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편의 영화들.
역시 주관적인 감상문들.
올해도 역시 C** VIP회원.
그런데... 점점 C**에 가기가 싫어진다. 돈벌려고 혈안이 된 건 알겠는데... 상영 시작하자마자 교차상영...
완전 짜증나는구나.

 

 

 

[告白/고백]
directed by  나카시마 데츠야
2010 (일본, 2011년 2월 개봉 예정-한국) / Japan
마츠 다카코, 오카다 마사키, 키무라 요시노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이 감독에게 명성을 가져다 줬다지만 내겐 전혀... 감흥없던 영화였고
오히려 [불량공주 모모코]가 훨씬 내 취향엔 맞았다.
이번에 국내 개봉하는 이 영화 [고백]은 복잡한 소설을 전혀 무리없이 엮어낸 연출력과 편집
그리고 연극적인 프레임을 간혹 선보이는 카메라가 무척 인상적이다.
마츠 다카코의 연기야 언제나 기본은 해주지만 어색할 수도 있었던 어린 배우들의 연기 또한 기대 이상이다.
영화적 재미라고 말하기엔 뭔가 망설여지는 엇나간 10대들의 범죄행각을 보노라면
괴물을 만드는 건 언제나 어른들의 이기심과 환타지때문이라고 다시 한 번 되뇌게 된다.
이렇게 복수를 했다치면 당신에겐 뭐가 남을까?
사회와의 갈등, 시스템과의 갈등을 개인과 개인의 복수로 축소시키고 뇌까리는
이 모습을 보자면 그야말로 착찹한 심정을 지울 길이 없다.
그러니까 말이지, 우린 모두 속고 있는거야. 차라리 이렇게라도 말을 해주면 좋으련만.
어째서 모든 갈등의 구조적 원인은 모른척 시치미떼고 이토록 지리하고 잔혹한 복수들을 펼쳐낼까.

 

 

 

 

[Somewhere/썸웨어]
directed by Sofia Coppola
2010 / US
Stephen Dorff, Elle Fanning

사실 지루한 영화도 아니고, 필요 이상으로 잰 채하지도 않지만 이 영화는 익숙해도 너무 익숙하다.
잘 나가는 영화 배우. 부러울게 없어보이지만 와이프와는 이혼했고, 사랑하는 딸은 어쩌다 한 번 같이 시간을 보내지만
그나마 딸의 진심을 보듬아줄 여력도 없는 헐리웃 스타.
이 영화에 두 발을 다 담그지 못하고 한 발은 어정쩡하게 밖을 향해 내밀고 있게 되는 이유는 이 설정이
우리들이 그동안 접해왔던 스타들의 일상에서 전혀... 조금도 다를 바 없이 익숙한 설정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이 이야기들에 계급과 국경을 초월할 만한 한 방있는 보편성이 있다고 느끼지도 못했다.
그냥 소소한 일상의 모습들이 기억에 남을 뿐이다.
그래서일까? 마지막 장면이 여운보다는 '생뚱맞다'고 느낀 나는 이제 정말 그냥 꼰대가 된걸까?

 

 

 

 

 

 

[Unstoppable/언스토퍼블]
directed by Tony Scott
2010 / US
Denzel Washington, Chris Pine, Rosario Dawson


토니 스콧 감독은 리들리 스콧과는 다르다.
그는 '걸작'을 만들어내는 감독이 아니라 '쾌작'을 만들어내는 감독이다.
적잖은 연세이심에도 여전히 그의 영화 속의 카메라는 생동감있고 감각적이다.
이 영화는 토니 스콧 감독이 오히려 얼마나 솔직하게 상업 영화를 대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거장의 발자취를 애써 따르려는 몇몇 감독들의 행보보단 차라리 이렇게 자신의 장기를 유감없이 다듬고
보여주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고 동시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속도감을 잃지 않고 균형을 잡아 나가는 꽤 재밌는 스릴러.
그냥 재미를 느끼고 롤러코스터를 타면 될 듯.

