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등장한 한국 영화, 개인적인 36선!
Part 1 : 36위에서 18위까지

2007년도 벌써 반이 다 되어갑니다.
유난히 위기론이 거센 한국 영화... 이 즈음에서 개인적으로 2000년 이후에 본 영화들 중
어떤 영화가 기억에 남았는지 한 번 정리해봤습니다. 생각보다 정리가 쉽네요. ㅎㅎ
색있는 영화제목과 감독이름을 누르면 별도창으로 kmdb 사이트의 정보가 열립니다.
kmdb엔 국내 영화 정보가 잘 보관되어 있으니... 자주 이용해주세요.

순위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개인적 선호도가 높지 않습니다.

 


 

 

36. [폭력써클](2006) - 박기형 개인적 선호도 ***
박기형 감독이 이런 날 것같은 영화를 만들거라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여고괴담]을 시작으로 공포영화에 천착하는 듯한 감독이 10대들의 모습을 통해 시대가 강요하는
남성성이 어떻게 길들여지고 어떻게 폭력적으로 사유되는 지에 대해 이토록 잘 표현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또다른 공포 영화라고 할 수 있어요.

운동도, 공부도 잘하는 주인공(정경호분)이 어떻게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의 터널로 들어가는 지.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거리에서 자신들이 감당하기도 벅찬 과중한 부담감과 모호한 희망때문에 좌절하는
수많은 청소년들에 대한 단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영화랍니다.

 

 

 

 

 

 

35. [뚝방전설](2006) - 조범구
이상하게 끌려서 봤다가 너무 재밌게 본 영화. 덕분에 조범구 감독의 [양아치어조]도 필견 목록이 되어 버렸죠.
DVD는 이 두편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힘을 줘서 싫어했던 박건형이 이 영화에선 무척 괜찮았구요.
MC몽은 뭐... 구라 전설의 대명사처럼 완벽하게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었습니다.
이천희는 상당히 마스크가 좋아요. [태풍태양]에서도 영화는 재앙이고, 이천희 연기도 분명 재앙이지만, 그만의 분위기는 지키고 있습니다.
언제나 제3자 같다고나 할까... 무언가에서 한발자욱 떨어져 있는 듯한 기운. 그런게 이천희에겐 있는 듯 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선 다 부수적인 거고 정말 기가막힌 건 유지태입니다. 전 이전에 유지태, 권상우 주연의
[야수]를 봤었는데요. 권상우의 발음이 놀랍도록 정확해진 사실에 놀라면서 유지태의 어색함에 또 놀랐거든요.
그런데 이 영화에서의 유지태는 특별출연, 우정출연 정도의 크레딧이 이해 안갈 정도의 포스에요.
전 유지태가 이렇게 멋진 연기를 하는 걸 처음 봤습니다. 흐... 그만큼 완벽하게 어울렸다고 봐야죠.
그리고 이 영화... 아직도 양아치들이 조폭에게 깝죽거리는 영화 정도로 생각하고 안보신 분이 계신다면...
반드시 보시길 바랍니다. 이 영화는 기본적인 성장 영화와 조폭 영화의 정형성을 무너 뜨립니다.

 

 

 

 

 

 

34. [그녀를 믿지 마세요](2004) - 배형준 개인적 선호도 **
이 영화 무척 재밌게 봤어요. 물론 강동원에 대한 개인적인 기대...때문이기도 하지요.
사실 그렇잖아요. 한껏 기대를 받는 완소남이 택한 영화라면 다분히 멋진 모습이 주가 되어야 하는 영화...
그런데 강동원은 이 영화를 택했습니다.

뭐... 물론 이 후에 바로 [늑대의 유혹]을 찍긴 하지만. 강동원은 분명히 자의식이 강한 배우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대중들이 재단한 그의 모습에 얽메이지 않는 것도 분명해요.
이 영화에서 강동원은 정말 자연스럽습니다. 극은 김하늘의 독무대로 진행되지만, 강동원이 없었다면 김하늘의 생기발랄함도 없었을 거에요.
[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권상우와의 호흡보다 이 영화에서의 강동원과의 호흡이 더 인상적이었어요.
물론 재기발랄한 중반까지의 여정이 후반부에 난데없이 날아가버려서 좀 안타깝긴 했지만...
강동원은 지금 지독한 감독, 이 명세 감독님 밑에서 신작을 크랭크업했지요?

