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진미는 가서 경험하는 것이지만,
여행을 계획하는 것도 언제나 들뜨고 행복한 시간이다.
예약은 항공권이다 호텔이다 죄다 끝냈는데, 과연 갈 수 있을까 모르겠다.
도쿄의 여름은 잔인하다. 아주 잔인하다.
근래 도쿄의 여름을 경험한 건 2006년 6월이다.
다행히 내가 도쿄에 있는 기간 동안 거의 비가 왔고(젠장...) 그 덕에 사실 또 덜 더웠던 건 사실인데
조금만 걸어도 텁텁한 공기가 가슴을 밀치고 올라오는 느낌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정말 잘 걸었다. ㅎㅎ
동경의 7~8월은 습도도 높고 기온도 높아 곤혹스럽기로 유명하다.
내가 예약한 기간은 7.17~7.21이다.
회사에 말하고 자리를 비우긴 어렵지 않은데, 문제는 더위다.-_-;;;
어차피 헝그리 투어가 될 것이므로 맛집을 찾아다니거나 뭐 그런건 아예 꿈도 꾸지 않는다.
간혹 식도락 블로거들이 일본 미슐랭 2~3스타 집들을 예약하고 마구 찾아다니곤 하던데 우허~
난 꿈도 못꾼다. 한끼 식사에 우리 가족 셋 들어가서 한화 60만원 이상을 뿌리고 다닐 재력도 없고, 그럴 마음도 없다.
다만 이번에 가면 그게 7월이든 aipharos님이 어제 제안한 11월 초든(성수기가 끝나는),
자잘한 쇼핑을 하려고 한다.
옷도 사고, 소품들도 좀 사고...
작년 11월에 aipharos님, 민성이와 갔을 때도 쇼핑을 조심조심하긴 했지만, 이번엔 그런 폴 스미스 스페이스
이런데서 쇼핑하는 거 말고 골목골목에서 쇼핑하는 재미를 좀 느껴보고 싶다는 거다.
게다가 다른 나라를 갈라해도 aipharos님은 한번 더 일본!을 주장하고 있다. 나도 동감이고.
혼자 또는 지인들과 가는 것보다 식구들이랑 가는게 훠얼... 즐겁더라는.
4박5일은 작년 11월의 기억처럼 너무 짧고...
적어도 6박7일은 가고 싶은데. 2005년 11월처럼!!!!!!!
아무리아무리 걸어도 더위에 지쳐 나가떨어질 일이 없는 11월이 가장 좋은 것 같긴 하다.
*
혹시나해서...
일본 자유여행을 간다면 괜한 여행사 자유여행 패지키등을 이용하지 말고 좀 수고스럽더라도 혼자
알아보는게 훠얼...훠얼~씬 저럼하다.
비교를 해보자.
- 모유명여행사 3박4일 도쿄 자유여행패키지 내용
비행기표(인천<->나리타), 메구로 프린세스 가든 일반 트윈룸(조식포함)
일반 1인 599,900원(TAX 100,000~110,000미포함)
- 직접 예약한 4박5일 내역
비행기표(김포<->하네다:아시겠지만 김포<->하네다간 좋은 시간대가 훠얼~비싸다),
메구로 프린세스 가든 디럭스트윈룸(조식포함- 일반트윈룸과 비교가 안된다)
일반 1인 523,000원(TAX 103,000원 미포함)
가격이 더 저렴한데, 게다가 나리타<->인천이 아니라 하네다<->김포에다가 룸도 업그레이드고
1박이 더 길다. 이럼... 엄청 차이나는거다.
**
시나가와, 이케부쿠로, 메구로... 다 묵어봤지만,
난 메구로라는 동네가 너무 맘에 든다.
메구로천을 걷는 것도, 호텔을 나오면 바로 주택가여서 그들 사는 모습을 볼 수 있고(여행에선 이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더군다나 메구로 역까지 걸어서 5분이 채 안걸린다. JR 야마노테선인데다가.
최고의 위치다.
물론 이케부쿠로의 북적거림도 재밌긴 하지만... 난 메구로라는 동네가 좋더라.
***
우리가 정말 가고 싶어하는 영국의 갤러리 투어는 언제나 갈 수 있을까 싶다.
사실 일본갈 돈 안쓰고 조금 더 모으면 갈 수도 있긴 할텐데,
그 비용을 여행에 투자하기엔 우리 지출 규모에선 너무 무리같다.
그야말로 로또나 되면 몰라. ㅎㅎ
****
아직 더 젊은 후배들에게 난 걸핏하면 얘기한다.(메신저로, 만나서도, 전화로도... 아마 지겨울거야)
일본이든 어디든 나가보라고, 그리고 가급적 유럽이나 일본은 한 번쯤 가보라고.
결혼해서 식구들 우르르 움직여서 3배 이상 자금이 소요되어 부담되는 것보다 혼자 떠날 수 있을 때 가볍게 떠나라고.
1인당 항공TAX 10만원 쳐서 65만원 정도면 일단 비행기와 숙박이 해결되고 좀 아껴서 돌아다니면
110만원이면 4박 5일을 보낼 수 있지만... 우리 같이 최소의 3인 가족만 되어도 이의 세배가 훨씬 넘는
돈이 들어간다. 3배가 아니라... 4배는 더 드는 것 같다.
즉, 더 젊었을 때 여행을 더 다녀보라는거다.
그리고...
다른 건 아껴도 숙박비용은 적당히 산정했으면 한다.
5성급, 부티크 호텔 이런건 아니라도 쾌적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곳을 찾으면 좋을 것 같다.
그런면에서 메구로의 프린세스 가든은 훌륭한 숙소인 것 같다.
과하긴 커녕 정말 돈 아끼는 듯한 분위기.
여행이란 건 쉬는 시간이 노는 시간만큼 중요하다. 피로를 편안히 풀 수 있는 곳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정말 검증된 민박이 아니면, 좋은 숙소에서 쉬라고 말하고 싶다.
다른 건 아껴도 말이다. 무조건 청승떤다고 유익한 여행이 아니다.
남는게 그 나라의 모습과 기억들이어야지, 고생과 배고픔만 기억에 남는다면 그건 어디서건 할 수 있는
일일 수도 있다(이렇게 단순하게 말할 부분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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