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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종종 지구까지 찾아올 수 있는 외계인들이 있다면 그들은 결코 적대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배척과 파괴, 정복으로는 그토록 고도로 발달된 사회에 온전히 이를 수 없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이 자신들의 터전을 대체할 절박한 사유라면 모를까,
근본적으로 배척과 정복으로는 결코 문명을 유지할 수 없다고 믿는다.
이게 철없는 감상에 빠진 초식동물이나 할 생각일까?

요즘은 내가 사는 이 나라가 나라의 이름을 달고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한다.
광주항쟁때 희생된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한 주체가 북한군 특수부대라는, 정말 입에서 모든 쌍욕들이 터져나올 소리를 해대는,
자신들만의 야심과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덤에 누운 분들까지 편히 영면을 취하지 못하게 하는 짓을
태연하게 벌여대는 작자들과 한 땅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그 학살의 중심에 선 이가 전재산 29만원이라고 버티며 아직까지 정치계에 무시못할 존재로
남아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명색이 여당의 정책위원이라는 인간이 사리분별도 못하고 과잉충성하면서
인간성 온통 다 드러내는 병맛짓을 해대는 꼬락서니를 보면 역시나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4대강 속도전으로 인해 앞으로 발생할 악몽의 전조극인 구미 물난리는 물론,
장마가 오기 전에 임시구조물을 철거하려고 미친 듯이 속도를 내고 있는 이 막장짓을 바라보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이미 모든 걸 잃어버린, 털어도 먼지 하나 안나와 검찰조차 씁쓸해했던 전 NS한마음 김종익씨에 대한
멈추지 않는 감사. 화환등을 보낸 이들까지 모조리 다 조사하는 신변털기에 이어 8,700여만원 횡령혐의로 고소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재벌이 정도를 넘어 위에 군림하고 사회적 환원은 개뿔, 기업의 이윤만을 위해 일방적으로 언론을 압박하고
이젠 개인의 리뷰까지 침범하며, 수많은 알바들로 자사 상품을 옹호하는 같잖은 기업을 보노라면 역시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이외에도 도무지 헤아릴 수 없는 졸렬한 양아치같은 짓을 일삼는 대통령, 정부, 여당, 검찰, 재벌등 공권력과 기득권의 같잖음에
내가 사는 나라가 고작 이 모양의 쓰레기같은 나라였다는 사실에 자괴감이 든다.
우린 정말 이런 시대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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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두가지 전혀 상반된 분석을 갖고 있는 집단이 있다. 정부와 재벌기업, 그리고 다른 한 집단은 중소업체와 영세업체들.
이 정권들어 소득불평등이 개선되었다는 통계청 자료를 보고 그야말로... 뿜었다.
아무래도 서민들이 체감하는 경제정서와 정부가 조사하는 대상은 전혀... 다른가보다.
지니계수, DER지수, 10분위율, 5분위율, FW지수... 모조리 2011년 일제히 다 개선되었다고 나온다.

통계청 발표 2010년 연간 가계 동향보기
경제학도도 아니고 경제학자도 아니니 이런 식으로 통계를 갖고 장난치기 시작하면
나같이 일반적인 대중들은 이에 대해 합리적으로 반박하기 힘들다.
그리고 이렇듯 대중의 근거에 의한 비판적 접근이 힘든 경제학과 통계학이 얼마나 이데올로기를 감싸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다시 한 번 깨닫는다.
누군가 이런 얘기를 비난할 지 모른다.
삐딱한 시선을 갖고 있으니 뭘 해도 믿지 않는거 아니냐? 통계청 발표가 틀리다면 넌 뭔 자료를 줘도 안 믿을거다.라고.

통계청은 이미... 수차례 정부에 유리한 수치만 내놓는다는 의혹을 산 바 있다.
그 예로 실업률, 사교육비 왜곡등등 2mb 정권에 긍정적인 인식을 주기위해 통계를 왜곡하고 있다는 의혹들이 있고.
그리고 이전에도 이미 애기했던 바,
현안이 터질 때마다 거짓말과 말바꾸기를 단 한번도 하지 않았던, 인간의 상식에서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변명과 거짓말로 점철된 이 정부가 해왔던 전적을 미루어보아 이젠 정부가 발표하는 거의 모든 사항을 믿기 힘든,
절대적인 불신이 나뿐 아닌 많은 분들에게 팽배해있다.

조사할 것이 있어 여러 자료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이런 자료들을 보고... 씁쓸한 마음에 적어본다.
이런 통계 발표 속에서 소득이 줄고 각박하게 살아가는 많은 분들은 더욱더 상대적인 소외감에 기운이 빠질 것 같다.
실제로 넷을 돌아다녀보면 이런 글들을 수도 없이 볼 수 있고...
이 나라의 주인은 더이상 국민들이 아니고, 상위 10%를 이루는 세력들의 것이라는 걸 이제 많은 분들이 절감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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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게까지 일을 하니 뒷목이 너무 힘들고 몸이 비정상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피곤해지더라.-_-;;;
그냥 집에 오려고 했는데 어떻게하다보니 친구를 만나 늦게까지 수다를 떨었다.
덕분에... 오늘 오전은 정말 힘들다.-_-;;;
사실 그동안 긴축도 좀 하고 해서 아이패드에 대해 잊고 살았는데 이 친구만나서 Garage Band도 해보고
온갖 어플들 다 돌려보니 다시 뽐뿌가 심하게 온다.-_-;;;
물론 내가 아이패드를 구입하는 건 aipharos님과 민성군을 위한 것이고, 난 가끔 Garage Band나 해보고 싶었던 거지만
암튼 그래도 격하게 구입하고 싶어진다.
X100, iPad2... 어익후...
스마트폰과 애플의 대중화로 과연 갈라파고스와 같은 우리나라의 웹 환경이 변화할까?
뭐... 변화의 조짐은 보이지만 이게 시장의 자발적인 변화가 아니라 이해관계에 의한 공기관이 주체가 된 변화라는건
아주아주아주 씁쓸하기 짝이 없다.

(업계의 자발적 변화를 기대했다는게 정말 철없는 소리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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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처음이다. 이런 환경에서 일을 한다는 것이.
사무실 내 책상에서 창문을 보면 나즈막한 산들이 보인다.
지금은 비까지 내리니 비구름이 산을 감싸고 있고.
어제 밤에 퇴근할 때는 사방팔방에서 개구리 소리가 들렸다.
퇴근해서 외곽순환도로를 타기 전까지 정말 시골같은 어둑어둑한 왕복2차선 길을 돌아나오는 기분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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