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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바닥이 너무 차다고 보일러넣던게 불과 며칠 전인데,
낮기온이 15도 이상 휙 올라가버리는 봄이 갑자기 찾아왔다.
햇볕이 따뜻하고 바람도 잦아 들었고 하늘도 예쁜데 세상의 풍경은 참 삭막하고 생경스럽다.

원래 3~4월은 가구 성수기라고들 말한다.
이사도 많이 하고, 결혼도 많이 하니까 3,4월, 그래 5월까지. 이렇게 석달을 한해의 매출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대목이라고들 말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 사정은 전혀... 그렇질 못하지.
3월에 잠깐 반짝하고 3월 하순부터는 바로 매출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해서 4월엔 그냥 비수기처럼 주저앉는게 

요 몇년의 온라인 가구시장 사정이고 이러한 사정은 나아지긴 커녕 점점 더 심해져만 간다.
당연한 현상이지.
대부분의 가구 업체들처럼 일반적인 서민이나 중산층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실질소득은 오히려 떨어지고 물가는 오르고, 가계 대출은 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버슈팅 성향의 소비욕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니 없어도 사는데 크게 지장없는 가구에 그토록 투자할 이유는 점점 더 없어지지 않나.
이건 가구에 대한 인식의 부족도 문제지만, 근본적으로 보여주는 것을 더 중요시하는 소비 패턴도 한 몫 단단히 한다.
패션, 액세서리야 당장 자신을 꾸미고 보여줄 수 있지만 가구의 경우, 스스로의 만족 또는 다른 사람이 집으로 찾아와야만 보여줄 수 있는 내구재라는 사실은 

이럴 때일수록 더욱 가구 시장을 옭죄어버린다.
게다가 과거와 달리 이제 친구집에 놀러가는 것보단 밖에서 만나 외식을 하고 모임을 갖는게 보다 더 보편화되어가고 있지 않나.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처럼, 
침대와 서랍장 몇개만 파는 회사는 그래서 더더욱 힘들다. 
연계구매도 불가능하고, 따라서 고객들에게 다시 되돌아보게 할 여지도 적고.

이런 이유로 지금 준비 중인 쇼핑몰 작업이 더더욱 중요하다.
문제는 어떠한 제품 철학을 쇼핑몰을 통해 대중에게 어필하는 것이냐이고, 이걸 어떻게 어필하느냐의 문제지.
제품을 주르르 깔아놓고 와서 사라고 이거 다 좋은거야라고 말하는 기존의 쇼핑몰과 같은 방식으론 IKEA가 들이닥칠, 

그리고 구매 고객들을 중심으로 높아져갈 눈높이에는 죽었다 깨어나도 맞출 수가 없다. 
제품의 철학이 부재하고 기업의 마인드를 읽을 수 없으면 고객들도 상품에 대한 가치를 이해할 리가 없다.
쉽지 않은 일이다. 스토리보드까지 죄다 혼자 만들어야하는 입장에선 답답할 때가 너무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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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고 싶지만, 몫돈 나갈 일이 어디 한 둘이 아니다.
이사도 가야하고, 민성이 PC도 이제 완전히 개비해줘야하고.
회사 출퇴근 비용도 미친 기름값 덕분에 더 올라가버렸다.
분명... 그렇게 적은 월급을 받는 것은 아닌데, 이 놈의 돈은 참 어렵게 들어오고 기가막히게 빨리 도망간다.
그나마 신용카드를 쓰지 않으니 그럭저럭 버티는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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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은...
참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일명 보릿고개.
따뜻한 봄이 왔는데 사람들 주머니엔 언제 봄이 오는 걸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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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선거.
찍을 사람이 없어 찍지 않는다는 말,
투표안할 권리도 있다는 헛소리.
다... 개소리다.
변해야할 것이 많아도 너무 많은 이 나라에서 점진적인 변화를 위한 투표권을 포기하는 건 변명의 여지없는 방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