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일찍 나와 일을 좀 본 뒤,

서울로 넘어왔다.

나태해져 한달 이상 나가지 않았던 광화문 집회에 참여하기로 한 날.

저녁엔 더 추워질 것 같아 와이프, 나 모두 완전무장하고 나오다시피 했다.

문제는... 이곳에서 식사한 후 3시쯤...부터 와이프 컨디션이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해서 급히 집으로 돌아왔다는.-_-;;;

전날 친오빠 만나러 가면서 버스 연착으로 그 추운 곳에서 30분을 떨었던 탓인 듯 하다.

다음주 토요일도 못나올지 모르는데... 마음이 좀 많이 무거웠다.-_-;;;

이 추위에 참여하신 분들께도 죄송하고.



알테르에고로 들어가기 전 리치몬드 제과 연희점에 들렀었는데 이번에 출시된 '누가'는 성산본점에서 판매한다고 하여 성산본점으로.

그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한번.

 

 

 

 

리치몬드 제과점 성산본점에서 권형준 대표님과 잠시 얘기나누고 예약시간 맞춰 연희동 알테르에고 (alterego / Alter Ego X AUTRUI)로 넘어왔다.

방송인으로 잘 알려진,

기자 출신의 박준우씨가 연희동에 오픈한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페이스북에서 계속 보기만 하다가 런치로 예약잡고 드디어 왔다.

사실... 디너를 가보고 싶지만 주머니 압박으로 인해 런치를 먼저...-_-;;;

 

 

 

 

 

 

 

 

발렛해주신다.

문제는, 이 골목이 주차 극악의 골목이라 발렛하시는 분께서 차를 멀리 대고 멀리서 다시 가져 오시는 일이 많아 발렛 손님들이 많을 경우 상당히... 곤혹스러움을 겪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발렛하시는 분도 손님들이 그새 방문할까봐 막 뛰어다니시고...

발렛 부탁한 우리가 죄송스러워지더라.

 

 

 

 

 

 

 

 

1층은 카페 오튀르. 역시 박준우 대표의 디저트 카페이고,

2층이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인 '알테르에고'

알테르 에고...(Alter Ego).

철학적인 의미를 차치하고서라도 음악을 듣는 분들이라면 아주 익숙한 말이지.

얼터 이고...라고들 흔히 말하는.

요즘 많은 뮤지션들이 얼터 이고라고 불리우는 다른 이름을 갖고 활동하곤 한다.

 

 

 

 

 

 

 

 

업장을 들어서자마자 상당히 놀랐다.

국내에서 경험한 음식점 중 가장... 인상적인 인테리어.

컨셉도 명확하다. 라운디드 렉탕글.

라운디드 렉탕글 미니멀리즘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

세련되면서도 유려한 이미지를 준다.

 

 

 

 

 

 

 

 

컬러 선택도 탁월하더라.

바닥, 롱체어의 가죽 컬러, 그리고 프레임 우드 색상.

모두 예사롭지 않았다.

 

 

 

 

 

 

 

 

우리가 첫 손님.

식사하는 도중 이쪽 홀은 거의 다 찼고, 룸에도 손님이 있는 듯 했다.

 

 

 

 

 

 

 

 

그리고...

 

 

 

 

 

 

 

 

오픈 전부터 페이스북등을 통해 사진을 보면서 실제로 한번 보고 싶었던 윈도우.

 

 

 

 

 

 

 

 

후핀.

who is he? ㅎ

박준우 대표.

 

 

 

 

 

 

 

 

구리 재질의 펜던트 램프.

 

 

 

 

 

 

 

 

알테르에고...하면 떠오르는 공간.

저 창 너머의 조명을 의도적인지 모르지만 무척 밝게 썼다.

비하인드 스테이지 또는 그 반대로 스테이지 그 자체의 느낌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은.

실제로 식사하다가 주방을 자주 봤는데 스탭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상의하고, 이동하는 모습들이 연극을 보는 기분이었어.

 

 

 

 

 

 

 

 

아무튼 공간 정말 좋다.