두 번이나 이 잔인한 감독님 밑에서 훈련된 강동원. 앞으로를 더 기대해봅니다.

 

 

 

 

 

33. [황산벌](2003) - 이준익 개인적 선호도 ***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는 이상하게 전혀 재미를 못 느꼈어요. 재밌게 보신 분들께 누가 되는 얘기지만...
제가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이준익 감독님의 영화는 [황산벌]입니다. 신랄한 욕에 빠른 템포의 극전개. 게다가
상식을 뒤집어 버리는 캐릭터들, 역사 속에 박제화된 인물들이 인식의 틀을 깨고 필름 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그런 느낌이 이 영화에 있었어요.
거기에 잃지 않는 통속적 비판 정신도 빛났구요.
[라디오 스타]도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전 [황산벌]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32. [그 해 여름](2006) - 조근식 개인적 선호도 **1/2
[품행제로]의 조근식 감독이 선택한 차기작은 놀랍게도 애틋한 멜로, 게다가 시대정신이 물든 진중한 멜로물이었죠.
이 영화가 평단에서도 그리 좋은 평가를 못받고, 흥행은 완전히 망한 영화로 기록되었지만, 전 대단히 인상깊게
봤습니다. 수애라는 배우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 여린 듯 힘있는 모습을 너무 잘 보여줬구요. 이병헌도 무난한
모습이었습니다. 어찌보면 임상수의 [오래된 정원]의 소품같은 영화라고 할 수도 있겠죠.
정말 극중 이병헌의 처지라면 얼마나 시린 마음으로 평생을 살아갔을까...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역으로 이 땅의 역사는 저렇듯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채 빼앗겨버린 사람들의 삶을 담보로 전진한다는 사실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31. [범죄의 재구성](2004) - 최동훈 개인적 선호도 ***
[타짜]의 내공이 쌓인 곳, 사실 개인적으론 박신양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의 연기가 가장 기억나는 영화.
개인적으로는 '한국영화니까'라는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걸 싫어하지만,

이 영화는 정말 오랜만에 보는 잘 만든 한국산 장르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30. [타짜](2006) - 최동훈 개인적 선호도 ***1/2
가끔 예술적 상업영화라는 말들을 종종 듣는데요.
사실 이런 말 자체는 '떼깔 좋은 상업영화'가 예술적 가치도 성취하고 있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아 무척 조심스럽습니다.
상업영화는 그 자체로 즐겁게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지, 굳이 거기에 웰-메이드가 작품의 예술적 가치까지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선정적인 판단엔 성급한 언론의 기사들이 한 몫 단단히 하는 거죠.
이 영화는 잘빠진 상업 영화입니다. 그리고 적어도 이 부분에선 최동훈 감독이 노하우를 확실하게 챙긴 듯 합니다.
[두뇌유희프로젝트]같은 영화를 보면 제대로 만드는 스릴러나 범죄물이 얼마나 어려운 지 알 수 있잖아요.
그래서 최동훈 감독의 새로운 영화가 또 기대가 됩니다.

 

 

 

 

 

 

29. [주홍글씨](2004) - 변혁 개인적 선호도 **1/2
이 영화는 이래저래 말이 많았습니다. 특히 고이은주씨가 죽은 이후로 이 영화에서의 노출 연기로 이후에도 주욱 고민을 해왔다고 해서,
정말 이 영화야말로 주홍글씨를 새겨넣은 영화가 될 분위기까지 몰려 버린거죠.
하지만 이 영화엔 변혁 감독이 얘기하고자한 이기적이고 추악한, 그러면서도 절박하고 소름끼치도록 피폐한 감정의 폭발이 고스란히 반영됩니다.
그래서 보는 이로 하여금 '제발 이 시간이 지나갔으면'하고 느끼는 장면이 등장하는 거죠.
그것도 아주 길게. 보는 이가 괴로울 수록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해진다니...

