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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다. 핀란드, 영국 그리고 스페인.
항공편을 알아보다가 휑한... 통장잔고를 생각하곤 바로 마음을 접는다.
음... 우리 네 식구가 이 나라들을 15박16일로 가려면...
으음... 상상을 초월한 금액이 나오는지라 패스하련다.
그래...
다시 가고 싶다. 일본.
엑셀을 열고 대략적인 5박6일 일정의 비용을 뽑아본다.
우리 네 식구가 약간의 쇼핑도 하려면 600만원은 나온다.
특급 호텔은 아니라도 최소한 메구로 프린세스 가든은 되어야할 것이고, 식사도 제대로 하고,
아픈 다리를 위해 택시도 가끔 타주면 그 정도 돈은 있어야 그래도 넉넉한 여행이 된다.
돈 있는 분들이야 저 600만원은 강이지 개풀 뜯어먹는 정도의 금액이겠지만(돈을 허투루 막 쓴다는 의미가 아니다)
우리에겐 정말 큰 돈이다.
고민고민...하다가 엑셀을 닫고 열려있던 웹사이트를 닫는다.
꿩대신 닭 정도로 고를 곳이 절대 아닌 줄 잘 알지만...
그래, 그렇다면 가고 싶다. 제주도.
난 개인적으로 aipharos님과 한 번, 이전에 두 번을 가본 적이 있다.
하지만... 한 번도 제대로 둘러본 적이 없다. -_-;;;
다시 엑셀을 열고 3박4일 일정으로 비용을 뽑아본다.
2박은 가급적 오션스위츠같은 곳에서 저렴하게 하더라도 1박 정도는 이타미 준의 핀크스 포도 호텔에서 하고 싶다.
(푸하하! 암만 가격을 좀 내렸다고해도 포도호텔에서 묵는다니... 말하고 나서 스스로 허영의 완전체를 보는 것 같아 무진장 웃었다)
렌트카도 빌리고 하면 결국 160만원 이상은 생각해야 한다.
건강상의 이유로 오라는 회사도 못 간다고 말하는 처지인데... 3박4일 놀러간다고 160만원 이상을 쓰다니...
참으로 넓든 좁든... 바다를 건너 가보는게 이렇게 힘들구나.
요즘 아주 뼈저리게 느낀다.
**
애플 스토어에 들어가 본다.
음... 아마 일주일에 한 번은 들어가보는 것 같다.
난 맥프로(Mac Pro)는 필요없으니 아이맥(iMac) 27" 모델을 내게 맞게 업그레이드시켜 본다.
cpu는 i7 쿼드코어로, 메모리는 8GB (DDR3)로, HDD는 2TB (7200 rpm)로.
음... 그러니 부가세 포함 약 3,500,000원 정도가 나온다.
사이트 우측의 금액을 몇 초간 응시하다가 조용히... 신형 맥북(Mac Book) 메뉴를 클릭한다.
역시 내게 맞게 사양을 바꿔보니 17" 모델 가격이 300만원이 넘어간다.
이런 젠장...
순간적으로 지금 사용 중인 Dell의 개인용 고급 모델 랩탑인 StudioXPS를 팔면 얼마나 받을까를 따져본다.
그러다가 '아이패드나 살까'...라며 아이패드 페이지로 옮겨간다.
하지만 아이패드는 곧 아이패드2가 나오므로 지금 질러도 상관없지만 왠지... 손해보는 기분이다.
시기를 완전히 놓친거지.
결국 애플 스토어 사이트를 닫고 나온다.
***
반도카메라 (Bandocamera) 사이트에 들어간다.
M9은 어차피 꿈도 못꾸니 그냥 바로 패스.(그래도 주제를 알기는 하다)
난 라이카 X1 유저이면서 아직 뷰파인더를 구입하지 않았다.
찍을 때마다 LCD를 보고 찍는게 영... 익숙해지질 않는다.
전에 반도카메라를 찾아 갔을 때 지금 정말 열심히 사용 중인 헤밍스 라지 게임백을 덥썩 사는 바람에 구입못한 라이카 뷰파인더.
이거 물량이 다시 들어온 모양이다. 그런데 여전히 가격은 460,000원.
전자식도 아니고 그냥 광학식 뷰파인더 하나 가격이 어지간한 괜찮은 똑딱이 카메라 가격이다.
게다가 대용으로 선택할 수 있었던 Voigtlander의 실버 뷰파인더는 이제 ebay에도 씨가 말랐다.
젠장...
결국 '왜 아직도 X1은 펌웨어 업데이트를 안해주는거야!'라고 궁시렁대면서 사이트를 닫는다.
****
aipharos님이 영 사진을 찍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무척 아쉬운 터라 아무래도 그 원인 중 하나는
aipharos님의 카메라가 이래저래 현상과 인화의 문제가 있는 필름카메라인 라이카 미니룩스 (Leica Minilux)이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괜찮은 똑딱이 카메라를 찾아 또 웹서핑을 한다. 그래봐야... 답은 너무 뻔히 나와있지만 말이지.
기대주 후지 X100이 159만원에 이르는 가격으로 출시될 것으로 보이므로 이는 가볍게 패스해주고, 그렇게 되면
결국엔 Leica D-Lux5만 남게 되는데 바디 128만원에 메모리카드, 케이스 정도 사주시면... 음...
잽싸게 slrclub의 회원 장터에 가서 D-Lux5의 중고 시세를 확인한다. 아무래도 X100 대기수요와 XZ-1 수요까지 맞물려서
D-Lux5 중고가격은 대단히 상태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제법 괜찮게 내려가있다. 하지만...
