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열받게... 30분 걸려서 길게 쓴 글이 다 날아갔다.
다시 쓰고 싶진 않고... 걍 그림만 올린다. 아... 열받아.

 

 

 

오늘 본 두편의 일본 애니 중 한 편.
시로 마사무네 원작의 [애플시드] 극장판. 2004년작보다 CG는 더욱 더 강화. 놀라울 정도의 디테일을
보여주고 툰쉐X딩 방식도 기가막히게 자연스럽다. 저녁에 본 [Vexille/최후의 여전사 벡실]보다는
더 기술적 성취를 보여주고 있긴 하다.

그런데 여기 나오는 인물들의 옷들이 보통이 아니다. 도무지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의 일반적인 차림새가
아니다. 농담이 아니라 사주고 싶을 정도로 탐나는 옷들이다.
특히 우리 애플시드의 주인공 듀넌...
알고보니 여기 옷들을 미우치아 프라다가 디자인했다고.
어쩐지...

 

 

 

Duenan Wears PRADA
우리 듀넌양은 프라다만 입으신다...

 

 

 

 

 

 

이건 캐주얼.
크림슨 컬러의 타이트하고 짧은 재킷에 역시 딱 붙는 블랙 팬츠, 앵클 부츠.

 

 

 

 

그런데 이 영화의 단점은 너무 수도없이 많은 장면에서 우리가 익숙하게 봐왔던 영화들을 연상시킨다는
점이다. 위의 이미지는 매트릭스...를 연상케 하고, 그 위의 세장면은 조지 로메로의 '좀비영화들'을 연상
케하지 않는가. 뿐만 아니라 어느 장면은  [건담 윙]을, 어느 장면은 [로보캅]을, 어느 장면은 [공각기동대]를
(뭐 이것도 시로 마사무네 원작이긴 하지만), 어느 장면에선 [제5원소]를...
어느 장면에선 [천공의 성 라퓨타]를, 어느 장면에선 [스타워즈 4편]을...
아 정말...
ㅎㅎ
그래도 재미있게 봤다.

다만,
이 영화나 [Vexille]이나 둘 다 지나치게 사이버펑크 미학에 신화적, 종교적 이미지를 존재론적 철학과
뒤섞어놓으려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두 편 모두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건 국가라는 개념보단 강력한 재력의 회사에 의해 이끌어진다는 점,
그리고 그 회사들의 이름도 포세이돈, 올림푸스...
[애플시드 엑스마시나]에서 마지막에 인류를 구원하려는 파티는 인간, 안드로이드, 사이보그...
트라이앵글 이론... 기발하지만, 이런 류의 스토리는 이젠 너무 많이 봐서 새로울 것도 없다.
[건담] 시리즈부터 봐왔던 거지만 아무래도 이런 잡학 사전류의 애니메이션의 궁극의 원흉(??)은 바로
안노 히데아키가 아닐까? 그의 [신세기 에반겔리온]이야말로 '묻지마' 철학으로 똘똘 뭉치고 집대성된
애니였지 않은가(폄하하는 의미가 아니다. 절대...)

요즘은 되려 이런 소재에서 조금도 더 나아가지 못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면, 이게 어찌보면 일본적
한계가 아닌가하는 생각도 지울 수가 없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