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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난 타블로가 정말 그가 말한 사실들을 다 입증하길 바라는 사람 중 하나라고 쉴드부터 쳐놓는다.

이 새끼 또 지랄하고 있네라고 열부터 받지 마시고 끝까지 읽어주시면 좋겠다.

학력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라 또다시 자신의 이력을 거짓으로 부풀리고
이를 통해 대중과 매스컴으로부터 프리미엄을 획득한 경우를 더이상 보고 싶지 않아서다.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타블로의 학력 위주 논쟁이 무작정 유명인을 까는 찌질이들 vs 비판 의식조차 없는
한량들의 구도처럼 변질되어가더니 이젠 타블로의 학력을 검증한답시고 지상파 방송이 나서서 그 끝에선 이를 빌미로
어떤 사회적 이슈에 대해 비판적 시선을 보내고, 이를 통해 검증하려는 온라인의 비판적 성격마저 거세시킬 수단으로 변질되어 버리는 것 같다.

내주 2화가 방송된다는데 그 제목이 '타블로와 대한민국 온라인'이라니.

냄새가 나도 너무 난다. 일단 방송을 보고 판단해야하겠지만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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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MBC에서 방송한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도대체 이 프로그램을 위해 왜 스탠포드까지 날아가야했는지가 의문이다.

타진요의 폐쇄성에 대해 눈꼴시린 시선을 보낼 수 밖에 없으면서도, 어떻게 넷 인프라가 발전한 지금 학력 문제 하나
제대로 검증하지 못해 이 지경까지 왔는지는 도통 이해할 수 없다.(그간의 세세한 에피소드들은 어느 정도는 다 알고 있다)

그게 미국 대학이어서 그런건가?

유학을 가보지 못한 나로선 이해할 수도 없지만 상식적으로 도무지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런데 MBC의 '타블로 스탠포드에 가다'는 거기까지 날아가지 않아도 될 만한 에피소드만 줄줄 나온다.

학적부담당자, 토바이어스 울프, 톰 블랙... 이 사람들이 타블로를 알고 인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면
이는 감정적인 호소를 위해 날아갔다는 얘기밖엔 되지 않는다.

타블로의 눈물을 스탠포드 교정에서 보여주면서 이를 측은하게 여기는 것은 차치하고,
근본적으로 거기까지 날아가서 충분히 할 수 있었던 일들을 MBC는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게 오히려 더 타블로의 상황을 어렵게 만든다.

거기까지 갔으면 최소한 졸업식 동영상 정도는 구해서 틀어 봐야하는 것 아닌가?

졸업생 명부도 찾아보고 그가 최우수 졸업이라고 했으니 졸업식 단상에 서는 모습 정도는 찍혔을 것 아닌가.

미국의 대학들 졸업식 보면 정말... 엄청 많은 학생들이 단상에 줄줄이 오르더만 스탠포드 정도되는 학교에서
그 정도 동영상도 없을 리 없잖나.

물론 난 타블로가 거짓이 아니라고 믿고 싶다.

하도 거짓이 많아서 낙망스러운 일이 한두번이 아니니 그저 믿고 싶다.

감정적으로 타블로가 측은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고, 스탠포드에서 성적증명서를 출력해서 보여주는 과정을 보며
'그래 이쯤에서 다들 믿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MBC는 정말 사람들이 얘기하는, 스탠포드를 졸업했다는 사실에 대해선 사실상 아무 것도 증명하지 못했다.

 

난 오히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더더욱 이해할 수 없다.

처음부터 결론을 내리고 제작한 방송이라는 인상도 지울 수가 없다.

엔딩 크레딧에 등장하는 타블로의 녹음실 모습은 이 프로그램에 넣었어야하는게 아니라, 이 모든 의혹이 벗겨진 후
한 사람으로서 모진 시련을 받았던 타블로를 따로 취재한 영상의 엔딩 크레딧으로 썼어야 맞다.

이 담당 PD들이 'PD수첩'에 속한 바 있다는 사실은 날 더 당혹케 한다. 겨우 이 정도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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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비론적인 관점이라고 비난받을 수 있지만, 난 '왓비컴스'라는 작자도 도통 신뢰할 수 없다.

