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aipharos님, 민성군과 함께 LG 아트센터에서 본 아크람 칸 컴퍼니 (Akram Khan Company).
집에서 역삼까지 무려 2시간 40분이라는 말도 안되는 시간이 걸렸고, 민성군이 몸살 기운이 있어 같이 가야하나 말아야하나도 고민했었고, 
난 주차하고 올라가느라 입장 제한에 걸려 18분 늦게 들어갈 수 있었고, 우리 뒷자리에 있는 정말 몰지각하기 짝이 없는 인간들

(젊은 남자 둘. 2층 2열 28~30 앉은 인간들. 내 이 글 전체공개로 올린다)의 잡담과 온갖 주접이란 악재가 있었음에도 공연 자체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여느 현대무용 공연보다도 더욱 무용수 개개인의 기술적인 부분이 놀랍다는 생각도 들었고, 보면서도 당췌 이게 무슨 이야기를 하는건지 이해하기 힘든 대부분의 경우와 달리 

다양한 인간적 에피소드 속에서 절대적 권력과 항거하는 몸부림,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궁극을 열망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명료한 이미지도 있다.
현대 무용 대부분이 그렇듯 서사적인 무대와 인상적인 조명과 의상이 아직도 머릿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민성이마저 눈을 떼지 못하고 봤던 멋진 공연.

다만...
뒷자리, 2층 2열 29~30에 앉은 싸가지없는 젊은 남자의 관람태도때문에 그 멋진 공연의 즐거움이 반감됐다.
잊을 만하면 잡담에, 정적이 흐르는 장면에서도 일어나 자리를 옮기질 않나 휴대전화를 켜지 않나. 완전 빌어먹을 관람 태도때문에 영화관이었음 정말 한마디 했을텐데 참느라 혼났다. 내가 1열 26이어서 그들이 2열 29~30이니 좀 떨어져 있기도 했고.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건 잘 아는데 난 공연이나 영화볼 때 피해받는걸 너무너무 싫어하는 성격이라 

영화관 갈 때는 어지간하면 참고 보자고 마음 속으로 몇 번을 다짐하고 보곤 한다.
걸핏하면 켜대는 휴대전화, 감상을 방해할 정도로 주워먹다시피하는 팝콘 소리,먹는 소리, 그리고... 끝내주는 잡담.
그런데 이런건 영화볼 때만 경험하는게 아니다.
몇 년 전 LG아트센터에서 리브루어와 마부마인의 연극을 볼 때였는데, 이상하게 자구 발꼬랑내가 나서 뒤돌아보니 내 뒤에 남자가 운동화를 벗고 있더라.-_-;;; 

울티마 베즈와 슈피겔의 공연에선 뒤에 남자가 흐르는 음악에 맞춰 발장구를 치는 바람에 앞에 앉은 나는 그의 비트박스를 들으며 공연을 봐야했고, 

어떤 공연인지 기억이 안나는데 여자 관객 한 명이 유난히 혼자 실성한 듯 웃는 바람에 주변사람들이 웅성웅성대면서 공연을 본 적도 있다.

난 그냥 내가 예민한 성격이어서 불편을 느끼는 거겠지...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지들집 안방도 아닌데 이따위로 남의 감상을 방해하는 꼬락서니는 도무지 이해가 안가긴 한다.
전시를 봐도 마찬가지고. 왜 내가 네들 작품 앞에서 폼잡고 사진찍을 때까지 기다려줘야하냐고. 전시장에서 사진찍는 건 사진찍는 이들이 관람자에게 방해를 주지 않고 

알아서 찍는게 최소한의 예의아닌가 몰라. 기다리고 기다려도 관람자가 줄을 이으면 그 자리에선 찍지 말아야지. 아님 최소한 상대에게 불편을 주면 간단한 표현이라도 하든지.
남에 대한 배려심따위는 다 뒷구멍으로 말아먹어가지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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