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스캔들] directed by 박희곤


[아 유 레디?]로 말아먹은 프로듀서의 감독 데뷔작이라고 보기엔 의아할 정도로 의외로 재밌게 본 영화.
암미술시장, 복제화들에 대한 그래도 그나마 구체적인 정황설정, '상박'까지 등장하는 복원 및 복제 기술.
전반적인 미술 시장이 침체된 지금, 이런 미술계의 위작을 드러내고 까발리는, 위작에 휘말리고 위작을 양산하는 시장으로서의 악기능에 대한

영화가 과연 필요하느냐라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사실상 미술계가 그런 위기의식을 자초해온 것은 사실이니 뭐라 할 말은 없겠다.
배태진역으로 나오는 엄정화. 이 배우를 그닥 좋아하진 않으나 이 영화에서는 완벽한 화장술(거의 작품에 비유) 이 돋보이더라. 정말 화장 잘했더만.
아무튼 생각보다 상당히 재미있게 봤다. 군데군데 말이 안되는 설정이 있지만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보면 나름
잘 살아있는 캐릭터와 지루함없이 잘 짜여진 플롯을 만나게 된다.
다만, 이 영화에 쓰인 음악은 도대체 왜 이 모양인거지? 대부분의 우리나라 영화를 보면 가장 답답한 것이 사용된 그 뻔하고 촌스러운

'수사반장'식의 음악들이다. 오프닝 크레딧의 촌스러움이야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음악도 그에 못지않을 정도로 촌스럽다. -_-;;;;

특히 중간에 김래원이 부르는 노래는 생뚱맞기 짝이 없다.
그리고... 아래 또 언급이 되겠지만 어째서 난 이런 우리나라 스릴러(?) 구조의 영화들이 죄다 똑같은 감독이 연출한 것 같은 기분이 드는지 모르겠다.

다 똑같은 수사반장식 음악때문인가? 꼭 그렇지만도 않은게 영화의 색감과 편집의 템포등도 다 너무 비슷하지 않나???
*
위작과 복원에 대한 재미를 느끼려면 호소노 후지히코의 'Gallery Fake/갤러리 페이크'라는 만화를 보는 걸 적극 권장한다.

 

 

 

 

 

[Religuous/신은 없다] directed by Larry Charles


우리에겐 [Borat/보랏]을 만든 감독으로 잘 알려진 래리 찰스 감독의 다큐멘터리.
최근 [Brüno/브뤼노]라는 코미디를 박스 오피스에 1위에 올리기도 한 감독인데, [신은 없다]는 그 웃음의 페이소스가
씁쓸하고 답답하기 이를데 없다.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내가 기독교인들과 대화할 때 가장 답답한 것은 결국에는 '말이 통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무언가 중요한 문제에 다다르면 '하나님의 계획대로', '하나님의 뜻대로'라고 말을 해버리니 도통 대화가 되지
않는 경우를 너무나 자주 맞닥뜨려왔다.
이 다큐는 '신이 없다'라고 단정짓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적어도 한 번쯤 정말 '이성적'으로 지금의 종교들에
대해 논의해보자는 것이고, 그 대상이 단지 '기독교'에 국한된 것도 아니라는거다.
이 다큐에는 이른바 인간이 '만들어낸' 종교들. 기독교와 힌두교, 이슬람교, 그리고 각각의 종교에서 믿는 경전들이 인간의 허구로

가득하다는 걸 설파한다. 이미 우린 이러한 사실을 [시대정신/Zeitgeist]란 영상을 통해 많이 본 바 있다. 예수, 죽음, 부활, 12사도등등

성경의 대부분의 내용이 이미 훨신 이전의 고대 미신 종교들의 설정과 완벽하게 똑같다는 사실들 말이다.
이를 위해 스탠딩 코미디언으로 유명한 빌 메이어(Bill Maher)를 통해 각 종교의 허구성과 이를 믿는 이들의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이고 편협된 사고를 들춰낸다. 실제로 인터뷰를 보면 우리가 주변의 종교인들과 얘기하면서
느껴온 바로 그대로의 답답함과 말도 안되는 편견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불가지의 문제에서 결론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내려버리는데 도대체 무슨 얘기를 더 할 수 있다는 건가?
더 나아가서 레리 찰스 감독과 빌 메이어는 작금의 종교가 인류를 폭압과 증오와 질시로 몰아가고 있다고 경고하고 각각의 종교에 기록된

