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직장 첫 출근한 뒤 처음 맞는 주말.

첫 출근에 맞춰 가족여행을 떠난 대표가 자리를 비운 4일 동안, 3~4쪽으로 간단하게 보고서를 쓰려고 했던 내 계획은 산산조각이 나서...

어찌하다보니 26쪽 짜리 공상과학 소설이 되어버렸다.

밖에서 일을 봐주는 것과 들어가서 일을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여서 처음 석달 정도 그림을 잘 그릴 필요가 있었다.

이 정도는 해야하는데 못할 것 같으면 난 일할 수 없다...라는 아주 건방지기 짝이 없는 26쪽짜리 단편 소설을 지어 올린 뒤,

3시간 남짓한 미팅을 마침.

회의 결론은 너무 뻔해서 여기 적기가 무안할 지경.


아무튼... 팀원들과 면담하면서 더더욱 머리가 복잡해진 한 주.

그렇게 어영부영 출근 첫 주가 흘렀다.


주말이면 당연히 쉬어야하겠지만,

아직 일을 봐주고 있는 업체의 촬영이 있어 결국 토요일, 일요일 모두 일을 하게 되었다.

주말엔 회사에서 오는 전화도 받지 않고, 절대 일을 하지 않던 내가 외부 일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불가피한 경우 토요일 오전 미팅을 갖곤 했지만,

이렇게 토요일 하루 종일... 일요일도 나와서 일을 하는 경우는 없었다.

집에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격무에 시달리던 내 30대 초반에도 이런 일은 없었지.


돈도 돈인데...

이러다 내가 지쳐 나가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외부 일도 8월로 정리하겠다고 말을 해놓은 상태.


토요일 촬영 후 집에 와서 샤워한 후 식사하고 그냥... 침대에 뻗어 '알쓸신잡'을 좀 보다가 나도 언제 잠든지 모르게 잠들었나보다.

깨어나 보니 새벽 2시 10분인가?

비가 아주 거세게 내리고 있었고,

와이프도, 아들도, 어머님도 모두 곤히 잠든 시간.

나 혼자 잠이 안와 두 시간 넘도록 전전긍긍...

그러다 간신히 4시가 넘은 시간을 확인하고 다시 잠에 들었는데 6시 살짝 넘어 또 일어났다.

나이들면 새벽 잠이 준다고 하더니... 내가 딱... 그 꼴인가봐.



COS


사실 외출 계획은 전혀 없었는데,

촬영 시간이 애매해져-하여간 박작가... 당신은 진짜...ㅎ- 촬영장으로 향하던 차를 돌려 영등포 타임스퀘어로.

COS에서 와이프 옷 한두벌 구입할 생각으로.

와이프도 함께 했다. 촬영장 따라간다고 함께 나선 터였으니.

COS에서 아주 맘에 드는 원피스와, 꽤 맘에 드는 치노 팬츠를 하나 구입하곤,



망원동 장화 신은 고양이


로 왔다.

 

 

 

 

 

우리에겐 언제 들러도 행복한 식사를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보증된 음식점 중 하나.

 

 

 

 

 

 

 

 

망원동 장화 신은 고양이를 책임지고 계신 두 분.

초상권 보호를 위해 일부러 핀은 날렸다.

나름 괜찮은 샷 같은데...ㅎ

 

 

 

 

 

 

 

 

전에도 말했지만...

와이프는 내가 말을 하지 않으면 옷 한벌 사겠다는 말조차 안한다.

그냥 아무 말 없이 끌고 어디든 가야 그제서야 옷을 산다는거.

남들은 정말 검소한 와이프라고 말하지만, 난 그럴 때마다 얼마나... 남편이 시원찮으면 옷 사겠다는 말 한번 안할까...싶은 마음이 든다

 

 

 

 

 

 

 

 

슈나이더 바이세 (Schneider Weisse)

우리가 이곳에 오면 늘 주문하는 맥주.

이 시리즈로 다른 맥주를 곧 들여오신다고 한다.

완전 기대 중.

 

 

 

 

 

 

 

 

제노베제.

와이프가 유난히 좋아하는 메뉴.

바질페스토가 잔뜩...

제철 쭈꾸미도 제대로 올라간 파스타.

 

 

 

 

 

 

 

 

제노베제를 여러번 먹었는데 먹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기본에 충실한 군더더기없는 음식의 힘이란 이런 거라는 생각.

입안을 가득 채우는 바질페스토 향을 거부하기란 쉽지가 않지.

곁들여 내주시는 빵을 소스에 슥슥 묻혀 먹는 맛도 별미.

 

 

 

 

 

 

 

 

쿵포 치킨을 먹고 싶었는데 이날 사정상 쿵포 치킨이 힘들다 하셔서 '렌당 다깅'으로.

이 메뉴,

우리가 매우 격하게 사랑하는 메뉴인데 이 맛을 제대로 느끼기 시작하면 우리처럼 종종 생각날, 그런 음식.

 

 

 

 

 

 

 

 

사실 렌당 다깅 다 먹고, 인디언 밥도 먹고 싶었으나...

촬영장에 가야해서 어쩔 수 없이 일어났다.


늘 바라는 건 딱 한가지.

이런 음식점은 정말 많은 분들이 경험해보셨으면 하는 바램.


오리 콩피,

오리 스테이크,

쿵포 치킨,

인디언 밥,

프리미엄 치킨...


뭐 하나 뺄 음식이 없는 집.







그리고...

 

 

박작가 스튜디오로.

 

 

 

 

 

 

 

 

시원하게 내린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와이프가 붙잡고 있는 저 책은,

내가 정말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올해의 책 중 하나인 하야미즈 겐로의 '라멘의 사회생활'.

와이프도 정말 재밌게 읽고 있다.

기가막힌 책이지.

라멘의 역사로 풀어내는 일본의 시대상.

 

 

 

 

 

 

 

 

촬영하다 진 다 빠진 채...

집으로 돌아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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