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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게시판을 보니 참담한 어제 오전의 참사에 대한 많은 네티즌들의 분노를 읽을 수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꼭 이럴때 대단히 중립적인 것처럼 양비론을 펼치려드는 작자들도 종종 본다.
그런데 정말 문제는, 이번 일을 계기로 분명한 책임 규명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는 글들에 다수가 찬성한다는거다.
말이야 백번 옳은 말이다.
시민 다섯 명과 명령에 의한 임무를 수행하던 젊은 기동대원 한 명이 사망했으니 엄중한 책임 문책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는 말은 백번 옳은 말 아닌가.

그런데,
정말 이 정권이 '엄중한' 책임 문책과 '반성'을 할 것으로 생각하나?
혹시라도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면 그 분들께 그냥 말해주고 싶다. 꿈깨시라고.

어제 오전 기자들이 용산경찰서장이란 작자한테 경찰특공대 투입을 결정한 것이 김석기 신임내정자냐고 물어봤을때
용산경찰서장이란 작자는 '그건...'이라며 말끝을 끝내고 질문도 받지 않고 브리핑을 끝냈다.
그러더니 오후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먼저 제안한 것은 용산경찰서장이고 최종승인자는 김석기 경찰총장 내정자라더라.
결국 여론이 더욱 악화되는지를 지켜본 후,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을 경우엔 용산경찰서장과 김석기를 모두 경질하는
것으로 마무리할 작업은 다 해놓았다.

정말... 이곳에서도 항상 했던 말이지만,
정권의 속성상, 노무현 정권이 싸놓은 똥인 한미 FTA도 해야하고, 대운하도 파야하며, 민영화도 해야한다.
이건 이 정권의 속성상 피해갈 수가 없다.
사실 결국엔 다 하고 있지 않나. 경인운하? 4대강 정비사업?
21세기 신자유주의 토건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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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제주도를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제주도 개발 조감도를 보니... 분노와 좌절이 가슴을 내리치더라.
난 제주도를 행복한 기억으로 반추한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런 경험을 품은 분들 많으시리라.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그 아름다운 제주도는 고층빌딩과 위락시설로 가득 찰 거다.
난 제주도를 개발해야한다는 사실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어떻게' 개발해야하는 지에 대해선 여러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게 맞는 것 아닌가?
듣고 싶은 소리만 듣고 으리으리한 건물들 좀 집어넣고 편위주의적 위락시설을 집어 넣으면 멋져보이나?
곶자왈에 대규모 골프장과 리조트를 건설하고 환경부에선 이미 불가방침을 내린 한라산 케이블카를 고집하는,
이따위 다른 각계의 의견따윈 들을 마음도 없는 독선적 개발주의가 제주도 개발이라는거냐?
자연은 한 번 뒤집으면 다시 되돌릴 방법이 없다.
이 나라는 이미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다는 생각에 참담한 기분이다...
전에도 말한 바, 자연을 최대한 자연 그대로 보존하고, 이를 방문하는 이들도 자신들의 불편을 감수하는 방향의
자연 개발 정책이 우리에겐 전혀 없다.
우린 비가 오면 질퍽한 길이 있다면 그냥 아스팔트나 콘크리트를 깔아 버린다.
자연과 공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동물원의 동물처럼 인간과 격리시키고 철저히 타자화시키는게 이러한
개발주의의 폐해다.

지금의 제주도를 기억하기 위해서라도, 민성이에게 지금의 제주도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제주도를 다녀와야겠다.
어차피 갈 생각이었으니까.


 

 

 

***
제주도 개발 얘기하면서 두바이 어쩌구하는 속모르는 사람들이 있으면 똑똑히 가르쳐줘야한다.
두바이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2MB가 그리 벤치마크해야한다고 극찬과 동경으로 말했던 두바이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유력업체 주가는 1년 전에 비해 80% 가까이 빠지고 부동산 가격도 50% 가까이 빠지고 있다.
대량 해고 사태도 이어지고 있다.
거품은 이미 끝났다.
http://www.economist.com/world/mideast-africa/displayStory.cfm?story_id=12684897
이코노미스트의 기사를 참고하시길.
두바이라는 나라 전체가 '엔론'이라는(Gulf Enron) 섬뜩한 글도 있다.
이외에도 해외 언론엔 이미 기사화되고 있다.
무모한 개발지상주의의 폐해를 오히려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두바이는 오히려 현재 해외에서는 타산지석의
대상으로 회자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선 유독 광양만 허브 포트 밸리 어쩌구하며 두바이, 두바이 찬미를 한다.
도대체 무지한거냐? 아니면 알면서 이러는거냐?
뭘 벤치마크하겠다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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