대충 허투루 넘어갈 만한 부분도 잡아서 디테일이 잘 살아있다.

이런거 정말 좋다.

뭔가 있어보이는 척 힘만 주다가 정작 잡아야할 걸 놓친 어설픈 공간을 너무 자주 봐왔으니까.

 

 

 

 

 

 

 

 

 

 

 

 

 

 

 

그리고 정말... 예뻤던 아쿠아 컬러의 타일.

 

 

 

 

 

 

 

 

정말... 예쁘던데.

신의 한수다.ㅎ

그리고 바로 아래 월넛 무늬목(?- 원목은 아닌 듯 했다)

코발트 블루 컬러의 백시트 컬러. 다 좋다.

 

 

 

 

 

 

 

 

테이블 세팅.

아...

알테르에고는 저녁엔 파인 다이닝 프렌치를 내지만 점심엔 네오비스트로를 표방하는 메뉴라고 했다.

점심 코스는


29,000원

38,000원

45,000원


3가지.

기본이 38,000원 코스인데 우린 그냥 둘 다 45,000원 코스로.

 

 

 

 

 

 

 

 

음료는 BADOIT (바두아) 스파클링 워터.

이거 좋더라...

탄산이 심하지도 않으면서 부드러운 느낌이 있어.

 

 

 

 

 

 

 

 

와인은 가볍게 한잔 할 생각으로 버블 넘버원 핑크라벨.

스파클링 와인.

 

 

 

 

 

 

 

 

기포가 아름답고 섬세하게 올라온다.

 

 

 

 

 

 

 

 

우리야 와인을 모르니... 뭐라 얘기하기 참 쑥스러운데,

과일향과 약간의 산미가 느껴지는 아주 맛있게 느껴진 스파클링 와인.

근데... 우리처럼 술 약한 사람은 좋다고 마셔대면...ㅎ

은근 좀 오르더라구.(아... 창피해)

 

 

 

 

 

 

 

 

날 춥다고 또 저 스웨터. 아이고...

와이프는 식사 정말 맛있게 한 뒤 낮 3시쯤...부터 급격히 컨디션이 나빠졌다.

전날 친오빠 만나러 가면서 버스 연착으로 그 추운 곳에서 30분을 떨었던 탓인 듯 하다.

 

 

 

 

 

 

 

 

식전빵.

깜빠뉴.

훌륭하다.

 

 

 

 

 

 

 

 

아뮤즈 부쉬.

레몬즙과 와인식초, 올리브 오일로 간을 한 연어 타르타르.

알테르에고 런치 챕터의 방향성을 알려주는 것 같다.

연어 본연의 맛을 조금도 해치지 않으면서 식욕을 돋군다.

아뮤즈치곤 제법 무거운 느낌도 있는데 난 오히려 이게 더 좋네.ㅎ

 

 

 

 

 

 

 

 

앙트레.

엔초비 토마토 소스와 파르메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를 올려 구운 가지 그라티네.

난 몰랐는데 이 메뉴가... TV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해서 선보인 '가지가지하네'라는 메뉴를 발전시킨 것이란다.

어찌보면 내겐 이날 런치의 베스트가 이 앙트레...였던 것 같다.

음식이 전반적으로 다 괜찮은 편이었는데 특히 이 가지가 베스트.


 

 

 

 

 

 

 

가지를 저렇게 밀도있는 조직감으로 유지시키고 본연의 맛과 향을 그대로 전달하면서,

적당히 밸런스를 맞춘 엔초비 토마토 소스와의 조합은 무척 좋았다.

이 메뉴, 만족스럽더라.

 

 

 

 

 

 

 

 

플라 쁘와송.

해산물 요리.

랍스터 버터를 곁들인 새우구이와 오늘의 퓨레.

파스닙 퓨레, 그리고...음... 스탭분께서 비스퀴 소스라고 했는데...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비스퀴 소스를 무척 좋아하는데 전혀... 그 느낌은 아니었다.

약간 달작지근한 느낌과 퓨레가 그리 썩 잘 어울린단 생각이 들진 않았지만... 음...


