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할 때부터 배가 고팠다.
다른 때보다 좀 일찍 퇴근해서 집에 왔는데

자꾸만 박찬일 선생님께서 페북에 올리신 신메뉴 '모짤렐라 인 까로짜' 사진 생각이 나서 와이프에게 몽로에 가자고 졸랐다.ㅎㅎ
어머님은 친구분들과 짧은 여행을 가신 상태였고,
아들은 아직 학교에서도 돌아오지 않은 상태.
배가 엄청나게 고팠으나 뭘 먹기는 그래서 우리집 짜파게티 하나를 둘이 나눠먹고(ㅎㅎㅎ) 아들이 집에 온 뒤 밤 9시가 넘어서야 집에서 출발.

 

 

요즘 차... 너무 많다.
9시가 넘어서도 이렇게 서울로 들어가는 차가 많다니.
9시 40분쯤 도착.

 

 

 

 

 

 

 

 

몽로의 간판이 바뀌었다.
동판으로 작업하셨는데 이렇게 작고 예쁜 간판이라니.

 

 

 

 

 

 

 

시간이 흘러 간판에 흔적이 쌓이면 더 예쁠 것 같다.
그렇게 세월의 흔적이 쌓일 정도로 오래도록 이곳에 있었으면하는 바램이 있다.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진 수요일 밤,
손님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친구, 동료와 모여 술 한잔 기울이며 회포를 푸는 분들이 계신다.

 

 

 

 

 

 

 

 

이재호 매니저께서는 보이시지 않았는데,
우리가 도착할 때 막... 뒷모습을 보이며 가시던 분이 이재호 매니저가 맞는 듯.

 

 

 

 

 

 

 

밤 시간에도 여전히 주방은 분주하다.
늦은 시간까지 오더를 받기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10시가 다 된 시간에 주문을 한다는건 다소 죄송한 마음이 든다.

 

 

 

 

 

 

 

일단 생맥주 2잔.
우리가 IPA 생맥주라고 말을 하지 않은 탓에 카스 생맥주가 나왔다.
그래도 이곳 카스 생맥주를 다른 곳의 카스 생맥주와 비교하는건 곤란하다.
마셔 보시면 압니다.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렇게 맛도 달라질 수 있다는거.

 

 

 

 

 

 

 

바로 뒤에 보이는 분이 이재호 매니저와 함께 홀을 담당하시는 분인데,
전에도 이미 말했듯 정말 다정하고 친절하시다.
존함도 모르는데 다음엔 여쭤봐야지.

 

 

 

 

 

 

 

저녁을 못먹어 배가 고픈 아들은 이날... 대섭식을 하신다.

 

 

 

 

 

 

 

 

 

 

 

 

 

 

 

석화 구이.
굴이 제철이지.
앤초비 소스를 곁들여서 여느 석화 구이와 다른 맛을 낸다.
굴의 향을 지나치게 죽이지도 않은 덕분에 굴 먹는 느낌이 죽질 않는다.
아... 좋더라.
기가막힌 안주다.ㅎ

 

 

 

 

 

 

 

 

아들이 굴을 먹질 않는데...
우리 셋 중 가장 많이 먹었다.ㅎㅎㅎ
아빠, 이렇게 굴이 나오면 전 얼마든지 먹을 수 있어요...-_-;;;


 

 

 

 

 

 

메뉴를 아들에게 맡겼더니 바로 '아란치니'를 주문했다.
아란치니를 먹을 때마다 느끼는데 아래 자작하게 깔린 소스에 늘 변화를 준다.
이날 소스도 라구와 토마토 소스가 섞인 듯 한데 풍미가 정말 진하면서도 묘하게 상큼하다.

 

 

 

 

 

 

 

 

'무화과구이'
정말 감사하게도 시즌 오프라 메뉴에도 없었는데 이제 마지막이라고... 내주셨다.
기가 막히다.
이걸 못먹고 지나갈 뻔했구나.
고르곤졸라를 발라 오븐에 구운 듯 한데 입에서 무화과의 상큼함과 함께 고르곤졸라의 풍미가 불꽃놀이를 한다.
생무화과에선 수분이 많이 나와 조금 건조시킨 뒤 만든 요리.
진심 맛있었다.

 

 

 

 

 

 

 

술도 잘 못마시는 촌놈 부부지만,
마구 술을 땡기는 메뉴들이라 IPA 생맥주 한잔.

 

 

 

 

 

 

 

 

드뎌... 나왔다.
모짜렐라 디 까로짜.
나폴리 음식이라고 말씀해주신다.
아란치니가 시칠리 음식이니 역시 이태리 남부의 음식들, 박찬일 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빈민의 음식들.

 

 

 

 

 

 

 

 

몽로에 오신다면 무조건 드셔보시라.
단순히 모짜렐라가 구운 빵 속에 끼어들어간 수준이 아니다.
빵에 올린 간 자체가 기가 막히다.
이런 메뉴는 두세그릇도 비울 수 있겠다.

 

 

 

 

 

 

 

아들이 아직도... 배가 차지 않았단다.
당췌 야는 다른 곳에 가면 이 정도로 먹진 않는데 몽로만 오면 폭식 모드로 돌변한다.
그럼 뭘 먹고 싶은지, 알아서 주문하라고 했더니 꽈란타 파스타를 주문하더라.
이 샐러드는 파스타 먹기 전에 먹으라고 내주신 샐러드.
파스타 먹기 전에 입을 환기시키는 느낌.

 

 

 

 

 

 

 

 

 

등장.
우리가 자주 먹었던, 생면 1kg에 40개의 계란이 들어간다는 꽈란타 파스타.
이 면의 식감은 먹어보신 분들만 알 수 있을거야.
게다가 저 진득하면서도 느끼하지 않은 라구 소스.

 

 

 

 

 

 

 

몽로는 주점이지만...
마침 커피를 내리신 터라 커피도 얻어 마셨다.

즐겁게도 박찬일 선생님께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전혀 뜻밖의 스토리도 들을 수 있어서 야밤의 시간이 더더욱 풍족했지.
연남동의 멋진 까페 '이심' 사장님께서 그렇게 멋진 분이라는 걸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는거.

 

 

 

 

 

 

 

그리고...
감사합니다.
정말 제목부터 열독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책.
수류산방에서 출간한 책인데,
수류산방에 대한 이야기도 박찬일 선생님께 들을 수 있었다.

즐거웠던 밤.

사실... 몽로는 단골이 많다.
우리는 외식할 여유가 되면 들르는 편이지만 일반적인 기준의 '단골' 축에는 끼지도 못한다.
그럼에도 늘 분에 넘칠 정도로 반갑게 맞아주시는 박찬일 선생님을 비롯한 몽로 스탭분들께 송구한 마음도 있다.
아무쪼록 이런 멋진 공간이 오래도록 성업하기를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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