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5주년 기념여행
130525 경북 영주시 '부석사' → 봉화군 닭실마을 '청암정' → 봉화군 석천계곡 → 영주시 풍기읍 '역전한우숯불식당' → 문경새재 리조트
130526 경북 상주시 '흥암서원' → 경북 상주시 '부흥식당' (석쇠구이) → 충남 보은 '삼년산성'
문경새재 리조트에서 하룻밤을 묵은 후,
오전에 꿀잠자는 aipharos님을 깨워 준비하고 나왔다.
문경새재리조트 인근인데... 이곳 산세가 워낙 예쁘고 우아해서 어딜가도 다 이런 경관이 펼쳐진다.
아침먹기엔 식당문을 연 곳이 없어서 일단 상주시 연원동에 위치한 '흥암서원'에 도착했다.
전에도 말한 바있지만 우린 서원건축을 참 좋아라한다.
아는 건 없지만 서원건축들을 보면 우리 선조들의 건축 양식이 얼마나 호탕하고 멋진 기운을 품고 있는지 느껴지기 때문이다.
굳이 병산서원이나 도동서원이 아니라도 아직까진 서원건축이 남아있는 곳들이 더러 있으니 인근에 갈 일이 있다면 한번씩 둘러보면 좋을 듯.
이곳 흥암서원 역시 대원군의 서원철폐령때 훼철되지 않고 존속한 47개 서원 중 하나.
그런데... 이런...
기껏 도착했는데 문이 닫혀있다.
아쉬움에 발길을 돌려야하나 싶었는데 문을 열어봤더니 응? 그냥 열린다.
관리하는 이도 아무도 없다.
일반적으로 서원에는 해설에 도움을 주는 분들이 꼭 계신데 여긴... 아~~~무도 없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이런... 주말엔 쉰다고 써있네.
우린 그것도 모르고 막 들어간 것임.
그런데...
들어선 서원은 보기와 달리 지나치게 방치되어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차마 사진으로 찍지 않았지만 뜰은 모두 온갖 풀들로 엉망이었고, 서원 강학당의 마루도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지저분했다.
심지어... 이를 대충 닦던 걸레까지 그냥 널부러져 있었다.
그렇게 관리가 잘 안되기엔 너무 훌륭한 서원인데 말이다.
보시다시피 벌써 서원 다녀본 분들은 눈치채시겠지만 이 서원은 아주... 독특하게도 기숙사가 강학당 앞 좌우로 있지 않고 뒷편으로 위치해있다.
우리도 이런 배치의 서원건축은 처음 본다.
진수당.
1702년 숙종 28년, 지방유림의 공의로 송준길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위패를 모셨단다.
대단히 호쾌하고 장엄한 건축 방식이 인상적이다.
유홍준 교수님도 말씀하셨지만, 고건축은 무릇 사람의 온기가 깃들여야 온전하게 보전이 가능하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건축물은 정말 눈에 띌 정도로 빨리 생기를 잃고 무너져간다.
뒷쪽으로 사당인 흥암사가 있다.
진수당의 뒷편.
다른 서원과 달리 강학당의 뒷편 양쪽으로 동재와 서재가 위치해있다.
2002년에 복원된 장판각.
목판 및 서책이 보관되어있는 곳.
서원 옆쪽에 자리하고 있는 어필비각.
내삼문.
내삼문 뒷쪽으로 숙종이 하사한 어서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어필비각이 보존되어있다.찾는 이도 많지 않은 듯하고, 관리도 지속적으로 되지 않는 것인지 너무나 을씨년스러워 조금... 씁쓸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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