실제로 그간 타진요에서 반대되는 의견을 게진하면 바로 삭제된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관심있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던 사실인데
이런 행태가 여지없이 사실로 지상파를 타면서 왓비컴스 이하 타진요 운영진은 순식간에 완벽한 키보드 워리어,
그것도 남의 인생 조지는 막장 쓰레기 무한랩찍은 키보드 워리어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암살당할 지 모른다며 동행 취재를 거부하기도 했고 이런 사실들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이젠 막연하게 의혹을 보내던
많은 이들이 타진요를 인생 막장들이 모여 만드는 찌라시 소굴로 인식하게 되었다.

이런 모습을 보면, 넷상에서의 소통이란 건 결코 성립할 수 없는 말이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한다.

넷의 탈지역성, 탈시간성이라는 막강한 잇점이 있음에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

그것이 감정적 교류 이전에 여러가지 물리적 과정(타이핑, 포스팅, 리딩, 스캐닝, 딜리팅)을 거치면서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는 걸 이번 타블로 사건을 통해 알 수 있게 된다.

안그래도 온라인에 눈을 부라리고 잡아먹을 구실만 찾던,

그래서 자살하는 연예인들만 있으면 '악플'탓이라며 자정운동을 빌미로 넷검열을 강화해온 기득권에겐
이 사건은 아주 구미가 땡기는 먹잇감이 될 수도 있다.

아무 근거없이 자신과 남이 다르다는 이유로 한 사람과 그 가정을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찌질스러운 넷 키보드 워리어.

얼마나 두들겨패기 딱 좋은 대상인가.

타진요와 왓비컴스는 이러한 목적 대상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한다.

그건 전략과 전술같은 건 완벽하게 부재한 이들의 한계이기도 하다. 자신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진실을 밝히는 방법에 있어서도 현명한 전술이 있어야 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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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이 지경까지 오면 이제 진실은 정말 멀더 말처럼 언제나 '저 너머에 있다'꼴이 되어 버린다.

이쯤에서 나같은 일반인들은 사리판단의 근거와 기준을 놓치고 마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이렇게 난리법석을 떨고 나서도 사건에 대한 시시비비 판단은 개개인의 감정적인 몫으로 남아 버린다.

참... 어이없지 않나???

이런 식이라면 타블로는 스탠포드를 다녔을 지는 모르지만 졸업은 하지 않았다고 믿는 이들을 부추길 것이 또 뻔하다.

다닌 것과 졸업한 것이 명백히 다른 문제라고 위에서 적었는데, 그 이유는 타블로가 3년 반 만에 석사학위까지 땄다고
말한 것이 의혹의 출발점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누군가, MBC의 이 프로그램에서 그토록 많은 증거를 보여줬는데도 못 믿는다면, 그건 정말 타블로의 말대로 '못 믿는게
아니라 안 믿는 것'아니냐라고 할 지 모른다.

나 역시 톰 블랙이나 토바이어스 울프등의 스탠포드 스탭과 교수들이 돈 몇 푼에 매수되어
타블로와 짜고치는 고스톱을 할 정도로 스탠포드가 엉터리 학교라고는 정말 생각 안한다.

그렇기 때문에 난 더욱더 MBC의 이 프로그램이 더더욱 명확하게 타블로의 스탠포드 졸업을 증명해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방송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었던 나로서는 당연히 그 정도는 검증해줄 거라 믿었다.

아니면 도대체 거기까지 왜 가는건데.

 

우리 민성이가 에픽 하이의 노래를 좋아하고, 나 역시 에픽 하이의 곡 중 귀에 쩍쩍 붙는 곡들이 몇 곡 있어서
차에도 CD를 갖고 다니기까지 한다.

그런 그를 믿고 싶은 마음이야 당연한게 아닌가.

비록 다들 찌질이라고 부르는 이들이 문제제기를 했지만, 그 문제제기가 설득력을 얻고 일파만파 번졌다면,
타블로 자신이 비록 억울하고 피눈물이 나더라도 정말 명백하게 졸업 사실을 밝혀줘야하는 것 아닌가.

그래야 그도 마음을 털고 그 뒤에도 찌질하게 구는 이들에게 보란듯이 응징의 분을 풀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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