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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나의 추레하기 짝이 없는 현실을 애써 부인하고 합리화하기에 앞서.
내가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전력을 다해본 적이 있냐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난 없다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늘 말만 많고, 생각만 많았지 뭔가를 시작하면 언제나 쉽게 싫증을 내기 일쑤였고, 

싫증과 다른 도전, 또다시 싫증과 다른 도전이 반복되어 내게 남은 건 현학적인 겉만 번드르르한 가짜 지식들 뿐이다.
가끔, 내 아들도 나와 같은 길을 가면 어떻게하지? 하는 생각이 들어 등에 식은 땀이 싸늘하게 베어들 때도 있는데,
그렇게 되지 말아달라고, 나를 보고 배우지 말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어처구니없는 이율배반같아서 그런 얘기 하기가 싫다.

뭔가를 하고 싶은 강렬한 열망은 누가 옆에서 그럴싸한 말로 구라를 푼다고 되는게 아니니까.
인생은 애니메이션에서 멘토의 한마디에 완전 필받아 인생의 전기를 맞이하는 그런 캐릭터들처럼 즉각적이고 단순하지 않다는거.
내가 그런 자연스러운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 법인데, 내 생각에 난 그런 면에선 글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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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선 건강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거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리고 조금씩 내가 나의 건강을 방치하면 전혀 예기치 못한 위협이 생각보다 너무 빠르게 닥치리라는 것도 깨우치기 시작했다.
운동하자. 
난 20대도 30대도 아닌, 어느덧 40대 중반을 향해 가는 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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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 자신 스스로의 뚝심있는 가치도 없고, 철학도 없다는 증거는,
내가 나를 증명하고 보여주거나 스스로 만족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갈망하는 소비욕을 보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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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종종 항공권 예매 사이트를 뒤적거린다.
후쿠오카로 가는 비행기를 뒤지며, '아... 비행기 값이 이렇게 싸구나.', '지금에라도 일본에 한 번쯤 더 가봐야하는데 이제 관동은 못가니 관서로...' 이런 소리를 주물럭거리고,

헬싱키행 비행기편을 뒤지고, 함부르크 공항 비행기편을 뒤진다.
요즘처럼 비상식이 보편화되어버린 한국에 살면서 더더욱 그런 열망은 커져만 간다.
정말이지 뭔가 경제적인 대책이라도 세워진다면, 가차없이 이민을 가버리고 싶은.
그런 이 나라.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데도, 본질과는 영 관계도 없는 엉뚱한 변명으로 담론의 본질을 흐리고, 

사과해야할 인간은 오히려 큰 소리를 치며, 피해받은 자는 소리를 죽이는.
이 어처구니없는 한국 땅에 살다보면,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데도 정당지지율은 간판만 바꿔단 족속들의 정당(?-이게 무슨 정당이야 모리배지)이 더 높다는 말도 안나오는 여론조사를 보면...
정말 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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