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우리 나라 영화는 상업적인 포장은 어느 일정 단계를 넘어선 느낌이지만,
무언가 가슴을 통타하는 드라마적인 한 방은 늘 부족하다는 생각이었다.
일본 영화가 상업적 만듦새가 부족한 대신 결정적 한 방을 갖추고 있어, 개인적으로
더 깊은 각인이 되어 왔던 것과는 정 반대의 느낌...

[녹차의 맛]에서 애잔함으로 다가오는 마지막... 할아버지의 드로잉 스케치북.
도통 황당함의 극치를 달리다가 막판에 완전히 보는 이를 날려 버리는 [Survive Style 5+]의 마지막 비상...
이야기적인 이음새는 군데군데 헐겁지만, 두고두고 최고의 청춘물이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리게 하는 [Ping Pong]의 막판 탁구 매치씬.
우리 아이들의 청춘이 꼭 이지메와 폭언과 좌절만이 있다고 말하지 않는 [하나와 앨리스]...
그리고 그 대척점에 서서 같은 감독이 말하는 또다른 극단의 세상, 그리고 한없는 무거움을 짊어지게 되는 [릴리 슈슈에 대한 모든 것]...
막판에 터져버리는 배두나의 질주가 영화를 완전히 환기시키는 [린다 린다 린다]... 이외에도 수도 없이 많은 영화들.
이들은 모두 드라마로서의 한 방을 갖춘 영화들이다.

우리 나라의 영화들도 좋다. 물론 좋다.
다만, 어쩐지 그냥 앞으로 쭉 뻗은 길을 잘 걸어가는 모습... 그런 느낌에서 벗어나질 않는다.
그리고 난 이런 드라마적 한 방을 봉준호, 김지운, 박찬욱, 김태용, 민규동...감독에게 기대해 왔다.
그러다가... 김태용 감독이 이를 정말 부족함없이 보여준 영화가 바로 [가족의 탄생]이었다.

게이버 찌질이들은 아직도 가족애 타령이나 하니 멀어도 한참 멀었다는,
진정 퓨어 100% 찌질적 코멘트를 정신없이 날려 대고 있지만,
이 영화를 본 사람은 올해 최고의 한국 영화라는 데 별 이의를 대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쿨한 스토리와 애당초 쿨~하면 따라붙는 경박함은 저 멀리 집어 던지고,
멋진 배우들이 보여주는 정말 진정한 가족의 탄생 이야기.
이 영화를 보면서 왜 내가 그토록 [여고괴담 2]를 좋아했는지... 다시 한번 곱씹어 보게 된다.

이 영화가 DVD로 나와 있다.
소위 말하는 '쫄딱 망한 영화'임에도 거의 모든 주연배우들이 죄다 커멘터리 참여를 했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영화는 DVD를 구입하는게... 최소한의 좋은 영화를 만들어 준
이들에 대한 예의다.

(공유 정신 운운하고 싶지 않다. 공유라는 것은 단순히 트랜드일 뿐이지, 합리화를 위한 변명거리가 아니다)

구입합시다...
뭐 HD-DVD다 블루레이다...해서 이 핑계로 또 DVD를 구입하면 뭐하냐는...무용론자들.
아직 시장이 결정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고, 이 모든 타이틀들이 죄다 차세대 매체로 나온다는 보장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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