회에 똑같은 일원이 되는거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다시 인내를 갖고 시작해보자.
어차피 우린 민성이가 이 교육 시스템에서 공부를 잘 하길 바라는게 아닌건 확실하고,
다만,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데 더욱더 적극적으로 학업을 활용해달라는 것이니까.
가장 큰 문제는 스스로 생각을 할 수 있는 것.


 


*****
공부는 민성이만의 몫이 아니라, 나와 aipharos님도 마찬가지인거다.
더 많이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는 것.
많은 경험을 하는 것.

민성이가 오늘 저녁 식사때 자신의 꿈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전엔 '전투기 파일럿'이었는데, 이젠 '음식 비평가'가 되고 싶다고 한다.
엄청나게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이미 말한 바, 이런 꿈을 말할 수 있다니 기특하다.
돌이켜보면, 난 기껏해야 '과학자'가 꿈이었고 중학생이 되어서야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는데
그나마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는 말은 그 누구에게도 한 적이 없다.
난 그냥 공부를 해야하는 걸로 생각했으니까.
따지고보면 부모님도 내게 그걸 강요한 적은 없는데 말이지.
바보같은 이상한 우월의식과 컴플렉스를 동시에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들이 꾸는 꿈을 지켜주는 것도 부모의 가장 중요한 몫 중 하나라는거다.

 


******
지난 주 토요일에 민성이가 친구를 집에 데려왔다.
그 친구는 1학년때 같은 반이었는데 다른 아이보다 좀 많이 느리고 말도 어눌한 편이다.
민성이가 워낙 아이들과 잘 어울린다는 건 선생님들께도 이미 해마다 듣는 얘기지만,
데려와서 함께 점심먹고 같이 노는 모습을 봤는데 우리에겐 한없이 애기같은 이 녀석이 제법 많이 의젓하게 보이더라.
자상하게 가르쳐주고, 점심을 반만 먹고 그만 먹는 그 친구에게 '조금만 더 먹자'고 하더니 정 친구가
못먹을 것 같자, 우리에게 친구를 위해 변명을 해주더라.
한참을 놀고 친구가 간 후 민성이와 얘기하다가 그 친구가 학교에서 많이 놀림을 받지않냐고 하니
놀리는 아이들이 많다고 민성이가 말했다. 난 신경쓰이지 않냐고 물었더니

'아뇨, 신경안써요. OO은 그대신 정말 착해요'라면서 웃더라.

솔직히 말하자.
난 언제나 민성이에게 사람에 대한 편견은 죄악이 될 수 있다고 말해왔지만,
나 역시 그 친구를 데려왔을 때 조금 놀고 빨리 갔으면 하는 마음, 있었다 없었다고 말 못하겠다.
하지만 아들의 말에 나 정말 많이 반성했다.
그리고 이런 마음, 언제까지나 지킬 수 있는 아들이 되길 정말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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