마지막 '심판의 날'이 결국 이를 믿는 자들간의 반목과 불신으로 실현될 수 있음을 엄중하게 경고한다. 즉, 허구도 믿는 이들이 많아지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으로 현재 거의 모든 국제적 분쟁이 종교를 빙지한 갈등으로부터 말미암은 사실을 열거한다.
인류 역사의 피비린내나는 커다란 전쟁들을 잘 살펴보시라. 하물며 이라크전까지.
이교도와의 싸움을 명분으로 내건(궁극의 목적은 기득권의 이권 수호지만) 종교 전쟁들 아니었던가???

 

 

 

 

[Killshot/킬샷] directed by John Madden


내 그토록 좋아하는 다이앤 레인이 나오지만...
미키 루크까지 나오지만...
전혀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러닝타임이 지나가더라.
더이상 할 말이 없는 영화.


 

 

 

[7급 공무원] directed by 신태라


김하늘이 예쁘게 나온다.
강지환은 '굳세어라 금순이'와 [영화는 영화다]에서 한발자욱도 더 앞으로 못나가지만 그래도 이 배우는 정이 간다.
설정은 억지스러워도 난 이 영화의 설정과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충분히 매력있다고 느꼈다.
그러니까 [Mr. & Mrs. Smith]같은 설정에다가 코미디를 잔뜩 버무린 것과도 같은데 문제는 매끄럽지 못한 편집과
그로인해 뚝뚝 끊어져버리는 리듬감이다.
따로따로 나오는 플레이트들은 만족스럽지만 전체적으로는 이질적인 코스요리를 먹는 것과 같은 느낌.
첫번째 플레이트가 나오고 맛나게 먹은 뒤 다음 플레이트는 20분이 넘어도 안나오고, 결국 메인 코스는 나오지도
않고 디저트가 나와버리는 바로 딱... 그짝이 난 영화.
그래서 이 영화가 무척 아쉽다. 연출과 편집 모두 무척 아쉬웠던 영화.
게다가 음악... 역시 [인사동 스캔들]과 마찬가지로 최악이다. 도대체 왜 이러는데?
어째서 우리나라의 모든 영화들은 음악이 다 '~~악단'이 다 도맡아 하는 것 같은 느낌이냔 말이다.

 

 


 

 

[12 Rounds] directed by Renny Harlin


과거의 레니 할린은 이제 없다.
이미 [the Covenant/코브난트]로 레니할린에 대한 기대는 버린지 오래지만, 그래도...하는 마음에 이 영화를 봤다.
존 세나가 아주 고군분투하며 뛰어다니지만... 어라? 이거 어디서 본 것 같지 않나?
바로 [Die Hard 3/다이하드 3]에서 봤던 바로 그 설정아닌가? 그걸 12개로 좀 길게 푼거지.
아무리 주인공이 뛰어다녀도 보는 이들은 전혀 긴장감이 없는, 그러기도 힘든 참 난감한 영화.

 

 

 

 

 

[Revanche/보복] directed by Götz Spielmann


이 영화는 '보복'에 대한 영화인 동시에 '속죄'에 대한 영화다.
괴츠 쉬필만 감독은 적절한 상황에서 과장없이 얽힌 다섯 명의 인물들에 대한 관계를 조금씩 풀어나간다.
그 과정에서 알렉스와 로버트가 만나는 강가의 산책로는 은근한 긴장감을 부여하고, 정사 장면은 숨막힐 듯한
스릴과 말초적인 흥분을 가져다준다.(이 영화에서 정사장면은 상당히 중요하다)
영화에 대한 내용을 말하면 이 영화를 통한 기쁨을 앗아가버리는 격이므로 말을 줄이겠지만,
종교적인 의미에서의 구원같은 건 안중에도 없고, 이 영화에선 사람과 사람이 풀어가는 원한과 오해의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영화다.
그끝이 더 지독한 보복의 시작일지, 아니면 용서의 끝일지는 각자의 판단에 철저히 맡기겠지만 말이다. 꼭 한 번 보시라.

