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625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 → 부암동 만두집 '천진포자' → 부암동 젓가락집 '저집' → 광화문 카페 '포비 (FOURB)' + 교보문고
→ 광화문 북측광장 '세월호 특별법 개정촉구 범국민문화제' → 상수동 이북음식점 '동무밥상'
성북동에 위치한 한국가구박물관.
예약제이며 1시간 도슨트 투어로 진행된다.
1인 2만원.
관람 동선에 자유도가 전혀 없기 때문에 1시간 2만원은 조금 비싼게 아닐까...싶었는데 전혀...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차량없이 오긴 조금 힘들다.
도보로 오긴 약간 무리가 있을 것 같고 차량 또는 택시를 이용해야 수월하게 올 수 있을 듯.
오는 길도 좋다. 인근에 길상사가 위치해있는데 만약 이곳을 오신다면 최순우 옛집, 만해 한용운 심우장, 수연산방등을 함께 들러도 좋을 듯 싶다. 개인적으로 최순우 옛집과 심우장은 정말 추천한다.
주차장이 이 정도.
관람 시간 전까지 이 문은 굳게... 닫혀있다.
하지만 미리 와서 기다리는 분들을 위한 대기실이 잘 갖춰져있으니 문제없음.
예약제이므로 반드시 한국가구박물관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하고 오시길.
경우에 따라 시간맞춰 온 분들 1~2명 정도는 더 받는 것 같으나 그것도 장담할 수 없으므로 예약은 무조건 필수.
이날따라... 정말 날씨가 기가 막히게 좋았다.
이렇게 쾌청한 하늘을 얼마만에 보는 건가.
그간 소장한 한국 고가구만 2500점...
전시되어있는 것은 약 500점(그런데 500점은 안되는 듯) 정도.
가구도 가구지만 전통 한국양반가옥을 그대로 꼼꼼하게 재현한 한옥을 보는 재미도 보통이 아니다.
어우... 저 짜리몽땅한 다리와 디룩디룩 찐 살을 보면...-_-;;;
이 건물이 지어진지 20년 가까이 된 걸로 아는데...(개방은 13년 정도?) 아직도 소나무 문에서 송진이 흘러 나온다.
문이 열리고 도슨트 투어가 시작됐다.
도슨트의 꼼꼼하면서도 능숙한 진행이 관람을 더욱 쾌적하게 만들어주는 듯 하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감탄사가...ㅎ
앞에 보이는 곳이 궁채다.
궁채의 경우 실제 궁의 일부를 재현했다고 하는데 일제 강점기 당시 창경궁이 창경원으로 격하되면서 많은 궁들이 해체되면서 시중으로 밀려나온 자재를 가져와 지었다고 한다.
기와 역시... 그 당시 사용된 기와를 그대로 가져왔는데 기와가 흘러내리는 것을 막는 막새 기와의 용문양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사실 이곳도 촬영 금지 구역이라 더이상 찍지 못했다.
(이 사진은 실내만 촬영 금지인 줄 알고 찍은 샷)
정자.
궁채가 자연스럽게 사대부 가옥과 연결되게 된다.
이 내부를 모두 돌아보게 된다.
실제로 보면... 상당히 감탄하게 된다.
오리지널보다 더 오리지널같은 느낌이랄까?
물론... 아직 보존되어있는 서원 건물들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은 덜하지만 대충 흉내만 내어 올린 엉터리 한옥촌과는 분명히 다르다.
한옥의 만듦새가 상당한 수준이며, 일부 가옥의 경우 사실상 옛 한옥을 그대로 해체하여 옮겨온 경우도 있는데 사대부 가옥의 전형적인 특성을 최대한 살려 만든터라 그 넉넉한 품이 잘 드러나는 것 같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정말 신선놀음하기 딱 좋은 가옥.
궁채와 사대부 가옥이 연결된 형태다.
담도 정말... 예쁘다.
우측이 부엌채.
이건 디자인인가?
아니란다. 실제 우리 부엌채에 정말 다양한 형태가 있었단다.
이걸 뭐라고 부르는지 잊었는데 암튼... 이 외벽목재만 갖고 전시를 연 곳도 있다고 하네.
사대부 가옥.
이 가옥의 전망은 정말... 기가막히다.