 

 

 

 

 

 

28. [말죽거리 잔혹사](2004) - 유하 개인적 선호도 **1/2
유하의 영화를 크게 기대하지 않지만, [말죽거리 잔혹사]에는 터지는 아드레날린의 질주가 도사리고 있어요.
사실 이건 마초적인 영화와 아주 거리가 먼 영화인데, 역으로 대단히 마초적인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조폭을 양산해내는 사회에 대한 직접적인 까발림같은 거죠.
폭력이 정당화되고 폭력을 수단으로 용인하고, 그것이 미화되는 과정은 지금도 조금도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이후의 이야기를 알고 싶다면... 바로 [비열한 거리]를 보면 되는거죠.

 

 

 

 

 

27.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2004) - 홍상수 개인적 선호도 **1/2
홍상수의 영화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이 최고다...라고 아직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보다 가벼운 마음의 영화이지만 그만큼 '쪽팔린 남자'들의 모습을 러닝 타임 내내... 보여줍니다.
그리고 사실 이게 현실인거죠.

 

 

 

 

 

 

26. [싸움의 기술](2005) - 신한솔 개인적 선호도 ***
백윤식이야 이미 완성된 배우라고 해도... 재희의 연기도 이 영화에선 정말 딱이었어요.
유약하면서도 적개심을 갖고 속으로 감싸 안는 듯한 느낌. 그런 마스크가 재희에겐 있어요. 그래서 간혹 부담
스럽기도 하지만 이 영화에선 정말 잘 어울렸어요. 영화의 언더텍스트고 뭐고 간에... 전 이 영화가 주는
생경하고 외로운 이미지가 너무 인상깊었습니다. 남들은 어땠을 지 모르지만 정말 기억에 두고두고 남는 영화 중
하나였어요. 박기웅이 처절하게 당하고 있을 때의 재희의 모습은... 이와이 슌지의 [릴리 슈슈에 관한 모든 것]
에서의 주인공의 모습을 연상시키더군요.

 

 

 

 

 

 

25. [공동경비구역 J.S.A](2000) - 박찬욱 개인적 선호도 ***
영화관에서 본 이 영화. 별 기대 안했다가 무척 재밌게 보고 나온 영화.
하지만 영화보는 내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Keith Gordon의 [휴전/a Midnight Clear]를
머릿 속에서 지울 수 없었던 영화. 특히... 스키 부대의 조우...하는 장면에선 이거 표절아냐?하는 생각까지도
했던 영화. 마지막 엔딩에 보여지는 스틸 컷이 너무 인상깊었죠.

 


 

 

 

24. [품행제로] (2002) - 조근식 개인적 선호도 ***
임은경이 나와서 제겐 완소.ㅎㅎ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은 그래도 싫어)
류승범, 공효진이라니 최강의 조합에... 임은경까지.
아, 전 이 영화의 이런 쌈마이 정신이 너무 좋아요. 80년대를 얘기하지만 그것이 추억할 만한 오랜 사진같은
이미지가 아니라 환타지의 공간으로 환유하는 이 방식이 너무 좋았어요.
조금 더 막 나갔으면 더 좋았을 법한... 바로 그런 영화.
아! [천하장사 마돈나]의 감독인 이해준, 이해영이 바로 이 영화의 각본을 썼답니다.

 

 

 

 

 

 

23. [장화홍련](2003) - 김지운 개인적 선호도 ***1/2
이 영화가 개봉되었을 당시 평론가들의 혹평을 다들 기억하시지요. 김지운 감독은 확실히 평론가들에게
부당할 정도로 폄하되어 왔던 감독 중 한 명입니다. 언젠가 [가위]의 감독이 '[장화홍련]같은 국적불명의
공포영화는 비주얼빼곤 별 거 없다'고 영화잡지에서 밝혀 절 황당하게 했는데요. 그 발언은 거의... 강우석
감독 수준의 발언입니다.(강우석 감독은 [한반도] 촬영에서 기자들이 비주얼에 신경을 이번엔 많이 쓰시
는 것 같다라고 하자, '하도 비주얼, 떼깔...뭐 이래서 그게 별 거 있어? 나도 한다면 한다는 걸 보여주려고
신경 좀 썼다'라고 말했습니다. 엇나가도 완전히 엇나간 말이었죠)
비주얼은 감독의 지향점이 일관된 방향성을 갖고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여기저기 돈으로 쳐발라
미술감독에게 '떼깔'좋게 미장센을 만들 것을 지시하면 그건 그저 잘 만든 세트장에 불과해요.
세트장이 캐릭터의 감성을 대변하고 극의 분위기에 동선을 주며, 기본적으로 플롯을 뒷받침할 때, 그것이
제대로 된 '떼깔'있는 미장센이 되는 거죠. 김지운 감독은 그걸 가장 잘 아는 감독 같아요.

