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인터뷰] directed by Steve Buscemi
2007 / approx 84 min / US, Canada, Netherl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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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출연작으로 점철된 필모를 자랑하는 인디계의 대명사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배우,
스티브 부세미의 2007년 연출작입니다.
스티브 부세미는 꾸준히 연출자로서의 필모도 채워가고 있지요.
이 영화도 [Lonesome Jim] 이후 사실 거의 초심으로 돌아간 대단히 인디적인 영화입니다.
전 이상하게 이 영화를 보면서 Tom DiCillo(그... 짐 자무쉬 감독의 촬영감독이었던)의
[Living in Oblivion/망각의 삶]이 자꾸 떠오르더군요.
그 영화에서 스티브 부세미는 열악한 환경과 배우간의 알력 때문에 아주 된 통 고생하는
연출자 역을 맡았었죠. 아... 물론 그 역시 적당히 속물적이었구요.
[Interview]는 국제 정치 기사를 담당하는 정치부 기자가 이런저런 사정에 의해 톱스타인
여배우 카티야(시에나 밀러)를 인터뷰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종의 기자와 배우 간의 권력과
갈등을 유머러스하게 그린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보고나서 뒷맛에 상당히 개운치 않습니다. 그들이 보여주는 모습들이 활자화되어 나온
가상의 거짓이라는 것을 상기시킨다는 것은 그렇다치고, 둘 사이에 지배하려는 묘한 권력욕이
단순히 영화 배우와 엇나간 자리에 있는 기자간의 관계만을 다룬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들거든요.
게다가 이런 생각은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 등장하는 'to THEO(테오에게)'를 통해 확신하게 됩니다.
Theo Van Gogh(테오 반 고흐) 감독은 [Submission: Part I]이란 TV 영화를 통해 이슬람 문화를
비판하는 단편 영화를 만들었는데, 그 이후 2004년 이슬람 과격주의자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했고,
국제적인 이슈가 되었었지요. (테오 반 고흐 감독은 그 유명한 빈센트 반 고흐...의 동생입니다)
이렇듯 스티브 부세미는 자신의 메시지를 스크루볼 코메디라는 외형을 통해 재밌고 무겁게
담아낼 줄 아는 감독인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영화의 뒷심은 그리 완벽하진 못하다고 느끼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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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고나서 [인터뷰]에 대한 기사를 검색했는데 오동진 영화전문 기자가 저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를 다루면서 Tom DiCillo(톰 디칠로)의 [Living in Oblivion/망각의 삶]을 언급하더군요.
동지의식을 감히 느끼게 되어서인지(전 오동진씨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이동진씨는 아니어도) 기분이 좋더군요.


 

 

 

 

 

[Cloverfield/클로버필드] directed by Matt Reeves
2008 / approx 85 min / US

예고편을 봤을 땐 그저 또 뻔한 외계 괴수물인 줄 알았습니다.
고층빌딩 사이로 살짝 드러나는 괴수의 실루엣과 자유여신상의 목이 떨어져 시내를 나뒹구는
예고편을 보면서 호기심은 증폭되었지만 딱 그만큼 기대도도 떨어졌습니다.
극장에서 볼 마음도 가졌었지만 이래저래 결국 미루게되고 보지 않았죠.
뒤늦게 지난 주말에 본 [클로버필드]는 기대 이상의 재미를 주었습니다.
이 영화는 롤랜드 에머리히의 머리 텅 빈 영화처럼 스펙타클을 강조하지도 않고, 영웅에 대한 이야기도 없어요.
괴수가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온 것인지도 모르고, 끝까지 밝혀지지도 않고, 그것을 물리칠 영웅적인 의도는

눈꼽만큼도 없고, 주인공 일행은 그저 애인이 곤경에 처한 것을 구하러 사지 로 뛰어들 뿐입니다.
많은 이들이 이 영화가 극도의 막가파식 핸드헬드로 구토를 유발할 것이라고 했는데,

적어도 첫부분은 적당히 맞아 떨어지는 듯 했으나, 금새 적응되더군요.(-_-;;)
기대 이상의 재미를 선사한 것은 이 영화가 기존의 블럭버스터의 공식을 짖뭉게버리고 철저히 인디적 방식의,

까놓고 말하면 [블레어위치]라이크...한 형식미를 갖췄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스크린 너머에서 벌어지는 괴수의 살육전이 아니라, 내가 마치 영화 속에 뛰어든 듯한 그 겁나 무서운 현장감 말이죠.
하지만, 그런 재미를 보장하는 동시에 한 편에선 이 영화는 사기극에 가깝다는 비난을 받을 법도 합니다.

