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50 ALBUMS OF 2010 (by AFFiNiTY) Part 3 : 10~01
올해도 어김없이 한해를 정리하며 가장 열심히 들었던 음반을 정리해본다.-_-;;;
어느 해보다도 많은 음반을 들었던 한 해. 그 중에서 50장의 음반을 꼽는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더라.
이 순위에 수많은 해외 웹진에서 무조건 순위에 올려 놓고 있는 Arcade Fire, Emerald, How to Dress Well,
Sleigh Bells, Robyn, Flying Lotus, Joanna Newsom, Sufjan Stevens, These New Puritans, Kanye West 등은 없으니 양해해주시길.
그 음반들 물론 잘 들었지만(특히 How to Dress Well) 내가 주관적으로 자주 들은 음반은 아님.
올해의 음반 선정은 그 어느 해보다 더 음반의 완성도보단 내가 자주 들은 음반 위주로 골랐다.
잘 아시다시피 이건 내 스스로를 정리하기 위해 하는 것이니...
이번엔 10위부터 1위까지.
10. [CMYK / Klavierwerke](EP) by James Blake
고작 EP 석장을 낸 뮤지션임에도 10위 안에 랭크시킨 것은 그만큼 이 뮤지션에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Dubstep의 보석이 될 거라는 믿음도 있고.
내가 그닥 좋아하지 않는 R&B 장르의 곡들을 샘플링해서 나즈막한 일렉트로닉으로 축조하는 능력은 놀라울 지경이다.
(그가 영향받은 뮤지션 중 Stevie Wonder가 있다)
런던 출신의 이 놀라운 뮤지션은 Mount Kimbie, Burial등과 작업하며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켰고,
이젠 석장의 EP로 그의 정규 음반을 기대하게 한다.
09. [Crazy for You] by Best Coast
Surf-Rock에 기반을 둔 이런 인디 팝들이 부쩍 몇 년 사이에 많이 보이는데 또 그만큼 인상적인 음반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Best Coast 역시 그런 밴드들 중 하나인데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Bethany Cosentino를 중심으로 한 3인조 인디 팝 트리오다.
어느 한 곡 뺄 곡 없이 말랑말랑하게 다가오는 트랙들로 가득한 이 sunny pop 앨범은 올 한해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던 인디 팝 앨범 중 한 장.
08. [Black Sands] by Bonobo
영국 출신의 뮤지션 Simon Green의 솔로 프로젝트.
다운템포의 개척자이기도 하며 동시에 Chill-out 뮤직의 시작과 함께 한 뮤지션이기도 하다.
한 곡도 뺄 곡 없이 전 트랙 모두 훌륭하며 일렉트로닉임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로맨틱하기까지 하다.
다양한 음악적 요소(트립합, 레개, 필름 뮤직등)를 입체적으로 구축해 한 곡 한 곡의 몰입도도 매우 높다.
올 한해 출퇴근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음반 중 한 장.
07. [Maximum Balloon] by Maximum Balloon
잘 아시다시피 Maximum Balloon은 TV on the Radio의 창립멤버 David Sitek의 사이드 프로젝트다.
이 음반에는 'If You Return'이라는 올해의 트랙 중 한 곡으로 손색없는 트랙을 중심으로 일렉트로닉의 골격 위에
다양한 객원 싱어(Karen O같은)를 초청해 특유의 펑키한 소울의 느낌을 살린 트랙들을 풀어 놓는다.
랭크한 후에 보니 지나치게 순위가 높지 않나 싶지만 3~4곡 정도를 하도 많이 들은 음반이라 이 정도 순위도 과하지 않다는 생각에 올린다.
06. [Black Noise] by Pantha Du Prince
말이 필요없는... 독일의 테크노 프로듀서 헨드릭 베버(Hendrik Weber)의 솔로 프로젝트.
게다가 이 음반에는 Panda Bear의 Noah Lennox(노아 레녹스)가 'Stick to My Side'라는 곡에서 노래까지 불렀다.
비트가 생성되고 소멸되는 느낌을 주며 IDM의 정수답게 천천히 무대를 향해 들려오는 일관된 비트, 그리고 그 위로 무미건조하게
덧입히는 노아 레녹스의 보이스는 올해 최고의 곡 중 하나로 손꼽기에 부족함이 없다.
쉬크도도한 마이크로하우스, IDM이 무언지를 제대로 들려주는 곡.
05. [Teen Dream] by Beach House
올해 최고의 인디 팝 앨범.
