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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우리 아들은 사격에 꽂혀있다.
안그래도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얼마전 체육 시간에 공기총 사격을 해본 후론 더더욱 생각의 안테나가 집중되어 있는 것 같다.
아들 학교엔 정식으로 인정된 사격부가 있고, 전국대회에서 은메달도 차지하는 등 나름 선전하는 듯 한데, 

신입부원도 모집할 겸해서 얼마전 체육 시간에 사격실에서 권총 사격을 해본 모양이다.
각자 3발씩 쏘고, 잘 쏜 아이들끼리 다시 경합해서 최종 2인이 겨루는 형식이었는데,
민성이가 처음에도 1등, 토너먼트 경합도 1등, 나중엔 사격부 급우까지 제치고 1등을 했다.-_-;;;
그중 놀랍게도 29점.-_-;;; 10점, 10점, 9점도 있고.
공기총은 물론 처음이거니와 게다가 권총은 어디서 잡아본 적도 없었을거다.

당연히 사격부 코치는 민성이에게 사격부 입부를 제안했고, 부모님께 상의드리고 결과를 알려달라고 말씀을 하셨다.
아들은 지금 배드민턴을 일주일에 3일 정도 정말 신나서 치고 있고, 좋은 라켓 산다고 돈까지 자기가 아껴 모으더만, 

사격부 활동을 하면 배드민턴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사격을 해보고 싶은 모양이다.

아들이 뭔가에 재능을 보이면 부모는 당연히 기분이 좋은 법.
나도, aipharos님도 기분이 좋은건 당연한데, 문제는 배드민턴과 달리 사격은 정식 부원으로 활동하게 된다는게 자꾸 신경이 쓰인다.
아이 말에 귀기울이고 아이의 꿈을 인정하는 부모가 되자...라고 다짐을 했건만, 아들이 그 힘들고, 훗날 혹시라도 방황하다가 길을 잃었을 때, 

이 나라에서 정말 다른 선택을 하기 힘들다는 운동을 한다는게 나와 aipharos님은 받아들이기 힘든거다.
물론, 아들에겐 이런 얘기까지 하진 않았고, 그렇게 원한다면 일단 해보라고 말은 했지만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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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다음 주 기말 고사다.
사실 공부를 하라고 읊어대는 부모도 아니고, 아들이 1등을 하길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얼마 전에도 함께 얘기했지만, 간혹 '사회에 나와서 행렬, 미적분은 쓰지도 않는데 

학교에선 그런 쓸데없는 것만 배운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나 심지어 오피니언 리더들도 보게 된다.
물론 공교육은 이미 본연의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여서 '인성교육'도 못하고 '경쟁교육'역할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라고 공감하지만 

단순히 사회에서 실질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그걸 '쓸데없는 학문'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선 생각이 다르다.
나 역시 사회에 나와서 미적분, 행렬따위 꺼내든 적도 없지만 수학은 과정을 통해 논리적으로 결과에 이르는 사고를 훈련하게 해주는 것이 그 목적이라고 본다. 

아무리 교육이 썩어서 수학도 암기라지만, 어느 정도 수준의 문제 이상에선 그정도 암기로는 분명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아들과 얘기했다.
1등을 바라지도 않고, 늘 공부하길 바라지도 않지만, 이번엔 성적을 지난번보다 올려보도록 하자라고.
무언가 해야하고, 성취해야한다는 압박감에서 넌 너무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그런 압박감을 한 번 맞닥뜨려보는 것도 필요할 거라고. 
그 부담과 압박과 마주하다보면 은근히 그 정도 부담과 압박은 즐길 수도 있을 때가 있다고.

그리고 돌아서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난 그런 압박과 부담감을 어떻게 마주하고 있는지.
아들에게 그렇게 자분자분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맞닥뜨리고 있는지.
그러다보니 참... 창피해진다.



***
며칠전 내 뒤에 서있는 산타페 DM을 봤다.
사진으로도 감이 확실히 왔지만, 정말... 이게 뭔가 싶더라.
산타페 카페에서 많은 분들이 디자인에서 낙담하고, 옵션에서 실망하고, 가격에서 절망해서 티구안이나 다른 차들로 알아보고 있따는 글을 본 기억이 나는데, 

이해가 간다. 충분히.
그리고, 얼마전 종로에서 세미나 마치고 오던 길에 길바닥에 구르는 K9도 봤다.
이미지로 볼 때보다 실제로 보니 더더욱... 가관이더라.
그 돈주고, 스펙따지기보단 그 정도로 정체성도 애매한 차를 사는게 오히려 용자가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 차들의 뒤로가는 디자인.
사람들의 안목은 한껏 올라만가는데, 문워크하느라 정신없는 현기차 디자인. 
브라보.

그리고...
온가족이 다 함께 탈 수 있는 SUV의 경우, C필러를 꼭.. 그렇게 답답하게 치켜 올려야 하나?
Q5도 그렇고, 티구안도 그렇고, BMW X1, X3, X5도 한번 봐보시라. C필러가 그렇게 답답하게 되어있는지.
하다못해 랜드로버 이보크도 창 자체가 낮은거지 C필러를 그리 답답하게 들어올리진 않는다.
뒷좌석에 타면 차창 밖은 볼 생각도 말고 닥치고 숙면이나 하라 소리인지.

JD파워에서 현대차의 초기품질 18위.
전자기능에 대한 불만족일 '뿐이지' 차량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고 변명하는데, 전자기능은 초기 품질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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