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mitless/리미트리스]
directed by Neil Burger
Bradley Cooper, Abbie Cornish, Robert De Niro
2011 / US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영화.
충분히 더 신선하고 긴박감있게 만들 수 있었을 듯 싶은데 중반 이후엔 힘이 다소 빠진다.
덕분에 눌려 있다가 터져나오는 후반의 절정이 허망하게 느껴지기까지.
엔딩도 예상 외였고, 랄프 파인즈의 스트릿 버전같은 브래들리 쿠퍼의 매력도 괜찮은데 힘을 너무 뺀 영화.

 

 

 

 

 

 

[the Company Men/컴파니 멘]
directed by John Wells
Ben Affleck, Tommy Lee Jones, Chris Cooper, Kevin Costner
2010 / US

[Up in the Air]에서 조지 클루니는 허망한 개인의 문제를 통해 신자유주의 시대의 경쟁에서 자신의 손으로 내몬 이들과
전혀 다른 시선에서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모두가 '이건 다 괜찮아질거야'라고 거짓말을 하는 동안 수없이 많은 현실의 사람들은 아무 이유없이 직장을 잃고
순식간에 길거리로 내몰리고, 실업급여가 끝나갈 즈음의 공포감에 막막해하며 결국 자신에 대한 책망과 좌절감으로 주저앉게 된다.
그건 바다 건너 미국땅뿐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 지금 이시간에도 가열차게 벌어지는 일들이다.
모두가 노동을 도외시하고 실재하는 재화의 가치를 폄훼하고 MIT, 하버드의 공대생들이 온갖 장난질로 만들어놓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마술같은 장난에 빠져든 금융장난질.
회사가 망해도 임원들은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오히려 더더욱 자신의 배를 채우는 이 기가막힌 상황.
그리고 이런 상황을 그 누구도 잘못되었다고 말하지 않고, 개인의 책임으로 돌려버리는 기가막힌 상황.
이 영화는 그런 와중에 실재의 재화와 노동의 땀을 인정하고 바로 서고 싶은 이들을 다룬 일종의 판타지다.
영화의 끝은 가슴 벅차지만 동시에 서글프다.
왜냐하면 우린 이런 시도가 결코 저 미국땅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춤추는 대수사선 3]
directed by 本広克行 (모토히로 카츠유키)
오다 유지, 오구리 슌, 후카츠 에리
2010 / Japan

멍석 다 깔린 판에서 이렇게 못 노는 것도 재주다.
게다가 지긋지긋한 이 일본 영화, 드라마의 오글거리는 설교.
머리가 나쁜건가? 꼭 이렇게 오글거리는 일장연설을 넣어야만 영화가 감동을 획득하나?
일본의 그 한 방있는 멋진 영화들을 점점 보기 힘들어진다.
이게 지금의 부유하는 일본의 모습인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고.
정말... 징그럽게 재미없다.



 

 

 

 

 

[True Grit/브레이브]
directed by Ethan Coen, Joel Coen
Jeff Bridges, Hailee Steinfeld, Matt Damon, Josh Brolin
2010 / US

코엔형제의 영화는 거의 대부분 대단히 건조하다.
후반으로 갈수록 이러한 요소는 더욱 극대화되어 그들의 블랙 코미디적인 느낌을 더욱 진하게 풍기고 있는데
존 웨인 주연의 원작을 리메이크한 이 영화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 영화를 보고 그 속에서 동시대에 주지하고픈 감독의 메시지를 읽어내는 건 사실 그닥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언제나처럼 코엔 형제는 그렇게 메시지를 어렵게 빙빙 돌려서 던져주지 않기 때문이다.
불과 3년 사이에 [No Country for Old Men]이나 [a Serious Man], 그리고 이 영화와 같은 결코 가볍게 넘어갈 수 없는
걸작들을 숨돌릴 틈없이 쏟아내는 코엔 형제의 재능에는 경외와 진심의 존경심을 느끼게 된다.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지만, 굳이 이 시점에 이 영화를 들고 돌아온 건 성찰할 줄 모르는,
패왕주의적 망상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한 미국을 이야기하기 위해서일지도 모른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자신의 폭력적인 욕망, 그것이 어떤 의미에선 정당하다고까지 볼 수 있는
당위성을 갖고 있다고 할 지라도 그러한 욕망을 채우기 위해선 분명히 응분의 댓가가 있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그 댓가는 결코 찰나의 아픔이 아니라 지울 수 없는 상흔을 남긴다는 걸 영화는 얘기한다.
1대 7, 그 이상의 영웅담이 산산이 조각나 버리는, 모래집같았던 미국의 신화가 함께 무너져내리는 성찰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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