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부터 12월까지 본 전시 중 기억에 남는 전시/공연 13선.
그런데 공연은... 정말 2011년에 본게 없구나. 어휴...
이제 공연보러 다니는게 이상하게 꺼려지고.-_-;;;
그 좋아하는 뮤지션들 SCS에서 마구 데려와서 빵빵하게 공연들하는데 정작 '오면 바로 간다!'라고 해놓고는 하나도 안갔다.-_-;;;
당장 1월 25일에 Beirut(베이루트)도 내한 공연을 하고, 곧 Dan Deacon(댄 디콘)도 공연이 있는데 죄다... 패스 중.-_-;;;
이 귀차니즘을 어째야 하나.
나도 결국 나이를 먹는건가봐.
'the News after News - 댄 퍼잡스키 (Dan Perjovschi)' / 토털 미술관 (12월 4일)
올 한해 가장 유쾌하고 즐거웠던 전시는 토털 미술관에서 열렸던 댄 퍼잡스키 전시.
단순한 드로잉 속에 살아있는 풍자와 날선 비판을 담아낸 그의 작품에 박수를.
'Less and More - 디터 람스의 디자인 10계명' / 대림미술관 (1월 11일)
디터 람스를 들어보고 웹에서만 접하다가 실제 그의 작품들을 대거 접한 느낌은 단순히 말해 '놀랍고 충격적'.
50년대의 디자인을 보고 '디자인'이란 것이 무엇을 지향하고 의미하는지, 어떻게 시대를 초월하고 대중과 교감하는지 명백히 느낄 수 있었던 전시.
'In Between - 타카시 쿠리바야시' / 비욘드 뮤지움 (9월 25일)
경계의 작가라는 의미를 확실히 알 수 있었던, 시선바꾸기.
이 정도의 설치 작품을 제대로 구현해낸 비욘드 뮤지움에도 박수를.
'Touch Me - Juergen Teller (유르겐 텔러)' / 대림미술관 (5월 1일)
라켈 짐머만의 저 뒷모습처럼,
그의 작품들은 도발적이고 전복적이지만 유머를 잃지 않고 끊임없이 대중의 편견과 정치적 세뇌에 대해 저항한다.
유르겐 텔러의 작품을 통해 관습화된 생활에 끊임없는 자극과 환기를 준다는게 얼마나 중요한 의미인지 다시끔 생각해본다.
'KIAF 2011' / 코엑스 (9월 25일)
말이 필요없는 KIAF.
전시가 아니라 아트페어지만 이 정도 명망있는 작가들, 유망 작가들의 작품을 모아놓고 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
비록, 예년만한 감흥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KIAF는 우리에게 가장 기다려지는 한 해의 행사.
'Vertical Road - Akram Khan Company (아크람 칸 컴퍼니)' / LG 아트센터
여느 현대무용 공연보다도 더욱 무용수 개개인의 기술적인 부분이 놀랍다는 생각도 들었고, 보면서도 당췌 이게 무슨 이야기를 하는건지 이해하기 힘든 대부분의 경우와 달리
다양한 인간적 에피소드 속에서 절대적 권력과 항거하는 몸부림,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궁극을 열망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명료한 이미지도 있다.
현대 무용 대부분이 그렇듯 서사적인 무대와 인상적인 조명과 의상이 아직도 머릿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민성이마저 눈을 떼지 못하고 봤던 멋진 공연.
'Joana Vasconcelos (조안나 바스콘셀로스)' / 서미갤러리 (5월 2일)
일상의 오브제를 통해 작품을 구현하는 스페인 작가.
해당 포스트에 글을 썼으니 다른 말은 다 차치하고, 보여지는 시각적인 힘만으로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작품들.
박작가 덕분에 정말... 편안하게 보고,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영국 로열아카데미 대표작가전' / 성남아트센터 큐브전시실 (7월 29일)
영국의 로열 아카데미 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모은 전시.
이런 편집전...(ㅋ)이 어떨지 모르지만 우리같이 전시나 보는 사람에겐 가장 좋은 기회.
트레이시 예민의 위 작품은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렬하게 빛이 나더라.
'Tim EITEL (팀 아이텔)' / 학고재 갤러리 (9월 4일)
팀 아이텔은 예전 아라리오 갤러리 소장품전에서도 언급했던 네오 라우흐(Neo Rauch)와 함께 독일 현대회화를 대표하는 라이프치히 학파 계열의 작가다.
그의 작품은 우울함과 절망에 빠진듯한 대상들, 혹은 공허한 듯한 외로움등을 드러내는 분위기로 가득하다
'Beacons of Archipelago (군도의 불빛들)' /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 (2월 13일)
레슬리 드 차베즈는 물론이고 프라무헨드라의 작품도 볼 수 있었던 전시.
동남아시아 현대미술에 대한 재발견.
'Thomas Demand (토마스 데만트)' / PKM 트리니티 갤러리 (12월 23일)
모두 종이로 제작된 작업이다.
종이로 현실을 기록하고 사진으로 남긴 뒤, 작가는 이 작품들을 모두 파기한다.
결국 남는 건 사진일 뿐인데, 그때 의문이 생긴다.
이 기록으로 남은 사진 속의 모습은 실제인가, 허구인가.
'Katie Paterson (케이티 페터슨)' / PKM 갤러리 (5월 2일)
케이티 페터슨의 작품을 보면 형언하기 힘들지만 영국 작가의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난다.
비하인드를 모르면 작품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난해함.
그와 동시에 유추되는 수많은 다양한 해석들이 가능하다는 점.
하지만 거기에 더해서 그녀의 작품은 대단히 정확한 과학적 원리를 이용하고(라디오 웨이브를 이용한 작업등)
섬세한 엔지니어들의 손길을 확실히 거치지만 이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아련할 정도로 시적이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겠다.
실제로 전시된 그녀의 작업들은 다양한 현대적 오브제를 활용하고 있지만 그 뒷편에선 아련한 감성이 드러나기도 한다.
별의 죽음을 선포한 작품도 그렇고...
'낯선 섬에 떨어지다 - 제소정' / 대안공간 아트포럼리 (6월 24일)
그녀의 작품에서 프란시스 베이컨과 보슈의, 그리고 심지어 로저 딘의 부유하는 세상의 이미지가 언뜻 보인다면,
작가에 대한 결례일까?
그건 제소정 작가의 작품들이 현실에서 어쩌면 흔하게 공감할 수 있었을 법한 보편성을 초현실적인 작법으로 은유적인 표현을 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리고 작품 속에 펼쳐진 풍만한 여신의 나체들의 향연은 어쩌면,
이 나라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느꼈을 법한 사회적인 암묵의 부조리들에 대한 불안의 상징일 지도 모른다.
적어도 난 그렇게 보인다.
작품 속의 여인들이 웃음을 짓고 있어도 보고 있는 이는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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