 

 

 

 

 

[Red/레드]
directed by Robert Schwentke
2010 / US
Bruce Willis, Mary-Louise Parker, Morgan Freeman, John Malkovich, Helen Mirren, Karl Urban

이곳에 등장하는 주인공 4인방은 사실 영화 속에서 뿐만이 아니라 실제 삶 속에서도 이젠 원로 배우의 기로에 접어든 이들이다.
브루스 윌리스는 여전히 자신이 그의 필모그라피에서 축조해온 캐릭터를 그대로 끌고 나가며,
이는 모건 프리먼이나 존 말코비치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르다면 헬렌 미렌 정도.
실베스터 스탤론의 [익스펜더블]이 과하게 질러대는 느낌이 강하다면 이 영화의 꼰대들은 적당한 피해망상과
적절한 액션으로 거부감을 주지 않는다.
노장도 아직 죽지 않았고 건재하다는 단순한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이걸 엮어내는 솜씨는 만만치 않은 편이다.
또한 그동안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실세가 정치권에서 경제인들로 넘어간 이 시대.
모두가 잘 알고 있지만 미디어가 애써 감추려는 이 재벌들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 가볍게나마 다시 한번 곱씹기라도 한다.

 

 

 

 

[Never Let Me Go/네버 렛 미 고]
directed by Mark Romanek
2010 / UK
Carey Mulligan, Andrew Garfield, Keira Knightley, Charlotte Rampling

[아일랜드]와는 비슷한 소재를 다루면서 대각선의 끝자락에 위치한 듯한 영화.
이 영화에서 정말 무서운 것은 복제인간을 용납하는 사회적 폭력의 묵인이 아니다.
정말 무서운 것은 이러한 현실에 전혀 저항하지 못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끔찍한 복제인간들의 수긍적인 태도들이다.
다가오는 죽음에서 벗어나려고 매달리는 유일한 희망이 고작 떠도는 소문 정도일 뿐이고,
순순히 메스에 몸을 맡기고 운명을 받아들인다니.
게다가 이들은 이러한 운명이 자신들에게 다가옴을 알면서도 다른 이들과 전혀 다름없이 사랑하고 질투한다.
슬프다. 그리고 이런 미래가 다가오지 말란 법이 없으니 더더욱 슬프다.


 

 

 

[Stone/스톤]
directed by John Curran
2010 / US
Robert De Niro, Edward Norton, Milla Jovovich

이상하게 필모그래피를 소모하는 느낌의 에드워드 노튼의 근작.
로버트 드니로의 존재감은 여전하지만 대강 뭐 하나는 빼놓고 연기하는 이상한 어색함.
그냥 기억에 남는다면 밀라 요보비치가 너무나 야하게 나온다는거.-_-;;;
그녀가 이렇게 퇴폐적인 캐릭터로 나오는 영화가 또 있었던가? 기억이 안난다.

 

 

 

 

 

[Rififi/리피피]
directed by Jules Dassin
1955 / France
Jean Servais, Carl Möhner, Robert Manuel, Janine Darcey, Pierre Grasset

이미 글을 올린 바 있는,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얼마전 감상한 줄스 다신 감독의 프랑스 느와르 걸작인 [리피피].
명확하게 3개의 구성으로 나뉘는 듯한 영화. 평범한 배신, 복수의 다짐. 그리고 치정이 이어지는 시퀀스가 넘어가고
전혀 대사없이 진행되는 보석가게 털이 장면 20분은 그야말로 기가막힌 몰입도를 선사한다.
인간이 가진 본성이 일을 그르침을 알려주는 마지막 부분의 압도적인 긴장감.
그리고 마이클 만 감독의 [히트]에서나 종종 봐왔던 프레임 속 방향성의 급격한 대조가 돋보이는 총격씬.
뭣보다 마지막 아이를 집에 데려다주려는 주인공의 처절한 드라이빙과
빠르고 불온한 호흡으로 편집된 영상은 이 영화를 결코 잊을 수 없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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