 

 

 

 

 

 

22. [선생 김봉두] (2003) - 장규성 개인적 선호도 ***1/2
한국 코메디 영화에 색안경을 끼고 있는 저도 이 영화에선 무장해제...되었습니다.
차승원을 그리 좋은 배우라고 생각하지 않는데요. 이 영화에서의 차승원 만큼은 완소 그 자체입니다.
그가 아니면 떠오르는 배우도 없구요.
이 영화에는 신파를 진실로 설득하는 진솔한 힘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간혹 위험스러운 감정이입이 들어갈
지라도 이 영화는 너무 사랑스럽고 흐뭇한 영화랍니다. 이런 코메디... 한 번만 더 나오지...
그래서 내심 [이장과 군수]도 기대했는데... 아직 못봤습니다만 평은 그리 좋지 않더라구요. 그래도 봐야죠.

 

 

 

 

 

21. [음란서생] (2006) - 김대우 개인적 선호도 ***
뚜껑을 열어보니 별로더라...라고 많은 분들이 얘기하셨지만, 전 무척 재밌게 봤습니다.
한석규는 분명 기본 이상의 기대를 주고, 충족시켜주는 배우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구타유발자들]
에서도 길지 않게 나오지만 그 존재감만큼은 이문식을 비롯한 여러 배우들을 압도해버리죠. 그게 꼭 좋다고
할 수 없지만, [구타유발자들]에서 그의 존재는 반드시 그래야...했거든요.(이문식을 괴롭혀온게 그니까)
그런데 [음란서생]에서 그는 다른 출연자들과 눈높이를 맞춥니다. 오달수와도, 김민정과도 말이죠.
그리고 그 조화가 참으로 놀랍더라... 입니다.
아무튼 뒤늦게 감독데뷔한 김대우 감독의 차기작을 기대해 봅니다. (아시다시피 김대우 감독은 이미...
[반칙왕],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송어], [정사]등의 각본으로 유명하였죠. [송어]도 무척 재미있습니다)

 

 

 

 

 

 

20. [연애의 목적] (2005) - 한재림 개인적 선호도 ***
전 이런 신랄한 연애담이라곤 전혀 기대못했습니다. 이렇게 현실적인 속물이 나오는 지도 몰랐구요.
그래서 의외였고, 나중엔 내러티브의 힘이 느껴지더군요. 분명히 이 영화의 박해일은 지독한 속물이고 사실
용서받아서도 안될 인간이에요. 그런데 그는 또 그 나름대로 항변합니다. 뭐가 달라졌겠어요?
그저 뒷모습을 보이고 터벅터벅 걸어가는 구제불능의 인간에 대한 이야기.

 

 

 

 

19.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2005) - 민규동 개인적 선호도 ***1/2
[여고괴담 2] 이후로 너무 오랫동안 작품 활동을 하지 않았던 민규동 감독과 김태용 감독...
2005년엔 민규동 감독이, 2006년엔 김태용 감독이 작품을 내놓으면서 많은 매니어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했죠.
민규동 감독의 [내 생애...]는 분명 당시 유행하던 다중 플롯...([Love Actually]때문에 유행한)의 한 예이긴
합니다만, 역시 감상으로 빠지지 않는 진솔한 드라마가 있어서 좋았던 영화랍니다.
이건 참 어려운 일 같아요. 감상과 진솔한 드라마적 힘의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다는 거...말이죠.


 

 

 

 

18. [아는 여자] (2004) - 장진 개인적 선호도 ***1/2
장진의 영화는 [아들], [거룩한 계보]를 빼곤 다 봤지만, 이 영화만한 재미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장진은 언제나 한... 두끝 모자라는 듯한 영화들을 만드는 것 같아요. OST의 센스도 난감이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다만, [아는 여자]만큼은 정말 즐거웠어요. 이나영이 너무너무 예쁘게 나와서 흐뭇하기도 했고,
정재영의 연기도 너무 진지해서 미치게 웃겼지요. 특히... 그... 마라톤 상품 대사는 죽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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