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방향]
홍상수 감독의 열두번째(?) 장편...인가...
보고나니 이 영화와 [옥희의 영화]는 대단히 닮은 듯 다른 느낌이 있다. 분명한 건 [북촌방향]이 다분히 [옥희의 영화]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
[옥희의 영화]가 과거의 시간을 붙잡고 돌고돈다면, [북촌방향]은 다분히 반복되는 현재와 현재를 통해 바라볼 수 있는 '뻔한' 미래를 이야기한다.
한글제목은 공간적인 의미를 갖지만 영문제목이 다분히 시간적인 의미를 강조한 것으로 봐도 이 영화가 북촌이라는, 
서울의 시간에서 벗어남직한 탈시간적 공간에서 어떤 방식으로 반복되는 시간의 뫼비우스를 통해 벗어남없이 돌고도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다는 느낌도 지울 수가 없다.
어찌보면, 홍상수 영화 속의 인간들은 가방끈 긴 주인공들이 허다하게 등장하지만, 그들은 현실을 변혁할 힘같은 건 조금도 없고, 
그럴 마음도 없으며 시간에 따라 내가 그렇게 변했다고 항변할 뿐이지만, 결과적으론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랬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자조가 지배적인 캐릭터들이다.
그래서 보는 사람에 따라 씁쓸할 수도, 유쾌할 수도 있겠다.
'사람이란 다 그렇지... 얄팍하고 허울뿐이고, 관계는 피상적이고 원하는 건 섹스뿐'이라고.
마지막 장면에서의 유준상의 표정은 대단히 섬뜩하기까지 하다.
쉽게 감정을 표현하면 '내가 지금 뭐하는거지?'라는... 뭐 그런 표현.
엄밀히말해 파국(???-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보다 더 냉정한 파국)만 기다리고 있는 아슬아슬한 관계의 형태에 대해 
홍상수가 가진 시선은 연민일까? 아님 냉소일까? 예전엔 이 질문에 대해 쉽게 답할 수 있었는데 이젠 모르겠다. 
근본적으로 이런 해석 자체가 무리이고 단순한 시각일 수 있다고 생각은 하는데, 이젠 모르겠다.

다만...
이 영화는 영화가 가진 힘이 대단히 뛰어나서 누구라도 재미있게 볼 듯 하다.
홍상수 영화는 지루해...라는 말은 제대로 보지 않은 분들이 스틸컷 몇 컷갖고 만들어낸 선입견인 경우가 많다.
못보신 분은 실제로 보시라. 

*
송선미씨는... 너무나 예쁘다.

**
김보경씨는 정말 매력적으로 나온다.
그녀가 1인2역을 한다는건 이 영화 속의 시간의 흐름 자체를 그 누구도 정의할 수 없도록 혼란케하는 장치가 된다.

***
유준상씨의 연기는 확실히 자연스럽다.
명확한 대본이 없는 홍상수 감독의 작업 스타일에 잘맞는 그의 페르소나가 될 법하다.

****
영화 속 몇몇 키스신의 그 투박한 클로즈업을 보시라.
이 영화는 노골적으로 흑백 영화 시절을 반추하고 있다.






넘 맘에 든다. 타이틀 크레딧.







마지막 장소와 사실 같은 장소.
영화는 어찌보면... [사랑의 블랙홀]같다.ㅎㅎㅎ




















김상중씨는 내내 애매..하다가 이 장면에서 완전...뻥터졌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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