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생일.
아들의 17번째 생일.
언제 이렇게 큰거야.
얼마 전엔 아들 주민등록증 발급받으라고 우편물이 왔던데.
훌쩍 컸다. 우리 아들.
생일 저녁상은 우리가 사랑하는 '로칸다 몽로(Locanda 夢路)'에서.
우리 식구 모두가 가장 좋아하는 곳.
아들이 자신이 가본 모든 음식점 중에서 가장 잘 먹는 곳.
그러니까...
남들에겐 맛있는 주점이지만,
우리에겐 맛있는 맛집이라는거지.
밤 9시 40분에 도착.
완전 만석.
우리가 식사하고 나올 때 시간이 11시 15분 정도였는데 그때... 들어와서 기다리는 분들이 계시더라.
우리 식사하고 나가기 직전에 옆테이블 손님들에 새로 들어온 손님들은 외국인들이었다.
외국인들이 종종 보인다.
박찬일 선생님과 이재호 매니저를 이날은 뵐 수 없었다.
문현숙 스탭과 약간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번 몽로의 2박3일 후쿠오카 워크숍이 정말 즐거우셨던 것 같더라.
얘기를 정말 막 듣고 싶었는데... 그러기에 몽로는 너무 바쁘다.
생일축하해!
멋지고 올곧게 자라줘서 정말 고맙다.
사랑한다. 아들!
오늘 식사는 손주 선물이라며 어머님께서 쏘셨다.
어머님은 여전히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셨지만...
나도 느끼지만 우리에겐 길고 긴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아무렇지도 않게 지내다가 불현듯 떠오르는 동생의 모습을 덤덤하게 받아들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얼마전엔 동생이 묻혀있는 곳을 다녀온 동생의 친구, 선배들의 문자를 받았다.
진심으로 고마웠다.
자, 저녁을 이 시간까지 먹지 못해 배고프지?
일단... 대동강 생맥주부터.
거품의 입자가 IPA 생맥과 달리 거칠다.
내가 잘못 느낀건지 모르겠는데 확실히 IPA 생맥의 거품 입자보다 확실히 거칠어 보인다.
그런데 맛은 깜짝 놀랄 정도로 화사하고 풍성하다.
씁쓸함은 덜하지만 그 풍성한 맛은 정말 좋더라.
입안에서 막 난리가 나.
내가 맥주를 잘 알지 못하지만...
그 좋아하는 사무엘 아담스가 대동강 생맥에 비하면 심심하게 느껴질 정도더라고.
아... 물론 좋지. 사무엘 아담스도. 묵직한 맛도 있고.
오늘의 메뉴는 전적으로! 아들에게 맡겼다.
너 먹고 싶은 걸 다 먹어라.
그래서 고른 첫번째 광어회.
도톰하게 입에서 씹히는 식감, 곁들여진 올리브, 적양파등과 소스.
항상 말하지만 난 광어회 역시 로칸다 몽로에 오면 꼭 먹어야할 음식이라 생각한다.
광어 위에 소스가 저리 덮혀있는데 광어 본연의 맛을 희석시키지 않는 건 무슨 조화일까.
그리고 처음 먹어본 돼지 족편.
곁들여지는 부추도 기가막힌데,
이 돼지 족편.
돼지의 향이 고스란히 살아있다.
일반적으로 이걸 누린내라고 말하면서 거부감이 들어야하는 건데 말이야.
그 향이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와이프도 똑같은 얘기를 하던데.
그러니까 아주 풍성한 풍미가 느껴졌다는거.
어머님도, 아들도 정말 잘 먹더라.
근데 이건 술이랑 같이 좀 먹어야...
우리처럼 막 식사로 슥슥 입에 가져가면...ㅎㅎㅎ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닭튀김.
몽로는 같은 메뉴라도 레시피에 약간씩 변화를 준다는거... 가보신 분들이라면 느끼실 듯.
언제 먹어도 즐겁기만 한 닭튀김.
아란치니.
아들이 정말 좋아하는.
다만, 아란치니가 딱 놓여지니 아들이 바로 '작아졌다!'라고.ㅎㅎㅎ
'안돼! 작아졌어'라고...ㅎㅎㅎ
그런데 고소한 향기가 마지막에 확 올라오는 것이...
이날 맛본 아란치니가 그간 먹어온 아란치니 중에 제일 맛있게 느껴졌다.
그리고...
문현숙 스탭께서 박찬일 샘 대신 전해주신...
감사합니다.
책은 제임스 설터의 '스포츠와 여가'.
저 책의 표지에 대해 선생님과 농담을 나눈 적이 있다.
그런데 저 책을 선물로 주셨다. 쌤 센스는 정말...
얼마전 내 페이스북 글에 댓글로 갑자기 그릇 사진을 올리셔서 궁금했는데 그 사진 앞에 보이던 잔을 선물로 주셨다.
사실 그 사진 보면서 저 동자 그려진 잔이 예쁘다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 잔을 선물로 주셨다.
진심으로 송구스럽고... 감사하다.
우리의 폭식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아들이 '꽈란타'를 주문했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저 기가막힌 라구 소스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면.
부족한게 없지.
이쯤...되면 배가 부를까 했는데,
아들이 더 먹어도 되냐고 하더라.
먹고 싶은 만큼 먹으라...고 했더니 '스지찜'을 주문하더라.ㅎㅎㅎ
그래서 스지찜 등장.
어머님도, 와이프도 이구동성으로 더 맛있어졌다고.
이걸 얼마나 잘 먹었냐하면...
이렇게 먹었다.
싹싹... 완전 다 긁어 먹었어.
아무튼 이렇게 자알~ 먹고 나왔다.
우리가 나올 때까지 몽로는 만석이었다.
그때 시간이 11시 15분이었다. 에휴...
몽로 스탭들의 고단함이 만만찮을 것 같다.
박찬일 쌤에게서 받은 선물.
동자가 춤을 추는 그림이 그려진 잔.
박찬일 쌤께서 얼마전 내가 쓴 정치관련 글에 댓글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다양한 그림이 그려진 잔이 있는 사진을 올리셨다.
그때(3.6~3.8) 박찬일 쌤을 비롯한 몽로 직원들은 2박3일 일정으로 후쿠오카에 워크숍을 갔었는데 그때 어느 매장에서 사진을 찍어 올리신 듯 했다.
왜 갑자기 댓글로 사진을 올리신 것인지 궁금했지만 그 사진 앞쪽의 동자승이 그려진 잔이 예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예쁘다고 생각했던 그 잔을 받았다.
사실... 과분한 마음 씀씀이다.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있다.
그리고 책.
제임스 설터의 '스포츠와 여가'
이 책의 표지 그림에 대해 농담조로 박찬일 쌤과 간단히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선물로 주시더라.ㅎ
와이프가 '올 댓 이즈'를 재밌게 본 터라.
선물은 요로코롬.
역시 선물로 받은 제임스 설터의 '스포츠와 여가'의 표지그림 엽서는 우리가 예전 홍대 북축제에서 구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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