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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을 놀았더니 직장 생활에 적응이 안된다.
뒷목과 어깨가 심각하게 뻐근하고 팔이 저린 현상은 작년 11월과 비교해서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는데
회사를 다니니 더욱 심해진다.
머리가 멍해지기까지하고.
뭐 적응이 되겠지. 예전처럼 어질어질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지덕지.
덕분에 주말엔 완전 집콕...이다.
친구를 만나는 일을 제외하곤 완전 회사->집->회사->집.
계절의 왕이라는 5월이라지만... 길가에 늘어선 차들을 보면 어딜 나가고 싶은 마음도 사라진다.
그래도 몸이 조금 더 적응되는 6월엔 좀 나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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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수도 없이 많은 일들이 생긴다.
그 어처구니없는 소동의 중심엔 언제나처럼 연예부 기자라는 찌라시 인생들이 빠질 수가 없다.
근거조차 불분명한 이슈를 맘대로 단정하고 무차별적으로 유포하고 그리고나선 네티즌의 태도를 문제삼는
이 같잖은 것들을 이 땅에서 사라져버리게 하려면 어떤 수를 써야할까?
불가능하겠지.
타인의 고통따윈 아랑곳없는, 그럴때마다 대중의 알 권리라는 정말 같잖은 말로 포장해서
자신들의 치졸함을 포장하려는 이 족속들에게 조금의 관심도 주지 말아야지.
이에 부화뇌동하며 도덕책에나 나왔을 법한 대중의 도덕률을 일방적으로 타인에게 강요하고 단죄하려는 일부라고 하기엔
너무나 많은 네티즌들도 참으로... 안습이다.
타인의 인생은 대해 네들이 그렇게 쉽게 지껄일 정도로 가볍게 여겨질 이유가 없단다.
그 높은 도덕률... 어디 정치인들에게도 한 번 들이대어 보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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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대형몰의 MD를 7년 이상 해오던 분이 그만두고 모업체로 옮겼다.
그 분이 난데없이 우리 회사를 온다고 하더니 수요일 방문했다.
30분쯤 사장님과 얘기하고 이후엔 나랑 좀 길게 이야기했는데 여전히 의욕적인 모습은 내게도 자극이 되었지만,
7년의 MD 생활이면 그래도... 아주 조금은 현실 감각이 있어야하지 않을까...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한국의 현실과 밀란 페어의 모습은 말로 형용하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괴리감이 있는게 사실이다.
다만, 이런 현실을 핑계로 대부분의 업체는 전방위적인 혁신을 포기한다.
현실을 확실히 파악하는 것이 자신의 구체안을 포기한다는 의미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현실을 인정하면
이상도 포기하는 걸로 오해하던데 현실을 인정해야 이상적인 계획을 어떤 방법으로 실현할 수 있는지 그릴 수 있는 법일텐데 말이다.
다들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해선 입만 열면 얘기하지만 정작 철학이 녹아든 디자인을 우리나라에서 찾는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작년에 유행했다는 북유럽 디자인(스칸디나비아 디자인 혹은 대니쉬 디자인)에 대해 이 바닥에선 말을 하곤 하는데
대니쉬 디자인은 트렌드가 아니라 북유럽에서 대대로 내려온 전통적인 가치다.
우리나라는 서구적 생활양식에 대한 역사가 없으니 이게 무슨 한순간 대충 짜깁기하고 싸구려 자재로 빼내는
유행처럼 착각을 하더라. 기본적으로 싸게, 겉모습만 어떻게든 대충 따라하려다보니
이 디자인이 지닌 기본적인 철학은 철저히 무시된다. 실제로 지금 판매되는 대부분의 가구가 다 그렇다. 실소가 나온다.
그게 아니라면 얼마전 론칭한 카레 클린트 정도?(관심있는 분은 들어가보시라. 아주 꼼꼼하게 잘 만드는 이들이다)
요리 브리검처럼 이를 현대적으로 확장 발전시키는 이도 있는거고.
그 와중에 물론 나도 머리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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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pharos님이 '최고의 사랑'을 너무 재밌게 보길래 따라 봤는데 ㅎㅎㅎ 재밌더만.
공효진의 연기는 생활연기에 있어선 어느 정도 정점을 찍는 듯 보이는데
아주... 간혹 너무 지나치게 흘려 보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몰입되다가 한 방에 다시 캐릭터를 스크린 너머의 존재로 확인하는 순간이 온다는.
차승원은 그닥 개인적으로 관심없던 배우인데, 확실히 역을 잘 맡아야해...ㅎㅎㅎ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별 이질감없이 스토리에 녹아서 스멀스멀 넘어가는 걸 보니 홍자매가 확실히 대본을 맛있게 쓰긴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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