난 솔직히 개인적으로 새우를 하나만 딱... 내는 메뉴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굴도 마찬가지)

새우나 굴은 원 식자재가 지니고 있는 본연의 스테레오타입같은 맛이 분명히 각인되어있는 편이고 이를 이용한 단품 요리는 대체로 그 틀을 넘어서지 않더라

 

 

 

 

 

 

 

 

그래도 이 새우 요리가 터무니없진 않았다. 

저... 쫀쫀하디 쫀쫀한 새우의 식감도 좋고,

파스닙 퓨레와의 궁합도 밸런스가 괜찮다. 다만, 달작지근한 소스의 느낌은 개인적인 취향은 아니었다.

 

 

 

 

 

 

 

 

플라 비양드.

두가지 중 선택할 수 있는데 와이프는 호주산 그래스 패드 채끝 스테이크와 브뤼셀 스프라우트 퓌레, 돼지감자 퓨레, 그리고 글레이즈한 엔다이브.

기본적으로 스테이크의 템퍼는 미디움으로 나온다고 한다.

업장에서 그리 말하면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함.

 

 

 

 

 

 

 

 

... 조명이 없는 자리라 너무 스테이크가 색이 죽어보이는데 이렇지 않습니다.

물론 마블링 개쩔고, 육즙이 많은 스테이크는 절대 아니다.

풀만 먹고 자란 소라 마블링이 있거나 한입 물면 터져나오는 육즙 가득한 그런 고기 절대 아니다.

그런데,

이 스테이크는 꽤 좋았다.

난 메인인 오리콩피보단 와이프의 메인인 이 스테이크가 정말... 맘에 들더라.

풀만 먹고 자란 소 특유의 풍미라는게 있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그런지 입에서 막 녹아내리는 스테이크보다 난 확실히 이쪽 취향이다.

훌륭했다. 

 

 

 

 

 

 

 

 

나는 오리 가슴살과 다릿살 콩피, 감자 퓨레와 글레이즈한 브뤼셀 스프라우트.

 

 

 

 

 

 

 

 

풍미는 대단히 진하고 깊다.

하지만 개인의 취향 문제라고 보여지지만 난 이렇게 무너지는 느낌의 콩피 식감을 좋아하진 않는다.

내겐 망원동 '장화신은 고양이'의 콩피가 딱... 입에 맞는다.

암튼 그건 내 취향의 문제일 뿐이고...

 

 

 

 

 

 

 

 

곁들여먹는 샐러드.

샐러리 잎.

 

 

 

 

 

 

 

 

데세르.

두가지 중 선택할 수 있는데 우린 각각 하나씩.

이건 상티 크림을 곁들인 신선한 딸기와 루바브 콤포트.

아... 좋다.

그래 난 이런 데세르가 좋다.

온갖 데코로 힘을 준 데세르보다 이 한 그릇으로 딱 이 코스가 정리되는 그런 느낌.

와이프가 먹자 마자 그러더라.

이 데세르, 정말 고민 많이 한 것 같다고.

맞다.

이 기품있는 데세르.

한입 휙... 떠 올려 먹으면 느껴지는 신선함과 상큼한 기분.

 

 

 

 

 

 

 

 

그리고 또 다른 데세르.

벨기에의 아이스크림이라는 담블렁쉬.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에 샹티크림과 초콜릿 소스를 뿌린 담블렁쉬.

 

 

 

 

 

 

 

 

머랭 쿠키를 살짝 얹었다.

이거... 한 스푼 딱 떠서 입에 가져가면 동공 확장을 경험하실 수 있다.

아름다운 데세르다.

 

 

 

 

 

 

 

 

쁘띠 푸...

마들렌, 아몬드 쿠키, 슈케트.

 

 

 

 

 


 

 

그리고 커피.

 

 

 

 

 

 

 

 

마무리까지 훌륭하다.

 

 

 

 

 

 

 

 

사용된 커트러리는 모두 sola인듯.

그립감, 무게감... 다 좋았다.

 

 

 

 

 

 

 

 

디너와 런치가 지향하는 바가 약간 다른 듯 한데,

기회가 되면 디너로 한번 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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