이것도 만만한 가격은 아니다. 어찌되었든 100만원에 육박하니.
결국 정작 본인은 라이카 X1을 쓰면서 파렴치하게도 슬쩍 이쯤에서 '같은 기계적 성능'이라는 이유로 합리화하면서
파나소닉 LX5로 내려간다.
물론 기계적 성능은 오히려 더 괜찮아보이는 올림푸스 XZ-1.
하지만 무보정 원본 사진을 비교하다가 결국은 LX5를 마음 속으로 낙점하고는 aipharos님에게 다가가 얘기한다.
'LX5 사자. 당신 갖게 되면 정말 열심히 다시 사진 찍을 것 같어'라고.
하지만... 단칼에 돌아오는 거절.
그냥 라이카 미니룩스 잘 찍어본단다.
당사자가 싫다고 하니 의욕 상실.
다시... 관련 사이트들을 다 닫는다.
*****
4월부터 공연을 시작하는 '태양의 써커스 -바레카이-' 예매를 위해 인터파크 사이트를 열었다.
2008년인가?에 왔을 때 우리 네 식구 모두 타피루즈 맨 앞자리를 구해서 호사를 누린 바 있다.
그 기억때문인지 다시 간다고 해도 다른 자리는 못 갈 것 같다는 마음으로 역시나 이번에도
잽싸게 예매 시작하자마자 타피루즈 맨 앞자리 네 자리를 주르륵... 예매한다.
조기 예매 기간이라 할인 혜택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네 명의 콘서트 티켓 비용이 80만원이 넘어버린다.
갑자기 다시 고민에 빠지고... 약간 고민하다가 '신용카드결재'를 누르지 않고 '무통장입금'을 누르는 소심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입금해야할 마감 시한까지 고민한다.
몇 번을 고민하고 이러길 반복하다가 aipharos님과 말하며 위안을 삼는다.
'우린 한 번 봤잖아. 그것도 타피루즈에서. 그 돈으로 다른 공연들을 열심히 보자~'라고.
그리고 바레카이에 작별을 고한다.
하지만 난 잘 알고 있다. 다른 공연에 그 만한 돈을 들일 여유가 우리에겐 없다는 걸.
막상 4월에 the Radio Dept.가 온다.
다행히 티켓 비용이 생각보다 싸지만 민성군과 셋이 가면 조기 할인 혜택을 받아도 13만원 정도는 나온다.
음... 뭐 이 정도야 그동안 우리가 지출한 공연 비용을 따지면 껌이다...라고 위안하며 결심한다.
아마도 내 생각엔 내 머릿 속에서 '바레카이'는 이렇게 심리적으로 'the Radio Dept'공연으로 대체되어 버렸을 것이다.
******
이 글 읽는 분이 계시면 사실... 무척 비웃으실 지도 모르겠다.
정말 창피한 글이기도 하고.
하지만 사실 난 이렇게 산다.-_-;;;
늘 사고 싶은게 있고, 자본주의의 폐해를 떠들고 욕하면서도 갖고 싶은 건 언제나 많고
능력 밖의 아이템들도 언제나 사정권 안에 겨누고 있다.ㅎㅎㅎ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난 정말 잘 참고 있다. 예전엔 아무 생각없이 그냥 질렀다.
이게 단지 전자제품과 공연등에 한정된게 아니라 패션이나 그 밖에 것까지 무진장 광범위해서 더 문제였다.
네이버 블로그에도 올린 적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LP 컬렉팅을 할 때는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을 쏟아붓기도 했다.-_-;;;
지금 그나마 이렇게 고민하고 참는 이유는 결코 와이프인 aipharos님이 옆에서 제지해서가 아니다.
아는 이들은 알지만 aipharos님은 내가 정말 갖고 싶은 건 오히려 적극적으로 사라고 강권한다.
민성군을 위한 것들도 그렇게 하지만 민성군보다 내가 원하는 걸 더욱 적극적으로 사라고 강권한다.
자신이나 식구들 전체를 위한 것은 몇 번을 고민하면서 정작 내가 원하는 건 웃으면서 오케이하니...
이런 와이프와 살고 있는 남자들이 몇이나 될 지 궁금하다.
내가 사용하던 카메라는 처분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라이카X1에 꽂혀서 꽂힌 바로 다음날에 대치동까지 가서
aipharos님에게 전화를 걸어 '미안한데 라이카 X1때문에 그런데 250만원만 좀 찍힌 계좌로 보내줘'라고 말했을 때도
aipharos님은 정말 크게 웃고는 바로 송금해줬다.
항상 이런 식이라서 미안한 마음에 지르는 걸 좀 자중하게 되었단 말이지.
물론... 작년 12월부터 지금까지 하염없이 놀고 먹고 있으니(물론 일을 하긴 한다) 휑~한 통장 잔고때문에
더욱 참을 수 밖에 없지만 그걸 모두 떠나서 남편이 원하는 거라면 정말 웃으며 사라고 하는 aipharos님 덕분인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며칠 전 아주 묘한 꿈을 꿨다.
꿈의 시작부터 끝까지 마냥... 떵~이 나오는 이 놀랍도록 지저분한 꿈을.
그리고 난 그 꿈이 밟혀서 로또를 구입했다.
마치... 정한수 떠놓고 기원하는 마음가짐으로 한땀한땀 정성들여 숫자를 찍는 내 모습이 어찌나 웃기던지...
(그래봐야 다섯 게임했다. 5,000원어치)
내 인생 가만보면 정말 찌질하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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