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은 어린이날...이나 오늘은 일단 방콕을 하고,
민성이가 축구공을 갖고 싶다니 축구공이나 사러 나갔다 와야 겠다.
내일 전시회를 가기로 했다.
맛나는 것도 먹구.

사실 가만 생각해보면 내가 이렇게 맛난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
지금 글을 쓰는 바로 옆에서 와이프(aipharos님)는 '내가 맛난 음식을 못해주니까
그렇지'라며 흐느끼지만(우하하!) 사실 그건 전혀 이유가 못된다.
한끼 식사를 위해 1인당 8~10만원을 지출하라면 사실 못할 것도 없지만 한정된
소득에서 그만큼을 빼가면 날아가는 다른 기회비용들이 너무 아쉽다.
다른 사람들처럼 우리도 그래서 한달에 한번... 정도 그야말로 이미 남들이 다
익숙하게 검증한 음식점에 가서 먹는 것 뿐이다.

베블런을 들먹인 것은, 그것도 너무나 오랜만에... 그리고 이제 기억도 잘 나지 않지만(정말)
Pecuniary Culture...금력과시문화에서 결코 파워엘리트나 유한계급이 못되시는
우리 가족은 그들이, 또는 그들을 모방하는 집단들이 답보한 곳을 무리무리...해서
좇아가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아니라, 사실 웹을 통해 자신의 일적을 대중에게
의식적으로 과시하는게 아니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면이 없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트래픽도 별로 없는 홈피에 먹거리나 방문한 곳의 사진을 잔뜩 올리고(게다가 난
aipharos님이 어쨌든 사진을 올리고 있어서 전혀 사진을 올리지 않았었다. 내가 사진을
본격적으로 올리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 된 일이 아니다) 점점 포스팅이 늘어가는 것은
나도 남들과 똑같이 소비하고 향유한다는 과시욕도 없다고 볼 순 없겠다.
이런 얘기를 직접 하는게 조금 쪽팔리긴 하지만.

그런데 초기의 이런 어설픈 욕망의 아노미가 지금은 점점 사진이고 자시고...
미각의 쾌감을 느끼고 싶다는 쪽으로 바뀌어가고, 전시회를 제대로 즐기기 시작하는
민성이를 보면 그것이 진정한 즐거움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생각은 든다.
사진은 그저 잘 찍고 싶어질 뿐. (뭐 그러다보니 Digilux3도 사고 싶어지고 뭐...)
물론 그 기저엔 저축이란 개념도 순기능의 개념보다 더 우월한 부분은 유한계급의
대중 지배의 이데올로기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근데... 정말 내가 내 삶과 내 정체성에 괴리와 좌절을 느끼는 것은
바로 회사 내부에서다.
누구나 그렇지만, 인간적인 면따위야 필요없고 업무적으로 벤치마크할 상대도 눈꼽만큼도
없으며, 그 누구도 내 뜻대로 부리기도 힘들 뿐더러(이건 업무지시의 문제가 아니라
업무를 믿고 맡기는 문제다) 전방위적으로 낙후된 아니 낙오된 업무 체계를 조금이라도
서포트해줄 인력이 전무하다는 것은 정말이지... 좌절이다.
물론 그건 그들이 마케터 또는 플래너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나아가서는
이런 '까라면 깐다'식의 조직 문화는 90% 이상 CEO가 만들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가 없다.
사방에 대안없는 불만만이 팽배한 것은 그들이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직원들의
제안을 무시하고 폐기처분하는 CEO의 반복된 행위 때문임도 사실이다.
도큐먼트는 언제나 필요없는 치장에 불과할 뿐이고, 언제나 결정된 사항이 느닷없이
바뀌는 이 해괴한 조직.
메신저를 통해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전화통화를 할 때면 느끼는 이 엄청난
조직 문화의 레벨 차이. (그들은 어차피 다 똑같은 '조직'이라고 하겠지만 말이다)
무용한 리더쉽 버블의 회사.
이 회사 내부에 있으면서 나 스스로를 폄하하기 일쑤다.
내가 이것밖에 안되니 이런 회사에 있는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이러다보니 와이프, 아들과 전시회를 다니고, 터너 프라이즈를 맞춰 영국 여행을
계획하고, 한끼에 3~8만원하는 식사를 자주는 아니지만 먹으러 다니고...
영화와 음악, 콘서트를 보고... 이런 생활이 자꾸만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생활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생각이 마구 드는 것이다.

에휴... 이틀 사이에 나와 어울리지 않는 이런 글을 자꾸 쓰게 되는데...
앞으론 나답게 영화,음악 글이나 줄줄 올려야 겠다.

**
움... 근데 이런 생각이 들면 고딩~대학 초기까지만 죽어라 읽었던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왜 다 기증해버리거나 버렸는지 너무 아쉽다.
그리고 글쓰다보니 정말 책 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도대체 내 생각을 풀어쓰질 못하겠다. 소설책은 근 15년 사이 두어권... 읽었을거다.
그 중 한권은 '다빈치코드'다. 쇼킹이다. 쇼킹...ㅎㅎ
물론 다른 책들은 어쩌~~~~다가 읽었지.ㅋㅋ
이태리 출장 갈 때 와이프가 재밌고, 짧은 책이니 읽어보라고 넣어 준 루이스 세풀베다의
책도 고스란히 책장 하나 안넘기고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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