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5주년 기념여행
130525 경북 영주시 '부석사' → 봉화군 닭실마을 '청암정' → 봉화군 석천계곡 → 영주시 풍기읍 '역전한우숯불식당' → 문경새재 리조트
130526 경북 상주시 '흥암서원' → 경북 상주시 '부흥식당' (석쇠구이) → 충남 보은 '삼년산성'
이번 여행의 마지막 일정은 충남 보은에 위치한 '삼년산성'.
전부터 꼭 가보고 싶었던, 신라시대에 축조된 산성.
470년 자비왕 13년에 축조되었고 486년 소비왕 8년에 개축되었다고 한다.
삼국시대가 삼년군(三年郡)·삼년산군(三年山郡)으로 불렸기 때문에 삼년산성으로 불린듯 하지만
<삼국사기>에는 성을 쌓는데 3년이 걸려 '삼년산성'이라 부른다고 기록되어있다고 한다.
원래는 납작한 자연석을 이용해서 井자 모양으로 가로/세로쌓기로 축조해서 성벽이 견고하다고 한다.
산성이 위치한 곳 자체가 대전, 청주, 상주, 영동으로 연결되는 요충지여서 이후 김헌창의 난때 거점지로도 이용되었고,
918년 왕건이 이곳을 직접 공격하다가 실패하기도 했다고.
때이른 무더위로 낮기온 30도인 이날.
차를 아래 주차장에 대고 걸어올라간다.
그닥... 가파른 길도 아닌데 더위에 아직 산성에 다다르지도 못했는데 땀이 흐른다.
산성이 보인다.
으... 이 더위에, 구두까지 신고 산성을 오를 수 있을까?
aipharos님은 단화로 갈아 신었다.
사진을 보니 다시 느끼지만 하늘이 조금만 더 청명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날도 전날과 마찬가지로 대기가 정말... 뿌옇기만 했다.
산성에서 만난 관광객이라고는 아이를 데리고 온 젊은 부부 뿐.
그들도 산성은 오르지 않은 채 바라만 보고 내려가더라.
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아무리 더위에 쥐약인 나라도 어떻게 그냥 돌아서 나갈까...싶어서.
산성의 규모에 비해 느껴지는 공간삼은 생각보다 상당하다.
성의 둘레는 1.68km.
가장 높은 곳은 13m.
삼년산성을 오고 싶어하던 aipharos님은 아주 신이 났다.
우아~~~
ㅎㅎㅎ
최근 삼년산성 앞 대야리 일대에서 약 1600기의 고분군도 확인이되었고 개발 예정이란다.
하늘이 조금만 더 청명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게 어디야...
주변의 정경도 너무나...
정말 너무나 아름답다.
왔으니 이제 저 둘레길을 좀 올라야한다.
어차피 산성 위로는 올라갈 수가 없으니.
둘레길을 걸어올라가기 시작한다.
둘레길은 다 걸으면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하는데 난 이런 더위에 쥐약이므로 그렇게까지 다 걸을 순 없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어느 정도는 좀 걸어봐야지?
생각보다 상당히 경사가 있는 편이라 땀이 비오듯 떨어지기 시작한다.ㅎ
그래도 더위를 싹 잊게해주는 풍경을 위안삼아서 계속 오른다.
아우... 그래도 저 너머에 뭔가 있지 않겠어?
또다시 길을 오른다. 뭐 사실 대단한 거리는 아닌데 더위에 내가 워낙 약해서 오르기를 결정할 때마다의 순간순간에 고민을 잠시 하게 된다.ㅎㅎㅎ
복원된 구간과 아직 복원되지 않은 구간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무척 충실하게 복원이 되었다는 생각은 들더라.
아... 막혀있다.
저 너머로 보고 싶었는데.
이런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으응? 우리 이만큼을 올라온거야?
저... 위로 올라가면 또다시 올라가는 곳이 나오고 가파른 길을 오르면 전망대가 보인다.
음... 난 이미 땀이 비오듯 나고 있으므로 더 올라가는건 무리.
aipharos님보고 여기서 쉬고 있을테니 다녀오라고 했다.
정말... 길이 너무 예쁘지 않나?
비록 경사가 생각보다 가파르긴 하지만.
그냥 쉬어야하는데... 여기까지 와서 또 여길 언제 온다고 저 정도도 안올라가봐?하는 마음에 aipharos님 뒤를 천천히 따른다.
aipharos님은 이미... 저~~~ 앞에서 올라가고 있다.
이상하게 이 길에서 더운 공기가 위로 올라오더라.
아놔... 진짜...
내가 이길을 올라오면서 뒤돌아서 사진을 찍었다는게 신기하다.
엄청난 열기와 땀에 얼굴이 커졌다 작아졌다하는 느낌이 나면서 온몸이 땀으로 뒤범벅이 됐다.
날이 진짜... 더워도 너무 덥더라.
전망대까지 올라와놓고는 전망대 사진은 안찍었다.
그만큼... 제 정신이 아니었다.
그래도... 올라온 보람은 있더라.
가슴이 탁... 트이는 이런 정경들.
그리고 사방이 다 보이는 이런 산성이니 전략적으로도 매우 중요했을 것 같다는 생각.
그래서 신라와 백제와 이곳을 탈환하고 수성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였겠구나하는 생각도 들었고.
삼년산성은 일부러라도 꼭... 가볼만한 가치가 있다.
산성의 둘레길도 사람의 손을 거의 타지 않은 모습이어서 정말 아름답고.
조금더 시원한 계절에 꼭 다시와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리고...
집으로 올라왔다.
이틀간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무리하지 않고 정말 즐겁게 보내고,
결혼한지 15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너무나 사랑스러운 aipharos님과 뜨거운 시간도 맘껏 보내고!ㅎ
게다가 올라와선 부상에도 불구하고 은메달을 따낸 소식도 듣고.
신나는 주말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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