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그냥 집에서 죽어라 영화를 봤습니다.
어제는 [Last King of Scotland,the/라스트 킹]과 [Fissures]를,
오늘은 [Dead Girl,the], [시간을 건너 온 소녀], [History Boys,the]를... 봤어요.
다음 주엔 극장에 좀 가봐야 겠습니다. [Shooter/더블 타겟]과 [까뮈따윈 몰라]를 보고 싶네요.
[時をかける少女/시간을 건너 온 소녀] (2006) - 호소다 마모루
드라마/로맨스/SF/환타지
일본 SF계의 3대 작가 중 한 명인 츠츠이 야스타카의 65년작 단편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으로 1983년에 오바야시 노부히코가 실사 영화화한 바 있습니다.
뭐... 이 영화도 제법 유명했구요. 국내에도 DVD 원본 화일까지 돌아다녔지요.
(사실 저도 그 원본 화일로 갖고 있구요) 이 애니는 그대로의 리메이크가 아니라,
20년 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고, 원작에서의 주인공이었던 요시야마 카즈코가
여기선 주인공인 칸노 마코토의 이모로 '마녀 이모'로 불리우며 재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타임 리프에 대해 아주 태연하게 말하죠)
최근 본 모든 애니메이션을 통털어 가장 인상깊었고,
실사 영화까지 합쳐도 가장... 인상깊은 감동을 주는 로맨스이기도 합니다.
별 시덥잖은 사랑 이야기를 이렇게 풀어 버리는 능력에 감탄과 좌절... 동시에 겪게 되네요.
와이프, 아들과 모두 함께 봤습니다.
요즘 유난히 시간 이동을 다루는 영화나 애니를 많이 보게 되는군요.
꼭 한번 보시길 바랍니다.
작화의 디테일이나 놀라운 앵글과 연출이 이 애니메이션에 고스란히 녹아 들어 있습니다.
북적북적한 일상 속에서도 황량함과 외로움이 베어 나오는 현대의 아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공허한 느낌도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호기심에서 시간 이동을 시작하지만 점점 남을 위해 시간 이동을 사용하게 되고,
애써 외면하던 사랑의 감정을 알게되고 그로 인해 괴로워하는 이 작은 성장 드라마는
아마 보시는 분들 마음 속에 두고두고 기억될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Dead Girl,the](2006) - Directed by Karen Moncrieff
이 영화 참...
죽은 여인의 사체를 발견한 여성의 에피소드로 시작되어, 15년 전 행방불명된 언니로 인하여
식구들이 커다란 짐을 진 채 살아가고 있는 가정의 동생 이야기, 남편의 무관심으로 인해 인생의 낙을 잃어버린 한 부인의 이야기,
사체로 발견된 여성의 어머니가 죽은 딸과 함께 있던 룸메이트를 만나는 이야기, 그리고... 사체로 발견된 여성의 마지막 에피소드.
이렇게 5개의 에피소드로 정교하게, 그리고 묵묵히 이어지는 이 영화는 주연 배우들의 열연과
폭력에 의해 붕괴되어 버린 이 시대를 역시 사회적, 정치적 폭력의 피해자인 여성의 시선으로 그려낸 영화입니다.
토니 콜렛과 지오바니 리비시의 열연... 로즈 번의 깊은 마스크. 오랜만에 보는 브릿트니 머피의 좋은 연기,
어제 본 [Last King of Scotland,the]에서 이디 아민의 네번째 부인을 연기했던 케리 워싱턴...
정말 주연배우들의 열연이 깊고 침착한 카메라 워크와 함께 돋보이는 영화랍니다.
3. [History Boys,the](2006) Directed by Nicholas Hytner
놀랍게도 니콜라스 하이트너 감독은 96년 당시 최고의 배우였던 대니얼 데이 루이스와 위노나 라이더를 내세워
[Crucible,the/크루서블]을 찍었던 감독님입니다.
그런데 그의 최신작인 이 영화는... 대단히 인디적이고 소품의 느낌이 강해요. 도무지 매칭이 되지 않습니다.
물론... [크루서블]의 어두운 이미지에 스멀스멀 베어 있던 언어와 문학의 향취는 얼핏 비슷한 듯 보이지만 말입니다.
이 영화는 다분히 연극적인 느낌이 강합니다. 뭐 굳이 영화 자체의 연출도 이러한 연극적 느낌을 부정하지 않는 것 같아요.
도무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을까 싶은 지적 유희를 즐기는 고등학생들이 총출동합니다.
이들은 옥스포드나 캠브리지(합쳐서 옥스브릿지라고 하죠) 진학을 희망하는 특별반 학생들입니다.
불어로 연극을 하지 않나... 어지간한 세계사의 인물들을 서사적 역사관의 이면에서 바라보질 않나...
시대 문화를 연구하는 어지간한 학자 이상의 시선으로 거침없이 사안을 비판하는 이들을 보면 설레설레... 고개를 젓게 됩니다.
수많은 상을 휩쓴 영화라는 사실 따위는 차치하고.
하나같이 놀라운 명연을 펼치는 주조연 떼거지를 감상할 수 있고,
교육적 낭만과 낭만적 교육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
성적 정체성에 대한 일탈적인 시선이 얼마나 이중적인 시선인지도 빠짐없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수업 시간을 변칙적으로 이용해서라도 옥스브릿지에 진학시키려는 교장의 모습을 보면 우리네 학업 환경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지만, 헥터 교수가 이들에게 전해주는 교육의 모습을 보면...
이건 우리 처지와 비교하면 배부른 소리다...라는 생각이 머리 꼭대기까지 차 오르게 됩니다. ㅎㅎ
'--- movies.TV' 카테고리의 다른 글
070501 _ [Weather Man,the/웨더맨](2005) We must chuck something in this shit life (0) | 2016.10.17 |
---|---|
070501 _ [Notes on a Scandal/노트 온 어 스캔들](2006) 외로움이 만들어낸 집착 (0) | 2016.10.17 |
070411 _ 좋아하는 배우 31인 - 남자배우편 (0) | 2016.10.16 |
070409 _ ** Josie Maran Special ** (0) | 2016.10.15 |
070404 _ 내가... 미드빠가 될 수 없는 이유 (0) | 2016.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