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815 인사동 아라아트센터 '뱅크시 코리아 서울 (BANKSY KOREA SEOUL)' → 광화문국밥 : 오랜만에 → 성산동 '리치몬드 제과점'
결론부터.
이 전시 비추합니다.
그것도 매우 강력히 '비추'합니다.
공짜로 갈 수 있는 초대권등이 혹시 있다면 모를까.
근래 본 전시 중 가장 성의없는 전시 그 자체.
올해 본 26개의 전시 중 가장 실망스러웠던 전시.
전시보러 가면서 와이프에게도 이미 얘기했듯,
난 이 전시가 썩 내키지 않았고 기대도 없었다.
원래 백남준 아트센터를 가려다가 쉬운 판단을 하느라 오게 된 곳인데,
개인적으로 뱅크시(Banksy)를 이런 공간에서 제대로 느낄 수나 있을까 싶은 생각을 했다.
그래도...
2016년에 뱅크시와도 깊은 인연이 있는 미스터 브레인워시(티에리 구에타)의 아라아트센터 전시가 꽤 볼 만 했던걸 생각하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도착.
그런데...
티켓 부스 좌측으로 바로 내려가도록 하더라.
그 말인즉, 해당층엔 전시가 없다는 의미지.
뭔가 불길했다.
미스터 브레인워시는 티켓 부스 우측으로 입장하자마자 거대한 설치 작품으로 시선을 제대로 끌었던 바 있다.
그때 올린 글은 아래 링크 참조.
뱅크시와 티에리 구에타가 등장한 다큐 <선물가게를 지나야 출구 / Exit Through the Gift Shop>(2011) 얘기와 함께 개인적인 생각을 적은 글.
160628 _ 인사동 아라아트센터 '미스터 브레인워시(티에리 구에타)' 1 of 2
160628 _ 인사동 아라아트센터 '미스터 브레인워시(티에리 구에타)' 2 of 2
10분 정도 대기 후 입장.
비도... 엄청 내렸다.
생각해보면 이미 자본주의 제도권으로 들어와버린, 저항성마저 집어삼키는 자본주의의 개걸스러운 식욕과 잘 타협한,
자신의 모든 작품을 드러내는데 전혀 주저함이 없는 미스터 브레인워시의 전시와 아직까지도 그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뱅크시의 전시가 비교되긴 힘들 거란 생각도 든다.
하지만 뱅크시도 이미 수없이 전시를 열은 바 있지 않나.
당췌... 아라아트센터의 이 전시는 누가 기획한 건지 모르겠으나 이렇듯 졸속과 성의없음이 드러나는 전시를 이전 전시와 거의 같은 입장료를 받아먹는다는건 납득할 수가 없다.
입장하는 해당층(M1층)만 전시가 없는게 아니었다.
M2층도 입구를 막아놨다.ㅎㅎㅎ 전시가 없다 소리지.
그럼 전시는 M3, M4층 뿐이란 소리.
게다가 들어올 때 와이프가 앉아서 기다리던 장소가 원래 아트샵이 있는 자리인데 텅... 비어있더라.
이 얘기는 M3, M4층 어딘가에 아트샵까지 있다는 말이지.
메인 홀 M4층을 내려다보고 기대는 다 접었다.
저 조악한 세트는 차라리 없는게 낫다.
사실 이 전시를 보고 뱅크시와 티에리 구에타(미스터 브레인워시)에 관한 이야기를 잔뜩 해보고 싶었는데...
의욕이 완전히 꺾여 버렸다.
그냥... 뱅크시의 그래피티를 박제화함.
어이없을 정도로 평면적인 전시 구성.
뱅크시의 정신은 그저 군데군데 보이는 텍스트로만 공허하게 울릴 뿐
물론 뱅크시의 그래피티 자체는 여전히 인상적이지.
한국에선... 이마트의 깃발...일까나.
이 그래피티를 보면 영화 <Omar/오마르>가 생각난다
160111 _ AFFiNiTY's Best 50 Movies of 2015 - 31위~40위
....
I Don't Beileve in Global Warming.
이미 7년이 넘은 일이지만 코펜하겐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는 기후변화협약 합의의 실패하고 비밀회의로 일관된 재앙으로 여겨진다.
코펜하겐 총회가 열리기 일주일 전 쯤, 영국 기후변화 연구소 중 한 곳의 컴퓨터 서버가 해킹되어 저장되어있던 이메일들이 유출된 적이 있는데,
지구온난화가 자본의 산업적 목적이 분명하다고 믿는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은 지구온난화를 강조하는 일부 과학자들이 현상을 과장하기 위해 일부 증거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난 뱅크시의 위 그래피티에 대해 따로 찾아보질 않아서 뱅크시가 정말 지구온난화를 믿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지구온난화에 대한 역설적 표현인지 알 수 없다.
마찬가지로, '지구온난화'를 둘러싼 상반된 입장의 두 진영의 주장이 나같은 해당 분야 문외한에겐 너무나 어려운 내용이라 이 역시 명쾌히 얘기할 수가 없다.
펄프픽션.ㅎㅎㅎ
성의라곤 1도 찾아볼 수 없는 전시를 보며.
아... 근데 이 말, 진짜 가슴을 후벼 판다.
참... 기발하다.
정말...
뱅크시의 그래피티에 유감없음.
다만, 이 전시는 똑같은 작업이 계속... 계속... 반복됨.
고작 전시장 2개층 쓰면서 -그나마 한쪽엔 아트샵 운영- 그나마... 반복과 반복.
아.. 뱅크시가 <선물가게를 지나야 출구>에서 다큐 속에서 마지막에 한숨을 쉬며 이렇게 읊조렸지.
'무의미한 반복을 통해 현대 예술을 구축한 앤디 워홀과 달리 티에리 구에타는 그 무의미한 반복을 정말로 무의미하게 만들었다'고.
아라아트센터도 그런 무의미한 반복을 의도한건가...? ㅎ 어이가 없다.
전시가 있어야 할 자리에 들어서있는 아트샵.
굳은 표정으로 나오는 와이프가 날 보더니 '들어갈 필요없어'라고.ㅎ
전시 보러 들어가서 35분 만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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