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아마... 거의 20여년만에 일요일 근무를 했던 어제(5.26).
일주일간 쌓인 피로로 더 잠을 잤어야함에도 5시 좀 넘어 잠이 깨버렸다.
잠깐 몇시인지 확인하고 자려고 했는데 무심코 인스타그램을 눌렀고 바로 플레인아카이브 백준호 대표의 인스타 피드가 떴는데...
설마설마했는데 정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2019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Palme D'Or 를 수상했다.
평단의 리뷰가 워낙 좋아서 내심 수상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지만 리뷰가 수상과 직결되는 건 아니었고,
작년에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어느 가족>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해서 바람과 달리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수상 소감도 멋지더라.
수상을 기대하지 못해서 불어로 수상소감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말하면서도 앙리 조르주 클루조 Heny Georges Clouzout 와 끌로드 샤브롤 Claude Chabrol 두 감독에게 경의를 표한 장면은 정말 멋졌어.
영화 <기생충>은 작은 규모 영화라지만 제작비 150억.
스태프들 임금 다 올리고,
근로기준법 준수.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는 4K 촬영 및 편집.
자 이제 플레인아카이브에서 출시될 무언가를 기다림.
dvd, bluray는 안타깝게도 아님.
cj계열은 다른 곳에서 출시못함.
무엇이 나올지 알고 있으나 함구하겠음.😊
와이프가 정말 기분좋은 사진이라며 이 사진을 보여줬다.
댓글에 적었지만,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척 기쁘지만,
봉준호 감독이 만장일치 수상 호명을 받고 단상에 올라가서 송강호 배우에게 단상으로 올라오라고 큰 몸짓으로 부르는 장면이 난 정말정말정말 좋았다.
송강호 배우와 끝까지 함께 하며,
그에게 이렇게 상을 헌정하다시피 하는 장면 역시 정말 좋다.
보지도 못한 영화에 이렇게 일방적 찬사를 보내는 것은 국뽕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난 정말로 <살인의 추억>이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했던 황금종려상을 이제서야 받았다는 생각도 한다.
물론 그만큼 <기생충>의 평단 반응이 놀라울 정도로 좋지만,
받을 사람이 이제서야 그 보답을 받은거라는 생각을 한다.
멋지다.
인성이 도무지 안되어 이런 멋진 파트너와 함께 걸어본 적 없는 나로선,
봉준호와 송강호라는 이 둘의 관계가 무척 멋지게 보인다.
이미 축하글을 올렸지만
이 사진이 정말 좋아서 다시 올린다.
23~24년 전,
남산 괴테 인스티투트에서 박찬욱, 봉준호 감독과 함께 매주 수요일 독일실험영화를 봤지만,
당연히 그분들은 날 기억할 리 없고. 나 역시 그때는 그 분들이 그런 감독님이라는 걸 몰랐다.
아무튼 즐겁다.
오늘 하루.
비록 일요일도 일하러 나왔지만,
기분만큼은 즐거웠다.
쇼룸 입장 마감시간을 넘겨 더 오실 분이 없었기 때문에,
마감하기 전에 10여분이라도 좀 쉬고 일어나자 마음에서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세상에...ㅎㅎㅎㅎㅎㅎ 지난 번 노작가님 덕분에 마련된 자리에서 실제로는 처음 뵈었던 혜진님 @hezinnnnnn 께서 서프라이즈! 방문하셨다.
https://www.instagram.com/hezinnnnnn/
침대에 누워있던 나는 후다닥 일어났고,
책상에서 웹서핑하던 와이프는 반색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1시간 20분 정도,
그러니까 혜진님은 모가수 콘서트를 보기 위해 일어나시고,
우리는 저녁을 먹기 위해 일어날 때까지 편안하게 이야기 나눴다.
다음엔 식사도 함께 하면서 더 느긋하게 얘기할 수 있기를.
그리고...
부디 빈손으로 편안한 마음으로 오시길.
세상에 도대체 뭘 얼마나 들고 오신건지.
그 마음 정말 감사히 받았습니다.
다만,
만약에 만약에 누추하기 짝이 없는 쇼룸에 오실 분이 계시다면,
진심으로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두 손은 정말 가볍게 편히 들러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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