사실 이 영화에선 많은 씨네애호가들이 사랑해마지않는 내러티브따위는 개나 줘버리거든요.

그렇다고 [D-War]처럼 서사의 부재 이런 건 또 아니고 말이에요. 다만 지나치게 단순할 뿐이죠.

그저 일행이 하나하나 죽어 나가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식 진행일 뿐입니다.
덕분에 80여분 남짓한 러닝타임은 쉴새 없이 지나가지만 딱 그것 뿐인 영화가 되는거죠.
하지만, 전 이런 영화라도 적정한 성취를 거두어낸 이 영화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이런 영화들도 있을 수 있는 거잖아요.


 

 

 

 

 

[the Air I Breathe/내가 숨쉬는 공기] directed by  Jieho Lee(이지호)
2007 / approx 95 min / US, Mex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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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무척 기대했던 영화 중 한 편입니다.
감독이 김민씨의 남편인 이지호씨라는 점. IMDB에서 user rating 무려 7.8/10을 달리고 있다는 점
(그것도 5,000명 이상의 평가에서), 도통 우리나라 감독이라면 꿈도 못꿀 수퍼스타들이 줄줄이
출연하고 있다는 점이죠.
앤디 가르시아, 브렌든 프레이저, 케빈 베이컨, 사라 미쉘 갤러, 포레스트 휘태커, 에밀 허쉬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우르르... 집단으로 4개의 에피소드를 짊어지고 등장합니다.
얼굴만 살짝 보이는 정도가 아니라 그야말로 집단 주연들인거죠.
그런데 이러한 기대는 예고편을 보고 살짝 삐끗...했습니다. 예고편이 무슨 우리나라 드라마 압축본
보여주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래도 영화 본편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거라 기대했습니다.
그리고 봤지요.
보고 난 후의 느낌은 2/3의 실망과 1/3의 희망입니다.
영화적으로 이 영화는 구태한 감정 과잉이 넘쳐납니다. 캐릭터들은 열연하지만 사실 지나치게 단순
하기 짝이 없고, 그들은 성숙한 감정은 어디서도 배워보지 못했다는 듯이 '뻔하게' 행동합니다.
이런 행동의 비약은 스토리의 설득력을 가볍게 뭉게 버립니다.
배우들은 열연하지만 그 열연이 하나의 개연성을 갖고 죽어도 이어지지 않는다는거죠.
덕분에 겨우 95분에 불과한 러닝타임이 제법 길게 느껴집니다.
네 개의 주제를 갖고 네 개의 에피소드가 정교하게 하나의 결말을 향해 치닫는다고 선전하지만,
이런 다중 플롯의 방식에선 입신의 경지에 오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Alejandro Gonzalez
Inarritu)
의 영화들을 떠올려보면... 다소 맥빠집니다.

하지만, 그런 실망은 제가 멋대로 키운, 해외/국내 언론의 설레발에 놀아난 제 책임인거죠.
그걸 떠나서 생각한다면 이지호 감독의 미래는 기대해볼 만하지 않은가 싶어요.
첫 장편부터 이 정도의 네트웍이라면 최소한 전전긍긍하며 영화를 만들진 않을 것 같구요.
(알다시피 그는 대단한 재력가 집안의 아들입니다)


 

 

 

 

 

