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526   플라토 미술관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Felix Gonzalez-Torres) - Double' → 홍대 '코요테 살룬 (Coyote Saloon)' 

              →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 '랑비르 칼레카 (Ranvir Kaleka)' → 부천 '부암동 치어스(Cheers 앞으론 부암동 치킨)' 





너무 덥다.

정말... 올 여름은 최악이다.
낡은 집에 사는 우리는 하루 반나절 이상 에어컨을 가동할 수 밖에 없다.
단열따위 말아먹은 집. 뜨거운 햇볕을 온몸으로 끌어아는 집.
실내온도가 34도가 나오는 어처구니없는 집.
전기요금 폭탄이 벌써부터 두렵다.-_-;;;

원래 회사 휴가 기간인데 난 사무실에 나갔다.
그래도 오늘 하루는 좀 쉬어야지.
가을로 휴가를 미뤄둔 터라 어디 숙소를 예약한 것도 아니고, 너무 더워 어딜 돌아다니고 싶지도 않고, 간단히 전시나 보는 걸로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먼저 도착한 곳은 플라토 미술관.
예전에... 로댕 미술관이었던 곳.
삼성플라자에 위치한 미술관. 
삼성을 그렇게 싫어하면서 왜 갔느냐...라는 질문은 마시길. 
리움의 전시나 플라토의 전시들 일부는 안티-프로테스트의 전형적인 기업문화를 견지하는 삼성의 기조와 대척점에 서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금 전시는... 네티즌 중심으로 더 많이 알려진, 38세의 젊은 나이에 에이즈로 타계한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Felix Gonzalez-Torres)의 'Double'展.
입장료는 비싸지 않음. 성인 3,000원.









지옥의 문. 










날은 겁나게 더웠지만... 하늘은 참 예쁘다.
그나저나 플라토 미술관 (구 로댕 미술관) 참, 오랜만이네.
전에 종종 왔었는데.









24개의 전구로 이뤄진 '무제(북녘)'.









신체 접촉을 유도하는 '무제 (시작)'.









시작과 함께 전시의 문을 연다.








'완벽한 연인들'.









좌측은 '무제 (엘리스 토클라스와 거트루드 스타인의 묘지, 파리)'
레즈비언 연인이었던 엘리스 토클라스와 커트루드 스타인을 기억하는 작품.
안보이는 벽면 아래에는 수많은 사탕을 깔아놓아 무덤을 수놓은 꽃장식같은 느낌이 들게 된다. 
겹겹이 쌓인 종이로 묘비나 묘단을 연상케하는 이 작품의 맨 위에 짧막한 단신 뉴스로 박혀있는 내용은 꼭 읽어보시길.

우측은 '무제 (환영)'.










역시 모두 작품 '무제'.
아련하다.











짧은 단신의 내용은... 연인의 죽음과는 전혀 상관없는, 가십 수준의 단신.
도널드 트럼프(미국의 부동산 재벌)의 새로운 카지노 오픈이 늦어져 갬블러들이 항의했다는 내용.
성적 소수자가 현실적으로 핍박받고 외면받는 현실을 은연 중에 표현한 듯한 작품.











'무제 (러버보이)'와 '무제 (플라시보)'









벽면을 따스하게 감싸주는 작품은 '무제 (러버보이)'.
그리고... 수많은 사탕이 깔려있는 작품은 '무제 (플라시보)'.









펠릭스와 그의 동성 연인은 모두 에이즈로 사망했다.
벽면을 커튼처럼 지켜주는 작품은 애틋함과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느낌이고,
500kg에 이르는 사탕으로 이뤄진 작품은, 미국 정부가 수많은 에이즈 희생자가 생긴 이후에야 임상 실험을 행했다는 사실을 은유적으로 비판한다.











이 사탕은 실제로 까서 먹어도 되고, 이 사탕을 다 헤쳐서 자신만의 모양을 만들어도 무방하다.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들을 연도별로 나열.
다 알겠는데... 1968년의 Jackie는 정확하게 모르겠다. 재클린 부비에가 오나시스와 결혼한 1968년을 의미하는 건지, 

재클린 스튜어트의 1968년 독일 GP 우승을 의미하는건지...


















아트샵에 들러 나처럼 더위타는 어머님께 부채와 손수건 세트를 선물해드렸다.










배고프다...

밥먹으러 가자.


*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의 전시는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익히 알고 있던 그의 명성만큼의 전시 규모는 아니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작품의 의도에 내재된 텍스트를 어느 정도 읽어야 감상이 용이한 개념미술이기도 하고.
따라서 플라토 미술관에서 무료배포하는 팜플렛을 감상하면서 꼭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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