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와이프와 함께 일찍 집을 나와 서울시립미술관으로 향했다.
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스탠리 큐브릭展'이 3.13으로 종료되기 때문에 더 미룰 수 없어 보러 옴.
이 전시가 진행업체의 현장스텝에 대한 지나친 갑질 및 <시계태엽 오렌지>의 범죄자들과의 기념 사진 촬영등으로 이래저래 말이 많았고 대기업에서 주최하는 문화행사를 고깝게 보는 탓에 보고 싶은 전시이면서도 차일피일 미뤄왔는데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팬...이었던 입장에서 그냥 넘어갈 순 없었다.
혹자는 말한다. 그래도 기업체에서 이런 문화 사업에 힘을 쏟는 건 칭찬받을 일 아니냐고.
난 그 말을 반은 인정하면서도 반은 인정하기 힘들다.
안그래도 온통 우리 소비 일상이 대기업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힘든 것이 현실인데, 문화 컨텐츠까지 죄다 대기업이 차려준 밥상에 앉아야한다는 건 분명 기형적인 현상이다.
기업체의 문화 사업과 군소 예술 단체/사업체의 문화 사업이 양과 질에서 각자의 포지션을 튼튼히 지키며 병립하는 구조라면 그닥 불만이 없을거다. 해외의 경우도 문화 사업에 투자하는 기업체들이 꽤 있으니 말이다.

 

 

 

 

날이 무척 따뜻해졌다.
가볍게 입은 분들도 계시던데 아침 공기는 아직 쌀쌀한 편.
무료 주차장쓰겠다고 너무 일찍 도착한 탓에 시립미술관은 아직 개장도 안한 시간이어서 인근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시기로 했다.

 

 

 

 

 

 

 

 

멀리 가고 싶은 마음은 없어 시립미술관 앞쪽에 위치한 '전광수 커피하우스 (Coffee House)'로 들어감.

 

 

 

 

 

 


 

국내에 이름을 날린 바리스타 1세대 중 한 분이 전광수씨.

 

 

 

 

 

 

 

 

 

 

 

 

 

 

 

와이프가 주문한 블렌드 커피.
묵직한 맛을 좋아하는 우리에겐 딱 좋다.
커피를 잘 알지도 못하니 뭐라 말하기 무안하지만 전체적으로 딱히 흠잡을 것이 없는 괜찮은 블렌드 커피.

 

 

 

 

 

 

 

 

내가 주문한 제법 헤비한 맛의 '과테말라'.
아... 그런데 뭔가 좀 아쉬워.

판매하는 쿠키가 있는데 이걸 와이프가 커피 다 마신 다음에서야 구입해서 먹었다.ㅎ
직원분 말로는 약간의 리필이 가능하다고.

 

 

 

 

 

 

 

 

이제 곧 봄이다.
참 쓰디쓴 봄이 될 것 같아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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