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에 위치한, 인천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중식당 '복화루'에서 식사하고 집에 잠시 들렀다.
날이 너무 더워져 세수라도 한번 하고 싶어서.
그리곤 차를 끌고 나왔다.(ㅎㅎㅎ)
얼마전 글을 올렸던, 죽마고우가 운영하는 부천의 갤러리 '아트포럼리 갤러리' 1층에 입점한 후배의 카페에 들렀다.
가오픈을 앞두고 열심히... 일하고 있더라.
전에도 말했듯 가구는 이제 거의 다 들어왔다.
사진상 보이진 않지만 우측에 위치한 쇼룸 공간에 들어갈 침대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점을 빼면, 대략적인 정리가 된 모양이다.
적정한 모양새를 갖추긴 했다.
다만...
이제부터는 디테일 싸움이다. 적어도 난 그렇게 본다.
사람들은 어떤 공간을 방문하면 논리적으로 이것저것 재서 판단하기보다 직관적으로 매우 빠르게 그 공간에 대해 판단한다.
그건 대체적으로 방문한 사람이 여지껏 경험해왔던 여러 공간에서의 만족과 불만족의 체험이 판단의 기준으로 정립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문을 열고 들어가 앉기만 해도 그 공간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는거지.
후배의 카페는 대략의 얼개를 갖추긴 했다.
적정한 가구와 그림등등... 엔틱을 소구하는 이들에겐 그렇게 값싸보이는 공간은 결코 아니다.
그런데 아직 디테일이 많이 부족하다.
흔히 패션에 관심있는 이들 사이에도 맵시에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대체로 세심한 부분까지 완성하는 디테일링의 차이에서 결정된다.
맘에 드는 모자를 구입했다면 그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남자라면 수염, 스카프, 벨트와 구두까지 대체적으로 신경을 쓰는 사람과 모자 하나에 그저 만족하는 사람이 있는 법이다.
후자와 같은 경우는 멋을 부려도 자연스럽지 않고 생뚱맞은 느낌을 받게 되지.
후배의 공간엔 소소한 디테일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저분하게 보이는 잡다한 것을 갖다 놓으라는 것이 아니라
가구와 가구 사이에 숨을 쉴 수 있을 만한 센스있는 디테일이 필요하다는거지.
예를들면, 저 대리석 콘솔 위에 무엇을 놓을 것이며,
저 벽면은 어떤 wall unit을 사용해서 공간의 디테일을 살릴 것이냐는 거지.
만약 그런 고민이 없다면 이 공간은 마치 가구 쇼룸같은 느낌이 되어버린다.
통유리에 커튼같은 건 절대 필요없어도 가장 상단쪽의 갈란드 정도는 필요할 것 같고,
각각의 테이블엔 MENU등에서 내놓은 작고 아름다운 candle box를 올려놓아 봄직하다.
방문하는 분들을 30~40대 여성으로 잡고 있다면,
그분들이 '카페'라는 공간에서 소구하는 것은 가구가 아니라 눈을 사로잡는, 손에 잡힐 듯한 소품들이다.
아름답디 아름다운 이태리 수제 구리냄비 브랜드 타누찌 (TANUCCI)의 쇼케이스에도 디테일이 필요하다.
타누찌의 카탈로그나 키친웨어에 대한 서적들을 몇권 꽂아 넣거나, 적어도 1단 정도는 바닥선반에 텍스타일을 까는 것이 쌩한 느낌이 없다.
그러니까,
커피 뽑는 것도 정신없는 쥔장이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방문객들이 제품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은 대충 이해하고 구입 문의 정도만 할 수 있도록 하는게 필요한거지.
그나저나 이 타누찌 냄비들은 기가막히게 아름답다.
난 오히려 잘만하면 이 타누찌 냄비들이 이 후배의 주머니를 살려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치즈 플래터.
이 역시... 타누찌 제품.
아무튼 디테일은 차츰차츰 채워가리라 믿는다.
바이타믹스 블랜더에 호시자키 제빙기...
음...
케이크 쇼케이스.
당연히 아직 케이크는 없다.
후배는 티라미수를 들이고 싶어하는데...
어찌될 지 모르겠다.
일단 내 할 수 있는 얘기는 해놓은 상태인데 결정은 온전히 후배의 몫.
로즈마리 향이 참 좋다.
이날 커피 시음 테스터에는 와이프도 지원.ㅎ
커피 시음 테스터 2호.
피베리.
에스프레소로 시작.
지난번보다 양을 조금 늘렸다.
산미가 더 확 올라오는데 거부감이 안든다.
이 정도라면 뭐.
뭉개진 하트.
라떼는 약간 아쉽다.
우유를 너무 고소한 걸 쓰는게 아닌가...싶고.
우유의 양이 밸런스가 맞지 않아 커피향을 너무 많이 가린다.
그래서 다시 두번째 라떼를 만들어 내왔는데 첫번째 보다는 나았지만 확실히 이 고소한 우유는 오히려 단점인 듯 해.
아무튼...
많은 투자를 한 이 공간.
부디 잘 되길 바란다. 진심...
들러서 한참 커피마시고...
박작가와 이능재 작가 불러서 같이 얘기도 좀 하다가,
우린 와이프 안경 렌즈 + 컨택트 렌즈 맞추러 바로 근처에 있는 현대백화점을 다녀왔다.
차를 이곳에 두고 간 탓에 백화점 들렀다 다시 오니 이젠 제법 조명켜진 카페의 모습이 눈에 잘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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