 

 

 


 

 

[Blood the Last Vampire/블러드] directed by Chris Nahon
전지현의 헐리웃 진출작이란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모르겠다.
크리스 나혼감독은 이미 [Kiss of the Dragon] 이후에 헐리웃 메이저의 시스템에 편입된 감독은 아니다.
이 영화는 다들 아시다시피 원작이 만화다. 그리고 2000년인가에 이미 45분짜리 OVA로 애니메이션도 나온 바 있다.
만화는 보지 못해서 말을 못하겠는데, OVA의 모습은 이 영화 중반부 이전에 이미 끝난다. 그 이후는 완전히
애니메이션과는 아무 관계없는 내용들이 나온다.
다들 하도 최악의 영화 중 한 편이라고 해서 보지 않으려다 aipharos님이 꼭 보고 싶다고 궁금하다고 해서 봤는데
생각만큼 재미가 없지는 않았다. 그럭저럭 '아 지루해 죽겠다' 그 정도는 아니었으니.
다만... 턱없이 적은 예산때문인지 CG가 많이 필요한 이 영화의 변신체 뱀파이어들이 너무나 우스꽝스러운
분장과 CG로 웃음을 자아내기까지 한다는거다. 그... 오네긴의 충복은 개그 변신체...에 더 가깝다. 세상에...
내가 이런 영화에서 '포켓 몬스터'류의 괴수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_-;;;;;
그리고 전지현.
아무리 액션 연기를 연습했다해도 어설플 수 밖에 없으니 감독은 죽어라 초고속 화면을 남발한다.
슬로우모션...슬로우 모션... 전지현이 검만 빼들었다하면 어김없이 나오는 이놈의 슬로우 모션.
그걸 템포로 만회하려 하지만 역부족은 역부족. 액션의 긴장감이 마구 무너진다.
그리고 전지현의 연기는... 아무리 영어 연기라지만 난감하다.
정말 힘들게 고생해서 찍었다는데 그런 결과물이 이렇다면 본인도 속상하겠고 보는 이들도 답답할 것 같다.

 

 

 

 

 

[Happy Flight/해피 플라이트] directed by 야구치 시노부
우리에겐 [워터 보이즈]와 [스윙걸즈]로 유명한 야구치 시노부의 08년작.
개인적으론 [아드레날린 드라이브]를 잼나게 봤던 기억이 있다.
기무라 타쿠야의 최신 TV 출연 드라마인 '미스터 브레인'에 상대역으로 나오는 아야세 하루카가 초보 승무원으로
나오고 이런저런 영화와 드라마로 익숙한 다나베 세이이치가 부기장으로 나온다.
이외에도 익숙한 얼굴들이 줄줄이 나온다. 독특한 영화에 독특한 캐릭터로 자주 등장하는 키시베 이토쿠도 볼 수
있고 마지막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땐 타케나카 나오토(竹中直人)의 모습을 아주 잠시 볼 수도 있다.
기장 승격을 위한 비행인 호놀로루행 ANA 비행기.
만석으로 가득찬 비행기가 기체 이상으로 인해 긴급착륙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룬 영화인데 상당히 재미있게 봤다.
일반적으로 이런 영화들은 문제의 대부분을 비행기에서 기장과 부기장이 해결하거나, 갈등요인이 객실내에서
발생해서(하이재킹이나 뭐...) 결국은 객실인력의 힘으로 위기가 해결되지만 이 영화는 철저하게 관제탑 요원,
예보직원등의 공항 스탭들과 기장, 부기장, 승무원, 그리고 비행기 오타쿠들의 합심에 의해 위기요인이 해소된다.
그러면서도 일본 특유의 지나친 감상주의도 그닥 보이지 않고 오버하지 않고 적정한 선에서 휴머니즘을 얘기해서
보는 이로 하여금 훈계듣는 거북함도 없다시피 하다.
예전 일본의 항공 드라마인 '굿 럭'보다도 훨씬 비행기 조종에 대한 여러 사실들이 많이 나오는 편.
민성군도 덩달아 같이 무척 재밌게 본 영화다.

 

 

 


*
개인적으로 울나라 영화 중 얼른 개봉했으면 하고 기다리는 영화는 바로 최동훈 감독의 [전우치]다.
최동훈 감독이 보통 이상의 재미를 주는 것도 이유지만 사실 그보다는 강동원에 대한 기대때문이다.
얼른 개봉하길 당장 달려갈테니.

 

 

 


 

 

포스터도 괜찮다!!
울나라에서 괜찮은 영화 포스터 만나는게 어디 쉬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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