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lace Beyond the Pines/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

Derek Cianfrance (데릭 시엔프랜스)
2012 / 140min / US

Ryan Gosling (라이언 고슬링), Eva Mendes (에바 멘데스), Bradley Cooper (브래들리 쿠퍼), Emory Cohen (에머리 코헨), Dane DeHaan (데인 드한)

데릭 시엔프랜스는 많은 호평을 받았던 미쉘 윌리엄스와 라이언 고슬링의 앙상블을 볼 수 있었던 

장편데뷔작 [Blue Valentine/블루 발렌타인](2010)를 연출했던 감독입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라이언 고슬링의 모습을 볼 수 있구요.
이 영화는 자칫 일반적인 드라마에 가까운 스릴러 정도로 생각하기 쉬운데요. 사전 정보를 아예 접하지 않고 영화를 보다가 

생각보다 훨씬 깊은 울림을 주는 내용에 무척... 몰입되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상영관이 많지도 않았구요. 지금은 상영관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멀티플렉스가 보급되면서 전국의 스크린수는 정말 엄청나게 늘었지만, 오히려 다양한 영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더더욱 적어진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네요.
좀 맘에 둔 영화라도 있으면 상영과 동시에 교차상영되어 직장을 다니면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_-;;;
조금 시니컬하게 말하자면, 인구 5,000만이 안되는 나라에서 1,000만 관객 또는 그에 근접하는 영화들이 이렇게 종종 나온다는 건 

전적으로 영화 자체의 완성도때문만은 아니란 생각도 솔직히 들어요.(아...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이야기이고, 이건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니 더 얘기하지는 않겠습니다)

이 영화의 내용을 말한다는 건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아예 저처럼 trailer조차 보지 않고 봐야 독특하게 구성된 스토리텔링에 더 몰입할 수 있을 것 같아서죠.
그러니... 이 영화를 보고 싶은데 아직 못보신 분들이라면 아래 내용은 읽지 마시길 바랍니다. 물론 내용을 말하진 않겠지만...

영화는 서사적인 3부작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렇다고 별도의 챕터가 마련된 것도 아니에요. 개인의 삶이 타인에게 어떤 의미로 작용하며, 

그 모든 행동들이 단순히 자신의 삶에 영향을 주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걸 이 영화는 얘기합니다.
영화내내 주인공을 따라가는 카메라워크가 무척 인상깊은데요. 주인공의 쓸쓸한 뒷모습, 프레임을 원사로 잡으면서 등장인물의 감정을 따라가는 느낌의 장면들등이 

마치 스티브 맥퀸 감독의 [Shame/쉐임]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찾아봤는데... 느낌이 맞더라구요. Sean Bobbitt (션 보빗) 촬영감독이었습니다.
테렌스 맬릭 감독의 영화를 자주 찍는 Emmanuel Lubezki도 생각이 나긴 했는데, 엠마뉴엘 루베즈키가 서사적이면서도 전위적인 카메라워크를 보여준다면 

Sean Bobbit은 오히려 고전주의 영화를 연상시키는 카메라워크에 그만의 역동성을 부여한 느낌입니다. 제가 잘 모르니 이 정도로 밖에는 말을 못하겠어요.
아무튼... 인상적인 카메라와 함께 등장인물의 심리를 좇다보면 

우리가 최근 흔히 맞닥뜨릴 수 있는 80년대 이후 붕괴되기 시작한 미국의 사회 안전망과 저성장과 빈곤의 늪에 빠진 미국의 사회상을 그대로 여과없이 만나게 됩니다.
자신의 불안정한 삶이 자식에게까지 대물림될 수 밖에 없는 사회 시스템을 우린 '운명'이라고 잘못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건 운명이 아니고 잘못된 굴레일 뿐인데 말입니다.
한 주인공은 자신의 아이에게 그런 불안정한 삶을 주기 싫어 발버둥을 친 것이고,
또다른 주인공은 어설프게 찾아온, 결코 떳떳하지 못한 기회를 잡아 출세의 발판으로 마련합니다.
하지만 다른 이의 피를 바탕으로 올라선 출세의 뒷맛은 마냥 개운할 수는 없는 법이죠.
그리고 이렇게 서로의 삶이 무심한 세월 속에 엇갈리고 교차되면서 이야기는 아주 진한... 여운의 결말을 향해 달려갑니다.
상영관에서 보지 못하신다면 다른 경로로라도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은 영화네요.


*
마지막 장면의 여운이 상당히 깊은 편이고,
aipharos님이 너무나 좋다면서 엔딩크레딧 다 올라갈 때까지 들었던 엔딩송도 탁월...했습니다.
엔딩송은 Bon Iver의 'the Wolves'에요.
Bon Iver... 인디록씬 조금이라도 듣는 분들이라면 다... 알고 계실 뮤지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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