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메리홀에서 SIDANCE 프로그램인 Human Hood의 'TORUS'를 본 후,
아들과 다시 합류하여 을지로로 이동했다.
지난 번 처음 을지로 선술집 '스탠딩바 전기'를 방문한 아들은 그때 완전히 이 공간에 홀딱 반해서 이번에도 방문하고 싶어했다.
아무래도 스탠딩바 전기의 엄청난 음식, 흥겨운 분위기, 그리고 다양한 맛을 볼 수 있는 잔술을 경험할 수 있어서겠지.
북적거리면서 시끄러운 분위기가 정신없다기보다는 오히려 흥겹게 느껴진 이 공간은 그야말로 진짜 세상 힙하다.
내가 이런 표현을 다 쓰네 정말.
이전 방문글은 아래 링크 참조
190606 _ 을지로 선술집 '스탠딩바 전기 StandingBar 電氣'
190912 _ 을지로 선술집 '스탠딩바 전기 StandingBar 電氣'
스탠딩바 전기에 푹... 빠진 알콜러버 아들.
알콜... 모르는 와이프.
omg!
그리도 좋더냐?
술이?
아들바라기
하지만 절대로 아들에게 심리적 부담을 주지 않는,
단 한번도 준 적이 없을거야.
가장 이상적인 엄마 그 자체.
그래서 아들이 엄마를 정말 좋아하는거지.
와이프의 술은 런던프라이드 에일
Fuller's London Pride
이날도 아들은 5~6잔의 술을 아주 즐겁게 마셨다.
잔파블랙은 딱히 취향이 아닌 것 같다고 했고,
무기시로를 다시 맛볼 수 없어 아쉬워했던 아들은 자리가 끝나갈 즈음 아메리칸 위스키인 '와일드터키'에 팍... 꽂혀서 스트레이트로 내리 두 잔을 마시더라.
아빠 이건 온더락으로 마시면 그 맛이 떨어지는 술 같아요.
이건 그냥 스트레이트로 마셔야 되는 것 같아요. _ 이상 와일드터키
이건 뒤에 후추향이 확 올라와요. _ 탈리스커 10
암튼 뭐 이러면서 엄청 좋아하더라.
와이프는 런던 프라이드 에일을 마셨는데 더할 나위없이 뒷맛이 좋았고.
1. 마파두부
마파두부는 여전히 맛있었지만 우리가 처음 먹었던, 그 온갖 향신료와 강렬한 절제되지 않은 맛이 입안에서 파티를 벌이던 그 임팩트까지는 아니었다.
뭔가 약간 대중과 접점을 이룬 듯한 느낌?이랄까. 물론 그래도 정말 맛있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지만.
2. 고등어봉초밥
고등어봉초밥은, 우리가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봉초밥이면 괜찮잖아'라고 생각하며 먹었던 망원동의 한 이자카야 봉초밥과
같은 가격에 이렇게 기가막힌 고등어봉초밥을 낼 수 있구나... 싶을 정도의 맛이었다.
맘같아선 1인 1디쉬로 먹고 싶었어.
아우...
3. 된장 바른 삼치구이
된장을 잘 바른 삼치구이는... 직접 드셔보시라.
이 맛을 표현할 적절한 말을 내 짧은 머리에선 도저히 찾을 수가 없네.
4. 삼란소면 (명란 + 어란 + 수란)
삼란소면은 바로 아래 동영상을 올렸으니 한 번 보시길.
어란+명란+수란의 조합인데 짭쪼름하면서 고소하고, 부드럽기까지 한 그야말로 호화스러운 어른의 비빔면이었다.
5. 쥐돔과 잿방어 사시미
쥐돔과 잿방어 사시미는 각각 다른 부위를 섞어주시는데 쥐돔이야 함께 주신 아주 은은한 폰즈소스에 1분 정도 넣어둔 뒤 먹는 시도를 할 만하지만
방어는... 그냥 와사비 살짝 올려 먹는게 황홀할 지경이다.
6. 쥐돔간
함께 내주신 쥐돔간은 이런 부위를 못먹는 분이라도 어렵지않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고소했고,
7. 나폴리탄 스파게티
나폴리탄 스파게티는 진짜 일본의 심야식당에서 막 내줄 법한 모양새와 맛 그 자체였다.
8. 참치 우니 김밥
이 정도로 끝을 낼 줄 알았는데 등장한,
엄청나게 참치를 넣고 우니를 넣은 김밥이 등장.
황홀한 끝마무리.
고작 세번째 방문이지만 새삼 느끼는데 이곳, 정말 훌륭한 공간이다.
잘 준비된 주방, 대단히 영리한 메뉴, 과도하지 않은 선곡과 볼륨, 사실 뭐 하나 뺄 것이 없다.
조금만 가깝다면 진짜 일주일에 한 번씩은 들르고 싶다.
아들이 더 그러고 싶겠지만.
다음에 또 뵈어요.
집에 들어와서 다음 날 출근인데...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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