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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잘 불러도 그것으로 모든게 해결될 수 없다.
종종 유투브, 비메오등의 해외 동영상에서 편안한 뱃살을 출렁이며 
기타나 베이스를 치거나 노래를 부르는 여성 뮤지션들을 한국에선 볼 수 없는게 이상한 일도 아니다.
빅마마가 있지 않았냐고 누군가 말할 수 있으나 그들도 결국 외모지상주의의 대척점에 서있던 그녀들을 묶어 
틈새시장 공략하듯 포지셔닝했던 것 아닌가? 
한 몇개월 갑자기 안보이는 여성 가수가 있으면 돌연 트위터등의 SNS로 셀카를 찍어 근황을 알리고,
이를 기자들이 기가막히게 '즉시' 주워먹고는 달라진 모습이 공개된다.
당연히 성형 논란이 일지만 언제나 그녀들은 '살을 빼서 그렇다'고 입을 모은다.
살을 빼서 광대뼈도 들어가고, 턱도 깎이고, 눈도 커지고, 코도 높아지고, 입도 도톰해지면 사실 성형외과는 문을 닫아야지.

신인 여배우들의 얼굴을 보고 눈을 떼지 못하거나 하는 일이 이젠 거의 없다.
이 배우가 저 배우같고, 저 배우가 이 배우같다. 
레이싱 모델, 나레이터 모델... 코는 하나같이 칼날같고, 볼은 팽팽하고, 턱은 갸름하다.
그 전에 아무리 미녀가 아니었다고 해도 일단 고치고나면 성형했다고 의심은 받을지언정 남자들의 관심은 높아만간다.

죽어라 얼굴을 고쳐대는 여자들을 비난하기 전에,
모든 능력의 바로미터를 여성의 외모라는 베이스에서 시작하는 남자들의 폭력적인 시선부터 비난하자.
아름다운게 싫다는게 아니라, 다 똑같은 아름다움 따위는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뿐이다.
그리고, 그게 그 사람의 다른 능력까지 갉아먹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 뿐이다.
뭣보다 대중의 획일적인 잣대에 다 껴맞춰야하는 이 몰개성적인 획일성에 질리고 질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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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나는 가수다'에 환호한다.
나도 종종 보고, 그들의 놀라운 열정에 감탄하곤 한다.
하지만 이미 진작에 말했듯, 예상한대로 그 짧은 시간 안에 순위를 매겨야하는 청중평가단에게 어필하는 법은 
스케일을 키우고, 기교를 부르고 열창을 하는 거다.
개인적으로 '나는 가수다'의 편곡 중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YB의 '새벽기차'였다.
원곡의 느낌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정말 세련된 편곡이 나와서 무척 놀랐지만 결과는 꼴지였다.
김범수도 힘을 빼고 불렀더니 꼴지를 먹었고, 이소라는 결국 탈락했다.
게다가 여전히 '나는 가수다'의 편집은 공연 전 이들이 받는 중압감에만 집중한다.
머리가 모자른건지 아님 정말 이런 편집이 
나가수에 앞으로 참여할 가수들에게도 요구되는 거라고 압박하는건지 도통 알 길이 없다.
그저... 멋진 가수들이 더욱 그들의 색깔을 잘 발휘할 수 있는, 
그리고 보다 더 즐길 수 있는 분위기의 편집과 포멧이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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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청소용역 근로자들에게 감사하게도 놀라운 금액의 뒤끝 소송을 걸어버린 홍대.
다들 아시다시피 이건 받아내고 자시고의 목적보다 '돈없는 너희들이 깝치면 이렇게 집도 절도 없이 
다 패가망신하게 될거야'라는 가진 자의 졸렬한 엄포가 중심이 되어 있는 것이어서 더욱 구역질난다.
네모비전의 대표가 홍대 출신은 받지 않겠다고 말한 것은 문제의 본질의 영역에서 비켜나 있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전혀 현실에 연대하고 분노하지 못하는 세대들에 대한 실망이 담긴 것이라는데 대해선 공감이 간다.
다만, 이 X같은 세상을 공고히하고 무기력하게 바라보고 물려준 것은 우리 기성세대라는 점도 결코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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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너무 정치적이지 않아?
라고 묻는 이들이 있다.
그러니까, 이 보도는, 이 잡지는 너무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다는 걸 얘기하는거다.
정치적이지 않은 시각이라는게 어떤 건지 난 궁금하다.
뭔가 착각을 하는 모양인데, 이미 세상에 넘쳐나는 미디어 중 정치적이지 '않은' 것은 단 하나도 없다.
그것이 100% 정치적인 면을 배제하고 엔터테인먼트를 추구해도 그 기사는 그 자체로서 정치성을 갖고, 
역시 정치적인 텍스트로 읽힐 수 밖에 없다.
설령 그걸 다 초월한다쳐도, 그러는 당신의 삶은 그 '정치적인 것'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착각도 유분수다.
내가 벌어들이는 수입, 내게서 빠져나가는 세금, 그로 인해 내게 남겨지는 여윳돈, 그 돈으로 할 수 있는 여가생활들. 
그 돈으로 할 수 있는 연애. 당신이 '정치따위 고루하고 하찮은 것'이라며 도도쉬크하게 자신의 여유를 부리는 그 순간도 
결국은 결코 정치적 행위의 결과에서 옴싹달싹 못하는 것인데도 '정치적'이라면 눈을 부라리고 '쿨하지 못하다'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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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사태를 계속 지속적으로 접하면서, 소셜테이너 금지법을 만들어낸 MBC를 보면서, 
명박산성이 위헌이라니 트럭으로 막겠다는 경찰당국을 보면서, 지하철과 버스의 요금 인상요율이 15% 이상이라는 
기가막힌 소식을 접하면서, 구미 지역에 또다시 단수사태가 일어났고 문제 확인과 해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우리가 TV나 일간지에서 접할 수 없는 수많은 남부 지방의 재해들 소식을 접하면서, 제주도에서 이미 벌어지고 있는
해군기지건설과 이에 대한 반대 운동에 대해 정말 조금도 방송에 보도되지 않고,
심지어 이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이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알고나서...
이 나라에 민란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게 난 너무너무 신기할 뿐이다.
물가는 쳐오르지만 정부당국은 이걸 다 외적 요인에 인한 것이라 지랄하고,
기름값이 떨어져도 반영되는 건 거의 없이, 정부당국과 정유사의 힘겨루기 '쑈'를 잔뜩 보여주곤 
서로 할 만큼 했다고 자위하고는 기름값 2,000원대다.
전세대란은 어차피 막을 이유가 없는 정부, 이 정부가 원하는 건 전세값이 쳐올라서 차라리 집을 사자...는 분위기로 
시장분위기가 반전되길 바라는건데, 시장의 미래를 누구도 단정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부정적으로 지배하는 상황에선 
그 누구도 선뜻 그 큰 돈을 대출받아서 집을 사지 않는다. 반전세, 반월세... 매월 나가는 돈까지 오르고, 기름값 오르고, 
교통비 오르고, 삼겹살은 이제 4인 가족 기준으론 정말 큰 맘이나 먹어야 먹을 수 있는 수준이고.

자... 내 고작 40여년을 살았지만 이토록 노동의 댓가가 터무니없이 곤궁하게 느껴진 적이 또 있었던가 싶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믿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박정희 대통령이 잘 했다고 생각하는 이가 68%에 달한다니.
저 수치가 맞다면, 난 희망을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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