[Before the Devil Knows You're Dead/악마가 당신이 죽은 걸 알기 전] directed by Sidney Lumet
2007 / 117 min / US, 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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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루멧 감독님은 1924년생이십니다. 우리 나이로는 이제 80에 가까운 고령이시죠.
전 이 감독님을 아주 오래 전부터 '아주 대단히'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국내에 소개된 영화를 비롯, 어지간한 이분의 필모를 거의 다 꿰어버렸었죠.
그만큼 좋아한 감독님입니다.
그 중엔 [Equus/에쿠우스], [Prince of the City](1981), [the Verdict/심판](1982), [Running on
Empty/허공에의 질주](1988), [Network/네트워크](1976), [Dog Day Afternoon/뜨거운 날의 오후](1975),
[Serpico/써피코](1973)와 같은 걸작들이 있죠.
언제나 사회적인 문제, 그리고 그 사회적인 문제가 개인과 관계하는 방식에 대해 자신만의 드라이한
(정말 드라이-dry-한) 영화 문법으로 얘기해온 그도 세월 앞에선 어쩔 수 없는지 John Cassavetes(존
카사베츠)의 1980년 하드보일드 걸작인 [Gloria/글로리아]를 99년 완전히 망쳐놨습니다. -_-;;;
사실 전 여기서 시드니 루멧 감독님의 포스가 끝났다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그는 자신의 그간의 형식에서 살짝 오버한 듯한 분위기의, 게다가 배우도 Vin Diesel를 써서
기가막히게 건재함을 과시한 [Find Me Guilty](2006)를 발표합니다.
그리고 그에 고무받으셨는지 2007년 야심작인 [the Devil Knows You're Dead]를 발표하죠.
이 영화는 개봉 당시에 그리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워낙 2007년엔 폭력과 개인, 사회와의 관계를 조명한 걸작 영화들이 줄줄이 나왔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다들 아시는 코엔 형제의 [No Country for Old Men]과 폴 토마스 앤더슨의 [There Will Be Blood],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Estern Promises]같은 영화들에 어지간한 영화들은 명함을 접어야만 했죠.

이 영화는 조금만 생각해보면 감독판이 온전히 나와야할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좀 하게됩니다.
제가 그렇게 좋아했던 Marisa Tomei(매리사 토메이)가 이 영화에선 거의 옷을 벗고 나오는 시간이
더 많을 만큼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줘서 제 맘을 콩당콩당하게 하지만 그녀를 통해 구체화되는 주인공의
갈등은 좀 의외로 임팩트가 너무 부족하단 생각이 들거든요.
그 뿐이 아니라 캐릭터들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필요없어도, 그들의 행위가 호연에 묻혀 설득되는
것 뿐이지 자연스럽게 좇아가긴 무리가 있는 부분도 많이 있었구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도 응어리진 무언가가 터져나올 뿐이지 파괴력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제 말은... 감히 이 명감독님의 작품을 깎아내리자는 것이 아니라, 분명히 가편집본에선 이러한
관계가 제대로 구현되었을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랍니다.

그리고 이런 아쉬움을 뒤집어 까놓고라도,
이 영화는 인상적입니다.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Philip Seymour Hoffman)은 그 최고의 열연을 보여주고,
Ethan Hawke(에단 호크) 역시 그간의 쿨가이 인상은 싹 다 갖다버립니다.
매리사 토메이(Marisa Tomei)는 우리 나이로 지금 46세인데, 이 영화에서 그녀는 30대 중반이라고 해도
누구나 믿을 정도로 아름답고, 놀라울 정도로 섹시한 몸매를 드러냅니다.(내가 매리사 토메이에게 푹
빠지게 된 영화는 1992년작 [My Cousin Vinny]와 93년작 [Untamed Heart/언테임드]에서 였습니다. [나의
사촌 비니]에선 조 패시와, [언테임드]에선 크리스천 슬레이터와 공연했죠)
배우들의 놀라운 호연과 기본적으로 오리지널 스토리가 지닌 무거운 주제의식으로 인해 이 영화는
기본 이상의 무게감을 갖게 되었죠.
그리고 어찌보면 이 종교적 메타포가 곳곳에서 발견되는 이 영화는 그야말로 또다시 반복되는 붕괴한
미국의 중산층 가정을 통해 완벽한 소통 부재에 쳐박힌 미국 사회에 병리적인 사망선고를 내리는 듯한
영화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암울합니다.
희망 따윈 어디에도 보이지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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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사 토메이의 다음 출연작 중 아주 눈에 띄는 영화는 2008년 올해 개봉 예정인 [War, Inc]입니다.
여긴 제가 너무 좋아하는 존 쿠색(John Cusack)Joan Cusack 남매가 나오고, [the House of Sand and Fog]
에서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Ben Kingsely(벤 킹슬리), 아이돌 스타인 힐러리 더프(Hilary Duff)가  
출연하는 액션 스릴러입니다.
핫... 내용을 보니 여기서도 제가 존 쿠색의 영화 중 가장 베스트로 꼽는 영화 중 한 편인 [Grosse Pointe
Blank/그로스 포인트 블랑크]
에서처럼 히트맨으로 나오는군요.
관련 기사는 여기...를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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