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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이의 후지 X10에 이어, 이번에 aipharos님의 손에 들어간 후지 X100까지 만져보니,
내 라이카 X1에 대한 작은 배신감을 피할 수가 없다.
2010년 5월에 라이카 X1을 손에 넣어 이제 만 2년이 다 되어간다.
공식적인 가격으론 후지 X100과 라이카 X1의 가격차이가 100만원 이상인데, 그 가격차이에도 불구하고 라이카 X1은 뷰파인더가 없다.
X100의 OVF/EVF 모두 가능한 하이브리드 뷰파인더같은 건 바라지도 않는다. 최소한의 OVF라도 있었음했지만, 없다. 
OVF라고 해봐야 46만원짜리, 정말 프레임만 표시해주고 아무 정보도 없는 외장뷰파인더만 별도로 판매할 뿐이다.
뿐만 아니다.
내가 예전 DSLR 카메라를 쓰면서 잘 쓰던 AE LOCK 기능도 라이카 X1은 없다. -_-;;; 
감도? ISO 800 이상 올라가면 웹에서 쓰기에도 좀 난감해진다. M8보단 나아졌다지만. 그래서 난 아무리 어두워도 최대한 ISO 1600은 쓰지 않으려고 한다. 셔터스피드 1/13은 보통이고 심지어 1초가 넘어가는 경우도 생겨난다. 삼각대를 절대 선호하지 않는 나인지라 손각대로 1초를 버티는건 곤혹스러운 일이다. 
이뿐이 아니다. 
라이카 X1을 들였다가 방출한 분들의 99%는 느린 AF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펌웨어 업그레이드가 되었음에도 이놈은 지이이이잉~~징~ 이러면서 AF를 담배 한대 피우며 여유부리면서 프레임 유람하듯 잡아낸다.
어두워지면 그나마... 더 힘들어지고. 
X1에 완전히 적응되어 지금은 움직여도 대략 예측해서 샷을 날리는 등 아주 큰 불편함은 모르고 사용 중이지만 aipharos님의 X100을 잡아보니 이건 AF의 신천지같은 놀라운 속도가 느껴지는거다.ㅋㅋㅋ
우습게도 X100조차도 AF가 느리다고 까이고까인 카메라인데 말이지.
물론 aipharos님의 X100은 구입하자마자 바로 펌웨어를 v1.2로 업그레이드해서 사용한 덕은 봤겠지만 그래도 X100은 어찌되었든 AF 느리다고 까인 카메라인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라이카 X1을 사용하던 내게 후지 X100의 AF 속도는 신세계같은 쾌적함을 안겨준다.ㅎㅎㅎ

이 뿐만이 아니다.
라이카는 특성상 최소 촛점거리가 30cm다. 펌웨어 업그레이드된 후 약간 짧아진 느낌이 들지만 어쨌든 30cm.
접사? ㅎㅎㅎ 접사가 의미가 없다. 어찌되었든 최소 촛점거리는 30cm 가량 확보를 해야한다.
후면 LCD는? 
난감하다. 16만 화소인가?를 제공하는 LCD 화면은 촬영 후 리뷰할 때보다 집에서 모니터로 볼 때 훨씬 결과물이 좋다는 사실로 위안을 삼는다. LCD 화질이 너무 좋아 집에 와서 모니터로 옮겨볼 때 실망하는 다른 카메라와 정 반대 현상. 그래... 이건 라이카가 의도한 걸거야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하지만, LCD 디스플레이 설정 화면의 그 놀랍도록 어처구니없는 한글텍스트는 이게 정말 260만원대의 똑딱이 카메라가 맞는지를 의심하게 한다. 




라이카 X1의 메뉴 화면은 이 모양이다.


이렇듯 라이카 X1은 가격에 비해 엄청나게 떨어지는 기계적 성능을 제공한다.
내가 아무리 라이카 X1에 만족하고, 이 카메라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인정할 건 해야지. 
이런 사실을 단순히 '감성'어쩌구 운운하면서 옹호할 마음같은거 단 1%도 없다. 
대부분의 기기를 자신에게 길들이며 사용하는 것과 달리 라이카 X1은 사람을 길들이고-_-;;; 적응못하면 자기를 놔달라고 종용하는 꼴이니 
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비싼 똑딱이일까.
다만, 이 엄청난 AF 속도, 고감도에서의 저열함 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촬영할 때 대상을 더 응시하고 인내를 갖고 셔터를 누르게 되었다는 건... 사실. 
그런데 이게 라이카 X1에 고마워할 일은 아닌 듯 싶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카 X1을 팔면 바로 신품 후지 X100에 액세서리 다 갖춰 살 돈이 생기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아직도 X1을 사용하는 이유는 바로 이 녀석이 보여주는 그 놀라운 결과물들 때문이다.
도쿄와 제주도의 청명함을 그대로 드러내준 맑고 깊은 느낌들.
계조의 깊이.
이 모든 결과물이 수많은 라이카 X1의 단점들을 덮어버린다.

결론은...
라이카 X1은 전에도 얘기한 바 있듯이 렌즈값이고 바디는 번들이라는거.
엘마릿 렌즈의 느낌을 그대로 끌고 들어온 극상의 렌즈빨이라는거.
그리고 그 매력을 수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끌어안고 있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이다.

5월에 아마도 X2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 같은데,
들리는 소문으로는 즈미크론 렌즈가 들어갈 것 같단다.ㅎㅎㅎ
300만원 넘는건 당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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