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랜만에 아들도 함께 외출.
아들이 요즘 맛있는 스테이크 또는 파스타를 먹고 싶다고 했다.
아들과 파스타 프레스카를 가본 적이 없어 함께 들름.
예약하고 왔음.
오전 11시 30분 오픈 시간에 맞춰 도착.
오는 길이 엄청... 막혔다.
집에서 1시간 20분 넘게 걸린 듯.
처음으로 안쪽 자리로 앉았다.
아들아, 여기 파스타 장난없어.
아들도 나름 꽤 한 입하는 편이라...
박찬일 쌤께서 인정한 '먹을 줄 아는 청년'ㅎㅎㅎ
아들과 나와서 마냥 기쁜 와이프.ㅎ
이곳 포카치니는 정말 일품.
애피타이저로 트리빠(Trippa).
애피타이저로 트리빠라니 너무 무거운거 아닐까 싶었다.
로칸다 몽로에서 먹었던 그 맛있는 트리빠는 상당히 되직...하고 무거운 느낌이었으니까.
그런 트리빠를 애피타이저 메뉴에 올렸다면 다 이유가 있겠지 싶었다.
파스타 프레스카의 트리빠는 로칸다 몽로의 트리빠와는 닮은 듯, 매우 다르다.
그렇게 되직...한 느낌이나 무거운 느낌은 없고 토마토 소스, 야채소스가 무척 산뜻한 느낌이어서 전혀 부담이 없다.
게다가 양(소의 위) 자체가 정말... 신선(? 깨끗)하다는 느낌이 바로... 들더라.
어우러진 병아리 콩도 좋고, 바삭한 플랫 브레드도 훌륭하다.
로칸다 몽로에서의 트리빠 느낌과는 무척 달랐는데,
파스타 프레스카의 트리빠는 또 그 나름대로 훌륭했다.
덕분에 게눈 감추듯... 싹싹 긁어 먹었지.
아들이 피자를 하나 먹고 싶다고 해서 주문.
프로슈토와 부라타.
아주... 질좋은 프로슈토와 부라타가 곁들여진 포모도르 베이스.
기가 막히다.
이 끝내주는 밸런스.
입에 집어넣으면 식감과 단순하면서도 찰진 궁합의 향이 행복감을 준다.
이런건 정말 1인 1판으로 먹어야...ㅎ
(부라타는 모짜렐라와 크림으로 만든 치즈)
산펠레그리노 한병.
깜빠리 잔에 나왔는데 이 잔 탐났어.ㅎ
신메뉴가 있었다.
아... 세상에... 그것도 따야린이었다.
아... 세상에 따야린에 블랙 트러플이 저리 올라간.
이런 말 하기 싫은데,
이거 실화냐?...
따야린은 원래 빨리 먹지 않으면 면이 퍼지기 십상이라 서빙되면 바로 휘익~ 섞어서 먹어야 했었다.
그런데 파스타 프레스카의 생면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도 떡지거나 들어붙지 않더라.
지난번 머쉬룸 페스토(Mushroom Pesto)를 먹을 때 이미 알았지만 이 집의 버섯류를 이용한 파스타의 내공이란건 의심의 여지가 먼지만큼도 없다.
고소한 식감에 입안 가득... 퍼지는 저 트러플 향의 조화는 놀라울 정도.
생 블랙트러플 슬라이스가 올라가기 때문에 이 파스타의 가격은 파스타 프레스카에서 가장~ 비싸지만 충분히... 정말 충분히 그 값을 치루고 먹을 가치가 있다.
아들은 우리가 전에 먹었던 '문어, 토마토-허브 소스, 오징어먹물 생면 스파게티'
먹을수록 입에 쪽쪽 붙는 오징어먹물 생면과 소스의 기분좋은 반응.
그리고 와이프가 다시 한번 먹어보고 싶다고 주문한 '제철 소라 오일 파스타'.
원래 또르뗄리니 신메뉴를 주문하려고 했는데 아직 준비가 안된 상태라고 하셔서 이 파스타로.
익히 잘 알고 있다.
이 파스타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오일리해도 이렇게 기분좋은 향으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면 얼마든지.
아들이 먹으면서 그러더라.
'아... 이 파스타 향이 정말 좋아요'라고.
그래... 온 김에 더 먹자.ㅎ
모듬 버섯 소테와 트러플 버터소스를 곁들인 이탈리아식 돼지고기 등심 요리.
Pork Scaloppine.
메뉴 설명을 제대로 읽지 않고 주문한 탓에 스테이크 형태로 나오는 줄 알았다가 깜짝 놀랐다.ㅎ
그런데... 이 메뉴가 또... 사람을...ㅎ
이태리 라 피에라에서 이와 비슷한 메뉴를 먹은 적 있다.
그때 정말 맛있게 먹었었는데 그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풍미가 훌륭하다.
게다가 돼지고기 등심도 완벽하게 구워내서 커팅해서 입에 가져가 먹을 때마다 만족감을 느꼈다.
훌륭하다.
와이프가 먹으면서 '도대체 이 집은 못하는 요리가 뭐야? 다... 맛있어. 다...'라고.ㅎ
디저트는 바나나 케이크.
아들이... 근래 먹었던 케이크 중 가장 좋았단다.
저 아래 캐러멜 소스가 거의 환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큰일이다.
파스타...하면 무조건 이 집만 올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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