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9,20일 3일 간 [Hot Rod], [Things We Lost in the Fire], [Persepolis], [Untraceable]을 봤다.
[Hot Rod]는 예의 Nerd 캐릭터의 좌충우돌 가족애와 성장통에 관한 영화인데 혹평에 비하면 제법
재밌게 봤다. 게다가 Isla Fisher도 나오는데, 그녀는 역시 예쁘다. -_-;;;([Lookout]에서도 예뻤다)
그녀의 남편이 [보랏]의 샤샤 바론 코헨!이라는게 놀라울 뿐!ㅎㅎ
[Things We Lost in the Fire]엔 내가 너무 좋아하는 베네치오 델 토로가 나온다. 물론 멀더요원인
데이빗 듀코브니도 나오고, 할리 베리도 나오지만.
이 영화를 보면 미국인들은 정말이지 지독하게 911에 대한 상처가 깊은 것 같다.
외형적으론 이 영화는 전혀 911에 대한 언급이 없고 상관도 없는 영화지만, 이 영화는 상처받은
사람이 그 상처를 서로 극복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찌보면 지나치게 교훈적인 면도 없잖아 있지만, 이 이야기를 남의 이야기인양 외면하고 무시하기엔
마지막의 울림이 제법 반향이 큰 편이다.
그리고 요즘은 이런 희망을 얘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꾸만 믿고 싶어진다.
[Untraceable]은 내가 좋아해온 다이앤 레인이 주연으로 나온 영화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멋진 그녀의 모습을 본다는 건 즐거운 일인데, 이 영화는 전혀 영리하지 못하다는
문제가 있다. -_-;;;
이 영화를 건진 건 오히려 Joseph Cross의 간간히 내보이는 씨니컬한 웃음이고, Colin Hanks의 조금은
더 전문직다운 움직임 뿐이다.
네트워크를 통한 심각한 관음증과 네티즌의 이중적 태도등의 도덕을 배신하는 의식, 집단 광기등을
경고하려는 의도는 좋으나 미련한 스토리 덕에 그런 교훈적 가치도 저 멀리 날아간 듯 하다.
게다가 언제나 그렇듯, 이런 문제의식이 표현 방식의 선정성으로 인해 희석화되는 것도 조금은 경계해야
할 거란 생각도 든다.

 

 

 

 

 

 

 

뭣보다 [Persepolis].
이란 출생의 마잔 사트라피의 동명 그래픽 노블이 원작이며, 그녀가 역시 연출에 참여한 이 애니메이션은
문화적 다원성, 상대성을 인정하는 것이 어떤 이데올로기와 가치 하에서 한계를 갖게되는지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 걸작 애니메이션이다.
언뜻 이 애니에서 마잔은 펑크록을 듣고 서구의 팝컬쳐를 수용하는 것이 이란의 정치 종교적 이데올로기에
항거하는 것처럼 종종 그리곤 했지만, 그녀의 프랑스에서의 생활을 적나라하게 까발리면서 민주주의와
자유혁명의 허구와 위선에 대해서도 가차없이 비난하고 있다.
얼마전 글을 올렸던, 정치적 혁명이 소기의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단순히 '도화선'의 역할을 하게 되면
민중은 결코 시민민주주의를 옹립하지 않고, 자의든 타의든 파시즘을 선택하게 된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이 애니메이션에서 역시 이란의 민중 혁명 이후의 종교적 이데올로기를 내세운 일종의 파시즘에
휘둘린 이란 사회를 마잔은 신랄하게 까발린다.
그리고 이 폭력과 불신에 길들여진 민중이 택할 수 있는 마지막 탈출구는 복종과 무기력 뿐임을 마잔은
고발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메시지도 논쟁적이지만, 이 애니의 작화는 그야말로 놀랍다.
여백과 공간의 미를 완벽하게 조율하고 명암을 극대화하여 보는 이에게 선동적인 주제의식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는 이 놀라운 작화엔 손가락 발가락 다 추켜올려 찬사를 보내고 싶을 뿐이다.
못보신 분들은 어떻게해서든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다음달 아마존에서 DVD 구입을 할까했더니 블루레이가 나오면 구입하는 걸로 예정을 바꿨고, 일단은
동명 그래픽 소설부터 주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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