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이라도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나도 와이프도 낮잠을 잤다.

잠을 자기 전 접했던 뉴스 속보,

그리고 잠을 깬 후에 접한 뉴스 속보.

기사를 찾아보기 싫었다.

와이프와 이와 관련된 얘기를 나누지도 않았다.

피하고 싶었다. 이 부조리한 모든 상황들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일상을 살았다.

하지만 나도 잘 알고 있다.

이 답답한 부조리들이 내 마음의 밑둥을 아주 지독하게 갉아 먹고 있다는 걸.

광화문에서 울리는 소음을 들었다.

이 정부를 박근혜 정부와 다를 것 없다고 얘기하는 글들도 보았다.

정치가 그리도 쉬웠다면 이 지랄, 우린 겪을 이유도 없었겠지.

그래, 마찬가지로 그런 이유로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낼 수도 없지만,

황교안, 나경원 같은 이들이 저렇게 광장에서 당당하게 소리를 낼 수 있는 이 상황을 이해하긴 힘들다.

오해마시라, 난 조국을 지지하고말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나도 나이를 먹어 이젠 적지않은 나이지만,

한국의 장년들에 혐오를 느낀다.

나처럼 살 날이 살아온 날들보다 짧은 이들이 창창하게 살아가야할 이들 발목을 '애국'이라는 거짓으로 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아들로부터 설리씨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키보드 뒤에 숨어 무책임한 악플을 달아대는 종자들,

유독 연예인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꼴사나운 종자들,

너희들에게 저주를 퍼붓고 싶다.

네들의 그런 같잖은 잣대, 어디 네들 삶을 유린하는 정치인들에게도 한 번 들이대 보시지.

그럴 마음, 머리, 용기도 없는 것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연예인이나 스포츠인들의 기사에 악플을 달고 있겠지.

이렇게 또 아주 작은 희망 하나를 접는다.

그리고 또 난 내일 아무렇지도 않은 듯 출근을 하겠지.

가슴은 점점 멍들고 상처받으면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곳이 어디든 하고 싶은 대로 남의 시선 신경쓸 일 없이 누리지 못한 행복을 맘껏 누리시길.

음악은 'Out Like a Light'(2019), Molly Dr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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