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그냥 집에서 시간을 보내려고 했다.
와이프도 토요일 오후부터 몸이 좀 안좋아졌고,
아들도 많이 피곤해하고...
그런데,
아들이 왠일로 저녁 외식하면 안되냐고 물어보더라.
외식하자고 먼저 말하는 경우가 많지않은 아들이 그리 말하니 우리가 가만 있을 순 없어서 어머님도 함께 네식구 모두 망원동 '장화신은 고양이'로 왔다.
올 때마다 즐거운 식사를 하게 되어 우리가 무척 좋아하는 곳.
망원동 '장화신은 고양이'
왠일로 자기 입으로 외식하고 싶다고 말한 아들.
요즘 좀 많이 피곤해하고 있다.
토요일에 약먹고 푹... 쉰 덕에 와이프는 그래도 상당히 컨디션을 회복했다.
그보다... 와이프의 뒷편, 그리고 좌측 bar 자리까지 손님들이 가득하다.
우리가 여지껏 '장화신은 고양이'에 온 이후 처음으로 풀하우스를 봤다.
모든 자리가 다 찼다는거!
아... 정말 기쁘더라.
이렇게 맛있는 집, 그동안 방문하면 손님이 너무 없어 당황스러웠는데 풀하우스라니!
손에 들고 있는거 씨거... 아님.ㅎ
코르크 마개.
프랑스에서 넘어온 과일주...를 올려주심.
Cidre Rose.
사과주.
바보같이 거품이 올라올 때 찍는다는걸 깜빡했다.ㅎ
기포는 거친 편이지만 맛은 제법 깊다.
깊고 뒷맛이 대단히 묘하더라.
내가 할 수 있는 표현이라곤 이게 한계.ㅎ
첫번째, 꼬막까르고.
전에도 얘기했지만 에스까르고의 조개 버전이라고 보면 되는데,
조개가 엄청나게 크다.
전에 먹었던 작은 조개가 더 맘에 든다고 말씀드렸더니 쥔장 분들도 조금은 작은 조개를 부탁드리는데 늘... 택배 올라올 때 보면 이렇게 큰 조개들이라 당황스럽다고....
물론 맛있다.
다만 작은 조개가 좀 더 토핑의 맛이 강렬하게 느껴져 좋다.
두번째, 닭간 빠테.
이 메뉴, 정말 기가막히다.
대단히 녹진한 맛, 상당히 헤비한 느낌이 있는데,
뒷쪽에 살짝 보이는 돼지 비게는 걷어내도 무방.
이 녹진하고 헤비한 빠테를,
구워낸 식빵에 슥슥 발라 먹으면 그 맛이 상당히 강렬하다.
식빵은 한번 더 내주시니 충분히 발라 먹어도 됨.
풍미가 그리 잘 살면서도 비린 느낌 전혀 없다니.
훌륭하다.
그리고... 세번째 메뉴는 오리 콩피.
망원동 '장화신은 고양이'의 대표 메뉴가 된 오리 콩피.
콩피를 여기저기서 먹어보긴 했는데, 바로 전날 '알테르 에고'에서도 코스 메뉴 중 난 플라 비양드로 오리 콩피를 먹었었으니.
오리 콩피의 풍미는 알테르 에고의 콩피가 더 진하고 풍성했는데,
그 맛만 놓고 보면... 어째 내 입맛엔 장화신은 고양이의 오리콩피가 더 잘 맞는다.
이건 어디까지나 정말 개인적인 취향이라는 점.
그리고 곁들여내는 저 샐러드와 매쉬드포테이토는 그야말로 아름다운 조합이다.
전에도 말했지만 먹어본 매쉬드 포테이토 중 최고다.
이쯤에서 Cidre Rose는 다 비웠으므로 맥주 한병 주문.
두체스 드 부르고뉴 큰병.(Duchesse de Bourgogne)
두체스 드 부르고뉴는 늘 작은 병만 마셨으니 큰 병은 처음.
그런데...
이게 맛이 확연히 다르다. 좀 당황스러울 정도로.
작은 병도 그때그때 느낌이 분명 다른데 이 큰병과의 맛의 차이는 그 정도가 아니였다.
단맛이 거의 제거된, 와인에 보다 더 가까운 느낌?
그러면서도 뭔가 더 스트레이트한 느낌?
분명 화사하고 풍성한 맛이야 여전한데 확실히 다른 맛.
무척 좋았다.
네번째 메뉴는, '쿵포 치킨'
난 이 메뉴도 장화신은 고양이를 대표할 메뉴가 될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
닭고기야 말할 것도 없고,
난 오히려 이 메뉴의 주인공은 가지가 아닐까 싶어.
그리고 훠궈를 먹을 때도 자주 접하게되는 사천후추의 그 아리고 알싸한 맛도 정말 좋고.
다섯번째는 '슈크르트' 커플 사이즈.
지난번 식구들 모두와 왔을 때 먹으려고 했으나 패밀리 사이즈(4인용) 밖에 없어서 주문하지 않았던.-왜냐하면... 이 메뉴는 대단히 푸짐해서 먹고나면 배가 금새 든든해지기 때문에 다른 메뉴를 맛보기 힘들다-
아들, 어머님 모두 정말 맛있게 순식간에 해치운 메뉴.
아들은 이날 가장 맛있었던 메뉴로 '슈크르트'를 꼽더라.ㅎ
고기는 확실히 허벅지부위보단 전의 아랫다리살이 더 좋은 것 같은데 맛은 여전히 좋다.
베이컨도 좋고 소시지도 좋고 고기도 좋지만 슈크르트에서 정말 기가막힌 건 감자와 당근이다.
배가 충분히 채워지지 않아서 메뉴 하나 더.
여섯번째는 '그린 커리'.
동남아향 물씬 풍기는 아주 부드럽고 감칠맛 나는 그린 커리.
물론, 우린 시금치를 이용한 헤비한 커리를 생각했지만 그런 커리는 아니었다.
그래도, 충분히 절대 후회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커리.
밥도 대충 내지 않는다.
이집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
마지막은 코코넛 케이크에 파인애플 시럽으로.
코코넛 향을 진하게 느끼려면 그냥 먹으면 되고, 달달하고 상큼한! 맛을 느끼려면 소스에 묻혀 먹으면 된다.
훌륭하다.
여긴 앞으로도 계속 방문하게 될 집임에 틀림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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