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의아니게 25일부터 28일까지 4일을 집에서 쉬었다.
26일에는 aipharos님과 장모님, 고모님을 만나뵈러 외출했지만 그 이후엔 그냥 방콕.
집에서 영화보고 게임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뭔가 아쉬워 연휴가 끝나가는 28일 일요일 저녁이 다 되어서야 갑작스럽게 식구들 다 함께 저녁을 먹기 위해 나왔다.
얼마전 로칸다 몽로에 들렀을때 박찬일 주방장께서 선물로 건네주신 그의 신간 '백년식당'에 청진옥 소개가 되어있어 생각난 김에 들렀다.
사실... 이 집.
워낙 유명한 집이고 대대로 이어져 지금은 창업주의 손자가 운영하고 있는 집이기도 하다.
다들 알겠지만 종로쪽엔 그런 집들이 지금도 더러 있지. 우래옥, 하동관...등등.
원래 자리를 잡고 있던 곳은 지금의 르메이에르 빌딩 1층이 아닌데 개발 열풍 속에 씁쓸한 이유로 불가피하게 지금의 장소로 이전하여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종로 교보문고 뒷편 르메이에르 빌딩 1층.
주차장 들어가는 쪽으로 문이 나있다.
손님은 끊임없이 들어온다.
사실 빈대떡이나 전도 주문할까...했는데 안하길 다행.
해장국 뚝배기가 대단히 크다.
이걸 다 먹고나니 뭘 더 먹을 엄두가 안나.ㅎㅎㅎ
아들과 어머님은 선지를 넣고...
촌스러운 나와 aipharos님은 선지를 빼고 먹음.ㅎ
(아... 난 왜 선지에 적응이 되지 않는걸까)
박찬일 주방장의 신간 '백년식당'을 읽다보니 '토렴'이라는 것이 얼마나 사려깊은 방법이지 잘 알 것 같더라.
군산의 국밥집에서 콩나물등을 뜨거운 육수를 계속 붓고 덜어내기를 반복하여 내오는 모습을 봤는데,
난 토렴이라는 방식이 그토록 사람에 대한 배려가 담긴 것인지 잘 몰랐다.
아무튼...
청진옥의 해장국은 여느 자극적인 해장국들과 달리 매우... 담백하고 깊다.
먹으면서 제주도 돌하르방의 맬국의 맛과 상당히 비슷하다고 느꼈었는데 먹고 나와서 와이프, 아들이 하는 말도 비슷하더라.
그리고 어느 정도 먹은 후에 다대기를 넣어봤는데 일반적인 식당에서 고춧가루를 이용한 다대기가 아니라 청진옥은 고추장을 이용해서 양념을 만들었더라.
그래서인지 고추장을 풀어 먹으면 맛이 강해지기만 하는 여느 식당의 다대기와는 많이 그 느낌이 다르다.
상당히 만족스러운 해장국.
물론 가격은 만만찮지만.(1인분 9,000원)
다음엔 이곳 수육을 먹어봐야지.
해장국집이란게 원래 해장하러 오긴 하지만 해장하면서 또 술을 곁들이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지 않나.
우린 그런 술문화와 거리가 멀어서... 그런 일이야 없지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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