낮은 담 너머로 남산과 서울 성곽이 한눈에 들어온다.
투어 말미에 가면 사랑채의 창 너머로 펼쳐지는 말도 안되는 광경을 볼 수 있는데 브래드 피트가 관람하면서 Amazing!을 연발했을 법하다. 얼마나 놀랐을까...ㅎ
팔작지붕 형태의 이 가옥은 조선 마지막 왕인 순종의 妃 순종효황후가 궁을 나와 살던 사가를 복원한 것이다.
역사적으론... 비극적인 느낌이 있지만 가옥 자체의 아름다움은 상당하다.
단순히 이 가옥은 재현한 것이 아니라 당시 순종효황후의 사가를 그대로 옮겨왔다고 봐야한다. (기둥과 기와를 모두 가져왔다)
본격적인 실내 투어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가옥의 아름다움 때문에 이미 본전을 뽑은 느낌이...ㅎ
사실... 이 사대부가옥 앞이 유일한 포토존이다.ㅎㅎㅎ
기가막히다.
거북... 근데 거북은 임금을 상징하는 것 아닌가?
아래 보면 마루와 난간에 살짝 틈을 줬다.
바람도 아래로 드나들고... 엄청난 디테일이다.
지붕, 기와 모두 아름답다.
겨울엔 아마도 이 문들을 내리겠지.
정미숙 관장이 이 건물을 올린 자리... 이 터가 얼마나 기가막힌 곳이냐하면,
전경이 이렇다.
남산과 서울성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후 실내는 촬영 금지여서 찍지 않았다.
실내를 들어가면 먼저 궁채로 이동하여 만찬이 열리는 공간이 나오는데 이 공간에선 국빈초청 만찬이나 개와대...아 쏘리, 청와대 조찬등이 열리기도 한단다.(아무데서나 처먹지 왜 이런 곳까지 와서 처먹는지 모르겠다)
지하를 만들어 고가구를 전시하고 있는데 가구에 관심이 있는 내게도 무척 인상적인 관람 경험이었다.
책을 넣어 보관하던 책함이 단순한 이동하지 않는 가구가 아니라 오동나무로 만들어 쉽게 책을 넣은 함을 통째로 들고 다니게 배려되었다는 사실도 놀랐고, 그 책함이 거꾸로 되어도 책이 쏟아지지 않도록 만든 꼼꼼함도 재밌었다.
의원이 많지 않아 양반들은 집에 약장을 두는 경우가 많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비상과 같은 위험한 약은 아이들의 손이 닫지 않도록 아랫칸 위아래로 젖혀 열려지는 문 안쪽 깊숙한 곳에 따로 통을 만들어 서있는 상태에선 보이지도 않게 만든 뒤 이 문을 자물쇠로 잠궈 보관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우리네 밥상 문화가 지금처럼 우르르 몰려 앉아 다같이 먹는 문화가 아니라 한상 문화였다는 건 잘 알고 있었지만 이를 위한 소반이 그렇게 많이 필요했다는 건 정말 몰랐다.
뿐만 아니라 뒤주의 상단이 한옥 지붕의 원리와 동일한 방식으로 형태를 갖추고 있고, 이 뒤주가 크게 확장된 것이 한옥의 가옥 형태라는 사실도 이제서야 알았다.
먹감나무 형태에서 자연스럽게 살아나오는 그 놀라운 산의 문양, 사람 人자의 문양...에도 놀랐고.
아무튼 고가구를 보는 재미도 상당하다.
고가구를 본 후 사대부 가옥의 안채, 사랑채로 들어가서 앉아보고, 평상에도 앉아보고... 문갑에 팔을 걸치고 창 밖으로 보여지는 풍경을 감상하기도 했다.
특히 사랑채 창 밖으로 나있는 엄청난 정경은... 그야말로 그냥 자연을 미술작품인양 품으려 했던 선비놀음 궁극의 끝을 보여준 우리 조상들의 허세(폄하아님) 클라스를 몸소 체험할 수 있게해준다.-기가 막히게 멋지다-
아무튼...
1시간 2만원이 아깝지 않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체험이었네.
맘같아선 이제 비오는 날, 눈오는 날도 한번 와보고 싶더라.
물론... 선예약을 해야하는터라 날씨를 가늠하고 예약하는게 쉽지는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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