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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류현진의 투구를 풀영상으로 봤다.

스트라이크 존에 걸치거나 하나 두개씩만 빠지는 공들.

상하좌우 구분없이 75마일에서 90마일의 공이 스트라이크 존에 걸치거나 하나 두개씩만 빠지며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서,

아티스트라는 생각이 들더라.

윽박지르듯 삼진으로 타자들을 돌려 세우는 투수를 보는 것도 재밌지만 이렇게 로케이션과 완급조절로 상대 타자들을 무력화시키는 건 더... 흥미롭고 놀랍다.

알 라이터의 말대로 난데없이 몸쪽으로 꽉 차게 들어오는 90마일짜리 포심을 타자들은 분명 95마일 이상으로 느꼈을 것 같다.

알 라이터의 흥분이 이해가 간다.

'직구 최고구속 90~93마일 정도에 불과한 투수의 공에 왜 타자들이 저런 어이없는 스윙을 할까요?'

라며 류현진의 투구를 분석한 영상.

야구광들은 잘 아시겠지만,

체인지업과 커터는 함께 마스터하기가 극히... 힘들다.

체인지업과 커터는 릴리즈가 정반대이기 때문이지.

류현진을 극찬한 알 라이터는 커터의 마술사였지만 체인지업을 던지진 못했다.

잘 모르지만 MLB 역사상 체인지업과 커터를 동시에 자유자재로 뿌린 선수는 그렉 메덕스 뿐 아닌가?

게다가 더 황당한건 류현진이 커터를 이렇게 던진건 얼마 되지도 않았다.

팀동료에게 커터를 배우고, 그 동료의 말대로 '하룻밤 자고 나니 커터를 던지더라'라는 다저스 어느 투수의 말은 과장이 섞이긴 했겠지만 그가 얼마나 천재적인 투구 센스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투수들이 한 구종을 마스터하기 위해 2~3년을 전력하는 걸 감안하면 이건 정말 상식적인 차원에서 설명이 안된다.

아무튼 아티스트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시몬스 침대는 얼른 류현진을 광고모델로 써야할 것 같아.

류현진 경기를 보니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라는 시몬스의 광고 카피가 생각나더라고.

 

 

 

 

 

++

 

내 경우가 아니라 내 주변에서.

간혹 호의를 이성적 감정이 있어서라고 오해하는 분들을 본다.

인간적인 호의를 자기 멋대로 자신에 대한 감정이라 받아들이고 오해한 뒤, 자신의 설레발에 당황하는 상대방에게 '네가 꼬리치지 않았냐'며 억울해하는 사람들 얘기를 종종 듣는다는거지.

세상 사람들은 이런 경우 대체로 오해한 사람의 편에 선다.

그래... 그 사람이 오해하게 했네... 그 사람이 어장관리하는거네... 그 사람이 어쨌네.

물론 종종 오해한 사람의 득달같은 대쉬를 제대로 거부하지 않고 애매하게 대응하는 이들도 있지만

대체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호의를 표현한 것 뿐인데 자기 멋대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난 궁금한데, 상대방이 내게 이성적 감정이 있다고 생각되면 충분히 얘길 나눠볼 시간을 가져보는게 먼저 아닌가.

그 시간마저 상대가 내주지 않으면 '아 내가 내 멋대로 오해했구나'라고 생각할만한 자각은 없는건가.

왜 사람다운 호의를 배푼 사람이 이런 일로 상처받고 학습되어 도도시크한 찬바람 쌩쌩 부는 칼바람을 풍기며 상대방을 대해야 하는거지?

 

 

 

+++

난 맛집 블로거도 아니고 인플루언서는 더더욱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인스타 팔로워 1,100명... 확인해보세요. 11,100명이 아니라 1,100명이고 나를 추가한 블로그 이웃이 고작 3,000명 수준입니다.

그런데 왜 내 이름, 내 아이디를 팔고 업장에서 서비스를 요구하시나?

왜 업장의 태도가 맘에 안든다며 내게 댓글로 항의하시나?

물론 난 내게 항의하는 블로거지들을 일일이 상대하지 않는다.

그냥 바로 삭제 후 차단으로 끝내지.

내가 그 사람이 업장에서 어떤 서비스를 요구했는지, 어떤 상황이었는지 알 길이 없잖아.

하지만 업장 대표들은 고달프다.

한 테이블에 다섯명이 앉아서 메뉴 두 개 시키고 사진만 찍고 가거나,

네 명이 한꺼번에 와서 메뉴 하나만 시켜놓고 미친듯 사진을 찍고 간다.

이런 경우가 거짓말이 아니라는거, 아마 잘 아실 것 같아.

 

++++

소비함으로써 자존감을 채우는거, 마약같은거다.

그거? 감당안될거야.

물론 취향과 안목은 적정한 소비를 통해 형성되어 가곤 하지만,

취향을 소비 생활'만'으로 증명하려는 것 만큼 마약같은거 없다.

그럼 +++의 상황처럼 창피함도, 쪽팔림도 모르는 괴물이 되는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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