개인적으로 2008년의 [Devotion]보다 더 인상적이었다.
차근차근 스텝을 밟으며 다가서는 느낌의 음악. Vampire Weekend가 위트있는 인디 팝을 들려준다면
이들은 노래를 꿈에 실어 보내고 관조하는 느낌을 전달한다.
전작의 메마른 느낌은 많이 거두어내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앞으로도 이렇게 깊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길.
04. [Innerspeaker] by Tame Impala
개인적으로 가장 올해 좋아했던 락 밴드.
소포모어 릴리즈이며 호주 밴드로 2007년 결성되었다. 처음엔 'the Dee Dee Dums'란 밴드명으로 시작하여
Western Austrailia의 'National Campus Band Competition'에서 결선 진출한 경력이 있다.
네오 싸이키델릭이 뭔지 제대로 들려주는 밴드로, 트랙마다 부드럽고 유유히 넘실대는 비트와
원초적인 이펙터의 사용이 완전 제대로 꽂힌다.
첫 곡 'It's Not Meant to Be'부터 황홀경에 빠져들면서 전 트랙을 관통할 때까지 꿈결과도 같은
싸이키델리토피아를 황홀하게 체험할 수 있는 음반이다.
03. [This Is Happening!] by LCD Soundsystem
감히 천재라고 말할 수 있는 James Murphy의 빛나는 창작능력이 빛을 발하는 2010년작.
2008년작인 [Sound of Silver]에 견주어도 그닥 뒤지지 않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복고적인 일렉트로닉 씬에는 여러 대표 뮤지션들이 있지만(Junior Boys같은) 복고의 한계를 넘어
자신만의 스타일을 견지하고 완성한 뮤지션은 의외로 찾아 보기 힘들다.
하지만 그러한 위치를 확고히 한 LCD Soundsystem은 댄스 펑크씬에서 독보적인 스타 뮤지션이지만
앨범 발매 시 밝힌 바대로 이제 더이상의 LCD Soundsystem은 없다.
James Murphy가 어떤 음악을 들고 대중들에게 나설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지만,
이미 2000년대의 음악을 이야기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특히 댄스 펑크씬에선 가히 독보적이었던 이 명성은 앞으로도 종종 회자될 것 같다. 그야말로 박수칠 때 떠난 샘이다.
02. [Halycon Digest] by Deerhunter
나의 2009년 연말 결산을 보면 Deerhunter의 키맨인 Bradford Cox의 Atlas Sound의 2집 [Logos]가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2008년엔 Deerhunter의 [Weird Era Cont]/[Microcastle]로 1위를 하기도 했고.
그만큼 내겐 Deerhunter, 아니 엄밀히 말하면 Bradford Cox가 음악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험주의의 근간에서 미디움 템포의 락 넘버, 일렉트로닉의 알싸한 맛까지 멜로디컬하게 소화하며
오히려 딱 정해진 스펙트럼 내에서 한없는 깊이를 들려주는 그의 음악을 듣노라면 천재가 따로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 음반 역시 첫곡 'Earthquake'부터 감동의 쓰나미를 날려주고 세번째 트랙 'Revival'에선
끝없는 리플레이를 누르게 되는 중독성을 선사한다.
여섯번 째 트랙 'Desire Lines' 역시 Deerhunter가 아니면 들을 수 없는 감성적인 멜로디를 들려준다. 꼭... 들어야할 음반 중 하나.
01. [Swim] by Caribou
Manitoba 시절의 IDM 냄새는 싹 가시고 이젠 정교하고 감성적인 마이크로 하우스의 정점으로 달리는 느낌이다.
올해의 [Swim]은 2007년의 [Andorra]를 넘어서서 올 한해 가장 강력한 기쁨을 내게 선사했다.
첫 곡 'Odessa'는 내게 이론의 여지없는 올 한해 최고의 트랙이며, 그 외의 트랙들도 그 자체로서의 완결성을 확실히 갖고 있다.
앨범 타이틀 [Swim]이 의미하는 바와 같이 이제 그에겐 더이상 장르의 구분은 무의미하며 다양한 장르의 바다에 뛰어들어
수영하는 듯한 의지가 느껴진다.
'Odessa'만 들어도 알 수 있지만 한 곡 한 곡 담겨진 편곡의 세심함, 그리고 분절된 음 하나하나를 공들인 세심함 또한
가히 완벽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음반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말이 필요없는, 내게 올 한해 최고의 음반.